This is San Diego.
What I had waited for.
What I had imag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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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너. 샌프란스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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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1.

Buenos Aires

 

 

 

 

 

# 18 de Agosto, 2015

 

Y언니와 헤어지고나서 다시 플로리다 거리로 돌아온 나는,

플로리다 거리의 모든 카메라 가게를 뒤지고 다니면서 내 카메라에 맞는 렌즈를 찾아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많이 팔린 S브랜드의 미러리스 카메라인데,

여긴 S브랜드는 정말 찾기도 힘들고, 미러리스는 커녕 DSLR 기종조차도 너무 없다...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플로리다 뒷골목을 샅샅이 뒤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1년이 넘은 2014년 기종조차도, 이 곳에선 신문물인 곳에서

내 카메라에 딱 맞는 렌즈를 찾는 것은 포기할 수 밖에.

 

 

 

여러분, 모두들 렌즈 1개쯤은 여분으로 갖고 다녀야 하는거 아시죠? OTL

 

 

 

 

우리는 꼬리엔떼스 (Av. Corrientes)를 따라 누에베 데 훌리오(9 de Julio)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누에베 데 훌리오란, 7월 9일이란 뜻인데 세계에서 가장 넓은 대로이자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중심대로이다.

누에베 데 훌리오 가운데 오벨리스크가 서 있어서 오벨리스크만 보고 걷다보면 누에베 데 훌리오에 도착한다.

 

 

여기다. 오벨리스크가 서있는 누에베 데 훌리오.

 

넓은 도로인만큼 교통량도 어마어마하다.

 

오벨리스크와도 한 컷!

 

 

 

 

누에베 데 훌리오를 건너 계속 꼬리엔떼스 대로를 따라 걸어간다.

누에베 데 훌리오를 기준으로 우리가 처음 걸어왔던 지역은 엔티크하지만 고급스럽고 웅장하고 그랬는데,

길을 건너자 여전히 엔티크한데 어딘지 모르게 어수선하고 서민적인 동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가방을 조금 더 꽉 움켜쥐게 된다.

 

 

누에베 데 훌리오의 맞은 편 골목

 

 

 

그렇게 해서 우리가 찾아간 곳은, Y언니의 추천 맛집- 피쩨리아 게린. Pizzeria Güerrin (가이드북 맛집이기도!)

꼬리엔테스 길가의 빨간 상호덕분에 금세 찾을 수 있었다.

현지인들에게 맛집으로 소문난 피자집이라구!

 

 

여기다. 게린. 종업원이 브이...해주네 :P

 

 

저기 주방에서 구워낸 피자가 바로바로 나온다.

 

 

피자뿐만 아니라, 엠빠나다(아르헨티나 만두)도 팔고 있다.

 

 

특징은 여기 이렇게 다들 서서 먹는 다는거.

 

 

아. 아르헨티나에서의 첫 주문이다.

쭈뼛쭈뼛하게 걸어가서, Y언니가 강력 추천한 양파피자와 치즈피자를 주문했다.

내 손바닥만한 피자 한조각이 무려 14페소 밖에 하지 않는다.

아까 플로리다거리에서 USD 100달러를 1470페소로 바꿨으니, 결국 1조각에 1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000원 값인 거다.

아니, 콜라가 20페소인데, 피자가 14페소라니.

 

우리가 여행중이던 시기에 아르헨티나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해해서 페소의 가치가 급락하는 도중이었다.

덕분에 여행자였던 우리는 엄청난 환율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아, 이거야...맛있었다!

 

양파피자는 또 처음인데, 느끼하지도 않고, 구워진 양파가 달달해서 담백하니 너무 맛있었다!

우리도 현지인들 사이에 끼어 서서 열심히 썰어먹고 있는데

앞에 있던 현지인 부부가 맛있냐고 물었고, 나는 엄지를 치켜세웠주었다.

 

 

 

그 다음 목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인, 엘 아떼네오 (El Ateneo)!

사실 엘 아떼네오는 다른 지역에 있었는데, 우리가 헷갈리는 바람에 엉뚱한 동네에서 우린 열심히 엘 아떼네오를 찾아헤멨다.

점점 후미지고 위험한 뒷골목을 벌벌 떨며 걷다 어느 슈퍼마켓에 들어갔는데

슈퍼주인과, 주인과 수다떨던 손님까지 합세해서 얼마나 열심히 길을 가르쳐주던지

 

 

 

남미여행에 대한 후기들을 보면 유난히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다른 남미 지역 사람들에 비해서) 쌀쌀맞다는 글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대도시이고 백인들이다보니 남미 시골의 순박한 사람들에 비하면 불친절하다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런 남미의 깊은 곳들을 속속들이 가보지 않아서였는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만난 부에노스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따뜻했다.

열심히 우리에게 길을 가르쳐주려던 인심좋아보이는 슈퍼주인 아저씨 덕분에

조금 위험한 길목을 거닐면서도 이 도시가 무섭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꼬리엔떼스 근처의 뒷골목을 헤메다 우리는 꼴론극장 (Teatro Colon) 앞에 도착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자랑하는 세계 3대 극장 중 하나로 세계 유명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의 거장들이 공연해 온

100년도 더 된 자부심 넘치는 극장이다.

특이하게도(?) 극장의 정문이 뒷길을 향해 나있다.

 

 

기우는 햇살이 꼴론극장의 국기에 닿았다.

 

아아...이제 좀 피곤해.

 

꼴론 극장 내부 투어가 매일 있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갔을 땐 마지막 입장이 끝나 있었다.

일단은 겉에서만 꼴론극장을 둘러보고 나중에 다시 와야지.

여기도 너무 좋다. 이 오래되었지만 아름다운 건축물들로 가득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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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1.

Buenos Aires

 

 

 

 

 

 

# 18 de Agosto, 2015

 

 

 

Buenos dias!

 

정말이지 이 아침인사가 잘 어울리는 Buenos Aires에서 맞는

첫 아침이었다.

얇은 이불에 난방 기구 하나 없는 방에서 벌벌 떨며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 커텐을 걷어보니,

반대쪽 건물 너머로 맑은 하늘이

내게 Buenos dias! 라고 인사하는 것만 같았다.

 

어제 저녁 Aeroparque(아에로빠르께)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숙소인 America del sur (아메리까 델 수르) 호스텔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한 시간이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요 며칠 계속 새벽에 일어나느라 피곤하기도 해서

찐찡이는 기절해버리고, 나는 혼자 심란한 마음을 달래다 잠이 들었다.

 

다행히도, 이 아침의 화창한 날씨가 어제의 심란함까지 씻겨주는 것 같구나.

 

 

 

 

 

오늘 일정은, 우선 한국에서 핸드폰 배터리를 사달라고 부탁한 Y언니를 먼저 만나야 한다.

숙소가 있는 산뗄모에서 플로리다 거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호스텔에서 나와 한 블럭 걸어가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Bonita~(이쁘다!)"를 외쳤다.

 

 

 

뭐죠. 아르헨티나..이런 곳인가요?

 

 

 

약간 쑥쓰러워하며 플로리다 거리를 향해 걸어가는데

와, 정말 남미의 파리라더니- 여긴 그냥 유럽이구나!

정말 유럽스타일의 건물들이 큰 대로 사이로 쫘악 늘어서 있었다.

유럽 스타일 도시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최고의 선택!

 

 

 

초록나무들이 여름처럼 보이지만 이 곳은 8월의 겨울!

 

 

 

유럽식 건물들의 등장!

 

 

 

저 멀리 오벨리스크가 보인다. 정말 얼핏 유럽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유럽다웠고, 또 한국을 떠나온지 열흘만에 큰 도시에 이기도 하고

어느 덧 어제의 심난함은 다 사라져버리고,

화창하면서도 약간 쌀쌀한 날씨가 나를 반겨주었다.

 

 

내가 부에노스 아이레스 있다니!

그런데 이렇게 아름답고, 게다가 날씨까지 좋다니!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잖아.

 

 

소매치기가 많다고 해서 긴장은 되었지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설레고 홀가분했다.

 

그 유명한 Florida (플로리다) 거리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평일 낮 11시에 이렇게 일요일 같은 분위기라니..조금 의아했다.

정말 환전하는 거리라더니, 몇 걸음에 한명씩 Cambio~Cambio~(환전) 특유의 억양으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Y언니와 만나기로 한건 Florida(플로리다)와 Cordoba(꼬르도바) 사이의

Galeria Pacifico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앞.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은 지어진지 1세기가 넘어가는 엘레강스한 건물이다.

꼭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플로리다 거리를 걸으면서 한 번쯤을 들어가볼 만한 건물!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건물들 정말 아름답다 :)

 

 

 

Y언니를 기다리면서. :P

 

 

안으로 잠깐 들어가 볼까?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건물 가운데에는 커다란 돔에 그려진 천장화가 하이라이트라고 했다.

 

 

 

바로 여기. 작은 분수 위로 커다란 천장화가 그려져 있다.

 

갤러리아 파시피꼬에서!

 

 

 

고급진 분위기의 갤러리아 파시피꼬에서 나는 쇼핑대신, 1층에 있는 서점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풍경을 담은 얇은 사진집을 하나 샀다.

여행다니면서 한번도 그 나라, 그 도시의 사진집을 산 적은 없었는데

문득 이 도시의 아름다운 명소도 알 수 있고, 또 기념품으로도 좋을 것 같아서.

지금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펼쳐보니, 엽서보다도 더 좋다.

여행의 순간들이 더욱 또렷하게 생각나는 것만 같다.

 

 

플로리다 거리 :)

 

 

플로리다 거리에서 만난 꽃가게.

 

 

 

약속한대로 12시에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정문에서 Y언니를 만났다.

배터리를 교환하고 나니, 밥이라도 한 끼 사주고 싶은데

지금 다른 도시에서 오는 친구와 엇갈려서 빨리 버스터미널로 가보셔야 한다고.

아쉽지만 그렇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는데

 

무슨 마음이었을까, 나와 찐찡이는 Y언니가 친구를 찾을때까지만 따라가보자! 라고 해서

서둘러 Y언니를 쫓아갔다.

 

 

- 저기요! 저희도 버스터미널까지 따라가면 안될까요?

 

 

Y언니는 흔쾌히 같이 가자고 했고, 낯선 도시에서 친구가 그리웠던 우리는 Y언니를 따라

햇살이 내리쬐는 8월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걷기 시작했다.

호스텔을 나섰을 때의 쌀쌀함은 어느새 가시고

8월의 겨울, 햇살은 따사롭게 이 도시의 골목골목을 비췄다.

플로리다를 걸어나오니 작은 공원이 나타났다.

 

 

산 마르틴 플라자

 

 

 

 

 

날씨는 화창했고,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했다.

아아, 거기다 이 도시를 잘 아는 사람을 따라 걷고 있으니 낯선 도시에 대한 경계심도 풀어졌다.

Y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을 찬찬히 일러주었다.

예를 들면, 소매치기의 갖가지 수법들.

 

 

레티로 역 근처의 고속버스터미널로 들어서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깜짝 놀랐다.

게이트가 몇십개가 되었다.

Y언니가 만나야 할 사람은, 여행작가라고 했다.

이미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 넘었고, 게이트가 너무 많고 사람도 너무나 많았다.

Y언니와 나, 찐찡이까지 샅샅이 한국인일법한 사람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그 여행작가라는 분은 만나지 못했다.

 

 

우리는 고속버스터미널의 어느 카페에 들어가

Y언니로부터 몇 가지 추천레스토랑과, 봐야 할 것들, 조심해야할 것들을 전해들었다.

Y언니가 지금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축제기간이라며 우릴 위해 브로셔를 챙겨주셨다.

매일 밤 무료 공연이 열리니 관심이 있으면 부에노스에 있는 동안 찾아가보라고.

그리고 있는 동안 밀롱가를 가게 되면 연락할테니 괜찮으면 한 번 더 보자고.

 

 

그렇게 Y언니는, 홀로 집으로 돌아가고

조금 더 애정이 싹 튼 이 도시를 우리끼리 둘러볼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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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0.

Foz do Iguaçu

 

 

 

 

 

 

# 17 de Agosto, 2015

 

헬기투어를 끝내고 바로 그 옆에 있는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12시 반에 운전기사가 우리를 픽업하러 오기로 했기 때문에 브라질 이과수를 둘러볼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

 

펄럭이는 브라질 국기.

 

 

월요일이기도 하고 어제보다 일찍 도착해서 그런건지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의 입구는 한적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쪽보다도 훨씬 잘 정비되고 신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표소도 그렇고,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브라질 이과수 국립공원에서는 폭포를 보려면 셔틀버스를 타고서 한 30분정도 이동을 해야 한다.

아르헨티나쪽에 비하면 이과수 쪽은 2~3시간이면 충분히 보고 나올거랬는데

이렇게 셔틀버스를 타고 왔다갔다하는 줄은 몰랐다.....그렇담 돌아나가는 시간도 30분이 걸리잖아?!

이런, 생각보다 폭포를 구경할 시간이 없겠는걸?

 

 

 

 

드디어 나타난 브라질에서 보는 이과수. 산마르틴섬과 그 너머의 폭포들

 

바쁘지만 사진도 한 장 찍고!

 

어제 악마의 목구멍을 보고 왔더니 이제 이런 폭포는 싱겁게 느껴진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어라?! 저 앞 사람들 무리 속에 눈에 띄는 뒷태들이?!

 

바로 어제 같이 아르헨티나쪽 이과수를 돌아다녔던 제스, 에스더, 오스틴과 마이크였다!

사실 어색해서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뭔가에 열중해있는 마이크를 살짝 치고 인사를 했다.

 

 

- Hey! 너네 여긴 오후에 올거라고 하지 않았어?

 

- 응. 근데 일정을 바꿔서 오전에 왔어.

 

- 우린 헬리콥터 투어하고 이제 막 들어왔어.

 

 

 

 

그렇게 브라질이과수에서도 함께 :D

 

 

어제 함께 놀았던 친구들을 또 만나서 반가웠지만,

이들과 걸어가는 덕분에 우리는 생각보다 지체되었고,

돌아나가는 걸 생각하면 악마의 목구멍까지 가는 것은 시간상 무리었다.

 

그래도 막상 그때는 어제 아르헨티나에서 악마의 목구멍도 보았고,

바로 전에 헬기를 타고 이과수 폭포 전체 모습을 보고 와서 그렇게 아쉽지는 않았다.

 

 

저 멀리 보이는 악마의 목구멍을 뒤로 하고.

 

- 이제 우린 여기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12시 반에 픽업버스를 타야 하거든.

 

- 이런, Lovely friends!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어. 즐거운 여행 하길 바래!!

 

 

어제 겨우 하루 다녔을 뿐인데, 사실 깊이 친해진 것도 아닌데

정말 이렇게 커다란 지구에서 각자의 나라에서 떠나와 낯선 곳에서 만나 함께한다는 것은

내가 계획하고 바란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었다.

이제 이렇게 스쳐서 헤어지겠지만,

그래도 이것도 인연이고 운명이라면 운명이 아닐까.

가끔 여행을 할 때마다 이렇게 내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려운 것이었나 깨닫게 된다.

 

 

 

우리는 서로 마지막 허그를 하고서, 그렇게 뒤돌아섰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나와 이과수 입구까지 오니 호스텔에서 보내준 셔틀 버스가

우리의 짐가방과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운전기사가 공항에 가면 아무것도 못먹을텐데 점심식사를 하고 가라고 했지만,

우리는 혹시라도 국경을 넘으면서 시간이 지체될까 싶어 그대로 공항으로 향했다.

 

 

다행히, 월요일 오후이기도 했고 호스텔 직원들이다보니 입국 절차를 빠르게 통과시켜줘서

우리는 금세, 아르헨티나쪽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과수에서 부에노스로!

 

 

 

마치 군복 무늬 같기도 한 지형

 

이 드넓은 땅 위를 날아가며 상념에 빠졌다.

 

브라질 이과수를 떠나 아르헨티나로 향하던 내내 내 마음이 아주 싱숭생숭했다.

뭐라고 해야하나.

그냥 서운하다거나 아쉽다는 것보다도

마음에 폭풍이 이는 것처럼.

잔잔하던 바다에 폭풍우가 몰려와 파도가 넘실거리는 것처럼.

마음이 겉잡을 수 없이 오르락 내리락 나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카메라를 고장낸 것에 대한 후회와 그로 인해서 이과수 폭포를 충분히 못 즐긴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고,

어제처럼 세계 각 국에서 온 친구들을 새로 만나서, 하루종일 어울리며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소중하면서도 그 순간이 너무 짧아 아쉬운 것도 있었고,

어젯 밤, 정말 예상하지 못한 해프닝이 하나 있어 당혹스럽기도 하면서 찝찝한 그런 심란함도 있었다.

 

어쨌든, 그 모든 일이 다이나믹하게 일어난 이과수에서의 기억은,

정말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런 심란하고, 또 심란한 내 마음을 부여잡고서

나와 찐찡이는 이과수를 떠나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인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향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AEP 공항에 도착했다.

 

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 아르헨티나로구나.

 

# 비행기 (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

  - 이과수 > 부에노스 아이레스 : USD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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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0.

Foz do Iguaçu

 

 

 

 

# 17 de Agosto, 2015

 

 

어제 밤, 분명 체력이 방전된 상태에서 알콜과 삼바춤이 더해진 극강의 밤을 보냈건만,

나는 마음이 쓰이는 일이 있어서 밤새 잠들지 못하고 내내 뒤척거렸다.

 

 

오늘은 이제 브라질 쪽 이과수(Foz do Iguaçu) 를 둘러보고 드디어 아르헨티나로 넘어간다.

어느 새 이 여행도 10일 째, 여행의 절반을 지나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또! 짐을 싸고 아침을 먹고 

아침 9시, 브라질 이과수(Foz do Iguaçu)를 가는 투어버스에 올라탔다.

 

 

오늘 우리 제1 일정은 이과수 헬기투어!!!!

여행 준비를 하면서 이과수에서 헬기투어를 한다는 정보를 접하자마자 이건 반드시 하리라 마음 먹었다.

예전, 미국 Grand Canyon에서도 헬기투어를 할 수 있었는데, 그 때 여러가지 이유로 못했던게 항상 아쉬웠었다.

그래서 이번 이과수에서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헬기투어를 할테야!

 

 

이과수 헬기투어는 아르헨티나 쪽에는 없고, 브라질 쪽에만 있는데

브라질 쪽 이과수 국립공원 정문 바로 옆에 Helisul이란 헬기장이 있다.

어제 우리를 아르헨티나 공원까지 태워주었던 기사가 우리를 헬기장에 데려다 주었다.

 

 

내리면서, 12시 반까지 픽업해서 아르헨티나 공항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는데

운전기사가 영어를 못해서 나의 스페인어와 그의 포르투갈어로 대화했다는 거.

역시 스페인어 배워오기 잘했다!

 

 

우리 순서를 기다리며.

 

 

 

 

 

 

 

아침 9시가 갓 넘은 터라 헬기투어 업체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몇 명의 동양인들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라?! 이 분들...!

우리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가던 그 페루레일에서 바로 우리 앞에 앉았던 일본인 노부부였던 거다!

와우!!!! 이런 인연이!!!

이 넓은 남미 땅에서 이렇게 두번씩이나 만날 수 있는건가?!

그땐 인사도 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보니 괜시리 반가워 인사까지 했다.

 

 

 

 

 

 

 

우리가 탈 헬기가 도착했다!

 

 

하, 이런 헬기투어를 할 때 좋은 카메라가 있어야 하는데

내 손에 들린건 2012년에 만들어진 갤럭시S3뿐....

진즉에 핸드폰을 바꾸고 싶었는데, 좋은 스마트 폰은 남미에서 도난당할까봐 버벅거리는 걸 꾹꾹 참고 썼는데

이렇게 나의 카메라를 대체하게 될 줄이야....ㅜㅠ

 

 

쨌든, 헬기가 도착했고 직원은 우리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했다.

헬기에서 가장 좋은 좌석은 조종사 바로 옆좌석, 그러니까 제일 앞좌석이라고 했다.

뒷좌석으로 가면 시야가 많이 가릴 뿐 아니라, 특히 뒷좌석중 가운데 석은 거의 타나마나 한 자리라고.

 

내가 자리를 지정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럴 수는 없고 키와 몸무게를 고려해서 태운다고 했는데

나를 바로 조종사 옆자리로 지정해주었다. 나아아아이스!!!

그렇게 흥분에 들떠 조종사 옆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자마자 바로 헬기가 수직 이륙하기 시작했다.

 

비록 내 미러리스는 없지만 갤럭시S3로라도 열심히 찍어보자.....하는데,

 

 

 

어라?

 

분명 방금전까지 밖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핸드폰이 없다?

손에도 없고, 뒷주머니에 꽂은 것 같았는데 뒷주머니에도 없다? 가방에도 없다?

 

 

..

 

 

잠시 허우적 거리는데 헬기는 순식간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종사 바로 옆 좌석에 앉았다.

 

 

 

 

 

 

귀신이 씌인건가....

분명 들고 있었는데 왜 없는거지?

연이틀 잠을 못자서 그런건가...

왜 이번엔 핸드폰이 없어진 것이냐...................

이과수 관광은 정녕 이렇게 정신머리 없는 채로 해야 하는 것이냐.......

 

 

허탈해 하는데 어느 새 이과수 강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고맙고 또 미안하게도, 찐찡이가 자기는 핸드폰으로 찍겠다고 해서 찐찡이 카메라를 빌렸다. ㅡㅜ

아...이미 내 정신은 -100394정도였는데 -154039정도의 데미지를 입었다.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고 짜증이 났지만 단 15분밖에 허락되지 않는 투어인지라

너덜너덜한 정신을 온 힘을 다해 쥐어짜냈다.

 

 

 

 

 

 

 

이과수 강 끝에 물보라치는 폭포가 보인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이과수 폭포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악마의 목구멍. 사진 한 가운데 악마의 목구멍으로 이어진 트레일을 보면 사람은 너무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다.

 

 

 

 

 

 

헬기 조종사는 악마의 목구멍까지 우리를 데려가서 크게 한바퀴 둘러

우리가 악마의 목구멍을 한 눈에 내려보게 해주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과수 폭포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어제는 나무를 보았다면 오늘은 숲 전체를 보는 느낌.

헬기에 탄 사람들 모두가 감탄사와 환호성을 내질렀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이과수 폭포. 내가 어제 저 곳을 걸었다니.

 

 

대단하다.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

 

 

 

악마의 목구멍 말고도, 수백, 수천개의 폭포수들이 쏟아져내리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아르헨티나 이과수와 브라질 이과수 모두를 둘러본다고 하더라도,

그건 폭포를 정면에서 바라보는 모습일 뿐,

전체적인 이과수 폭포의 모습이 어떤지는 볼 수가 없다.

 

헬기에서 이과수 폭포를 내려다보면서, 이 곳이 얼마나 거대하고도 웅장한지,

우리가 어제 어디를 어떻게 걸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이 거대한 자연 앞에서 작은 존재였는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헬기는 악마의 목구멍 위를 여러 차례 크게 돌더니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시 헬기가 처음 이륙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비행시간은 15분 정도로 짧았는데, 비록 아쉽기는 했지만 단 1초도 후회되지 않는 선택이었다.

 

 

헬기에서 내리면 증명사진도 찍어준다!

원래 이런거 잘 안사는데, 너무 흥분해서 찐찡이와 나는 덜컥 하나씩 사버렸다.

그리고 10시쯤 되니 어느 새 헬기투어 사무실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렸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여기 핸드폰 발견한 것 없냐고 물어보았는데

분실 핸드폰은 없었다고 한다.

 

 

아....크로아티아에서도 잃어버렸다가 찾은 내 갤럭시S3를 여기 브라질에서 잃어버리는 건가요....

어제 카메라에 이어 연달아 이렇게 핸드폰까지 잃어버릴 건가요...

나는 무슨 염치와 낯짝으로 찐찡이를 본단 말인가요.....

나란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그래도 혹시 헬리곱터에 떨어졌을 수도 있으니, 우리 뒷 팀이 타고간 헬기가 돌아올때까지 기다려보라고 한다.

한 2~3여분이 지났을까? 드디어 뒷 팀을 태운 헬기가 돌아왔고

정말 모델뺨치게 잘생긴 상남자 스타일의 남자직원이 하얀 내 갤럭시 S3를 손에 쥐고 돌아와서는 이게 내꺼냐고 물어보았다.

그거 내꺼야!

뒷좌석바닥에 떨어져있었다고. 내가 뒷주머니에 꽂은 채로 탔는데 앉으면서 뒷좌석으로 밀려떨어졌었나보다.

내가 다시는 핸드폰 뒷주머니에 꽂나봐라....ㅠㅠ

 

 

 

그나저나..너무 고마워서 (?) 한 번 껴안아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여기 브라질 남자들 왜이렇게 잘 생긴건가요.

상파울로 공항에서도 항공사 직원들이 잘생겨서 깜짝 놀랐는데.

 

 

이제 낡을 대로 낡은 핸드폰이지만 그래도 잃어버렸다가 찾으니 얼마나 반갑던지.

나랑 미국도, 터키도, 크로아티아도, 페루도 같이 갔던 녀석인데!

 

 

이제 핸드폰도 찾았고, 브라질쪽 이과수 공원을 보러 가자!

 

 

 

# 이과수 헬기 투어 : USD 95 (15분)

# 호스텔 -> 브라질 이과수 공원 ->아르헨티나 공항 : USD 24 (호스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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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9.

Puerto Iguazú

 

 

 

 

# 16 de Agosto, 2015

 

 

말...말도 안돼...

 

내 카메라....

 

 

온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열린 가방 문 사이로 선블록이며 계속 물건이 떨어지는데

나는 거기 그렇게 얼어버린채로 멍을 때렸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지금 내 얼굴이 새하얗거나 새파랗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에서 온 덩치 좋은 오스틴이 줄을 넘어 내려가더니

카메라를 꺼내 올려주고는 바지에 흙더미를 뭍이고서 기어 올라왔다.

 

 

 

 

"Tha...Thank you!! Thank you so much!!!!"

 

 

 

 

그렇게 영영 이과수의 계곡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줄 알았던 나의 카메라는,

돌바닥에 튕긴 탓에 렌즈 경통이 망가져 더 이상 쓸 수 없었지만

그와중에 천만 다행이도 페루에서 찍은 사진은 고스란히 다 살릴 수 있었다.

 

 

 

그 때 오스틴에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렇게 카메라는 구했지만, 순간적으로 지옥과 천국을 오간 탓에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사실은 아무것에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어디 앉아 잠시 숨이라도 고르고 싶었지만

우리 그룹의 보트투어시간이 다가와서 서둘러 우린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여기서부터는 찐찡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보트투어는 정해진 시간단위로 타게 되는데, 선착장에서 튼튼하고 커다란 방수팩을 나눠준다.

거기에 젖을만한 것들을 다 집어넣고 보트에 타면 되니 별도로 방수팩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보트에 타기 전까지는 맨발로 걷지 못하게 하니 여분의 신발이 없다면

보트에 탈 때까진 신발을 신고 있다가 보트가 출발하면 얼른 벗어서 방수팩에 넣는 것도 방법.

 

 

참고로 보트의 오른쪽 끝자리에 앉으면 폭포물을 정통으로 맞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른쪽 끝에 앉았다.

 

 

폭포를 향해 달려가는 보트

 

이과수 강을 달리는 느낌!

 

 

아직은 입수 전.

 

 

 

 

 

보트는 산마르틴 섬을 둘러 폭포수 아래로 우리를 밀어넣었다.

이과수 폭포를 온 몸으로 두들겨 맞는 이 느낌!

그런데, 물이 너무너무너무 차갑다!!!

 

산마르틴 섬 왼쪽에서 한 번, 오른쪽에서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시원하게 이과수 폭포수에 적셔주고 다시 선착장에 내려다 주었다.

 

 

 

짧지만 강렬한 느낌!

우리가 언제 이과수의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아 볼 수 있을까?!

이과수 폭포에 간다면 놓치지 말고 꼭 해봐야할 보트 투어!

 

 

 

보트투어에 쫄딱 젖은 우리들은 미리 챙겨온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서

이제 드디어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악마의 목구멍 (Devil's Throat, Garganta del Diablo)로 가야한다.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악마의 목구멍

 

 

 

악마의 목구멍에 가려면 보통 Central Station에서 정글 트레인을 타고 악마의 목구멍 역까지 간다고들 한다.

우리가 보트 투어를 마치고 2시 반이 넘어 Central Station에 갔을 땐, 그야 말로 줄이 어마어마했다.

물어보니 정글 트레인을 타려면 줄을 선 채로 1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1시간 반을 기다리면 마지막 기차도 타지 못할 것 같은데?!

이대로 악마의 목구멍도 못보고 돌아가는 건가?...

 

 

 

하며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악마의 목구멍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왔다.

역에서 악마의 목구멍까지 3km정도라서 충분히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의 나라면 왕복 6km쯤이야 아무렇지 않았을텐데

봄에 회사 워크샵에서 골반을 다친 이후로 오래 걸을 수가 없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시간 반을 기다릴 수도 없고, 악마의 목구멍을 스킵할 수도 없으니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를 비롯한 8명의 친구들은 기찻길을 따라 흙밭을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악마의 목구멍에 가는데 카메라가 없다니! 이걸 위해서 내가 방수팩까지 사왔는데!

착잡한 마음이 몰려왔다. 어쩔 수 없었지만 속상한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하루 종일 걸은터라 오른쪽 골반의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다리를 절뚝 절뚝 거리면서 천천히 뒤쳐져 걷고 있는데 어느 덧 웅장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가까이 온 것이다. 악마의 목구멍에!

 

 

 

 

저기 하얗게 부서지는 물결이 악마의 목구멍이다. 집어삼킬것 같은 포포의 힘.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답게, 악마의 목구멍은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모두가 악마의 목구멍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밀쳐댔고, 소리를 질렀다.

그 북새통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가방을 꽉 쥐어 잡고 드디어 악마의 목구멍에 닿았다.

 

 

 

 

엄청난 물이 쏟아져내린다. 엄청난 물보라가 피어 오른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겨우 한 컷!

 

 

 

 

 

엄청난 물이 쏟아져내렸다. 그리고 엄청난 물보라가 피어 올랐다.

그리고 그 곳엔 폭포가 흘러내리는 이상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무지개가 떠 있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도 보았지만, 그와는 비교되지 않을 압도적인 규모의 폭포였다.

모든 것을 다 집어 삼킬 것 같은 그런 폭포였다.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힘들게 걸어간 악마의 목구멍이었지만,

사람들로 너무 붐빈데다가, 호스텔 투어차량과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

아쉽게도 악마의 목구멍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거대한 물소리를 뒤로 하고 돌아와야 했다.

 

 

 

그래도, 오늘 안에 다 못할 줄 알았는데 - 보트투어도 하고, 악마의 목구멍도 보았으니 목표는 다 이루었다.

돌아오는 길은 골반의 통증이 더 심해져서 나의 절뚝거림도 덩달아 심해졌다.

하지만 힘을 내 걸을 수 있었던 건,

악마의 목구멍까지 함께 걸어간 8명의 친구들이 있어서였달까.

고생스럽긴 했지만, 아침부터 투어가 끝나가는 순간까지

서로 살아온 얘기를 나누고 응원하면서

정말 즐겁게 같이 폭포투어를 했기에

같이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며 힘내 걸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 세상에, 한 끼도 먹지 않고서

 Upper circuit과 Lower circuit, 보트투어, 악마의 목구멍까지 걸어걸어

약속한 시간에 처음 이 여정을 시작했던 입구에까지 도착했다.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것 처럼 느껴졌는데, 심지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다 걸어서 해낸 것이다.

 

우리는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아, 운전기사를 기다렸고

드디어 우리를 데리러 온 운전기사가 나타났을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같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WE MADE IT!!!!!!!!!"

 

 

영문을 모르는 운전기사만 쑥쓰러워 했고,

이미 우리는 오늘 하루 모든 미션을 완수했다는 동지애로 똘똘 뭉쳐있었다.

 

 

WE MADE IT!!!!!

 

 

 

 

돌아오는 버스에서, 우리 모두는 녹초가 되었다.

보트투어때문에 홀딱 젖고, 흙길을 걷느라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돌아와서는,

일단 씻고 저녁을 먹으러 갈 계획이었다....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씻고 내려갔는데, 어쩌다 보니 1층 Bar에 하나 둘 모이게 되었고,

마침, 호스텔에서 저녁 8시부터 Caipirinha (브라질 칵테일)을 공짜로 나눠주면서  

그곳에서 흥겨운 애프터 파티가 시작되었다.

 

 

 

 

한 잔, 두 잔 술이 돌고,

서로의 얘기를 나누고,

오늘 우리의 여행이 최고였다고 곱씹고,

덕분에 함께여서 즐거웠다고 너희를 만난건 써프라이즈였다고.

모두 국적도, 성별도, 인종도, 나이도 다르지만 다같이 게임을 하고,

그러다 모두 흥에 겨워 엉성한 삼바 춤을 함께 추면서.

비록 카메라는 망가졌지만 이 즐거운 밤에 그게 무슨 대수랴 -

 

 

 

 

여행의 즐거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이과수는, 마추픽추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이의 1박 2일의 아주 스쳐가는 일정일 뿐이었다.

장렬하게 떨어지는 물폭탄 말고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극도의 피곤함과 배고픔과 통증 그리고 카메라를 부숴뜨린 절망 속에서도

나는 여러 사람들에 둘러쌓여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순간들을 누렸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의 기쁨이, 행복이 그렇게 선물처럼 주어진 하루였다.

 

 

오늘 아침, 우리가 그대로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면 이런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을까?

오늘 우리가 브라질 이과수를 선택했다면 이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한 순간의 선택들이 하루를, 그리고 이 여행의 추억을 새로 써주었다.

 

 

브라질에서의 한 여름 밤의 꿈이여!

Cheers!

 

 

 

9 walkers :)

 

 

 

 

# Che Regarto 투어비 (호스텔 <-> 아르헨티나 국립공원 왕복 이동) : USD 20

#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입장료 : 270 ps (아르헨티나 페소)

#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보트투어 : 260 ps (아르헨티나 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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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온에어

2015.12.21. (4日)

 

 

 

해가 지고 있기는 하지만, 구름이 가득끼어 노을은 볼 수 없을 것 같은 날씨다.

이제 슬슬 오늘의 마무리를 해야겠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기 전에 우메다 스카이 빌딩의 공중정원에를 갔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소원을 적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나의 소원은, 행복- 건강- 사랑. 욕심이 많은가?

 

 

공중정원 전망대에 올라서니 오사카의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360도로 돌아가며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얼핏 한강같은 느낌도 난다. 조금 작은 한강.

 

 

번화한 우메다 지역. 빌딩 빛이 밤을 밝힌다.

 

 

공중정원에서의 야경은, 크게 인상깊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냥 스치기에 아쉬워서 들렀을 뿐.

 

이제 가는 곳은 아메무라 지역의 <타코타코킹>

에어비앤비 주인이 맛집으로 추천해준 곳이다.

오사카에 4박 5일 있으면서 가장 유명한 난바와 신사이바시지역은 가보지 않았는데

타코타코킹에 찾아가면서 처음으로 신사이바시의 뒷골목을 걸어보았다.

마치..홍대같은 느낌?

 

구글지도를 보면서 한참 따라가니, 아메무라 지역 뒷골목에서 드디어 타코타코 킹을 발견했다.

1층엔 Bar석만 있을 정도로 아주 비좁은 곳이었는데

다행히 1자리가 있어서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그런데, 여기 - 뭔가 아담하고 정겹다.

정말 홍대에 온 것 같다.

옛날 홍대.

내가 대학다닐 때 알던 그런 홍대.

 

 

여기 타코타코 킹

 

 

밀키스 맛이 나는 츄하이

 

 

원래 뒤에 문어를 찍으려고 했는데 귀여운 직원들.

 

작은 Bar 앞에 옆 손님들과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모던하거나 세련되지 않지만, 손때와 정이 묻은 것 같은 이 자리가 왠지 정감이 간다.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구글 번역기에서 돌린것 같은 한국어 메뉴판을 줬다.

타코야끼 6개에 300엔. 우리 돈으로 3000원.

소스를 고르고 토핑까지 고르고 츄하이도 한 잔 시켰다.

3일 연속 술이라니!

한국에서 2015년동안 술을 마신 날이 3일도 안될 것 같은데

일본에선 3일 연속 내리 술을 주문하고 있다 .

드디어 나왔다. 타코야끼!

 

 

타코야끼는 사랑입니다!

 

 

아담하고 코지한 분위기의 타코타코 킹.

 

내가 지금까지 타코야끼를 먹어본 것은,

언제나 종로 3가에 있던 타코야끼 트럭에서 만든 거였다.

그마저도 벌써 10년 전에 먹었지만.

김이 호호 나는 타코야끼를 입안에 넣어 깨물면 그 안에서 뜨거운 반죽과 문어가 입안으로 퍼지는 걸 좋아했다.

입안에 넣고 뜨겁다고 뜨겁다고 하면서도 그 뜨거운 타코야끼 맛을 참 좋아했다.

한국에서 먹어본 타코야끼가 전부여서 그게 타코야끼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다행히 내가 지금까지 타코야끼라고 믿고 먹어온 것과

지금 내 앞에 있는 오사카의 타코야끼는 많이 다르지 않다.

갓 구워낸 타코야끼위에 바베큐 소스와 가츠오부시. 그 안에 들어있는 문어까지.

정말 맛있어서 순식 간에 6개를 다 먹어버리고야 말았다.

6개면 내 저녁으로는 충분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4개를 더 사먹었다.

친절하고 장난기 가득한 가게 직원들에게 엄지를 몇 번이나 치켜세우면서.

 

 

좋았다.

맛있었고, 또 편안했다.

관광지에서의 일본이 아니라

사람사는 일본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이런 여행이 좋다.

가이드 북에 써있는 곳 말고,

정말 현지인들이 가는 곳.

현지인들을 위해 열려있는 곳.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리 늦지 않았는데 길거리는 한밤중이 된 것 처럼 캄캄하고 한국에 비하면 많이 조용했다.

나는 우산을 손에 꼭 쥐고서 걸어 걸어 숙소를 지나

다시 한 번 오사카 성 공원에를 갔다.

 

관광지기도 하고, 공원이기도 하니 밤에도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8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오사카성 공원은 귀신이라도 나올 것 처럼 인적이 없었다.

여행지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라

이렇게 캄캄하고 인적드문 곳에 혼자 오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지만,

무슨 무대뽀같은 심정이었는지

나는 불도 거의 없는 캄캄한 오사카 성 공원에 혼자 걸어들어갔다.

엄마가 알게된다면 지금이라도 등짝을 맞을 일이다.

 

그리고 환히 밝혀진 오사카성을 보았다.

아침의 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오사카성 주변은 오싹하리만큼 고요했다.

조금 섬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혼자여서 좋았다.

아침에 사람들의 분위기에 쌓여 보이지 않던 오사카 성만의 오롯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오전에 내린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

오사카성이 비쳤다.

바람한 점 없어 흔들림 없는 물의 표면에

오사카상이 그대로 비쳤다 .

그리고 나의 갤럭시는 그대로 잠들었다.

 

 

 

 

이것은 그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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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동을 준 영화 -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Ruth & Alex , 2014

 

감독 : 리처드 론 크레인

 

함께 겹겹이 쌓아올린 인생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함께하는 삶, 함께 나이듦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삶은 오래될 수록 깊이 있는 향기를 낸다.

인생과 경험과 웃음과 눈물이 쌓여 어린이들은 낼 수 없는 견고하고도 묵직한 소리를 낸다.

젊음이 가진 반짝임이 사라져 가는 자리에 오래도록 닦은 은은한 빛이 남는다.

영화에서 젊음 대신 나이듦이 주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다.

40년을 함께한 부부가 보여주는 인생은 그들의 집을 비추던 햇살의 빛깔처럼 따스했다 .

 

 

 

 

 

 

2. 흥미로운 영화 - 이웃 집에 신이 산다.

 

 

 

  

Le Tout Nouveau Testament , The Brand New Testament , 2015

 

감독 : 자코 반 도마엘

 

연달아 죽음과 관련된 영화를 보게 되었다.

한 편은 갑작스럽게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는 것과 (킬미달링),

한 편은 나의 죽을 시간을 알고 살게 되는 것.(이웃집에 신이 산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였고,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

아직은 무어라 감상을 쓰지 못하겠다.

그리고 제목과 포스터는 잘못 지었다.

 

 

 

 

 

3. 잘 만든 영화 -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 , 2015

 

감독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요즘 영화의 짧은 호흡과 다이나믹한 스토리텔링에 익숙한 영화 관람객이라면 큰 각오가 필요한 영화다.

호흡은 겨울밤처럼 길고, 북미의 대자연은 잔인하리만큼 광활하며 영화는 말이 없다.

대신 영화의 감각은 얼음처럼 차갑고 찢어질 듯 아프나, 솟구치는 피처럼 뜨겁게 살아있다.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Well-made 영화.

 

 

 

 

 

 

 

4. 사랑스러운 영화 - 킬미 달링 

 

  

 

De Surprise , The Surprise , 2015

 

감독 : 마이크 반 디엠

 

죽음으로의 여행 앞에서 삶의 소중함, 삶에 대한 의욕을 깨닫는다는 분명하고도 진부한 사실을 독특한 컨셉아래 풀어낸 영화.

크나큰 감동이나 교훈은 없었지만 위의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영화였다.

 

엘리시움을 통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언젠가 예고 없이 죽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이미 이 삶의 여행자이기에.  

 

 

 

 

5. 기대했다가 실망한 영화 - 빅 쇼트

 

 

  

 

The Big Short , 2015

 

감독 : 아담 맥케이

 

세련된 듯 투박한 듯. 영화인 듯 다큐인 듯.

마케팅의 실패인지 아니면 영화 자체의 문제인지 영화는 정확히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불분명했다.

2008년 미국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비도덕성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 때의 그 허점을 읽어내고 그것을 이용해서 떼돈벌어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둘 다 적절히 섞어 보려다 실패한 것인지.

차라리 누군가 한 명이 돈다발이라도 휘날리며 쾌재를 불렀다면 이렇게 맥없이 끝나지 않았을 거 같다.

 

 

 

 

 

 

6. 내겐 어려운 영화 -  YOUTH 

 

 

 

 

La giovinezza , Youth , 2015

 

감독 : 파올로 소렌티노

개인적으로는 기대보다 난해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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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9.

Puerto Iguazú

 

 

 

 

# 16 de Agosto, 2015

 

 

알람에 눈을 떴지만, 이대로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 뻗어 잠들고 싶을 만큼,

온 몸이 산산이 조각나는 듯 피곤한 아침이었다.

이과수고 뭐고 제발 하루만 늦잠 한 번 자보고 싶은게 소원이었다.  

 

 

오늘 하루를 Full time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은 둘러보는 데 오래걸린다는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Puerto Iguazú)를 가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아르헨티나 이과수 입장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었는데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늘 새벽 2시 반.

이 계획은 처음부터 무리였을까.

겨우겨우 씻고서 나와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찐찡이가 브라질 헤알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다.

 

 

- 찐찡아....우리 오늘 아르헨티나 이과수에 가잖아..

 

 

 

찐찡이는 당황해하며 다시 돈을 가지러 숙소로 올라갔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 시간은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국립공원의 개장시간에 이르르고 있었다.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마음은 마음대로 지쳤다.

잠은 못자서 멍한데, 개장 시간에 맞춰 가려던 계획마저 다 헝클어져버렸다.

호스텔 로비에서 빵을 뜯으며 찐찡이를 기다리는데 짜증이 말할 수 없을만큼 솟구쳤다.

택시를 잡으려 나왔는데 택시는 보이지도 않는다.

 

 

- 우리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호스텔에서 하는 픽업서비스로 가는게 어때?

 

 

우리가 묵었던 Che Regarto 호스텔에서는 아침 9시에 각각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쪽 이과수로 태워다 주고,

오후 5시에 다시 이과수에서 호스텔로 돌아오는 픽업서비스를 해주고 있었다.

 

 

- 마음대로 해.

 

 

그렇게 우리는, 그 날 계획에도 없던 Che Regarto 투어버스에 탑승하게 되었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걸까?

그렇게 아침부터 헛발질해대던 것들이,

실은 우리를 그 투어버스에 태우게 하려던 운명이었을까?

 

 

이과수에서의 아침.

 

 

9시에 출발한다던 투어버스는 9시 20분쯤에야 사람을 모으더니,

사람들이 다 타고나서도 한참동안이나 투어 버스 안에서 너희들은 어느 코스에 갈건지 물어보고, 설명하고

심지어 브라질헤알을 아르헨티나 페소로 환전서비스까지 해주느라 한참을 서 있었다.

그렇게 10시가 다 되어서야 투어버스는 전 세계에서 날라온 9명의 숙박객을 태우고서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Puerto Iguazú)로 향했고,

10시 40분. 우리를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에 내려주었다.

예상시간 보다 너무 늦어져서 황당해하고 있는데

운전기사는 5시에 우리를 데리러 올테니 늦지말라고까지 했다.

고작 6시간 뿐이라니! 사람미어터지는 일요일에 6시간 동안

보트투어도 하고, 트레일도 다 걷고, 악마의 목구멍도 보고 나오라니!!!

 

 

꾸역꾸역 입장권과 보트투어표까지 사고 나니,

오늘 이 투어버스를 탄 9명 모두가 같은 코스와 같은 보트투어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엉겁결에 9명이 오늘 하루 함께하게 되었다.

 

코아티!

 

 

한국에서 온 나와 찐찡이.

미국에서 온 오스틴과 마이크.

영국에서 온 제스와 에스더.

프랑스에서 온 마야.

그리고 영국국적의 인도 커플까지.

 

과연 오늘 처음 만난 이 9명이 무사히

이과수투어를 같이 잘 마칠수 있을까...

 

 

 

 

 

 

 

 

 

우리 9명의 보트투어 시간이 1시 50분이어서,

그동안 우리는 Superior circuit과 Inferior circuit을 먼저 걷기로 합의하고 함께 트레일을 걷기 시작했다.

서로서로 보폭을 맞춰 걸으면서

인사를 하고, 자기 소개를 하고 그렇게 알아가면서. 

 

 

 

 

드디어 눈 앞에 폭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침의 서먹함은 잊고 다시 베프모드로

 

 

 

저어기 보트가 보인다. 우리도 저 보트 투어를 할 거다!

 

 

 

모자를 썼다 벗었다 했더니 머리가 눌린다. 그래도 꼭 써야 한다 모자!

 

 

 

무지개와 나비로 가득찬 곳이었다.

 

 

 

용기내서 다같이 사진을 찍자 했다. 오늘의 9명의 주인공들.

 

 

 

 

머리를 땋았더니, 염색한 것이 꼭...빗자루 같다.

 

어제 페루에서 패딩을 입고 덜덜 떨던게 거짓말인것처럼

이 곳은 햇볕이 뜨거운 한 여름이었다.

타지 않기 위해서 얇은 긴팔 옷을 입고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준비했다.

 

 

시간은 어느 새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었지만

오늘 하루 일정이 너무나도 촉박한 걸 알기에

아무도 배가 고프다거나, 식사를 하자고 투정을 부리지도 않았다.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모든게 다 다른 난생 처음 보는 9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함께 움직이게 되면 분명 어렵고 힘들고 안맞는 점들이 있었을 텐데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는 다 같이 무지개에 감탄하고, 폭포에 환호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누군가 뒤쳐지면 같이 기다려주고 배려해주면서

함께 트레일을 걸어나갔다. 

 

 

누적된 피곤함과 배고픔, 일정이 엉클어지는데서 오는 짜증, 촉박한 관람시간에 대한 압박감이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 때문에 모두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같이 잘 다닐수 있을까 했던 걱정은 금세 사라지고,

갑자기 이렇게 여러 사람이 다같이 다니게 되어서 행복해졌다.

곁에 있는 사람에 따라 여행은 천차만별이 된다.

여행이 그러한데, 인생도 그러하겠지.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닌가. 

 

 

물보라가 일어나는 거대한 이과수 폭포. 떨어지는 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폭포위 철제다리를 건너며 폭포를 구경한다.

 

 

 

파란 하늘과 야자수, 그리고 폭포.

 

 

 

역시나 무지개가 걸렸다.

 

 

 

이때만 해도 참 즐거웠다. 곧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또렷한 무지개 너머로 쏟아지는 폭포

 

 

 

 

 

왁자지껄 수다를 떨며, 사진을 찍으며 한참 Trail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 새 보트투어를 하러 갈 시간이 되었다.

이번 보트투어에 대비해서, 나는 카메라 방수팩도 사왔다고.

사람들이 보트투어를 할 땐 오른쪽 끝에 앉으면 폭포샤워를 한다고 했지..

 

이런 생각들을 하며,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넣으려고 백팩의 지퍼를 내렸다.

그런데 그 순간에

가방에 넣어놓았던 카메라가 열린 백팩을 따라 미끄러지더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 아니, 사실은 정말 손 쓸 새도 없이 엄청난 속도였다 -

가방에서 빠져나와 내 오른발 옆 돌바닥에 한 번 부딪혀 튕겨오르더니

그대로 트레일 옆 계곡으로 떨어져버렸다.

아직도 그 순간이 너무나도 생생하다.

 

 

 

 

 

 

내 ..

 

내....

 

내 카메라!!!!!!

 

 

 

내 사진!!!!!!!!!!!!!!!!!!!!

 

 

마추픽추에서 찍은 내 사진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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