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4일 여행 2일차

 
 


이번 프랑스 여행은 꼭 여행기로 남겨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런저런 일에 우선순위가 밀리다보니 올 해는 커녕 내년 여름여행 전까지도 다 못 쓸것 같은 불안한 생각이..
최근에 좀 힘든 일이 있었지만, 무사히 잘 해결되면서 이런 저런 의욕도 같이 생긴 참에 프랑스 여행을 다시 복기해본다.


프랑스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
아직 적응하지 못한 시차 때문에 오늘도 아침 일찍 깼다. 
호텔 근처 카페에서 크로와상과 커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파리 시내로 출발. 
오늘 일정은 도리가 가보고 싶어한 마레지구/보주광장, 그리고 오후 5시에 예약된 오랑주리 미술관 말고는 특별한 일정이 없다. 
지금 지도를 캡쳐하면서 보니 파리에 갈 곳이 이렇게나 많았는데 왜 이렇게 아무 일정도 계획을 안했지? 싶은...ENFP의 여행 😅
 


우리는 RER을 타고서 시테섬에 내렸다. 여기서부터는 마레지구까지 걸어가면서 찬찬히 풍경을 즐길 예정.
이른 아침인데 정말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이번 주 토요일에 시드니에 가는데 내내 날씨가 흐리다고 해서 속 쓰린 사람)

 

시테섬 궁전 시계탑과 그 뒤에 콩시에르 주리, 그리고 노트르담 다리까지

 

시테섬과 센 강, 그리고 싱그러운 가로수까지, 파리가 이렇게 이쁜 도시였던가.

 

건물은 낮은데 나무는 키가 커서 도시가 더 예쁜 것 같다.

 


우리는 시테 섬을 건너 퐁피두 센터를 지나 마레지구까지 걸어갔다가 보주 광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도리가 어디서 본 건지, 보주 광장을 알아와서는 자신있게(?) 이 곳으로 인도했는데, 오 나쁘지 않아.

보주광장(Place des Vosges)은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광장으로,
광장이라기보다는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사각형의 작은 공원 혹은 정원 같은 모습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파리 건물느낌과 조금 다른 인상을 주는데 그 이유는 외벽이 붉은 벽돌로 되어 있어서 그렇다.

 

작은 동네 공원 같은 느낌의 보주 광장

 

 


아침에 가까운 오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햇살이 일광소독 급으로 너무 뜨거웠다.
이제 겨우 6월 중하순인데 이렇게나 해가 뜨겁다고?
파리 근처 브뤼셀에 살고 있는 현석오빠에게 물어봤는데, 지난 주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이번 주 이상기온 떄문에 엄청 덥다고.. ㅠㅠ


저 햇살 속을 거닐 자신이 없어 보주 광장 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서 보니,
여기 보주 광장에는 (다른 파리의 관광명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광객보다 파리 주민들이 더 즐겨 찾는 것 같았다.
이 뜨거운 날씨에도 어린 아기들이 까르르 웃으면서 뛰어놀고 있는데 평화롭고 또 행복해보였다.


보주광장 근처를 멤돌다가, 근처에 무료 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이름은 카르나발레 박물관(Musée Carnavalet)

이 카르나발레 박물관은 프랑스 유력 가문인 웬델 집안 소유의 카르나발레 저택을, 파리 시의회가 매입해서 박물관으로 재단장했다고.
60만점의 소장품 가운데 16~19세기 자료들이 많아서 그 시절 파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태양왕 루이 14세 조각상이 있는 카르나발레 박물관의 안뜰

 

1층에 들어가면 예전 파리 상점에 걸렸던 간판들을 모아놓았는데 앤티크하고 이쁘다.

 

프랑스 역사 잘 모르지만 열심히 보는 (척) 나..

 


무료라고 해서 솔깃하기도 했고, 또 너무 뜨거워서 더위를 피할겸 들어오기도 했는데
프랑스의 역사를 잘 모르니, 걸려있는 그림들과 초상화, 소장품들을 보아도 잘 와닿지는 않았다.

다만 한가지 기억에 남는 건, 지금 파리의 로맨틱한 이미지에 한 몫을 하는 파리의 많은 다리들 위에 사실 3~4층 짜리 집들이 줄지어 있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1800년대 후반 파리 개조 사업 때 다리도 함께 정비하면서 다리 위에 있는 건축물들을 쓸어(?)버렸나 싶다.

 

1556년 시테섬 지도 - 잘 보면 다리를 따라 건물들이 지어져있다.

 


카르나발레 박물관을 슉슉 둘러보고, 근처에 평점이 높은 한식당이 있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여행하면서 꼭 한식을 먹어야 하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나이들었나...어릴 때에 비해서는 한식이 땡기는 빈도가 늘어난 것 같다. ㅠㅜ

 

퀄리티가 좋았던 파리 순그릴의 돌솥비빔밥

 


점심을 먹고 나니, 2시 정도였는데 햇살이 너무 뜨거운데다 오전 내내 많이 걸어서 휴식이 절실해졌다.
20대였으면 꺾이지 않고 계속 돌아다녔을텐데
40대에 가까워지고 있는 30대 후반은 바로 꺾였다. 중요한 건 무리하지 않고 꺾이는 마음...
오랑주리 미술관이 5시 입장이었는데 그 때까지 카페 같은데서 죽칠까하다가 숙소로 돌아가서 한 시간 정도 쉬다 나오기로 했다.

RER을 타러 가기까지도 덥고 지쳐서 버스를 기다렸는데........땡볕에서 30분을 기다렸는데도 버스가 안와...

그냥 걸어서 RER 역까지 가자는 나와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도리 사이에 살짝 신경전이 벌어졌다.
결국 30분을 기다렸는데도 버스가 안와서 우리는 걸어서 RER을 타러 갔다.

그 동안 여행을 하면서 숙소를 한 번 출발하면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해가 지고나서야 돌아갔기 때문에
숙소의 위치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었다.(내 여행에 중도 복귀란 없다)
그런데 이번에 파리 여행을 하면서 새삼 숙소가 도심 한 가운데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이번에는 숙소를 못구해서 그런거니까 어쩔 수 없었지만)

그렇게 숙소에 가서 도리는 한 숨 낮잠도 자고, 나는 일기도 쓰고 (그런데 이 일기장 지금 못찾겠다 ㅋㅋ) 전열을 재정비해서
5시 예약시간에 맞춰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향했다.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기 위해서.

Musée de'l Orangerie

 

이 모네의 수련 연작이 인기가 너무 많은 나머지 오픈할 때 가거나 끝나기 전에 가면 조금 한적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일부러 오후 5시로 예약하고 갔는데도, 모네의 수련을 전시한 관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게다가 다들 조용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틱톡과 인스타에 올릴 사진과 영상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정신이 사나울 정도. 
이 그림과 이 공간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느낌과는 정반대의 관람 분위기 때문에 작품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진심으로 문 닫는 시간이 되어서야 텅 빈 모네의 수련 연작관

 

자연광이 쏟아지는 하얀 전시실에 걸린 수련 연작.
아직 해가 떠 있건만 그늘이 져 캄캄해 보이는 연못, 그리고 그 수면 위에 비친 몽글몽글한 구름의 그림자. 뜨거운 여름날의 오후였을까.
이 수련 연작을 그린 지베르니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모네가 보았을 풍경이었을지 모네의 작품을 보고 상상하게 된다.    
수련 연작 자체는 상상했던 것만큼 압도적이고 특유의 아름다움으로 감동적이었지만 . 
틱톡이나 인스타에 올릴 수련 앞에서의 자신의 예쁜 모습을 담으려고 수십번 작품 앞을 거닐며 영상을 찍던 사람들 때문에 감동이 반감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후 6시가 지났는데도 한낮같은 튈르리 정원의 풍경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수련을 보고 나와 루브르 박물관 건물이 보이는 튈르리 공원에서 잠시 멍을 때렸다.  
수백년 전에 지은 저 고풍스러운 건물과 2023년을 살고 있는 사람들. 
고궁, 유적지 같은 건물들을 제외하고는 현대적인 건물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한국인에게는 묘한 이질감이 드는 풍경이다.    
그래서 파리가 많은 이들에게 로망같은 도시인가 싶기도 하고. 

 

9시가 넘어야 조금씩 기울어지는 햇살

 

여유로운 여름날의 센강의 풍경

 

파티가 한참인 센강의 저녁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다 썩 만족스럽지 못한 저녁식사를 하고서 RER을 타러 가는 길에 센 강을 따라 한참 걸었다. 
시간은 이미 오후 9시를 넘어가는데, 세상은 이제 막 오후 5시가 되어가는 것 처럼 밝고 환하기 그지 없었다. 
여름 오후의 센 강에는 젊은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또 야외 펍에는 맥주 파티를 하는지 힙하고 흥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파리에 세 번째 오는데, 이런 센 강의 분위기는 또 처음이네.  
뭐랄까. 파리는, - 이 표현은 여러 모로 별로이지만- 지지 않는 태양같은 느낌이다.
도시도 흥망성쇠가 있어서 뜨는 도시가 있고 지는 도시가 있고, 한 때 핫했던 도시가 시간이 많이 지나면 촌스러워지기도 하는데
파리는, 언제와도 핫하고 힙하고 세련된 느낌. 2008년 처음 왔을 때보다도 더 힙해진 느낌이라니. 놀랍다. 

여행 전까지만 해도, 생각보다 더럽다, 위험하다는 얘기에 파리에 큰 미련이 없었던 도리도  
이틀이긴 했지만 파리의 매력에 푹 빠진 것 같았다.  특히 마지막 날 센강에서 느꼈더 분위기에. 
나중에 파리에만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여행해보고 싶다고.

  
이렇게 아주 짧은 이틀 간의 파리 일정은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에 숙소로 가는 RER이 한참을 오지 않아서 지칠대로 지쳐 다시는 꼭 도심 한가운데 숙소를 잡자는 교훈과 함께.  
내일은 이제 고성들이 몰려있는 발 드 루아르(Val de Loire)지역으로 이동한다.
이제부터 진짜진짜 프랑스 로드트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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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3일 여행 1일차 

 

 

 

어제 (프랑스 현지 시간 기준) 초저녁부터 잠든 것도 있고 한국과의 시차 탓에 새벽 5시 좀 넘어 잠에서 깼다. 

"도리야, 일어나. 우리 에펠탑 보러 가야해"

"....지...지금???.............(도리살려)"

 

이번 2주 간의 프랑스 일정에서 파리에서 머무는 시간은 단 이틀.

나는 이미 파리가 세 번째이고, 도리는 파리에 큰 기대가 없었는데 (어디서 파리는 더럽고 소매치기가 많다는 얘길 들어왔음)

그래도 도리는 프랑스 자체가 처음이어서 관광객 모드로 파리를 집중적으로 이틀동안 돌아보기로 했다.

 

파리에서 가장 첫 번째로 보러 간 것은, 바로 에펠탑(Eiffel Tower)

일찍 일어난 것도 있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사람이 바글바글해진다고 해서 에펠탑부터 가보기로 했다.

여러 스팟 중에서도 에펠탑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트로카데로 광장(Place du Trocadero)으로 바로 갔는데 

아침 7시 반인데 벌써부터 에펠탑을 배경으로 스냅사진을 찍으려는 커플들과 스냅사진 작가들이 각자 한 자리씩 차리하고 있었다. 

우리도 이렇게 아침 일찍 에펠탑에 오는게 가능할 줄 알았으면, 스냅사진 찍을걸 그랬나? ^_^........

 

 

 

아침햇살에 싱그러운 공원과 저 너머의 에펠탑

 

에펠탑 앞에서 포즈 고민 중.................

 

 

금요일 아침 8시 즈음의 에펠탑 주변은, 촉촉하고 상쾌하고 싱그러운 느낌이었다. 

도시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고, 우리처럼 일찍 여정을 시작한 몇몇의 관광객들 외에는 사람이 없어 한적했다.

어제의 피로는 다 날아간 듯 했고 날씨도 화창해서 시작이 좋은 느낌이었다. 

도리는, 에펠탑은 안봐도 된다더니 막상 보고나니 생각보다 엄청 크다는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도리는 일단 뭐든 다 안봐도 된다고 하면서, 막상 보고 나면 다 좋다고 하는 스타일)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세느강을 따라 산책하듯이 튈르리 공원을 지나 루브르 박물관까지 갔다.

우리는 나비고 카드가 있어서 사실 교통편이 무제한이었지만 파리는 걸어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파리에 세 번째 왔지만, 이런 초여름 파리의 싱그러운 모습은 또 처음인걸?

 

이번에 파리에 가면 꼭 부고 싶었던 튈르리 정원의 풍경- 정말이지 동화같고 예쁘다.

 

 

점심시간에 가까워지기도 했고, 파리의 Must visit place 중 하나여서 그런지 루브르 박물관 앞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루브르 박물관 인기는 역시 여전하구나!

하지만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인증샷 하나씩만 찍고 쿨하게 입장은 포기했다. 🤣

2008년, 이 루브르 박물관에 처음 왔을 때, 나란 인간은 박물관 관람보다 풍경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제대로 깨달았었다. 

루브르 박물관 내부까지 입장을 했다가, (내내 우중충하던 날씨가) 갑자기 맑게 개이자 못참고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에서도 말했지만, 도리는 꼭 안가도 그만이라는 굉장히 자유로운(?) 여행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루브르 박물관에 못 들어간다는 아쉬움보다 저 긴 인파와 함께 줄서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것 같았다. 

 

 

어느새 이런 인생샷도 (가끔) 척척 찍어주는 도리가 되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인증샷을 찍고 점심으로 쌀국수를 먹었다. 

어디서 들었는데, 파리에서 파는 쌀국수가 진짜 맛있다고. 

점심을 먹고나서는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에 갔다.

오르세 미술관도 처음은 아니라서, 유명한 미술 작품들 위주로 슉슉슉 보고 지나갔다. 

 그 중에서도 이번 여행 일정 중에 엑상프로방스(확정)와 아를(미확정)이 있어

프로방스 지역을 그린 세잔과 고흐의 그림들은 관심을 가지고 신경써서 보았다. 

 

 

세잔이 그린 "생트 빅투아르 산"의 전경. 나 며칠 뒤에 이 풍경을 직접 볼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인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개인적으로 나는 고흐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그의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는 너무 유명하고 많이 접해와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 원작을 두 눈으로 직접 보았을 때,

고흐가 많은 고민을 하며 그려 넣었을 거친 붓터치에서 예상치 못한 감동을 살짝 받았다. 

이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 보면 붓터치의 결이 보이는 평면적인 그림이지만, 

실제로 보면 이 붓터치의 두께감과 높이 때문에 그림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왜 사람들이 이 그림을 참 좋아하는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미술관에는 선생님과 함께 현장학습을 나온 것 같은 어린이들이 그림 앞에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는데

이런 명작들을 어릴 때부터 당연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살짝 부러웠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생 샤펠 성당(Sainte-Chapelle)이 있는 시테 섬으로 왔다. 

예전에 여행 할 땐, 노틀담 성당(Cathedrale Notre-Dame de Paris)이 워낙 유명해서 시테 섬에 생 샤펠 성당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2019년 노틀담 성당에 화재가 난 뒤로는, 생 샤펠과 콩시에르주리를 묶어서 많이 관광하는 것 같았다. 

 

 

시테섬의 풍경

 

노틀담 성당 근처의 크레페 가게 "La Creme de Paris"

 

 

개인적으로 크레페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무려 2008년 (몇...몇년 전인가...눈물이 앞을 가린다 ㅠㅠ) 처음 파리에 왔을 때 정처 없이 세느 강을 따라 걷다가

아마도 시테섬 근처이지 않았을까 싶은, 작은 창이 밖으로 뚫려있는 크레페 가게를 발견했었다. 

크레페 하나를 주문하자 흑인 주방장(?)이 동그란 철판에 반죽을 살짝 두르고 긴 막대기 같은 것으로 휘휘 얇게 펴 구운 다음

그 위에 누텔라를 발랐던가 초코를 발랐던가, 그리고 부채꼴 모양으로 착착 접어 주었는데

갓 구워낸 파르페가 바삭하면서도 촉촉하게 정말 맛있었었다. 

해질녘의 그 어둑어둑했던 그 시간, 파리에 있는 내내 우중충 해서 으슬으슬 했던 날씨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날만큼. 

그 뒤 파리에 올 때마다 크레페를 시도해보지만, 기억 속 크레페만큼 감동을 주는 크레페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생샤펠 성당은 시테섬에 위치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인상적인 성당인데, 

말 그래도 스테인드 글라스가 화려하기는 하지만 성당 규모도 꽤 작고

그동안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오만군데 성당을 둘러본 나에게는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의 생샤펠 성당

 

 

생샤펠 성당 관람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르퀘이에 있는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을 3주 앞두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그 때부터 숙소를 찾아봤는데 

파리 안의 웬만한 가격대의 호텔은 다 완판이 되어서 파리 내에서는 호스텔을 가거나 초고급 호텔을 가는 선택지 밖에 없었다. ㄷㄷㄷㄷ

그래서 가격대와 룸 컨디션을 고려해서 찾은 곳이 파리 남쪽 아르퀘이 지역의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파리 아르퀘이 

파리 관광지로부터는 약 7km 정도 떨어져있는데, 다행히 호텔이 RER 역에 거의 바로 붙어있어서 

공항에서부터도 RER선을 타고 한 번에 오갈 수 있고, 또 노틀담까지도 RER로 20여분 걸려서 나쁘지 않았다.

그때는 성수기에 근접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1박에 거의 30만원 가까이 했는데, 지금은 가격도 훨씬 괜찮네.

 

지도로 보면 생각보다 멀어보이지만...숙소에서 노틀담까지 강남역에서 잠실역 정도 거리다.

 

 

새벽 5시 반부터 일어나 하루종일 파리를 헤메다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으니 밤 9시였다. 😅

오늘 하루에만 무려 2만 7천보를 걸었다. 내 도가니 살려!

밤 9시지만 날은 이제야 막 노을이 지고 있었다. 이렇게 해가 긴 여름에 여행하는 것도 축복이다.  

피곤하긴 했지만, 파리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이제 하루 밖에 남지 않아서 내일도 바쁘게 하루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럼 우리 내일 만나요. Bonne nuit😍 

 

 

6월 23일, 9시 반의 파리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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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8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3)

Paris, France

 

 

 

영화 <Mr.빈의 홀리데이> 라는 영화를 보면

영화 주인공인 Mr.빈이 파리중심의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가는 장면들이 있다.

물론 그 영화의 주된 내용은 파리를 걷는게 아니라 걸어서 깐느까지 가는 거지만.

 

어쨌든,

파리는 세느강을 따라 느긋하게 걸어볼만한 도시다.

내 기억속 2008년의 파리여행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루브르박물관도, 에펠탑도, 몽마르뜨도 아니었다.

아름답게 물드는 노을을 좇아 세느강변을 걸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다음에 파리에 가면 어디 유명관광지를 돌아다니지 않고

세느강을 따라 천천히 걸어다니리라 - 다짐했었다.

 

그래서 써프라이즈 선물처럼 주어진 오늘 파리에서의 6시간을!

MJ와 함께 개선문에서부터 우리의 목적지 리옹역(다시 아비뇽으로 내려가야 하므로..ㅜㅜ)까지

세느강을 따라 걷기로 했다. :D

 

 

오늘의 우리의 루트 개선문(A)서부터 리옹역(B)까지.

 

 

 

(이전 편의 낙엽 가득한 곳이 이미 샹제리제에서 뛰를리 정원쪽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8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으스스한 가을날씨를 느끼며 우리는 세느강에 도착했다.

며칠전 차가운 강바람과 싸우며 바토무슈를 탔던 세느강. 

우리는 강가를 따라 마음에 드는 다리를 하나하나 건너다니면서 걷기 시작했다.

 

Mj in Paris. 너무나도 전형적인, 그러나 그래서 더 아름다운 파리.

 

머리를 가다듬는 찰나에 찍힌 사진. 의식하고 찍은 사진보다 분위기 있어 보이게 나왔다. (고 스스로 생각한다)ㅎㅎ

 

지도도 없이 걸었던 파리 골목인데다가 뭘 하러 들어갔는지도 잘 기억이 안난다.

여행기를 너무 늦게 쓴 탓이다.

 

 

 

자. 이제 세느 강 한 가운데에 있는 시테섬 가까이 까지 왔다.

36개에 달하는 파리의 다리 중에 보행자 전용다리인 <퐁 데 자르/ pont des Arts> 다리에 도착했다.

예술가의 다리라는 뜻의 이 다리에는, 마치 남산자물쇠처럼 사랑을 약속한 자물쇠들이 다리 난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랑따위...=_=

 

퐁데자르에서 바라본 시테섬 쪽 풍경

 

한국인 커플을 찍어주고 우리도 커플샷(?)을 찍었다. :D 나와 MJ는 어딘가 닮은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또 다르다.

 

우리가 기댄 철제난간 아래로 주렁주렁 달린 자물쇠들이 보인다.

올해 초(2013년 2월)에 다리 하중때문에 저 자물쇠들을 모두 철거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있는데

지금가면 다 치우고 없으려나?

원래 사랑이 그런거야. 다 사라지고 그러는거지 =_=....

 

 

퐁데자르 다리를 건너 조금더 시테섬에 가까이 왔다.

시테섬의 시작점에는 파리의 다리들 중에서도 아주 유명한 다리가 있다.

바로 < 퐁뇌프, Pont Neuf > 다리.

 

퐁뇌프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저 멀리로는 에펠탑이 - 바로 앞에 퐁데자르 다리가 보인다.

 

퐁뇌프 다리에 앉아 :) 바람이 아주 많이 휘날렸던게 기억이 난다.

 

 

 

어느 귀금속가게 유리에 비친 나와 MJ, 그리고 뒤로는 파리의 풍경 -

 

 

드디어 노틀담 성당이 있는 시테섬에 들어섰다.

내가 오늘 파리를 걸으면서 하고 싶은게 또 하나 있었다.

바로 길거리에서 파르페 사먹기!

 

2008년에 처음 파리에 왔을때

노을따라 세느강을 걷다가 어느 뒷골목에서 처음으로 파르페를 사먹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밴쿠버에서도 파르페를 먹어본 적은 있었는데 - 뭔가 식사대용으로 먹는 두툼한 파르페였고

파리에서 먹어본 파르페는 얇게 구운 밀가루반죽 위에 누텔라를 바른 파르페였는데

기억속의 그 파르페가 참 맛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관광품 기념가게가 많았던 복작복작한 시테섬 한가운데서 사먹었던 파르페.

그 오래전 기억속 파르페보다 뭔가 허접하고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기억이 미화되어서일까?

지금은 어딘지 알 수 없는 어느 세느강가의 뒷골목, 창문보다 자그마하게 뚫린 입구에서 바라보았던 파르페 굽는 모습

그리고 얇고 반죽위에 정성스럽게 발랐 주었던 파르페.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그런 파르페를 먹을 수는 없었다.

MJ에게 엄청 기대시켜높았는데 실망시킨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

 

 파르페를 먹기 위해 근처 시테섬을 연결하는 다리위 벤치에 앉았다.

파르페를 맛있게 먹어주는 MJ

 

파르페를 먹으며 햇살을 즐기는 나. 당황스러웠던 하루도 이렇게 끝이난다.

 

 

시테섬에는 유명한 노틀담 성당이 있다.

하지만 나랑 MJ모두 예전에 노틀담 성당도 봤었고 - 오늘의 파리걷기여행은 관광지 구경이 아니었으니까 가볍게 Pass!

 

노틀담 성당 뒤쪽에선 거리의 악사가 멋진 연주를 하고 있었다.

 

 

조금씩 해도 기울어지고 - 조금 여유가 느껴지는 파리의 시테섬.

거리의 악사들이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하고 -

난 이래서 파리를 좋아하는지도 몰라.

 

건너편이 아마 생 루이(Saint Louis) 섬일거다.

 

울 MJ도.

 

 

노틀담 성당 뒷편에서 장난 쳐봤다. 하하

 

 

시테섬까지 지나면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파리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지나게 된다.

이제는 정말 리옹역까지 걷기만 하면 우리의 파리 여행은 여기서 끝.

조금씩 피로감이 몰려온다.

이제는 어서 집...이 아니라 아비뇽에 가서 (ㅠㅠ) 쉬고싶다.

 

 

한눈에도 파리임을 알 수 있는 이 가로등. 우리나라 가로등도 우리나라의 특색의 담은 디자인이면 좋겠다.

 

8월 말인데 플라타너스가 벌써 가을빛이 들었다.

 

 

한참을 세느강을 따라 걷다가 리옹역을 찾아 걸으니 다시 파리의 동쪽 시가지로 들어왔다.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을 뚫고 강렬한 노을이 도시를 황금빛으로 반짝반짝 비추고 있었다.

우리는 바스티유광장으로 들어섰다.

바스티유 광장 한 가운데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Juliet 동상도 보았다.

물론...나와 MJ는 지나가면서도 저게 뭔지 몰랐다.

지금 Google로 검색해서 쓰고 있는 것일뿐 =_=.....

 

 

Juliet 동상 :) 동상 밑에 써있네...

 

리옹 역 근처 - 이제 파리와도 정말 안녕 :)

 

우리는 늦지 않게 기차에 올라탔다.

이제 3시간가까이 달려 아비뇽으로 내려가야 한다.

덜컹 - 덜컹-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고

창 밖으로 오늘 하루만큼이나 강렬하게 기억될 붉은 해가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었다.

 

 

 

 

이 모든게 한 순간의 꿈인 것 같았다.

뜻하지 않게 오늘 파리로 실려왔던 것도.

그래서 오히려 여유롭게 세느강을 따라 파리를 가로지르며 걸었던 것도.

저렇게 불타는 태양을 뒤로 하고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는 것도.

이제 프랑스 여행이 끝이란 것도.

나는 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그냥 이대로 저 햇살처럼 사라져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

 

 

 

 

 

아비뇽의 TGV역에 도착했을 땐 이미 11시가 넘어있었다.

아비뇽의 TGV역은 우리의 숙소가 있는 아비뇽 중심가와는 한참 떨어져있어서 또 다시 버스를 타야했는데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아비뇽 중심가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사실 기차표를 끊을때부터 아비뇽 막차버스시간표를 염두해두긴 했다.)

또 내려서 불빛하나 없는 아비뇽 중심가 근처를 헤메며 숙소로 돌아왔다.

낯선 도시에서 이렇게 밤늦게 다니는거 정말 좋아하지 않는데 -

그래서 그만큼 불안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무사히 아비뇽 도착 !

 

 

 

하.

이렇게 오늘의 파리 여행도

끄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읏 !!!

 

 

그냥 뻗어버린 MJ. 미안하다 초상권을 지켜주지 못해서...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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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8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2)

Paris, France




"O.M.G. 다음 역이 PARIS에요!!!!"





....이게 무슨 귀신이 도시락 까먹는 소리야....

그러니까, 우리는 아비뇽에서 기차를 잘못 탔는데, 이 다음역이 Paris 라고??!!!?!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것 처럼 땡~하고 울렸다.

0.001초의 순간에 엄청난 생각들이 뒤죽박죽 떠올랐다.





- 무임승차로 처리되어서 벌금을 왕창 물면 어떡하지 ? (08년에 이탈리아여행하다 티켓에 펀치 안뚫었다고 100유로를 뜯긴 트라우마)

- 누구한테 말해야하지?

- 내려가는 TGV 기차값은 얼마나 할까? ㅠㅠ

- 파리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아비뇽으로 내려와서 액상프로방스까지 가면 몇시에나 도착하게 될까?

- 그냥 일정을 바꿔서 오늘 파리를 구경했다가 이따 저녁에 다시 아비뇽으로 내려갈까?

- 짐만 아니면 어짜피 내일 출국이라 다시 파리로 올라와야 하는데 아비뇽숙소에 남겨둔 짐이 문제네 ㅠㅠ 



...그냥 아비뇽에 짐을 버려버려?




방금 막 문이 닫힌 파리행 TGV는 서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ㅜㅠ 

나와 MJ는 일단 무임승차로 인한 벌금을 피하기 위해서 황급하게 직원을 찾아나섰다.

그리고 우리가 액상프로방스를 가려고 티켓을 샀는데 잘못타는 바람에 이 기차를 탔다고 했더니

마음씨 좋은 승무원이 일단 어쩔 수 없이 파리까지 가야 하고, 거기서 바로 아비뇽으로 내려가면 공짜로 TGV를 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누가 프랑스인들이 불친절 하다 했던가!!! 내 기억 속의 프랑스인들은 다들 친절했다 !!!)




ㅠㅠㅠ





일단 벌금문제를 해결하고 나와 MJ는 스낵바 칸에 앉았다.

이제 파리에 도착하면 바로 아비뇽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냥 파리를 조금 구경하고 저녁에 아비뇽 숙소로 돌아갈 것인가.




그 어느 쪽도 시 to the 망 =_=

아비뇽에서 파리까지는 TGV를 타고 약 3시간 거리.

1안 _ 파리에 1시 넘어 도착해서 바로 아비뇽가는 기차를 타고 내려가서 액상프로방스까지 간다고 해도 오후 5시~6시.

2안 _ 파리를 구경한다면 저녁 7시에는 다시 파리를 출발해야 아슬아슬하게 아비뇽 막차가 끊기기 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래도 넉넉하진 않아도 파리를 6시간정도 구경할 수 있는  2안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건 마치....

한국에 놀러온 외국인이 부산에 숙소를 잡아두고 

KTX를 타고 당일치기로 서울가서 구경하고 놀다가 

다시 잠만 자러 부산으로 내려오는...=_=



원래 우리가 가려던 곳은 노란색 선. 그러나 우리는 파리로 반(?)강제이송 되고 말았다.ㅠㅠ


쓸모가 없어져버린 기차표. 10시05분 아비뇽을 떠나 10시 26분이면 액상프로방스에 도착했어야 했다.ㅠ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그리고 (원래 계획따위 없었지만) 예정에도 없던 파리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정하고 나니

한껏 긴장했던 몸이 풀리면서 몸이 축 쳐지기 시작했다.

아니, 몸보다도 마음이 더 지쳐버렸었다.


그동안 수많은 여행을 하면서 갖가지 사고를 다 쳐본 나였다.

카드를 녹여먹은 적도 있고, 카드도 고장나고 현금도 없이 밤버스를 타고 겁도 없이 국경도 넘어봤고,

지갑도 도둑맞아봤고, 카메라도 도둑맞아봤고,

밤에 돌아다니다가 숙소주소도 모르는데 길도 잃어봤고, 보쌈도 당할뻔 한 적 있었다.


기차 하나 잘못탄 거.

사실 지금까지 겪은 온갖 수난들에 비하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예상과 달리 파리로 실려가서 파리를 구경하다가 집에 오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뭔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잔뜩 긴장했고 해결이 되고나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잘 알아보고 타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나에 대한 자책감도 몰려왔다.

도대체 언제까지 사고 치고 다닐껀지.




그래도,

그 수많은 사고를 치고 다니면서 깨달은게 있었다.

그 때 당시는 당황스럽고 속상한 사건사고도, 여행이 무사히 끝나면 바로 그 기억이 제일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여행지의 자연경관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고

사고쳐서 삽질했던 기억들만 마치 무용담처럼 길이길이 남고,

또 그 기억때문에 여행이 즐거웠다고 기억된다는 걸 말이다.



그래서 나는,

아마 오늘 일이 이번 프랑스 여행에 가장 인상적인,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될 것이라고 믿으며

몸과 마음이 지친 날 다독였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프랑스 어딘가의 들판이 참 이뻤다. 저 잔디밭. 저 구름, 저 양떼.


그림같은 프랑스 농원의 풍경 :)






다행히 무던한 성격의 MJ도 우리가 뜬금없이 파리로 강제이송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이런게 다 기억에 남는거라며 헤헤- 웃더니 

스낵바에 엎드려 쿨쿨 잠을 잤다. (널 긍정왕으로 인정한다.=_=;)


나는, 

차창밖  - 계획에 없던 - 프랑스의 경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아무 계획도/

가이드 북도/

심지어 지하철 노선도 한장도 없는/

파리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덧.

우리는 파리(Paris)의 리옹역에 도착했다. 





" ...XX추워.. @@ "



그랬다.

며칠만에 돌아온 파리에서 우리가 느낀 것은, 춥다는 것이었다!

춥다고?

바야흐로 8월인데, 춥다고?!



그도 그럴 것이

우린 남프랑스에서 놀줄알고 얇은 민소매 차림이었는데

TGV타고 3시간 거리의 파리는 뻥안치고 나뭇잎이 다 지고, 낙엽이 뒹굴고, 사람들은 패딩을 입고 다니는 가을이었던 것이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곧 증거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대로 돌아다니다가는 파리에서 여름옷입고 동사할 것 같아서

우리는 일단 옷을 사러 샹제리제 거리로 향했다.


문제는, 당시에 MJ 카드가 해외사용이 막혀있어서 MJ는 현금을 쓰고, 나는 체크카드를 썼는데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러서 둘 다 거의 예산이 바닥나가는 중이었다.

거기다가 뜻하지 않게 파리로 올라오는 바람에 내 카드로 되돌아갈 TGV 티켓 2장을 끊었더니

체크카드에 돈이 얼마 없는 것 같아....ㅠㅠ


그래서 우리는 MJ어머님께 연락해서, 내가 지금 쓰는 체크카드 계좌로 여윳돈을 입금받았고

그 돈으로 샹제리제 거리에 있는 H&M에서 가디건이랑 타이즈를 사서 가을 패션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8월 말에 이미 가을이 되버린 파리의 샹제리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이 이미 긴 옷 천지다.


honey,H / Paris/ 2011.


honey,H/ Paris/ 2011.








얼어죽을 것 같다/ 우린 따뜻한 남프랑스 구경이 목적이었는데 이거 뭐냐/ 

투덜투덜하던 우리는-

샹제리제 거리에서 가을여자 화보를 남기고는...

우리가 파리에 온 이유는 바로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며..

파리는 이 사진 한 장으로 충분하다며.....

이번 프랑스 여행은 뽕을 뽑은 것 같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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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3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5)

Paris, France

 

 

원래...파리를 이렇게 길게 쓰려고 했던 게 아닌데;

쓰다보니 하나하나 풀어쓰는 여행기 버릇때문에 아무 사건/ 사고/ 느낌도 없었던 파리편이 엄청 길어지고 있다 =_=;;

어쨌든, 이 고비를 넘어가야(?) 그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 때문에 힘내어 파리편을 쓴다. ㅠㅠ

 

 

=====================================================================================================================================

 

우리는 오페라 극장에서 나와 근처 기차역에서 내일 출발할 파리(Paris) >리옹(Lyon) TGV 표를 끊었다.

그리고 MJ 외삼촌을 만나 저녁을 먹으러 갔다.


드디어 셀카/타이머 아닌 우리 사진.

 

저녁은 파리에서 그리스 음식...(..) 그러나 맛있었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이제 우리는 정말 지쳤다. 

전날부터 한국 > 일본 > 파리 도착해서 하루종일 자전거타랴 걸으랴..이제 집에가서 샤워하고 쉬고 싶은데

외삼촌이 꼭 봐야 한다면서 우리를 이끌고 (ㅜㅠ) 에펠탑에 데려가셨다.

어흥어흥. 외삼촌 저 에펠탑 2008년에 많이 봤긔...ㅠ

 

 

피곤한데 신난 외삼촌에게 웃어드렸다. 우리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사실 저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2살 정도 차이.

머리길이도 그렇고 엄청난 체중변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번 프랑스 여행기를 쓰면서 계속 뭔가 거슬렸는데, 생각해보니까 머리색이 다르다. 

저 때 이후로 내가 2년 가까이 갈색 머리를 하고 있어서 검은 머리를 한 내가 어색해보이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원래 나 짝짝이 쌍꺼풀인데 요즘 쌍꺼풀이 똑같아져서 내가 보는 내 얼굴이 좀 변했다는거?



 

어쨌든, 이제 정말 집에 가고 싶은데 외삼촌이 우리를 바토무슈에 태워주셨다. ㅠㅠ

세느강을 따라서 유람하는 바토무슈는 밤에 타야 멋있다고.

외삼촌, 저 2008년에 밤에 바토무슈도 타봤긔..ㅠㅠ

그러나 멀리 한국에서 온 조카(MJ)와 조카친구(나)에게 파리시민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시는

MJ외삼촌의 마음에 감사하며 우리는 바토무슈를 탔다.

감사해요 외삼촌.

 

점점 날이 어두워지고 에펠탑에 불이 들어왔다.

 

세느강을 따라 출발하는 바토무슈 황금빛 에펠탑 빨간 전차도 지나가요!

 

 

 

날은 금새 어두워졌고, 이제 바토무슈타고 세느강변을 한번 구경가볼까요? 

 

아름다운 파리의 풍경. 파리의 야경 속을 걷는 저 행인때문에 사진이 더 느낌있는 것 같다.

 

불 밝힌 세느 강 다리. 나도 2008년에 저 다리 아래서 햇살을 즐겼는데.

 

바토무슈는 노틀담 성당이 있는 시테 섬도 지나간다.

 

 

강가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떼지어 춤을 추고 있었다. 광란의 신도들 같은 느낌이었다.

 

 

바...바토무슈를 타고 세느강변을 따라 파리를 구경하는 것은 정말 운치있었다.


하/지/만/

거짓말안하고 너무 추웠다. ㅠㅠ

낮에는 여름날씨였는데 밤되니까 그야말로 극강 추위 + 강바람 + 야외 바토무슈의 속도 => 멍멍이 추움.

처음에는 정신차리고 아..운치있다..멋있다...하고 보다가

나중에는 MJ와 함께 덜덜덜덜 떨면서 웅크리고 제발 이 코스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얼마나 추웠는지 나랑 MJ는 손을 비벼대며 불이 좀 붙었으면 좋겠다고 @@;

정말 뼛속까지 시리고 춥고 배고프고(?) 졸립고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했다 ㅠㅠ

눈떴으면 이불속에 있었으면...하는 그런 ....

내가 여행을 온건지 극기훈련을 온건지 헷갈려..

 

어쨌든, 그렇게 길고 길고 또 길고 또 긴 우리의 첫날 프랑스 파리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그래도 파리니까 야간 에펠타워 투척한다! 얍!


 

외계로 조명을 쏘고 있는 에펠타워.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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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3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3) 

Paris, France


오르세 미술관 주변의 거리 악사들 ♬

.


12시쯤 자전거를 반납하고 

파리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베르사유를 출발했다. 


.

누누히 말하지만 이번 여행은 준비 없이 출발한지라, 

지도라던가, 베르사유에서 파리가는 기차역 찾기 같은 정보를 

하나도 알아놓지 않았는데

나는 순전히 2008년 내 기억에만 의존해서 

베르사유궁에서 파리로 가는 기차역을 찾아냈다.

아..나 쫌 똑똑한듯....(-_-)



일단 파리로 가는 기차 RER C선을 탔고, 

그다음 목적지는! 

오페라 극장 (Opera de Paris, Opera Garnier)

나랑 MJ가 파리에 간다고 하니까,

파리를 잘 알고 있는 지현언니가 꼭 가보라고 추천해줬던 곳이다.



기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의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었고, 

이틀동안 잠도 못자고 여행중인 나와 MJ는 

노곤노곤하게 잠시 꿀맛같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

눈을 떴을땐, 환승역(Invalid)에서 기차 문이 막 닫히고 있었다.....;;;

헛 !!!!!!

뜻하지 않게 우리는 다음 역인 오르세 역에서 내려서 잠시 당황.......

지도도 없고, 와이파이도 안잡히고.....

오...오페라 극장은 이제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요.

우리는 프랑스어도 할 줄 몰라요...;;



그래도 화창한 점심시간의 오르세 미술관 근처 풍경은 길 잃은 당황함도 잊고 설레게 했다.

그래 파리다!!! @@

일단 파리구경도 식후경.

 

 

오믈렛과 프렌치프라이 그리고 파스타. 에어프랑스 비지니스 아침식사로 먹은 오믈렛이 훨씬 맛있었다.

 

 

오르세 미술관 옆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우리는 오페라 극장까지 가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어디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실내관람보다 도심을 천천히 걷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파리는 얼마든지 걸어도 좋다.

사실 2008년에 처음 파리에 왔을때는 열심히 관광지를 돌아다니느라 느긋하게 파리 시내를 걸어보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저녁에 노을을 보며 세느강을 걸었는데 그 순간이 얼마나 평온하고 좋았는지 모른다.

여행이 한 번, 두 번 늘어나면서 관광이 아니라 삶을 만끽하는 여행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가끔은 그런 시각으로 서울을 거닐곤 한다.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로 현대의 차가 달린다. 나는 이런 유럽이 정말 좋다. 우리나라도 한옥으로 지어져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페라 극장을 찾아가는 길 :)

 

 

오, 저멀리 화려한 오페라 극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Opera Garnier (오페라 가르니에) / Palais Garnier (가르니에 궁전)

가르니에 궁전이라고 불리는 이 오페라 극장은, 1875년 샤를 가르니에가 건축한 건물로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중 하나라고 한다.

객석은 2,200개이며 건축양식은 네오 바로크 스타일로 지어졌다.

 

1860년 나폴레옹 3세가 오페라를 지을 건축가 선발대회를 열었고, 

170여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설계를 한, 35세의 젊은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가 뽑혔다.

당시 나폴레옹 3세의 부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건축가가 있으나, 가르니에의 설계가 마음에 든 나폴레옹 3세의 뜻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고.
이탈리아에서 건축으로 상을 받고 활동하던 샤를 가르니에는 오페라를 짓는데에 모든 예술양식을 다 접목시켜 15년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라고 쓰여있는 오페라 극장. 로 이름이 바뀌기 전 공식 명칭이었다.

 

오페라 극장의 내부. 아주 화려하게 지어져있다.

 

한참을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다.

 

MJ와 함께 :)

 

 

위 사진에 MJ와 나만의 웃픈 사연이 있다.

MJ는 나보다 키도 5센치 정도 크고 실제로 보아도 마른편이었다. 학교다닐때 통통해진 걸 본적이 없다.

나는 앉아서 공부하면 계속 살이 찌는 체질인데, 2학년 1학기때 살이 좀 쪘다가 여름방학동안 운동을 해서 다시 원상복귀를 시켰었다.

(그러나 나는 기본적으로 좀 통통하다. 가늘게 마르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쨌든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왠지 나랑 MJ랑 비슷하게 날씬해진 것 같아서 다이어트의 효과를 듬뿍 느끼며

 

"MJ >_<! 너랑 종아리 두께가 비슷한 것 같아!!!" 라고 소리질맀더니 MJ는 이렇게 대답했다.

"미안..ㅠㅠ 내 종아리가 좀 두껍지..ㅠㅠ"

 

 

뭐야..난 가늘다고 말한건데 너한테는 두꺼웠구나...=_=

 

 

오페라 극장의 내부.

 

샤갈의 천장화 <꿈의 꽃다발> 그리고 6톤이나 되는 거대한 샹들리에.

!

 


오페라 극장은 시작부터 끝까지 화려함의 극치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파리의 오페라 극장이라고 한다.

뮤지컬 중간에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1896년 실제 공연중에 샹들리에가 떨어졌던 사건이 있었다고.

 

화려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오페라 극장의 로비. 기억속의 베르사유의 거울궁전보다도 더 화려했던 것 같다.

 

 

오페라 극장의 발코니에서 바라본 파리 시가지의 모습.

 

MJ와 함께 폰카로 ㅎㅎ




이렇게 지현언니가 우리에게 말했던 파리의 오페라 극장 둘러보기 미션도 완성하고,

우리는 오페라 극장을 좀 더 꼼꼼이 살펴보다가 또다시 사진찍기 놀이에 빠져들었다.


 

그림에 앉아있기.


잘생긴 배우와 눈 마주치기..


그의 턱을 쓰다듬는 (?) MJ ...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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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2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1) 

Paris, France





세수하는 MJ.


캄캄한 새벽파리의 샤를드골 공항에 내렸다.

새벽의 텅빈 공항은 언제나 조금 긴장된다. 거대한 공간이 텅 비어버린 느낌.

파리에서 근무중이신 MJ의 외삼촌이 우릴 픽업하러 오신다고 하셔서 

우리는 긴 비행시간에 찌든 우리를 단장(?)하기로 했다.

샤를드골 화장실 안에서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하고.....샤워는 하지 않았다.(-_-)


사실 나도 체면, 형식을 별로 안따지는데

MJ도 그런면에서 비슷했다.

좋으면 좋은거지, 하면 하는거지라는 마인드. 

그런 마인드가 반영된 우리의 사진.....(=_-;;)



벨벳의자에 앉은 MJ발레가 배우고 싶었다.



어찌됐든, 샤를드골 공항에서 우리 취향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한 MJ와 나는, 

MJ의 외삼촌의 차를 타고 일단 베르사유궁전 가까이 있는 외삼촌 집으로 향했다. 

외삼촌의 집으로 가는 동안 약한 빗줄기가 떨어졌다. 

8월의 서울은 찜통같이 더웠는데 8월의 파리의 새벽은 싸늘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들의 닥달에 못이겨 새벽내내 숙소를 알아보고 긴 비행시간에 시달려서인지 굉장히 피곤했다.

외삼촌 집에 도착해서 새벽이라 조용조용 짐을 풀고,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니 어느덧 아침 해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MJ와 나 둘 다 파리가 두번째 여행이라서 관광지에 대한 특별한 기대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번 프랑스여행은 주로 남프랑스여행이 목적이었고 파리는 in/out을 위한 도시였기 때문에 

둘 다 느긋하게 파리를 만끽하기로 했다. (과연 =_=)




파리에서의 첫번째 방문지는 바로, 베르사유! (Chateau de Versailles)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고...외삼촌 집 바로 옆이라 외삼촌이 출근길에 태워다 주시기로 했기 때문이다...(..)

베르사유도 이미 2008년에 한번 와봤.....

MJ도 와봤....

그러나 우리는 파리 여행플랜이 없으므로 그냥 베르사유를 가기로 했다. 

이번 프랑스 일주 여행은 무계획 여행의 완결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진심.


※ 주의  

이제부터 출국 이틀전날 볶은 저의 80년대 미코 사자머리가 등장합니다. 

모두들 안구 조심....(...) 

내가 원한건 이런 사자 머리가 아닌데!!! 아닌데!!! 아닌데!!!

(다행히 여행 후반부로 갈수록 내츄럴하게 풀어집니다...인내심을 갖고 보아주세요.)



OTL...개장시간 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리고 너무 추워서 어깨를 잔뜩 움추렸네.



아침 8시. 출근하는 MJ외삼촌의 차를 얻어타고 금새 베르사유까지 왔다.

그런데 아뿔싸......아직 개장을 안했어....(..) 너무 일찍 왔대.....(..)

게다가 늦여름 8월인데 파리의 아침 8시는 너무나도 쌀쌀했다.

얇은 여름옷만 잔뜩 챙겨왔는데 찬 아침바람에 온몸이 으슬으슬 ㅠ

그리고......사실 배가 좀 고팠다.... (비행기에서 그렇게 쳐묵쳐묵 하고도?!!!!)


그리하여 MJ와 나는 베르사유고 뭐고 일단 배를 좀 채워야 할 것 같아서 근처에 빵집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우리가 베르사유를 온 건지 빵집을 찾아온건지 헷갈릴 정도로 근처를 샅샅이 뒤진 후에야 겨우 문 연 빵집 하나 발견 ㅠㅠ

아, 근데 여기가 또 지상천국이네...사랑해요 프랑스 ♡



꺄륵! 정말 맛있게 생긴 파이들 >_<빵을 보고 화색이 도는 나 :P



그리하여 MJ와 저는 갓 구운 크라상을 나눠 먹으며 행복하게 파리 여행을 마쳤.......

...다가 아니고, 기운차려 다시 베르사유로 돌아갔다. 


분명 8시만 해도 구름 잔뜩 낀 날씨였는데 갑자기 기적처럼 구름이 갰다!


개장시간이라 아주 한적한 베르사유 앞에서 :D



드디어 아침 9시.

개장시간이라 마침 사람이 별로 없었고, 

우리는 남들 다 가는 궁전을 Pass하고, 바로 베르사유 정원으로 입장했다.

음 - 개인적으로 베르사유궁전은 그닥 인상적인 것이 없다. 거울의 방 정도??

사람들은 모두 궁전으로 우르르 몰려들어가고, 아침 9시의 베르사유 정원에는 나와 MJ만 덩그라니...

그리하여 우리가 베르사유 정원을 전세냈다. (-_-)V


아침 햇살이 비치는 베르사유 정원. 저 멀리 화단의 꽃들이 한 폭의 그림같다.

아무나 즐길 수 없는 고요한 아침의 베르사유


여자들이란.jpg ____여자하면 셀카.


나도 셀카...



셀카찍는데 정신팔려서 진도가 안나가는 우리는 겨우겨우 정신을 챙기며 정원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베르사유 정원. 정말 아무도 없다. 럭키 >.~


저희 엄마가 아닙니다. 여러분 제 머리스타일리스트를 용서하세...


중간중간 조각상과 저 한가운데 커다란 인공수로가 보이는 베르사유 정원.





8월이면  성수기인데, 베르사유 정원을 관광객 방해 없이 돌아볼 수 있다니! 

게다가 새벽에 떨어지던 빗방울 걱정없이 하늘은 맑고 햇살까지 밝았다. 

음 - 이번 여행, 시작이 좋은 것 같아. :)



어머, 꽃밖에 없네 :D.....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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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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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카테고리 없음 2011. 10. 17. 23:47





2011. 08. 29. Paris, France
이미 50일 전 뜻하지 않게 파리의 가을을 보았다.
이제는 스산한 겨울이려나.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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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8일.
세계여행 제 28일 째 (3)
Paris, France


한참을 꽃밭에서 정신못차리다가 드디어 노틀담 성당에 도착했다.
사실 나는 그저께 노을을 보러 가다가 노틀담 성당에 먼저 와봤다는...;
여튼, 요날 요래요래 날씨도 좋고 해서 노틀담성당 주변에 사람들 참 많았다는...!

꼽추가 살았다는 그 노틀담 성당




그런데 사진을 올리다보니까, 문득 이 노틀담 성당이 어디서 낯이 익다....싶은데 뭘까뭘까...하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샌프란시스코의 Grace Cathedral!!! 정면이 상당히 닮았다. 노틀담 성당이 훨씬 정교하고 복잡하면서 화려한 모습.


그레이스 대성당 in SanFrancisco

노틀담 성당 in Paris




어제는 비까지 내리면서 부슬부슬 춥더니만 오늘은 왜이렇게 더운거야?!?!?!?!!!
우리는 너무 더워서 ....피씨방에 들어가서 오랫만에 컴퓨터를 하면서;; 더위를 식.혔...;;;;;
어쨌든, 기차시간까지 아직 한참 남아서 그저께 바로 코앞에서 발길을 돌렸던, 비때문에! 그 곳에 왔다.
그런데...나 사실 지금 여기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난다................라고 쓰려다가 나만의 여행수첩을 딱 펼쳤는데!
노틀담성당→........궁전,가든→개선문(top)라고만 써있다.......-_-;;;


뭐..그렇습니다. 지금 안타깝게도 프랑스가이드북만 사라져서...어딘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
뭐...그렇지만 아무도 안타까울 분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기 때문에..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며 독서를 하는 파리지엔.


작은 연못에 이런 조각배들이 둥둥 떠다녔다. 아이들이 띄우고 노는 배..




자...이제 정말 파리에서의 마지막.
짧았던 4일간의 여행을 모두 마무리 지으려 간 곳은, 바로 개선문!


개선문에 올라가려면 300몇개의 계단을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에펠탑도 걸어올라갔는데 개선문도 옷올라가겠냐.ㅋ
파리에는 에펠탑이라는 좋은 전망대가 있지만
도시 자체에 높은 건물들이 없어서 조금만 높은 곳에 오르면 파리의 전경들이 한 눈에 다 보인다.
게다가 개선문이 있는 곳이 방사형 도로의 바로 중심점!

마지막으로 개선문 옥상에 서서, 지금까지 우리가 구석구석 돌아다녔던 곳들을
아쉬운 마음을 가득담아 바라보았다.


첫 날, 예상치 못하게 올라갔던 에펠타워.


어젯밤, 아멜리에를 떠올리며 올라갔던 봉긋솟은 몽마르뜨 언덕


시원했던 가로수길..


방사형 도시, 그리고 왼쪽 붐비는 길목이 샹제리제


저 멀리 뻥 뚫힌 신 개선문과 라데팡스



이 날은 정말 츄리의 극치여서....사진을 남기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사람사진이 없어서;;;큰 맘먹고 시은언니랑 찍은 사진을 올립니다.
무려 여행 28일째에요. 이제야 여행의 반을 지나가고 있다는...조금 츄리하여도, 이해해주시기를 바라며 ^^




++++++특별 보너스!

무려 76유로 (원가는 대략 130~140유로) 내고 탔던 호텔차의 내부를 살짝 공개합니다. 아하하하하
우리는 이때 처음으로 유레일패스를 사용해서 야간 기차를 탔기때문에 사실 호텔차가 얼마나 좋은지는 잘 모르는 상태였고...

객실안에 설치된 세면대(6인용 일반 침실엔 없다)

옷걸으라고 옷걸이도 비치되어있고

간단한 세면도구와 물,



다 세팅이 되어있는 침대와 나름 푹신한 매틔스

무려 객실안에서 세수를!




실 우리는 호텔차라고 해서, 한 객실안에 한 명 혹은 두 명정도 일층 침대 놓고 가는 그런 칸을 상상했는데
4인이 한 객실을 쓰는 이층침대 두개짜리 객실이었다. 그래도 객실안에 세면대가 있어서 화장실 들락날락할 필요없이 씻기 좋았고
더더군다나, 귀마개!!! 앞에서 계속 말해왔듯 며칠동안 시은언니의 앓는 소리에 잠을 못자서 극도로 피곤하고 예민해져있었다.
그런데....이 날, 정말 흔들리는 기차안에서 꿈도 안꾸고 깨지도 않고 세상모르게 잠들어버렸다. 귀마개 덕분에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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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틀담 성당에 찾아가다 발견한 꽃이 만발한 카페-
시간만 넉넉했다면 당장에라도 저 햇볕드는 테이블에 앉아 물한잔이라도 먹고 갔을텐데..
다 아름답고 멋졌던 파리에서의 기억이지만, 더 특별했던 이 곳은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


햇빛을 즐기며 책을 읽고있던 ..



당장에라도 앉고 싶게 만드는 저 작은 테이블과 빨간 꽃.


내가 다시 돌아갈 때까지, 변치 말고 이 자리에 이 모습 이대로 있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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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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