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8월 28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1)
Avignon, France
어젯밤, 하루종일 아비뇽을 쏘다니다가 밤늦게 숙소로 돌아와서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의식을 잃고 잠들어있는데
문득....
누군가 날 쳐다보고 있는 듯한 오싹한 느낌이 들어 잠결에 살짝 눈을 떴는데,
"헉...M....MJ..너 여기서 뭐해...?"
캄캄한 방안에서 MJ가 내 침대 옆에 우두커니 서서 날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었다.
".....H....누가....우리 방문을 열려고 하는 거 같아.
자꾸만 바깥에서 문을 잡아당겨"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면서 소름이 쫙 끼쳤다.
"MJ,그...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자고 있는데 자꾸 덜커덕 덜커덕 하면서 누가 문을 열려는 소리가 나서 눈을 떴는데
문 틈새 불빛 좀 봐봐. 그림자가 져있어.
누가 밖에 서있나봐.
어떡해.."
헐.....
시간을 보내 새벽 6시가 좀 안된 시간이었고 아직 방안도, 바깥도 캄캄했다.
이 호스텔은 텅텅 비어있고 투숙객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누가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단 말인가.
게다가 여자 둘 밖에 없는 우리 방에 ㅠㅠ
정신을 가다듬고 가만히 기다리니 정말로 바깥에서 문이 덜그덕 덜그덕 흔들렸다.
"바..바람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어.
이 큰 호스텔에 방은 남아돌고, 굳이 우리 방에 새로운 사람을 이 새벽 6시에 새로 배정하지 않았을꺼야.
누가 술취해서 자기 방인줄 알고 실수로 문을 열려고 하는 걸 수도 있고
정말 이 방에 새로 배정된 사람이라면 카운터에 가서 마스터 키라도 가지고 오겠지.
일단 잠근 문은 열지 말고, 불을 켜봐
사람이 있는 척 해봐"
MJ가 잽싸게 방 불을 켜고 부시럭부시럭 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런데도 여전히 문은 덜그덕 거렸고 문 앞의 그림자도 여전했다.
그냥..바람 탓인것 같았다.
우리가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예민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불을 끄고 누웠다.
나는 MJ가 안심하게 CCM을 두어개 크게 켜놓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행히, 정말 바람이었는지 아무 일도 없이 다시 아침이 찾아왔다.
===========================================================================================================================
자자,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Aix-en-Province(액상프로방스) 가는 날!
남프랑스를 마무리할 마지막 도시!!
오늘, 액상프로방스를 둘러보고 내일 파리로 이동하면 우리 여행은 끝이 난다. 힝 ㅠ 아쉬워라. ㅠㅠ
액상프로방스가 아기자기하고 이쁜 도시라는 소문을 많이 들어서 우리는 잔뜩 기대하고 길을 나섰다.
아비뇽에서 액상프로방스까지는 TGV를 타고 20분. 멀지도 않다.
오늘도 느긋하게 액상프로방스에서 여유를 즐겨야지 >_<
우리는 TGV를 타러가기 전에 약간 시간이 남아서
다시 한번 론강을 잠깐 산책하기로 했다.
M상쾌한 아비뇽의 아침 모습.
아비뇽의 아침 모습.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아비뇽의 론 강 근처. 한적하고 평화롭다.
아비뇽의 아침 :)
아비뇽의 멋진 아침풍경과 MJ ~ :)
새벽에 있었던 소름끼친 일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오늘의 아비뇽의 날씨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맑고 쾌청하고 적당한 바람까지 불어 시원하기까지 !!
아마 지금 한국은 찜통처럼 습습할꺼야!!!
나와 MJ는 약간 새벽잠을 설쳐서 피곤하기도 하고
또 이제 여행이 이틀밖에 남지 않아서 아쉬운 맘이 있기도해서인지
유난히 더 들떠있었다.
아비뇽 center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TGV를 타러 고고고 -
가는 길에 요런 사진도 찍었다.ㅋㅋ
Aix-en-province로 가는 우리 TGV는 10시 05분기차.
살짝 타이트하게 기차역에 도착했지만 아직 10여분 시간이 남길래
물을 한 병 사려고 하는데, 갑자기 전광판에 기차 시간표가 떴다.
그런데 출발시간이 10시 03분??!?!?!??!
뭐야 !!!
MJ !! 뛰어뛰어!!!!!!!!
프랑스 이동네는 기차비도 비싸고 Aix까지 가는 기차가 그리 자주 있는게아니라서
우린 그 기차를 놓치면 안됐다.
우린 허겁지겁 정신 없이 달려서 기차에 올라탔다.
나와 MJ가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숨돌릴틈도 없이 기차 문이 닫히고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기차에 올라타기 전에 얼핏 "마르세유"라고 써있는걸 보긴 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제대로 탄거다.
그래도 플랫폼을 확인하지 않고 냅다 기차에 뛰어든게 약간 찝찝해서
지나가는 여자를 붙잡고 물어봤다
"Excuse moi - 이거 Aix-en-province가는 기차 맞죠?"
나는 그냥 확인차 물어 본건데, 여자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NO!!!! 이거 Paris로 가는거에요!"
오쉣.....분명 마르세유방향인걸 보긴 봤는데 왜 Paris로 가는거지?
그랬다.....내가 순간적으로 방향판단을 실수했던 것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괜찮아...ㅠㅠ 다음역에서 내려서 갈아타면 되지 뭐.
추가요금이랑 시간 좀 날리겠네 ㅠㅠ
"그렇군요 ㅠㅠ 그럼 다음 정거장은 어딘가요? 내려서 갈아타야 할 것 같아요"
.....
"O.M.G. 다음 역이 PARIS에요!!!!"
"Whaaaaaaaaaaaaaaaaaaaaaaaat ??!!???!?!?!"
'11 프랑스 코트다쥐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 Walking in Paris (2) | 2013.09.22 |
---|---|
18. 헐랭녀들, 파리로 강제이송되다!!! (5) | 2013.08.21 |
16. 아비뇽 대반전 (8) | 2013.08.08 |
15. 두둥 =) 아비뇽 입성 ! (2) | 2013.08.04 |
14. 아침해가 빛나는 끝이없는 바닷가~ (2) | 2013.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