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1.
Buenos Aires
# 18 de Agosto, 2015
Buenos dias!
정말이지 이 아침인사가 잘 어울리는 Buenos Aires에서 맞는
첫 아침이었다.
얇은 이불에 난방 기구 하나 없는 방에서 벌벌 떨며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 커텐을 걷어보니,
반대쪽 건물 너머로 맑은 하늘이
내게 Buenos dias! 라고 인사하는 것만 같았다.
어제 저녁 Aeroparque(아에로빠르께) 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숙소인 America del sur (아메리까 델 수르) 호스텔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한 시간이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요 며칠 계속 새벽에 일어나느라 피곤하기도 해서
찐찡이는 기절해버리고, 나는 혼자 심란한 마음을 달래다 잠이 들었다.
다행히도, 이 아침의 화창한 날씨가 어제의 심란함까지 씻겨주는 것 같구나.
오늘 일정은, 우선 한국에서 핸드폰 배터리를 사달라고 부탁한 Y언니를 먼저 만나야 한다.
숙소가 있는 산뗄모에서 플로리다 거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호스텔에서 나와 한 블럭 걸어가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Bonita~(이쁘다!)"를 외쳤다.
뭐죠. 아르헨티나..이런 곳인가요?
약간 쑥쓰러워하며 플로리다 거리를 향해 걸어가는데
와, 정말 남미의 파리라더니- 여긴 그냥 유럽이구나!
정말 유럽스타일의 건물들이 큰 대로 사이로 쫘악 늘어서 있었다.
유럽 스타일 도시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정말 최고의 선택!
초록나무들이 여름처럼 보이지만 이 곳은 8월의 겨울!
유럽식 건물들의 등장!
저 멀리 오벨리스크가 보인다. 정말 얼핏 유럽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유럽다웠고, 또 한국을 떠나온지 열흘만에 큰 도시에 이기도 하고
어느 덧 어제의 심난함은 다 사라져버리고,
화창하면서도 약간 쌀쌀한 날씨가 나를 반겨주었다.
내가 부에노스 아이레스 있다니!
그런데 이렇게 아름답고, 게다가 날씨까지 좋다니!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잖아.
소매치기가 많다고 해서 긴장은 되었지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설레고 홀가분했다.
그 유명한 Florida (플로리다) 거리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평일 낮 11시에 이렇게 일요일 같은 분위기라니..조금 의아했다.
정말 환전하는 거리라더니, 몇 걸음에 한명씩 Cambio~Cambio~(환전) 특유의 억양으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Y언니와 만나기로 한건 Florida(플로리다)와 Cordoba(꼬르도바) 사이의
Galeria Pacifico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앞.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은 지어진지 1세기가 넘어가는 엘레강스한 건물이다.
꼭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플로리다 거리를 걸으면서 한 번쯤을 들어가볼 만한 건물!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건물들 정말 아름답다 :)
Y언니를 기다리면서. :P
안으로 잠깐 들어가 볼까?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건물 가운데에는 커다란 돔에 그려진 천장화가 하이라이트라고 했다.
바로 여기. 작은 분수 위로 커다란 천장화가 그려져 있다.
갤러리아 파시피꼬에서!
고급진 분위기의 갤러리아 파시피꼬에서 나는 쇼핑대신, 1층에 있는 서점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풍경을 담은 얇은 사진집을 하나 샀다.
여행다니면서 한번도 그 나라, 그 도시의 사진집을 산 적은 없었는데
문득 이 도시의 아름다운 명소도 알 수 있고, 또 기념품으로도 좋을 것 같아서.
지금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펼쳐보니, 엽서보다도 더 좋다.
여행의 순간들이 더욱 또렷하게 생각나는 것만 같다.
플로리다 거리 :)
플로리다 거리에서 만난 꽃가게.
약속한대로 12시에 갤러리아 파시피꼬 백화점 정문에서 Y언니를 만났다.
배터리를 교환하고 나니, 밥이라도 한 끼 사주고 싶은데
지금 다른 도시에서 오는 친구와 엇갈려서 빨리 버스터미널로 가보셔야 한다고.
아쉽지만 그렇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는데
무슨 마음이었을까, 나와 찐찡이는 Y언니가 친구를 찾을때까지만 따라가보자! 라고 해서
서둘러 Y언니를 쫓아갔다.
- 저기요! 저희도 버스터미널까지 따라가면 안될까요?
Y언니는 흔쾌히 같이 가자고 했고, 낯선 도시에서 친구가 그리웠던 우리는 Y언니를 따라
햇살이 내리쬐는 8월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걷기 시작했다.
호스텔을 나섰을 때의 쌀쌀함은 어느새 가시고
8월의 겨울, 햇살은 따사롭게 이 도시의 골목골목을 비췄다.
플로리다를 걸어나오니 작은 공원이 나타났다.
산 마르틴 플라자
날씨는 화창했고,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했다.
아아, 거기다 이 도시를 잘 아는 사람을 따라 걷고 있으니 낯선 도시에 대한 경계심도 풀어졌다.
Y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도시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을 찬찬히 일러주었다.
예를 들면, 소매치기의 갖가지 수법들.
레티로 역 근처의 고속버스터미널로 들어서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깜짝 놀랐다.
게이트가 몇십개가 되었다.
Y언니가 만나야 할 사람은, 여행작가라고 했다.
이미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 넘었고, 게이트가 너무 많고 사람도 너무나 많았다.
Y언니와 나, 찐찡이까지 샅샅이 한국인일법한 사람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그 여행작가라는 분은 만나지 못했다.
우리는 고속버스터미널의 어느 카페에 들어가
Y언니로부터 몇 가지 추천레스토랑과, 봐야 할 것들, 조심해야할 것들을 전해들었다.
Y언니가 지금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축제기간이라며 우릴 위해 브로셔를 챙겨주셨다.
매일 밤 무료 공연이 열리니 관심이 있으면 부에노스에 있는 동안 찾아가보라고.
그리고 있는 동안 밀롱가를 가게 되면 연락할테니 괜찮으면 한 번 더 보자고.
그렇게 Y언니는, 홀로 집으로 돌아가고
조금 더 애정이 싹 튼 이 도시를 우리끼리 둘러볼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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