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3.

 Ica & Huacachina (Perú)

 

 

 

리마에서 이카로

 

 

 

 

# 10 de Agosto, 2015. Ica, Peru.

 

페루에서의 2일째 맞는 아침.

리마는 어제만큼이나 날씨가 우중충했다.

괜찮아. 우린 해가 쨍 나는 이카에 갈테니까! (과연?)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어제 표를 환불했던 Cruz del Sur 터미널로 향했다.

 

 

하지만 표정은 기쁘게!

사람들이 이카(Ica)에 가는 이유는

99% 와카치나(Huacachina) 사막을 보러 간다.

이미 TV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도 소개되었지만,

단순히 사막만 감상하는게 아니라

버기차를 타고 롤러코스터 타듯 사막을 가로지르고

또 사막에서 보드도 탈 수 있다.

 

4시 투어를 하면 사막에서의 일몰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우리도 4시 투어를 목표로 아침 10시 리마 → 이카로

가는 버스티켓을 샀다.

터미널에서 물대시 페루에만 있다는 잉카콜라를 사마셔봤으나

맛도 기억이 안날만큼 한입만 마시고 영원히 잉카콜라와 작별을 고했다.

 

 

 

 

 

 

리마의 크루즈델수르(Cruz del Sur) 터미널.

 

 

 

 

 

 인사해주는 친절한 직원 :)

 

  

참고로 페루는 교통수단으로 버스시스템이 아주 잘 갖추어져있고

버스마다 등급이 있으며, 좋은 등급의 버스일수록 좌석이 180% 눕혀지고

식사도 나오는 등 비행기보다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리마↔이카는 페루에서도 단거리 구간이라 크게 상관이 없다.

 

우린 찐찡이가 버스멀미가 있어서

미리 인터넷으로 1층 가장 앞자리를 예약했는데,

 

아뿔싸!

 

 

 

 

 

 

 

버스가 2층 버스인데 1층은 앞이 꽉 막혀있다!!!!!

헐...우리 눈앞에 보이는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뿐.....

여러분. 4시간동안 벽만 보고 가지 않으려면

2층으로 가세요..

 

 

 

 

 

 

버스는 리마를 떠나 이카로 달리기 시작했다.

날씨도 날씨지만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척박하고 황량하고 때로는 지저분하기도 해서,

풍경을 감상하면서 갈만한 그런 경치는 아니었다.

 

리마를 보고나서 아, 조금은 못 사는 나라구나...싶었는데

근교를 나와보고는 아..많이 못 사는 나라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사과가 나온다 앞이 꽉 막혀서 발올리고 갔다.

 

 

 

 

 

 

버스는 4시간 때 달리는데 하늘은 여전히 허어어연 구름으로 이 땅을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제 이카에 거의 다 와가는데...

이번 여행에 날씨 운은 정말 안따라주는 건가.....

 

 

하고 좌절하며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구름이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마법처럼 나타났다!!!

어젯밤부턴 마음에 잔뜩 서려있던 나의 우울한 마음도 조금 걷히는 느낌.

 

 

그리고 이카에 내리니 정말이지 해가 째앵- 했다.  Hace sol :)

 

 

이카의 버스터미널에 내리면 한국말 하는 택시기사들 천지다.

그 중에 한 아저씨와 협상(?)을 해서 와카치나로 갔는데, 아저씨가 버기투어를 할 호스텔을 소개해줬다.

택시 아저씨는 한국인들이 써 준 추천서도 3장씩이나 가지고 있었다.

택시 아저씨가 내려준 호스텔에 가서 4시 버기 투어를 예약하려는데 1인당 45솔에서 조금도 안깎아준다. 샤워도 안된단다. 쳇.

처음에 40솔을 생각하고 왔는데, 이 호스텔 주인장 깎아달라고 더 빌어봤다가는 한 대 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5솔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4시 버기투어를 예약했다.

하지만 우린 여기서 한가지 실수를 했다.

 

 

 

 

 

와카치나 호수 근처에서 쉬는 사람들

 

어제의 비가 흩날리던 리마와 다르게 햇살이 내리 뜨겁다. 눈이 부시다.

 

다들 사막을 달리고 있는지 호숫가는 평화롭다.

 

 

 

 

 

 

드디어 4시가 되었고, 사람들이 하나 둘 호스텔에 집결했다.

우리가 탈 버기차가 결정되었고, 운이 좋게도(!) 나와 찐찡이는 버기카의 제일 앞 자리에 앉았다.

럭키!!!! 럭키!!!!! 뭐든 앞자리가 최고야!!!

 

 

다들 버기카에 앉았는데, 갑자기 우리 뒤에 앉은 사람들에게 세금이라면서 4솔씩을 걷어간다.

우리는 세금이 그 45솔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리 내고 오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앉아있었다.

부릉부릉 버기카가 조금 달리더니, 사막 들어가기 직전에 차를 멈추고 갑자기 나와 찐찡이에게 너네도 세금을 안냈다는 거다.

 

분명 호스텔 주인이랑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소리야!

우리 세금 냈어!! 라고 말해봤지만 운전사가 꿈쩍도 안한다. . ....

그런데 찐찡이도 빡쳐서 입을 앙 다물고 꿈쩍도 안한다...

우리 때문에 버기투어가 출발 못하게 생겼다....ㅜㅠ

일부러 이런 방법을 쓰는 것 같기도 했다..하...이 사기꾼들...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4솔씩 세금을 더 내고서야 버기투어가 시작할 수 있었다.

 

와카치나에서 버기투어 하시는 분들.

꼭 투어비에 세금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확인증을 받아두든지 아니면 나중에 따로 내겠다고 하세요.

이렇게 두번 뜯기는 수가 있음.......................ㅜㅠ

 

 

 

어쨌든 찝찝하고 짜증나는 마음으로 버기차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헐........

 

 

 

엄청 재밌어.............!!!!!!!!!!!!

방금 낸 4솔 따위!!!!!!!!!!

40솔을 더 내라고 해도 그냥 줄 수 있을 것 같아!!!!!!

 

 

 

 

 

 

끝없이 펼쳐진 모래 사막.

 

빨간버기차!

 

여기가 와카치나입니다!!!!

 

나의 여행 버디 찐찡이와 함께 ;)

 

 

 

 

 

버기카가 모래언덕을 타고 내달릴때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

 

 

정말이지 롤러코스터보다 짜릿한 느낌이었다.

꽃청춘의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버기차는 한참 달려서 일단 사진을 찍으라며 한 곳에 내려다준다.

거기서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경쟁적으로 인증샷을 찍고 나면, 이제 운전사 마음대로 뿔뿔이 흩어진다.

 

 

 

 

광활한 사막을 질주하는 버기카들.

 

바람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모래의 물결.

 

 

 

 

 

그렇게 한참 사막을 가로 질러 버기카는 어느 야트막한 모래언덕위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너덜너덜 낡은 보드를 차에서 내리더니, 양초를 하나씩 쥐어준다.

이걸로 보드 밑바닥을 칠한 다음에 한 사람씩 부딪히지 않게 차례로 내려가란다.

 

 

 

 

 

시작은 이렇게 미약하였다.

 

헤헷.헤헤헷.

 

사막에서 함께.

 

 

 

 

 

와우,

원래 보드도 안타지만 모래에서 누워서 보드를 타다니!

이런 경험 정말 처음이야!!!

그렇게 야트막한 언덕에서 두어번 타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엄청 높은 언덕에다가 우릴 데려다 준다 .

 

 

 

 

 

모래속에 발이 푹푹 파묻힌다. 이제는 그 높이가 까마득해졌다.

 

 

 

 

 

점점 난이도가 높아져서, 나중엔 정말 사람이 손톱보다 작아보이는, 얼추 아파트 높이가 넘는 높이에서

보드를 타고 미친듯이 내려왔다.

여기서부터는..사진이 없다. 너무 높은데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서 사진기를 차에 두고 다녔기 때문에....

 

 

여행가기 전에 버기투어 하다가 뇌출혈 당했다는 한국인 후기를 읽은 적 있었는데

이 높이에서 속도를 못이기고 누군가와 충돌하면 훅 갈 수도 있겠구나...싶기도 했다.

보드를 탈 줄 아는 외국인들은 보드용 부츠를 신고 보드를 서서 타기도 했다 .

 

 

 

 

 

 

모래 언덕을 따라 보딩할 지점을 찾는 사람들.

 

 

 

 

 

 

그렇게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한 3번쯤 원없이 타고 나면

4시투어는 마지막으로 선셋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춘다.

커다란 해가 이글거리며 사막따라 펼쳐진 지평선을 넘어 긴 여운을 넘기며 사라졌다.

 

 

 

 

 

 

거칠다. 그러나 그 느낌이 나쁘지 않다.

 

 

 

 

 

버기카의 맨 앞에 앉아, 드넓게 펼쳐진 사막을 달리는 그 느낌은 한 마디로 터프했다.

사막을 달리는 그 터프한 그 느낌은 정말 쉽게 경험할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작은 사막언덕을 봤는데 이렇게 온 세상에 모래로만 가득한 사막다운 사막은 나도 처음이었다.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느낌.

따뜻하면서도 탁트여 시원한 느낌.

그리고 모래와 바람이 쌓아올린 사막의 아름다운 모습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이라 뜻 깊고, 또 그래서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이었다.

그렇게 와카치나로 돌아와서 곧바로 이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고

흥분과 긴장이 뒤섞인 긴 하루 끝에 버스에서 세상 모르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깼을 땐,

왠지 모르게, 그 모든게 꿈인 것 같았다.

신기루처럼...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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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 삶/II. 삶 2015. 11. 12. 16:00


한동안 계속 미세먼지와 구름으로 가을같지 않던 가을이다가
오랜만에 날이 아주 화창하게 개었다.
고3들은 온 힘을 다하여 수능을 보고 있을 수능날,
점심시간에 엄마를 초대해서 회사 근처의 선정릉에 단풍소풍을 다녀왔다.

 


 


선릉역에서 나오는 순간,
지하철역이 하나의 프레임 같다.
선릉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같아.

 



 



세계유산 조선왕릉 :)

 




 


알록달록 아름다운 단풍

 



 


바닥의 나뭇잎을 쓸지 않아 더더욱 가을의 운치가 가득했다. :)

 



 


사진에는 다 담을 수 없어 아쉬울 정도로
가을의 정취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내 사진은 엄마가 제일 잘 찍어주신다.

 


 

 


햇살이 스며드는 도심 속의 자연숲.
수북이 쌓인 나뭇잎을 자박자박 밟으며,
차소리가 아닌 새 소리를, 매연이 아닌 숲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

 

 





이렇게 2015년도 가을도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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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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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2.

 LIMA

 

 

 

# 9 de Agosto, 2015. Lima, Peru.

 

호텔의 조식을 먹고서 긴 비행에 지친 우리는 잠시 눈을 붙였다가 점심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화창할 것 같던 아침과 달리 날씨가 우중충했다.

 

 

- 뭐, 리마는..큰 기대하지 않았으니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일정을 미리 Fix하는 것이었다.

시간은 2주로 정해져 있고,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이동거리가 대륙을 넘나드는 수준이라 이동편을 모두 확정해야했기에.

그래서 사실 리마는 빼려고 했는데 긴 비행 이후에 바로 또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게 무리일 것 같아서

하루 쉬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리마를 첫 일정으로 잡았다.

 

 

그리고 리마에서의 최대목표는 페루 대표음식인 '세비체' (Cebiche) 먹기!

트립어드바이저 3위 맛집에 오른 세비체리아 <La Mar>로 곧장 이동했다.

호텔에서 걸어갈만한 거리기는 했지만, 잘 모르는 도시니까 택시를 탔는데 택시 아저씨가 길을 잘 몰라...(ㅜㅠ)

나의 짧은 스페인어 실력으로 아저씨에게 길을 가르쳐주며 드디어 <La Mar>에 도착했다.   

 

 

La Mar ; cebicheria

 

정신없이 바쁜 까마레로들.

 

 

와우. 트립어드바이저의 인기 맛집답게 대기줄이 엄청났다.

거의 50분을 기다린 후에야 우리는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었다.

깔끔하고 널찍한 세비체리아는 마치 우리나라 신사동에 있을 법한 분위기였고

내부는 각 국에서 온 외국인들로 북적거렸다.

세련된 외관과 손님들의 수준이, 그리고 페루물가에 비하면 엄청난 가격이

비로 이 곳이 Hot place임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막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물가에 적응되어 있어서 첫날은 가격에 너무 개의치 않고 맛있는걸 먹기로 했다.

 

 

색조합이 맘에 든 깔끔한 메뉴판

 

이것이 real cebiche!

 

 

 

 

우리는 추천을 받아 세비체와 깔라마리(오징어) 볶은 것. 그리고  La mar sour 칵테일을 시켰다.  

세비체는 회 같아서, 제대로 만드는데서 먹는게 아니면 비리다고들 하는데

<La mar>에서 먹은 세비체는 그런 비린 맛 없이 깔끔했다. 추천추천 :)

페루에 오면 피스코 사워를 마시라고 했는데, 내가 마신 칵테일 이름에 sour가 있었지만 이게 피스코 사워 같지는 않아.....

(결국 난 페루에서 피스코 사워를 마셔보지 못했다 ....- -)

 

 

 

레알 세비체 - 여러분도 한입 :D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 새 오후 한 나절.

미라 플로레스와 센트로(Plaza de Armas) 중에 남은 시간동안 센트로(Plaza de Armas)를 구경하기로 했고,

가는 길에 Cruz del Sur (버스터미널)에 가서 인터넷으로 사두었던 버스표 (이카 → 쿠스코 행)를 별 탈 없이 환불했다.

여행 준비하면서 은근히 스트레스인 것이 외국어로 결제했던 것들을 취소해야 할 때.

구글에 검색해봐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글이 없을 때.

돈을 날리게 생겼을 때.....ㅜㅠ

 

 

※ Cruz del sur 버스표 환불하기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Cruz del sur 표를 예매했는데, 환불하고 싶다면?

 

(1)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취소하기 : Cruz del sur 홈페이지에서 Contact us에 표를 환불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면,

      등록된 이 메일 주소로 환불 절차에 대해서 친절한 안내메일이 온다. 단, 버스출발 24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하며 티켓 값의 15%가 공제된다. 

      (The request must be made up to 24 hours before the your scheduled departure bus .

          All annulments are also subject to the retention of 15% of the ticket value.)

 

(2) 페루에서 직접 취소하기 : Cruz del sur 터미널에가서 직접 표를 환불하는 방법.

                                         그 자리에서 바로 취소 수수료를 공제하고 현금으로 환불해주기 때문에 확실하다. 

       (La devolución de la Boleta, Factura o Boleto de Viaje a solicitud del titular, podrá ser efectuada para Servicio Nacional

        hasta 12 horas antes de la salida del servicio para el caso de tarifa regular, y 24 horas antes para tarifas de ocasión y/o

        insuperables, con deducción del gasto administrativo: 10% Efectivo y 15% Tarjeta de débito y/o crédito.

        Para el servicio internacional la devolución podrá ser efectuada con 48 horas antes de la salida del servicio y se aplicarán

       los costos administrativos de acuerdo a las normas internacionales del país donde se realiza la compra del pasaje.)

      - 페루 국내선 버스 : Regular 요금 버스는 출발 12시간 전까지, casion/insuperables 요금 버스는 24시간 전까지 취소 가능

                                          현금(efectivo)은 10%, 카드(Tarjeta de debito/credito)는 15% 공제

      - 인터내셔널 버스 : 버스 출발 48시간 전까지 취소 가능 (뒷문장은 해석 불가..@@)

 

 

 

어쨌든, 다시 Cruz del Sur 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리마의 중심부인 아르마스 광장 (Plaza de Armas) 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뭐랄까...

중심가이자 관광지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렸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나와 찐찡이는 가방을 꽈악 움켜쥐었다.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구나.

아까 <La mar> 근처는 이 센트로에 비교하면 완전히 고급동네, 부자네처럼 느껴졌다.

마치 조금 다를 뿐 마치 한국의 신사동 어디 페루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느낌었는데

아, 여기는 정말 리마구나!

 

낯섦, 긴장, 불안함.

드디어 제대로 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페루의 대통령 궁

 

리마의 대성당

 

대성당 앞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커플

 

 

 

아르마스 광장의 중심인 대통령궁과 대성당은 앤티크한 분위기였는데

날씨도 너무 흐리고 으슬으슬한데다 조금씩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일요일이어서 그런건지 관광객과 주민들이 모두 다 나와있는 것 같았고

행여나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싶어 가방과 카메라를 꼭 쥐었다.

 

나름 멋있는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고 싶었는데,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너무 많고 여이가 남미라는 것 때문에 너무 긴장한 탓일까.

이쁜 사진을 찍자고 할 마음도, 정신도 없었다.

 

 

 

 

 

 

비가 흩뿌리고 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어느 새 해까지 져버려 날은 점점 어둑어둑해졌다.

관광지라서 동양인도 많을 줄 알았는데, 눈 씻고 찾아봐도 동양인이라곤 나와 찐찡이 뿐이었고

스쳐지나가는 페루 주민들이 우릴 뚫어지게 쳐다보고 "치나, 치나(중국여자)"라고 수군거렸다.

 

이럴 땐 스페인어를 알아듣는 게 도움은 안되는 구나..ㅜ

 

 

그래도 언제 리마에 다시 와보겠나 싶어 어둑해지는 가운데 아르마스 광장 주변을 뱅뱅 돌았지만

컨디션은 점점 나빠졌고, 그냥 빨리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다.

내가 여행하다가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들다니!!!

 

 

하지만, 여기는 리마.

안전하게 택시타는 것조차 엄청난 일이라서

우리는 길거리에서 택시를 고르고 고르고 또 골라서 겨우 호텔로 무사히 돌아왔다.

우리가 아무리 골랐다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사실 그냥 로또랑 다를바가 없었네.

 

 

겨우 호텔로 돌아와 히트텍에 기모잡옷에 패딩까지 껴입고 나서야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 비행시간과 갑자기 여름에서 겨울로 변한 기온때문에 감기 기운이 오는 건가..싶으면서도

여행지가 너무 긴장의 연속이라 (소매치기나 택시사기) 정신적으로 더 피곤한 것 같았다.

 

 

 

씻을 힘도 없다. 털썩.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슬쩍 들었다. 

 

 

  쉬라고 있는 휴가인데 너무 무리했나...

  여행내내 안전을 걱정하면서 다녀야 하다니...아 정말 너무 피곤하다.

  그냥 편하고 좋은데 갈껄. 왜 사서 고생이람.

  아직 갈 길이 한참인데. 너무 여행 첫날부터 지쳐버린건가?

  이러면 안되는데....

 

 

그렇게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내일은 좀 더 나은 날이기를 바라며 여행지에서의 첫 잠이 들었다.

 

 

 

 

 

Posted by honey,H
,
8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

 ICN → LIM

 

지도로만 봐도 아득히 멀다. 인천에서 달라스로, 달라스에서 리마로.

 

 

 

 

조금만 움직여도 피부 모공 사이사이로 땀이 솟구쳐오르는게 느껴질만큼,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연일 폭염이라고 떠들어대는 그런 날이었다.

 

고작(?) 2주간의 여행인데 전날 새벽부터 오전 내내 짐을 싸느라 끙끙거렸다.

배낭여행을 다닌지도 어느 새 10년째.

이제 제법 여행의 달인이 되었다고 내심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만큼은 마치 10년 전 첫 중국여행을 준비했던것처럼

스스로에게 빡빡하게 굴었다.

그건 아마, 지금 가는 곳이 남미여서가 분명하다.

페루에서 브라질을 거쳐 아르펜티나로

2주간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일정 외에도

상상하기 어려울만큼 드넓은 곳,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

소매치기와 강도가 넘쳐나는 곳.

8월에 겨울이면서 또 여름인 곳

남미는 그런 곳이라 하기에.

 

 

짐은 뭐 많이 챙긴 것 같은데 또 뭔가 두고온 건 없는지

마음 한켠이 찝찝하고 불안한 건 왜일까.

 

 

넉넉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인천공항엘 갔는데도

환전에, 보험에, 로밍에, 수속을 밟고 출국검사하고 면세물품까지 사고나니

어느 새 탑승시간이 임박해있었다.

정신없이 뛰어가서는 미국행과 리마행 비행기 좌석을 헷갈려

제 자리에 멀쩡히 잘 앉아있는 외국인 앞에서 심각하게 갸우뚱거리고서야

나는 댈러스행 AA(아메리칸 에어라인)의 2X5X2의 딱 가운데 좌석에 앉게 되었다.

 

 

오후 5시 27분.

사람과 짐을 한가득 실은 커다란 비행기가 덜덜덜 거리며 가볍게(!) 이륙했다.

인천에서 댈러스까지 12시간 40분 비행.

댈러스에서 약 5시간 대기.

그리고 댈러스에서 다시 리마까지 7시간 비행.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비행이 될 예정이다.

아직은 페루에 간다는 실감조차 나지 않지만.

(설마 여행 내내 실감이 안나는건 아니겠지?)

 

Entonces, Vamos!

 

 

5:24PM 출발 3:58PM 댈러스 도착

 

 

 

DFW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 도착. 탁 트인 지평선과 그 위로 가득 찬 하늘.

 

 

 

인천에서 댈러스로 오는 12시간 40분짜리 비행은

좁은 이코노미석 한 가운데 앉아 이리 저리 몸을 베베 꼬며 인내를 시험하는 시간이었다.

다시는 12시간짜리는 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14일 뒤 귀국하는 비행기는 같은 루트지만 심지어 14시간 짜리 비행이다.

 

 

DFW공항은 신식 건물에 A동, B동, C동, D동을 모두 Sky Link로 연결해서 다닐만큼 아주 거대했다.

다만, 리마로 출발하는 터미널인 A동까지 와보니 건물자체가 낡고 오래되어 초기 DFW의 공항건물임을 짐작케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지평선과 어느 하나 가릴 것 없는 탁 트인 평야.

보기만 해도 시원한 장면이다.

건물들로 꽉꽉 막힌 서울에 있다가 하늘로 가득찬 Texas의 하늘을 보니

새삼 미국땅이 참 부럽다.

 

 

 

스카이링크 타고 D동에서 A동으로 이동하는 중

 

리마행 비행기에서 나온 기내식. 원래 기내식 사진은 잘 안찍는데 남미라고 해서 찍어봤다.

 

인천을 출발한지 꼬박 27시간이 지난 새벽 4시 59분. 드디어 리마에 도착하다. (손이 점점 꼬질꼬질)

 

 

 

# 9 de Agosto, 2015. Lima, Peru.

 

 

현지시각 새벽 5시.

비행기는 캄캄한 리마의 밤하늘을 가로질러 리마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댈러스행 비행기에만 해도 인천출발이다보니 동양인이 꽤 많았는데

리마행 비행기에 타는 순간 또다시 동양인이라고는 우리만 덩그라니 탔음을 알 수 있었다.

TVN의 <꽃보다 청춘>때문에 페루에 많이들 가는 줄 알았는데...아니었나?

 

 

 

27시간을 날아 페루에 도착했다.

 

 

 

비행기에 타고 있을때만 해도 페루에 간다는 실감은 전혀 안났는데,

공항에 내려서 페루라고 쓰여진 인포메이션 센터를 보니 아! 페루구나! 이제사 아주 조금 실감이 났다.

 

 

리마에 도착하기 직전에 승무원이 우리보고 한국인이냐면서,

같은 비행기에 한국인이 한 명 더 있는데 입국심사카드 쓰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알고보니 페루에서 선교하는 오빠를 만나러 온 한국인 언니었는데 입국심사를 걱정하시길래

찐찡이와 그 언니까지 끌고 가서 한 번에 입국심사를 통과했다. 

짐까지 같이 찾아서 카트에 올려드리고 함께 입국장으로 들어섰는데

그분이 고마우셨는지 감자기 지폐를 꺼내 주시는게 아닌가.

우리는 됐다고 손사래를 쳤고, 찐찡이는 "정 그러시면 저희가 무사히 여행할 수 있게 기도 좀 해주세요" 라고 기도 부탁을 했다.

나는 그 순간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찐찡이는 그 선교사 남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그분들이 그러마라고 해주셨을때서야 비로소 남미여행이 안심되었다고 한다.

(찐찡이는 아무 일 없었지만, 나는 사고를 친걸로봐서 찐찡이 기도만 들어주신 듯....ㅠㅠ)

 

 

 

페루 스타벅스의 기념샷 :) 당신의 페이보릿 커피를 20솔에 만나보세요!

 

 

 

 

정말 이번 남미여행은 6개월전부터 열혈정신으로 준비했는데 (5개월동안 스페인어까지 일부러 배웠다)

공항의 공식환전소는 환율이 나쁘니 스타벅스에서 달러로 아메리카노를 사먹는게 낫다고 해서

$100달러짜리 지폐들고 아메리카노 달라고 했다가 보기좋게 (직원은 친절했다) 거절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공항 환전소에서 약간의 달러를 페루화폐(Sol)로 바꾼 다음

택시가 위험한 이 나라에서 그래도 믿을만하다는 Taxi Green을 타고 예약해둔 숙소 Hotel Mirarmar로 향했다.

택시에 짐을 실으러 트렁크를 끌고 걸어가는데,

사람들은 겨울 옷을 입고 있는 듯 했지만, 나의 반팔 차람에도 그리 춥게 느껴 지지 않는 서늘한 날씨였다.

 

 

 

 

 

Taxi Green. 의자에 드라이버의 신상정보가 빼곡히 적혀있다. 그냥 믿고 타는 거다 .

 

 

아침 해가 뜨기 시작하는지, 날이 서서히 밝아왔고

택시는 미라플로레스 지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차가 달리자마자 엄청난 매연의 도시라는게 실감이 났다.

코로 목으로 매케케한 매연의 냄새가 느껴졌지만

기사 아저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창문을 활짝 열고서 신나게 달렸다.

 

"Pacífico"

 

택시기사가 창밖을 가르키며 말했다.

달리는 택시의 오른편으로 철썩이는 바다가 나타났다. 태평양이었다 .

택시는 그렇게 태평양 해변을 따라 달리다 이른 아침 호텔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1106호실.

생각보다 방이 커서 나름 만족했다.

 

 

 

 

비지니스 호텔 정도였던 Hotel Mirarmar

 

페루에서 먹은 첫 끼니.

 

 

 

시간이 이제 막 아침시간이라 바로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여러 종류의 빵과 스크램블 에그, 과일까지..

따뜻한 우유에 커피를 섞어 카페라떼까지 만들어먹고 나니

시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신기한 건, 우리는 방금 여기 도착했는데

데스트의 직원들도, 식당에 있던 서버들도 우리가 모두 1106호에 묵는 손님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거다.

우호호오....

 

 

 

#비행기

출국 - AA (아메리칸 에어라인)  ICN - DFW , DFW - LIM (환승 5시간 포함 총 27시간)

귀국 - AA (아메리칸 에어라인) EZE - DFW, DFW-ICN (환승 5시간 포함 총 33시간)

: 왕복 총 170만원

 

#리마 숙소

Hotel Mirarmar 약$70/1박 - 미라플로레스지구 근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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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휩쓸고 지나간, 오랜만에 맑은 서울 :)

오랜만에 여의도에서부터 한강 라이딩

 

 

 

시작 전 인증 샷 :P

 

 

시작은 샛강역

서울바이크 '따릉이'를 타고 출발

 

 

 

 

 

 

 

 

 

 

La Maladie D'amour - Maitrise Des Hauts De Seine

 

 

 

 

 

 

 

" So wake me up when it's all over

When I'm wiser and I'm older. "

 

 

 

 

 

 " When I am with you,

No place I'd rather be. "

 

 

 

 

 

 

" Throw it away,

Forget Yesterday.

We'll make the greatest escape."

 

 

 

양화대교

 

 

샛강에서부터 여의도를 돌아 당산을 찍고 양화대교를 건너 합정까지.

햇살과 바람과 노래와 함께한 신나는 썬데이 모닝 라이딩

이렇게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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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 flores y Café con leche de la tarde.

 

 

 

나의 스물여덟 가을은 말 그대로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

마음 속에 종잡을 수 없이 슬프고 서글픈 감정들이 휘몰아쳐댔다.

나의 20대가 다 끝난 것 같은 마음에 뭐라도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았고

누군가에게는 고맙다는 말을, 누군가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당장 해야 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 세상에 작별인사라도 해야할 것 처럼 굴었다.

 

 

스물여덟도 이런데 스물아홉은 얼마나 방황할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스물 아홉의 가을은 왜이렇게 의욕이 넘치고 생기발랄한지.

마음을 계절에 비교하자면 마치 싱그러운 봄날처럼.

물론 조금 외롭고 조금 허무하고 조금 슬픈 날도 있지만

말 그대로 그건 '조금'

 

 

결혼식장의 꽃 한아름 :) 영국대사관 앞 :)

 

 

 

 

하루가, 일주일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해야할 것들을 먼저 하다보니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은 항상 모자라다.

모자라는 시간을 아끼고 쪼개어 써보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

그게 아쉬워서 남은 날은 더 열심히 살고 싶다.

미처 하지 못한 것을 하기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을 꼭 하기 위해서.

내가 최근 몇년 동안 이렇게 삶에 의욕이 넘치던 때가 있었던가-

생각해본다.

 

 

 

 

 

언제 이 마음이 무너질지 모르지만

항상 이런 마음을 간직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이루어가면서,

스스로 다짐한 소소한 약속들을 스스로 지켜가면서,

하지 않아야 할 것들에 너무 마음쓰지 않으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스스로 만족하고 산다면

 그렇게 한 달이, 일 년이 그리고 내 인생이.

남들의 잣대로는 평가할 수 없는 소중한 내 인생이 완성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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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의 햇살이 밝아오는 마추픽추

 

 

 

 

이 여행기를 과연 끝까지 쓸 수 있을까,

이 여행기를 과연 예전만큼 열심을 다해 쓸 수 있을까.

사실 자신이 없다.

 

예전에는 여행기를 쓰겠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대충 어떤 목적으로, 어떤 내용까지, 어떤 길이로 쓸지 대충 개요가 잡혔는데

이번 여행은 내 마음에 쓰고 싶다는 열망도 강하지 않고, 어떻게 써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오히려 여행기를 남기는게 내 여행의 기억을 한정짓는 것 같아서

쓸지 말지도 아주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정말 내키는대로만 쓸 예정이다.

좋았던 순간은 하염없이 원하는만큼 쓰고

쓰기 싫은 부분은 과감하게 건너뛸까도 생각 중이다.

그리고 많은 부분을 나의 일기에 의존하려 한다.

정보전달보다는 아마 그날 그날의 나의 감상과 느낌만 가득한 여행기가 되지 않을까.

 

 

어쨌든,

난 평생 살면서 남미에는 절대 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 마음가짐을 깨는 날이 생각보다도 너무 빨리 다가왔다.

처음 해외여행 가방을 쌌던 때로부터 딱 10년만에 나는 대륙을 두 번 건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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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공부

■ 삶/II. 삶 2015. 10. 9. 23:44

 


 

 

Studying English in the Morning.

아침마다 20분짜리 EBS 라디오를 듣고서

회사 라운지에서 내가 만든(!) 카페라떼와 함께하는 영어 복습 시간.

업무 시작 전 나를 위한 공부시간 40분은 하루의 시작을 더욱 알차게 느껴지게 한다.

 

 


 


 

 

 

Estudiar Español en la noche.

저녁에는 틈틈이 스페인어 공부

Conjugación이 큰 장애물이구나. 싶지만 열심히 사전 찾아가면서 정리.

정말 아는 만큼 들린다고, 처음 시작할땐 제대로 받아쓰지도 못했는데

34과쯤 되니, 아는 단어들은 아는 대로 들린다.

신기하고, 재밌고 그래서 자꾸 하고 싶고.

 

 

신기한건, 스페인어 공부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거다.

단어가 헷갈리기도 하지만, 어법이 비슷해서 서로 시너지 작용을 주는 것 같다.

 

 


 

20번 수업들으니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해졌다.

3년 뒤쯤엔 영어만큼 할 수 있을까? 

끈기 없는 내가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했으면.

 

일 안하고 외국어나 배우면서 살면 좋겠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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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넘어 꿈

■ 삶/II. 삶 2015. 10. 4. 20:17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급격하게 변해서인지

성큼 가을이 왔다는 느낌과 함께  

마음도 기온따라 들쭉 날쭉하는 느낌이다.

하긴, 언제는 기분이 들쭉 날쭉 하지 않았느냐마는.

 

어떨 땐 사는게 참 무의미하고 부질없다가도

어떨 땐 사는게 희망차고, 기대되고 설레기도 하고

그렇게 삶이 허무함과 설레임으로 요동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길고 길었던 더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시간을 지나보내고

허무함에 진절머리치던 시간보다도 이젠 드디어 앞을 보며 살아가게 된 것 같다는 것.

삶은 여전히 동치지만 그래프는 음이 아닌 양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나도 인정하는 순간이 되었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펄럭이는 옷깃 사이로 기분좋게 허리곁을 훑으며 지나는 일요일 오후,

내 마음 속에서 바라는 어떤 열망이 너무 커다래서 감당하기 어렵지만,

그 바람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치기 어리고 쓸모 없는 유치하고 감정적인 것일 뿐이라도 해도

그럼 꿈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했다.

나는 그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테니까

언젠가는 그 꿈을 실현시키는 날을 상상하며 살 수 있을테니까.

꿈 없이 마지못해 사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설레는 일이야.

 

살면서 목표했던 많은 것들을 이루었고, 또 원하고 바랐지만 이루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

목표했던 것을 이루어 허무한 적도 있었지만,

바라던 것을 이루지 못해 아쉽고 허무한 적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꿈을 이루고나면 또 다른 꿈이 몽글 몽글 솟아났다.

그 꿈은 무언가가 된다거나 무언가를 이루는 그런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 삶을 더 즐겁고 더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작은 소망이면서 커다란 원동력 같은 것이었다.

 

그렇구나.

인생은 산 넘어 산이기도 했지만

꿈 넘어 꿈이기도 하구나.

꿈 하나를 이루면 새로운 꿈이 생겨나고, 꿈은 그렇게 내 인생을 이끌어왔구나.

 

그 순간,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는 나의 바람과 목표들도 하나의 꿈이 되고

언젠가 그것들을 이루어갈 것을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소중해졌다 .

비록 신체는 조금씩 조금씩 늙어가는 것을 느끼지만,

성큼성큼 다가오는 미래가 두렵지 않았다. 조금은 설레기도 했다.

나 그렇게 내가 꿈꿔온 모습으로 살 수 있겠지.

나는 그렇게 살기위해서 노력하겠지.

 

 

이러다 또 내일은 사는게 다 무어냐며 힘들어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나씩 깨달아가는 나의 인생의 조각들을 잊어버리지 말자.

 

 

꿈 넘어 꿈.

그렇게 이어지는 나의 소중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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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umn leaves

■ 삶/II. 삶 2015. 10. 3. 21:21

 



 

한강을 오른쪽에 끼고 걸어보는 건 아마도 처음.

양화진에서 마포쪽으로 향하는 한강도 처음.

Stanely Park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그리운 것은, 그 곳이 아니라 그 시간인 것을.

 

 

 


 

 

 

이렇게 보는 한강의 모습, 낯설어서 좋다.

 

 


 

 

 

9살의 나와, 19살의 나와, 29살의 나에게 하루는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지는데

왜 그땐 그렇게 하루가 하염없이 길게 느껴졌던걸까.

해가 떠 있는 시간이 한참이나 남고도, 또 저녁을 먹고도 밤은 아득하게만 느껴졌는데

 

아무것도 결정되어 있지 않았던 시간들.

난 이제 이대로 결정되어 버린건 아닐까.

이대로 묶여버리는 건 아닐까.

뭔가 되지 못했다는 불안함보다도 이제 여기서 끝난 것일까봐 생기는 불안함.

한편으로는 이걸 박차고 나가는게 맞는걸까 하는 의구심.

나는 과연 어떤 것을 이기고 어느 방향으로 나의 삶을 이끌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난 아직도 충분히 젊고, 가능성이 있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는 것.

사그러들지 않을거야. 활활 타오를거야.

 

 

 

 

 



 


 

유난히도 삶에 대한 생각이 많았던 시절이라고 기억되겠지.

아니면 앞으로도 끊임없이 이만큼씩 삶이란 무엇일까,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행복하려면 어떻게해야 하나를 고민하게 될까?


 



 

 

해바라기를 보면 생각나는 너.

감정은 잊혀져도 기억은 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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