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넘어 꿈

■ 삶/II. 삶 2015. 10. 4. 20:17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급격하게 변해서인지

성큼 가을이 왔다는 느낌과 함께  

마음도 기온따라 들쭉 날쭉하는 느낌이다.

하긴, 언제는 기분이 들쭉 날쭉 하지 않았느냐마는.

 

어떨 땐 사는게 참 무의미하고 부질없다가도

어떨 땐 사는게 희망차고, 기대되고 설레기도 하고

그렇게 삶이 허무함과 설레임으로 요동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길고 길었던 더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시간을 지나보내고

허무함에 진절머리치던 시간보다도 이젠 드디어 앞을 보며 살아가게 된 것 같다는 것.

삶은 여전히 동치지만 그래프는 음이 아닌 양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나도 인정하는 순간이 되었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펄럭이는 옷깃 사이로 기분좋게 허리곁을 훑으며 지나는 일요일 오후,

내 마음 속에서 바라는 어떤 열망이 너무 커다래서 감당하기 어렵지만,

그 바람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치기 어리고 쓸모 없는 유치하고 감정적인 것일 뿐이라도 해도

그럼 꿈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 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했다.

나는 그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테니까

언젠가는 그 꿈을 실현시키는 날을 상상하며 살 수 있을테니까.

꿈 없이 마지못해 사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설레는 일이야.

 

살면서 목표했던 많은 것들을 이루었고, 또 원하고 바랐지만 이루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

목표했던 것을 이루어 허무한 적도 있었지만,

바라던 것을 이루지 못해 아쉽고 허무한 적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꿈을 이루고나면 또 다른 꿈이 몽글 몽글 솟아났다.

그 꿈은 무언가가 된다거나 무언가를 이루는 그런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 삶을 더 즐겁고 더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작은 소망이면서 커다란 원동력 같은 것이었다.

 

그렇구나.

인생은 산 넘어 산이기도 했지만

꿈 넘어 꿈이기도 하구나.

꿈 하나를 이루면 새로운 꿈이 생겨나고, 꿈은 그렇게 내 인생을 이끌어왔구나.

 

그 순간,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는 나의 바람과 목표들도 하나의 꿈이 되고

언젠가 그것들을 이루어갈 것을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소중해졌다 .

비록 신체는 조금씩 조금씩 늙어가는 것을 느끼지만,

성큼성큼 다가오는 미래가 두렵지 않았다. 조금은 설레기도 했다.

나 그렇게 내가 꿈꿔온 모습으로 살 수 있겠지.

나는 그렇게 살기위해서 노력하겠지.

 

 

이러다 또 내일은 사는게 다 무어냐며 힘들어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나씩 깨달아가는 나의 인생의 조각들을 잊어버리지 말자.

 

 

꿈 넘어 꿈.

그렇게 이어지는 나의 소중한 인생.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스물아홉의 가을  (0) 2015.10.24
10월의 공부  (2) 2015.10.09
Autumn leaves  (0) 2015.10.03
Korean Royal Palaces - A local tourist in Seoul  (0) 2015.09.27
2015년, 가을 밤  (0) 2015.09.27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