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

 ICN → LIM

 

지도로만 봐도 아득히 멀다. 인천에서 달라스로, 달라스에서 리마로.

 

 

 

 

조금만 움직여도 피부 모공 사이사이로 땀이 솟구쳐오르는게 느껴질만큼,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연일 폭염이라고 떠들어대는 그런 날이었다.

 

고작(?) 2주간의 여행인데 전날 새벽부터 오전 내내 짐을 싸느라 끙끙거렸다.

배낭여행을 다닌지도 어느 새 10년째.

이제 제법 여행의 달인이 되었다고 내심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만큼은 마치 10년 전 첫 중국여행을 준비했던것처럼

스스로에게 빡빡하게 굴었다.

그건 아마, 지금 가는 곳이 남미여서가 분명하다.

페루에서 브라질을 거쳐 아르펜티나로

2주간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일정 외에도

상상하기 어려울만큼 드넓은 곳,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

소매치기와 강도가 넘쳐나는 곳.

8월에 겨울이면서 또 여름인 곳

남미는 그런 곳이라 하기에.

 

 

짐은 뭐 많이 챙긴 것 같은데 또 뭔가 두고온 건 없는지

마음 한켠이 찝찝하고 불안한 건 왜일까.

 

 

넉넉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인천공항엘 갔는데도

환전에, 보험에, 로밍에, 수속을 밟고 출국검사하고 면세물품까지 사고나니

어느 새 탑승시간이 임박해있었다.

정신없이 뛰어가서는 미국행과 리마행 비행기 좌석을 헷갈려

제 자리에 멀쩡히 잘 앉아있는 외국인 앞에서 심각하게 갸우뚱거리고서야

나는 댈러스행 AA(아메리칸 에어라인)의 2X5X2의 딱 가운데 좌석에 앉게 되었다.

 

 

오후 5시 27분.

사람과 짐을 한가득 실은 커다란 비행기가 덜덜덜 거리며 가볍게(!) 이륙했다.

인천에서 댈러스까지 12시간 40분 비행.

댈러스에서 약 5시간 대기.

그리고 댈러스에서 다시 리마까지 7시간 비행.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비행이 될 예정이다.

아직은 페루에 간다는 실감조차 나지 않지만.

(설마 여행 내내 실감이 안나는건 아니겠지?)

 

Entonces, Vamos!

 

 

5:24PM 출발 3:58PM 댈러스 도착

 

 

 

DFW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 도착. 탁 트인 지평선과 그 위로 가득 찬 하늘.

 

 

 

인천에서 댈러스로 오는 12시간 40분짜리 비행은

좁은 이코노미석 한 가운데 앉아 이리 저리 몸을 베베 꼬며 인내를 시험하는 시간이었다.

다시는 12시간짜리는 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14일 뒤 귀국하는 비행기는 같은 루트지만 심지어 14시간 짜리 비행이다.

 

 

DFW공항은 신식 건물에 A동, B동, C동, D동을 모두 Sky Link로 연결해서 다닐만큼 아주 거대했다.

다만, 리마로 출발하는 터미널인 A동까지 와보니 건물자체가 낡고 오래되어 초기 DFW의 공항건물임을 짐작케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지평선과 어느 하나 가릴 것 없는 탁 트인 평야.

보기만 해도 시원한 장면이다.

건물들로 꽉꽉 막힌 서울에 있다가 하늘로 가득찬 Texas의 하늘을 보니

새삼 미국땅이 참 부럽다.

 

 

 

스카이링크 타고 D동에서 A동으로 이동하는 중

 

리마행 비행기에서 나온 기내식. 원래 기내식 사진은 잘 안찍는데 남미라고 해서 찍어봤다.

 

인천을 출발한지 꼬박 27시간이 지난 새벽 4시 59분. 드디어 리마에 도착하다. (손이 점점 꼬질꼬질)

 

 

 

# 9 de Agosto, 2015. Lima, Peru.

 

 

현지시각 새벽 5시.

비행기는 캄캄한 리마의 밤하늘을 가로질러 리마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댈러스행 비행기에만 해도 인천출발이다보니 동양인이 꽤 많았는데

리마행 비행기에 타는 순간 또다시 동양인이라고는 우리만 덩그라니 탔음을 알 수 있었다.

TVN의 <꽃보다 청춘>때문에 페루에 많이들 가는 줄 알았는데...아니었나?

 

 

 

27시간을 날아 페루에 도착했다.

 

 

 

비행기에 타고 있을때만 해도 페루에 간다는 실감은 전혀 안났는데,

공항에 내려서 페루라고 쓰여진 인포메이션 센터를 보니 아! 페루구나! 이제사 아주 조금 실감이 났다.

 

 

리마에 도착하기 직전에 승무원이 우리보고 한국인이냐면서,

같은 비행기에 한국인이 한 명 더 있는데 입국심사카드 쓰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알고보니 페루에서 선교하는 오빠를 만나러 온 한국인 언니었는데 입국심사를 걱정하시길래

찐찡이와 그 언니까지 끌고 가서 한 번에 입국심사를 통과했다. 

짐까지 같이 찾아서 카트에 올려드리고 함께 입국장으로 들어섰는데

그분이 고마우셨는지 감자기 지폐를 꺼내 주시는게 아닌가.

우리는 됐다고 손사래를 쳤고, 찐찡이는 "정 그러시면 저희가 무사히 여행할 수 있게 기도 좀 해주세요" 라고 기도 부탁을 했다.

나는 그 순간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찐찡이는 그 선교사 남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그분들이 그러마라고 해주셨을때서야 비로소 남미여행이 안심되었다고 한다.

(찐찡이는 아무 일 없었지만, 나는 사고를 친걸로봐서 찐찡이 기도만 들어주신 듯....ㅠㅠ)

 

 

 

페루 스타벅스의 기념샷 :) 당신의 페이보릿 커피를 20솔에 만나보세요!

 

 

 

 

정말 이번 남미여행은 6개월전부터 열혈정신으로 준비했는데 (5개월동안 스페인어까지 일부러 배웠다)

공항의 공식환전소는 환율이 나쁘니 스타벅스에서 달러로 아메리카노를 사먹는게 낫다고 해서

$100달러짜리 지폐들고 아메리카노 달라고 했다가 보기좋게 (직원은 친절했다) 거절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공항 환전소에서 약간의 달러를 페루화폐(Sol)로 바꾼 다음

택시가 위험한 이 나라에서 그래도 믿을만하다는 Taxi Green을 타고 예약해둔 숙소 Hotel Mirarmar로 향했다.

택시에 짐을 실으러 트렁크를 끌고 걸어가는데,

사람들은 겨울 옷을 입고 있는 듯 했지만, 나의 반팔 차람에도 그리 춥게 느껴 지지 않는 서늘한 날씨였다.

 

 

 

 

 

Taxi Green. 의자에 드라이버의 신상정보가 빼곡히 적혀있다. 그냥 믿고 타는 거다 .

 

 

아침 해가 뜨기 시작하는지, 날이 서서히 밝아왔고

택시는 미라플로레스 지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차가 달리자마자 엄청난 매연의 도시라는게 실감이 났다.

코로 목으로 매케케한 매연의 냄새가 느껴졌지만

기사 아저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창문을 활짝 열고서 신나게 달렸다.

 

"Pacífico"

 

택시기사가 창밖을 가르키며 말했다.

달리는 택시의 오른편으로 철썩이는 바다가 나타났다. 태평양이었다 .

택시는 그렇게 태평양 해변을 따라 달리다 이른 아침 호텔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1106호실.

생각보다 방이 커서 나름 만족했다.

 

 

 

 

비지니스 호텔 정도였던 Hotel Mirarmar

 

페루에서 먹은 첫 끼니.

 

 

 

시간이 이제 막 아침시간이라 바로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여러 종류의 빵과 스크램블 에그, 과일까지..

따뜻한 우유에 커피를 섞어 카페라떼까지 만들어먹고 나니

시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신기한 건, 우리는 방금 여기 도착했는데

데스트의 직원들도, 식당에 있던 서버들도 우리가 모두 1106호에 묵는 손님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거다.

우호호오....

 

 

 

#비행기

출국 - AA (아메리칸 에어라인)  ICN - DFW , DFW - LIM (환승 5시간 포함 총 27시간)

귀국 - AA (아메리칸 에어라인) EZE - DFW, DFW-ICN (환승 5시간 포함 총 33시간)

: 왕복 총 170만원

 

#리마 숙소

Hotel Mirarmar 약$70/1박 - 미라플로레스지구 근처 위치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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