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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1 홀로서기 2
  2. 2012.01.04 2012년의 목표
  3. 2011.12.31 안녕, 2011년 2
  4. 2011.12.12 계란으로 바위치기
  5. 2011.12.10 달과 별과 나
  6. 2011.12.06 5시간 수면 1
  7. 2011.12.01 아침이 오는 순간
  8. 2011.11.30 an early christmas present - michael buble
  9. 2011.11.25 (-)
  10. 2011.11.23 일진 사나운 날의 행복한 사람

홀로서기

■ 삶 2012. 1. 11. 00:26



2012년 1월 10일, 그 사이 11일.

서울대입구역의 작은 원룸으로 이사온지도 이제 3일째 맞는 밤이다.
자취가 처음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밴쿠버에선 그래도 한 가정집에 4명이 각자 사는 것이었고
그냥 내 방크기만한 작은 방 안에 냉장고랑, 전자렌지랑 혼자 사는 건 정말 처음이었다.

집에 살 때만 해도, 깜깜한 집에 들어가 먼저 불켜는게 좋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환하게 비치는 햇살 가득한 집에 나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변호사시험을 위해 학교 근처로 이사왔다는 명목과
임시방이긴 하지만 햇살이 하나도 들지 않는 작은 원룸, 그리고 전체적으로 내 방보다 톤다운된 방은
첫날, 이튿날 날 좀 주늑들게 했다. 모르겠다.
큰 집에 있다가 작은 방으로 와서 답답한 것도 같었고,
환한 방에 있다가 컴컴한 방으로 와서 어두운 것도 같었고,
그래도 온 집안 살림살이가 다 있는 곳에 있다가 옷가지만 덜렁 놓인 황량한 방으로 와서 외로운 것도 같았다.

그래도 3일째 되니 제법 익숙해진듯.
3일 째 살아보니까 점점 필요한 물건들이 늘어나고 있다.
청소기, 드라이기, 거울, 시계, 비누 등등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만 있어서 사실 그렇게 크게 필요하진 않지만-

내일은 다시 동사무소에 가서 전입신고 제대로 해야지.
지금도 대항요건으로 전입신고는 제대로 된 건 맞지만, 그래도 확인차-
빨리 진짜 내 방으로 옮기고 싶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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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목표

■ 삶 2012. 1. 4. 13:00


며칠 늦었지만, 2012년 나의 다짐은

1. 꾸준한 체력관리
- 겨울방학동안 5키로 감량하기
- 학기중에 꾸준히 운동하기


2. 2013년 변호사 시험합격을 위한 365일 수험생활
- 이번 겨울방학에 민법, 민소 1회독


3. 성격통독 및 주말에 교회 나가기
- 올 한해를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힘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걱정이 많이 됐는데 그냥 일단 다른 생각 안하고 달릴 수 있는 목표가 생겨서 좋은 것도 같다.


일년을 하루같이, 그리고 한결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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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11년

■ 삶 2011. 12. 31. 23:57


아빠도 동생도 나라를 지키느라 텅 빈 집에 홀로 있다. Open Arms를 들으며.
이렇게 2011년이 끝나간다. 사람들이 나눠놓은 시간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래도 올 한 해를 되돌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유난히 큼직큼직한 사건들이 많았던 나의 2011년.
대개는 기쁜 일 보다도 힘든 일이었고, 많이 무너져버렸다.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이기고 버티고 이게 다 성장의 과정이라고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나아가고 싶었는데
때론, 내 힘만으로는 괜찮다고 날 다독일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마음만으로는 괜찮다고 날 일으켜 세울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성실하고 열심으로 다하는 것이 항상 그에 비례하는 결과로 보상해주지 않는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노력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도 뼈저리게 깨달았다.
여기가 나의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닥이 또 바닥을 치고, 그 바닥이 또 바닥을 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내가 지금까지 믿었고, 나를 이끌었던 나만의 가치관과 기준들이 많이 무너지는 상황에 여러번 놓였고
그 와중에 나는 많이 방황했고 당황스러웠고 혼란스러웠다.

좌절스러웠고, 실망스러웠다가, 분노했다가, 원망했다가, 허무하고 무기력했다.
처음 반 년은 울면서 버텼고, 나머지 반년은 입술을 깨물면서 눈물을 참으며 버텼다.
힘들고 외로웠다. 
내가 이 곳을 헤쳐나가는 힘은 나의 성실함과 인내, 그리고 즐거움이었는데 그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느껴졌다.
그 동안 즐거워하며 성실하게 인내하며 지내온 내가 바보 같다고도 느껴졌다.





그렇지만,
힘들었지만, 많이 울었지만, 괴로웠지만, 많이 좌절했지만
난 또 저렇게 많은 것들을 새로 알았다.


24살까지의 나는 노력하는 만큼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면,
25살의 나는, 노력하는 만큼 이루지 못하더라도 - 그럼에도 노력해야 한다는 새로운 가치관을 세웠다.

24살까지의 나는, 내 자신이 성실하다고 자부했었다면,
25살의 나는, 잘 할 때뿐만 아니라, 못 할 때까지도 꿋꿋하게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성실함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24살까지의 나는 세상에서 중요한 것들을 큰 희생이나 어려움, 실패 좌절 없이 손쉽게 얻었다.
25살의 나는, 세상에 얻기 힘든 것들이 있다는 것, 얻으려 하다가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난 2011년을 참 지독히도 힘들었다고, 그리고 마음과 몸이 너무나도 아픈 한 해였다고 기억하겠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교훈, 그리고 인간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한 해가 될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다.



안녕, 2011년. 안녕, 나의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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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치기

■ 삶 2011. 12. 12. 16:30
얼마전까지 계란으로 바위를 내리치는 일에 진저리가 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곳에서 나는 계란인데, 자- 저기 바위에 부딪혀보라고- 어짜피 깨질껀데 깨지는 거에 의의를 두는 것조차 가치있는 거니까 가서 열심히 깨져보자! 라며 아직 준비도 안된 나를, 뻔히 아는 나를, 깨지기 위하여 내려쳐지는게 - 내려쳐지고 산산조각 나서 내 몸을 추스리는게 얼마나 아프고 참담한 일인지 상상만 해도, 그런 기억들을 되돌리는 것도 정말 머리가 쭈뼛 설만큼 싫었다.

싫어. 이미 많이 깨지고 이미 많이 아파.
이제 그만 깨지고 그만 아프고 제발 좀 내 모습 온전히 지내고 싶어.

- 라고.



근데
이번엔 박살이 나더라도 나는 내려치러 가야겠다.
나는 박살이 나겠지. 또다시 비참하고 참담하겠지.
그치만 내가 박살나는 순간 바위도 그 찰나엔 잠깐 아프겠지.
깨지진 않아도 그 맞은 자리가 아프긴 하겠지.



그러고 나면 새로 시작하는거야.
모든 걸 어제에 묻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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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별과 나

■ 삶 2011. 12. 10. 01:09



자정 가까운 시간에 차가운 밤 공기를 가르고 깜깜한 캠퍼스를 걸어나오는 길은 마음까지 차갑고 쓸쓸하고 지쳐 외롭다.

이 깜깜함이 가시기도 전에 내일 또 이 차가운 새벽공기를 뚫고 다시 올 생각을 하면 더더욱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오늘머리꼭대기에 뜬 보름달이 참 밝다 생각하고 있는데 그 옆 반짝이는 북극성이 보이고 그러고 보니까 그 옆 작은 별이 또 보이고 또 작은 별이 보이고...


이 깜깜한 밤을 비추는 달과 별들이 있어 외롭지 않은 오늘.
칠흙같은 어둠 속의 달과 별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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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수면

■ 삶 2011. 12. 6. 14:02



00시 귀가
01시 취침
06시 기상
07시 도서관


사람이 원래 5시간 자는데 정상적인건가?
어디선가 사람이 평균 7~8시간은 자는거라던데 다들 그만큼 자나?
직장인들도 많이 자야 6시간 잘 거 같다.
그럼 원래 몇 시간 정도 자는게 정상인거지?

나름 잠을 적게잔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이렇게 지내는 데 낮에 별로 졸립거나 피곤하지도 않은 거 보니
5시간 자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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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오는 순간

■ 삶 2011. 12. 1. 10:09
집을 출발할 때만해도 칠흙같이 어두워서 지금 내가 귀가하는건지 등교를 하는건지 헷갈리지만,
텅빈 도로를 달려 학교에 도착하는 짧은 순간에 언제 그랬냐는듯이 아침이 되곤 한다.

긴긴 밤이 오래되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아도
또 이렇게 순식간에 아침이 온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면서
세상 모든일이 그러하지 않을까,
힘들고 고된 시간들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도
아침이 오듯이 순식간에 밝은 날이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아침이 올때까지
나는 잠잠히 그리고 묵묵히 내 일에 열심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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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질 혹은 인증샷 :)




지난주엔가, 윤재가 기말 보기 전에 식사 한 번 하자고 하더니
어제 점심먹으면서 요런 깜찍하고 훈훈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었다.


그건 바로, Michael Buble의 Christmas 한정판 CD!
학기 초에 같이 점심 먹으면서 곧 buble chirstmas앨범이 나온다고 얘기하면서
속으로 윤재 생일 선물로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앨범발매일이 한참 늦춰지는 바람에 내 계획은 실패했고
어련히 윤재는 자기가 알아서 사겠거니 했는데


점심먹으면서 가방에서 부스럭 거리며 꺼내 건네준게 요고!
아 완전 감동 ♡_♡



요즘 힘들고 외로웠는데
이렇게 챙겨주고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감사하게 되는 날이었다.
법오에 앉아서 노래를 듣는데,
밖은 밴쿠버의 겨울 처럼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마치 밤새도록 내 방에서 QM/FM을 듣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 윤재를 만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잠깐,
그럼 지금 더 추억할게 많았을 텐데.


귓가에서 들리는 michael buble의 목소리가 감미롭다.
Blenz Coffee의 belgian hot chocolate 한잔이면 정말 좋겠지만
이미 마음은 따뜻한 겨울이다.


Thanks a lo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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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 2011. 11. 25. 11:04




인생은 또한 많은 것들이 결정되어진 채로 시작한다.
국적, 부모님, 그로부터 물려받은 외모, 가장 본질적인 성격적 요소,
그런 결정되어진 것들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태반이고
용을 쓰고 애를 써도 그 결정되어진 것 이상을 넘어가기 어려울 때도 많아서 좌절스럽다.


하지만,
그 결정된 몇 가지 요소들 사이사이의 공백은 또 얼마나 무궁무진한가?
그 결정된 요소들을 이으면 그곳이 나의 한계점일수도 있고,
또는 나의 출발선일 수도 있다.

이곳에서 나는 나의 그런 default 요소들을 이어서 여기가 나의 한계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한계라고 느끼니 답답했고, 작아졌고, 초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 다시 그 dafault의 요소들을 이어서 여기가 나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것들을 결정되어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냥 출발선, 출발점일 뿐이다.
나는 그곳에서 출발해서 나의 인생을 자유롭게 그려나가야지, 나의 인생을 열심히 그려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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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국화..

오늘 정말 일이 안되려면 참 안되는구나, 많이 짜증나고 속상하고 울컥한 날이었더랬다.
법원 면접때문에 시험은 미뤄져버렸고,
그래서 난 내 인생의 기회일지도 모르는 또 다른 시험을 준비할 날을 날리게 되었다.
점심시간을 포기하고 친구 생일 선물을 사러 학교 밖에 나가서 사진관을 다 뒤졌지만 실패했고
그래서 예쁜 장미꽃을 샀지만, 역시 꽃집 주인은 포장센스가 좋아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꺠달았다.
아무리 꽃이 이뻐도 겉포장을 못하면 꽃마저 볼품없어지니까. 정말 꽃 선물 너무 어렵다.
꽃포장을 죄다 풀러서 낑낑대며 직접 다시 포장해서 학교로 돌아와서는
점심대신 스콘 조각을 뜯으며 논문을 읽고 수업엘 들어갔는데,
 아뿔싸. 오늘 보강 있어서 40분 일찍 시작한댔다.
수업 중간부터 찝찝한 기분으로 수업을 듣는데, 논문 5개를 읽고 들어왔는데 수업은 하나도 이해가 안되고
점점 안드로메다로 빠지는 기분,

그냥 여기서 책 다 접고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페북에서 징징거리는 걸 안쓰럽게 생각하신건지,
집에 가면서 먹으라며, 내년 생일 선물 땡겨주는 거라며 시그니쳐 핫초콜릿 기프티콘을 보내준 어진오빠,
오늘 내 생일 선물에 너무너무 행복했다면서 고맙다고 날 찡긋 울게한 민정이,
요즘 기도빨이 좋으니 날 위해 기도해주겠다고 연락해준 소연이,
그리고 어떤 모임에서 한 번 봤을 뿐인데, 도서관에서 과자를 건네준 법대 후배까지.



지난주, 사람에게 그리고 친구에게 너무나도 치여서 힘들었고
내가 누군가에게 정성을 쏟고 애정을 쏟는데 사람들은 날 너무 쉽게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아서 야속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 - 날 소중하게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오랜만에 깨닫는 이 작은 행복. 아니, 어쩌면 정말 큰 행복.
나 참, 지난 2년간 이 곳에서 헛살지 않았구나, 나 참 좋은 사람들과 친구하고 있구나.
나 참 , 축복받았구나.
나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마음 따뜻한, 그런 밤이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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