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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12.11 겨울 관악
  3. 2012.11.27 힐링이 필요해 2
  4. 2012.10.23 힘내삼
  5. 2012.10.20 지금, 행복하다
  6. 2012.09.27 D-100
  7. 2012.08.18 이번 여름 제주도 :)
  8. 2012.08.02 아저씨와 꼬맹이
  9. 2012.07.26 어른이 되었다.
  10. 2012.06.01 아빠, 필승

D-19

■ 삶 2012. 12. 16. 15:37
이것마저 지나가리라...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이것마저 지나가겠지만

나의 삼년은 이 곳에 갇혀
흐르지는 못한 채 폭풍같은 출렁임만 반복되었다.


지난 삼년간의 기나긴 긴장, 경쟁, 과도한 공부 그리고 정신적 육체적 피로함과 피폐함.



많이 지치고 힘들고
답답하고 괴롭고 또...많이 외롭다.
갈 길이 험난한데 홀로 싸우고 홀로 버티고 홀로 이겨내려니
한없이 외롭고 한없이 작아진다.


밝고 활기찬 미래는 시험의 합격이란 조건에 얽매여 있다.
정지조건부 행복이다.
제일 싫어하는 삶의 모습인데
도전이니 성취니 어쩌니 해가며
결국 나는 나의 행복들을 시험의 합불합에 저당잡혔다.


외롭고 힘들어서 그런지
얼른 좋은 사람, 나와 잘 맞는 사람 만나 알콩달콩 행복하게 빨리 결혼해서 살고 싶다


기쁜 일도 힘든 일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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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관악

■ 삶 2012. 12. 11. 20:06








이렇게 나의 3년간의 로스쿨 정규학기는
모두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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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해

■ 삶 2012. 11. 27. 01:49




머리가 너무 아파왔다.
산책을 해봐도 노래를 들어도
초코렛을 먹어도 잠시 엎드려 자봐도.

시험일정에 치여서 공부과목에 치여서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월화수목금토일 계속 학교에 있으려니
정말 괴로웠다.
앉아있는데도 공부가 안되는 것도.


충동적으로 택시를 타고 여의도에 갔다.
샛강역에서 익숙하게 자전거 하나를 뽑아들고
노래볼륨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자전거를 타고 생태공원으로 미끄러져내려갔다.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가슴이 화악 열리며 날아가는 것만 같았다.


..훨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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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삼

■ 삶 2012. 10. 23. 21:54

"cfile28.uf@0177343A508692E515EDDE.png"




사물함에 붙어있던, 발신인을 알 수 없는 쪽지와 초코렛.

잠깐 내 사물함 앞에 서서 이거 내 사물함 맞나 생각했다.

누굴까?

 

나 이런 써프라이즈, 정말 좋아하는데-

덕분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누군지 모르지만,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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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하다

■ 삶 2012. 10. 20. 23:02

"cfile5.uf@144253345082AEBE2DE526.jpg"




"cfile5.uf@175931425082AEA212E2AD.jpg"








시험이 76일 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오늘 참 행복한 사람이다.

우리는 대개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거나, 내 삶에 없던 것을 얻게 되었을 때
행복하다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합격통지를 받았을 때, 생일파티를 하는 날에, 여행하는 순간에 행복하다 말한다. 그런 줄 안다.
그런데 그 행복이란 것은 영원하지 않다. 순간적으로 짜릿한 아드레날린의 폭발일 뿐.
그런 기분은 "행복"이 아닐 수도 있다.
인생에 있어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그런 어떤 즐거운 이벤트들이
실은, 행복함이 아닐 수도 있다.

한편,
우리는 또 인생에 있어 근심과 걱정에 젖어있을 때 괴롭고 힘들어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몸이 아프거나, 실연을 당했거나, 시험이나 일을 망쳤거나..
그런 부정적인 이벤트들은, 심지어 저 위의 긍정적인 이벤트들을 압도하기도 한다.
마음 속에 근심이 있을 때, 아무리 즐거운 일이 일어나도 진정으로 즐겁지 못하고 어딘가 찝찝한 것처럼.

난 오늘 진심으로 행복하다.
아주 특별한 즐거운 일도 없고, 아주 근심되는 걱정거리도 없다.
언젠간 떨어질 들떠가는 마음도 아니고, 허우적거릴만큼 가라앉는 마음도 아닌,
정확히 고요한 수면과 같은 마음.
평온함에서 오는 편안한 행복함.

어제 아주 푸욱 잠들었고,어디 아픈 곳도 없다.
어디 아픈게 아닐까 의심하는 마음도 없고,
감정이 닿아있는 주변 사람들과 다투지도 않았다.
우울한 마음에 툭하면 흘리던 눈물도 사라졌다.
2012년, 10월 20일. 가을 하늘 날씨는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나는 26살에 부모님의 안정적인 지원아래
돈 걱정 하지 않고 책을 사고 밥을 사 먹는다.
어디가서 공부해냐하나 눈치보지 않고 당당히 다닐 학교도 있다.
내년에는 돈 버느라 피곤하건, 혹은 눈치보며 공부할텐데 그에 비하면 적이 있는 곳에서 공부 할 수 있음은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이 평범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 날들이었나.
나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아주 많은 감정과 마음을 다치고,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리고,
많은 밤들에 잠들지 못하고 이불을 움켜쥐며 괴로워하고서야
그렇게 깨달았다.

지금,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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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00

■ 삶 2012. 9. 27. 00:06


방금 자정이 넘어가면서 D-99가 되었네.
결전의 시간은 다가오는데, 온통 부족한 것 투성이다.
하루하루가 심하게 진이 빠진다.
마치 하루하루를 시험전날의 당일치기만큼의 긴장감과 집중력으로 버티고 있어서
요즘은 집에가면 소파에 앉는 것도 힘들어서 침대에 누워버리곤 한다.


로스쿨 생활은 정말 마음이 힘들거나 머리가 힘들거나 몸이 힘들거나...
힘들지 않은 날들이 없는 것 같다.
아마 본질적으로 법학도 어렵고, 시험도 어렵고, 경쟁도 어렵고..뭐 그런것들이 다 복합적으로 뒤엉켜 그런거겠지.



기빨리는 느낌이다.
그냥 차 뒷자석에서 자고 내일 일어나서 씻고 싶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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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제주도 :)

■ 삶 2012. 8. 18. 23:32

 

2012. 08. 11. ~ 08. 13.

 

일주일간의 모의고사를 치르고 학교사람들과 2박 3일동안 잠시 제주도에 다녀왔다.

다들 시험보느라 지쳐서 빡세게 놀 생각도 없었고 마지막 휴식차.

태풍이 온대서 걱정 많이 했는데 걱정이 무색할만큼 날씨가 좋았다.

 

 

제주국제공항. 도착한 즈음 노을이 진다.

 

오랜만의 야외나들이에 신났나보다.

 

다른 지방은 물폭탄이었다는데 정작 걱정했던 제주도는 아주 쾌청하고 (많이) 더웠다.

 

오설록의 녹차밭. 싱그러운 녹음.

 

백사장이 하얀 금능해수욕장. 물도 얼마나 깨끗하던지. 다음에 와도 또 이 곳으로 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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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꼬맹이

■ 삶 2012. 8. 2. 19:47


어린 날 주고 받았던
수 많은 이 메일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 사람과의 메일을 위한 계정을 따로 만들었다.
나는 하루 혹은 이틀 걸러 일기 쓰듯 자유롭게 내 얘기를 썼고,
그 사람은 바쁘면 바쁜대로 짧게, 여유가 있는 날은 길게
그렇게 어린 나의 긴긴 글들에 대답해주었다.



나는 그 사람과 손잡는 것조차 바라지 않았다.
그 사람이 빌려준 책을 읽었고,
그가 좋아하는 책들을 알아내어 모조리 읽었다.
그 사람에게 빌려주었던 내 책의 첫장에, 그가 써놓은 짧막한 감상문을 읽으며 그 사람 깊은 생각, 그 사람의 마음들을 헤아리려 노력했다
그리고 라디오 사연같은, 십대 소녀의 감성충만한 글들을,
그는 꽤나 오랫동안 잘 읽어주었다.






마음과 생각들이 자유롭게 우리 사이를 흘렀다.
내 생각과 감정의 표현들이 차가운 벽에 부딪혀 우수수 떨어지는 요즘,
그 때 우리가 주고 받았던 메일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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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었다.

■ 삶 2012. 7. 26. 23:42




어른이 되었다고 느낄 때.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기를 주저하고,
누군가로부터의 열렬한 사랑을 기대하지 않게 되었을 때..

사랑보다-
내 자존심이 내 일이, 내 마음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고,
이젠 내 또래이거나 더 어른인 상대방도 그럴테니
서로의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애정을 유지해나가는게
흔히들 말하는 현명하고 현실적인 어른들의 연애,
그리고 내가 지금 그러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적인 충돌, 나의 감정적 소모들로 인해 내 삶이 흔들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이 사람 때문에 상처받아서 두고두고 마음 아픈 일 없으려 적당히만 마음을 주고 받는 그런 연애를 하고 있었다.




유치하지만 가슴 아플만큼 사무쳐 그리운 감정,
정말이지 너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마음,
내 일을 다 망치더라도 당장이라도 너에게 달려갈 수 있는 용기..



시간이 지나고 난 그러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했지만,
아주 순수한 마음, 앞뒤재지 않고 오직 감정에만 충실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뜨거운 여름같던 그 열렬한 사랑의 감정이 문득 그립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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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필승

■ 삶 2012. 6. 1. 16:11









딸이름 대한민국, 아들이름 성무대.
자녀이름에 충성하는 나라와 공군의 이름을 새겨넣은 아빠가,
2012. 5. 31. 자로 33년 만기제대하셨다.

그동안 무려 33년을- 수고했노라 축하받고 시끌벅적해도 모자를 날인데,
아빠는 제2의 인생준비를 위한 시험 때문에 퇴임식에도 못 가시고 텅 빈방에서 쓸쓸이 시험 공부를 하면서
대한민국의 전투기 조종사로서의 33년 인생을 마무리하셨다.


어깨에 실핏줄이 다 터져도 하늘이 맑은 날이면 전투기를 타고 싶어하셨다던 아빠.


아빠도 시험 전 날이고 나도 기말고사가 코앞이었지만 그냥 지나가는건 아닌 것 같아서,
수업끝나고 예쁜 꽃다발을 들고 예고도 없이 부모님 댁에 들렀다.

아빠아...하고 동생방문을 열었는데 돋보기를 끼고 공부하시던 아빠가 나를 보시고는 목이 잠긴 목소리로
"딸 밖에 없네. 아빠 전역하는 날 방안에 쭈그리고 앉아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라며 나를 안아주시는데
집에 오길 잘했다 싶으면서도,
하필 시험일정이 전역 퇴임식 다음날이라 아빠가 평생을 바친 직장을 마무리 하는 날에 이렇게 후배들한테 환송도 꽃다발도 못받고 공부하고 계셔야 하는건지 마음이 아팠다.



아빠.
아빠는 제게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운 군인이었고, 제가 아는 가장 멋진 전투기 조종사였습니다.
사랑합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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