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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76일 남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오늘 참 행복한 사람이다.
우리는 대개 무언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거나, 내 삶에 없던 것을 얻게 되었을 때
행복하다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합격통지를 받았을 때, 생일파티를 하는 날에, 여행하는 순간에 행복하다 말한다. 그런 줄 안다.
그런데 그 행복이란 것은 영원하지 않다. 순간적으로 짜릿한 아드레날린의 폭발일 뿐.
그런 기분은 "행복"이 아닐 수도 있다.
인생에 있어서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그런 어떤 즐거운 이벤트들이
실은, 행복함이 아닐 수도 있다.
한편,
우리는 또 인생에 있어 근심과 걱정에 젖어있을 때 괴롭고 힘들어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몸이 아프거나, 실연을 당했거나, 시험이나 일을 망쳤거나..
그런 부정적인 이벤트들은, 심지어 저 위의 긍정적인 이벤트들을 압도하기도 한다.
마음 속에 근심이 있을 때, 아무리 즐거운 일이 일어나도 진정으로 즐겁지 못하고 어딘가 찝찝한 것처럼.
난 오늘 진심으로 행복하다.
아주 특별한 즐거운 일도 없고, 아주 근심되는 걱정거리도 없다.
언젠간 떨어질 들떠가는 마음도 아니고, 허우적거릴만큼 가라앉는 마음도 아닌,
정확히 고요한 수면과 같은 마음.
평온함에서 오는 편안한 행복함.
어제 아주 푸욱 잠들었고,어디 아픈 곳도 없다.
어디 아픈게 아닐까 의심하는 마음도 없고,
감정이 닿아있는 주변 사람들과 다투지도 않았다.
우울한 마음에 툭하면 흘리던 눈물도 사라졌다.
2012년, 10월 20일. 가을 하늘 날씨는 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나는 26살에 부모님의 안정적인 지원아래
돈 걱정 하지 않고 책을 사고 밥을 사 먹는다.
어디가서 공부해냐하나 눈치보지 않고 당당히 다닐 학교도 있다.
내년에는 돈 버느라 피곤하건, 혹은 눈치보며 공부할텐데 그에 비하면 적이 있는 곳에서 공부 할 수 있음은 참으로 다행인 것이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이 평범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 날들이었나.
나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아주 많은 감정과 마음을 다치고,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리고,
많은 밤들에 잠들지 못하고 이불을 움켜쥐며 괴로워하고서야
그렇게 깨달았다.
지금, 가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