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 주고 받았던
수 많은 이 메일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 사람과의 메일을 위한 계정을 따로 만들었다.
나는 하루 혹은 이틀 걸러 일기 쓰듯 자유롭게 내 얘기를 썼고,
그 사람은 바쁘면 바쁜대로 짧게, 여유가 있는 날은 길게
그렇게 어린 나의 긴긴 글들에 대답해주었다.
나는 그 사람과 손잡는 것조차 바라지 않았다.
그 사람이 빌려준 책을 읽었고,
그가 좋아하는 책들을 알아내어 모조리 읽었다.
그 사람에게 빌려주었던 내 책의 첫장에, 그가 써놓은 짧막한 감상문을 읽으며 그 사람 깊은 생각, 그 사람의 마음들을 헤아리려 노력했다
그리고 라디오 사연같은, 십대 소녀의 감성충만한 글들을,
그는 꽤나 오랫동안 잘 읽어주었다.
마음과 생각들이 자유롭게 우리 사이를 흘렀다.
내 생각과 감정의 표현들이 차가운 벽에 부딪혀 우수수 떨어지는 요즘,
그 때 우리가 주고 받았던 메일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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