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으로 바위치기

■ 삶 2011. 12. 12. 16:30
얼마전까지 계란으로 바위를 내리치는 일에 진저리가 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곳에서 나는 계란인데, 자- 저기 바위에 부딪혀보라고- 어짜피 깨질껀데 깨지는 거에 의의를 두는 것조차 가치있는 거니까 가서 열심히 깨져보자! 라며 아직 준비도 안된 나를, 뻔히 아는 나를, 깨지기 위하여 내려쳐지는게 - 내려쳐지고 산산조각 나서 내 몸을 추스리는게 얼마나 아프고 참담한 일인지 상상만 해도, 그런 기억들을 되돌리는 것도 정말 머리가 쭈뼛 설만큼 싫었다.

싫어. 이미 많이 깨지고 이미 많이 아파.
이제 그만 깨지고 그만 아프고 제발 좀 내 모습 온전히 지내고 싶어.

- 라고.



근데
이번엔 박살이 나더라도 나는 내려치러 가야겠다.
나는 박살이 나겠지. 또다시 비참하고 참담하겠지.
그치만 내가 박살나는 순간 바위도 그 찰나엔 잠깐 아프겠지.
깨지진 않아도 그 맞은 자리가 아프긴 하겠지.



그러고 나면 새로 시작하는거야.
모든 걸 어제에 묻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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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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