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것 같지 않아도 행복하자고 다짐하고 애쓰자.
그러다 애쓰는 내가 짜증나고 다 집어치우고 싶어도
다음 날에는 또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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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우리집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있는것인지
동생방에서 컴퓨터를 켜기 전에, 내가 먼저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을 연결하면
다행히도 인터넷이 연결된다....
오늘은 동생이 자는 틈을 타....(..)
2009. 12. 25. Lisbon, Portugal
모처럼 겨울답게 눈이 쏟아졌던 월요일 오늘 하루.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다행히도 바닥까지 쳐내려가는 일은 없었다.
한 번 크게 데였다는 것 자체가 아주 중요하다.
경험하는 것과 경험해보지 못하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
내 인생에 있어서 쉽게 회복하기 힘든 상처일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경험해보았다는 것은 나를 종종 힘들게 하곤 한다.
거진 회복했다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루트를 또 돌고 있는 것 같은 좌절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조금 슬럼프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슬럼프가 아닌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나의 2004년 , 2005년, 2006년,,,어린 시절의 싸이 일기를 보고 있으면
그때도 그렇게 세상에서 심각할 수가 없었다.
그때도 슬럼프였고, 힘이 들었고, 속이 상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그땐 이렇게 삶 자체가 허무하고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삶은 계속 슬럼프와 상승세의 fluctuation일지도.
이렇게 생각해봐도 삶이 허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행복과 기쁨은 영원하지 않고
순간의 행복과 기쁨이 사라지고 나면 끝없는 허무함이 밀려온다.
예쁘게 칠했던 손톱의 매니큐어도 시간이 가면 벗겨져 흉해지고
깔끔하게 염색했던 노란 머리도 검은 머리가 자라나면서 지저분해진다.
시간 텀을 두고 계속 관리해주려고 애쓰지만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반복된 행동일 뿐.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하면 한없이 침잠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아주 잠깐의 행복 - 순간의 만족을 위해 하루살이처럼 애를 쓰는 것 같다.
행복이, 만족이 이렇게 순간적인 것이라는 걸 몰랐던 때 -
시작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영원할 것 같았던 그 때 -
이 세상 모든 것에는 결국 끝이라는게 온다는 것을 아직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었던 그 때 -
그 때가 훨씬 더 설레고 행복하지 않았었나.
나는 나이먹음과 경험을 교환하였다.
어린 시절 나는 - 실패는 없다, 오직 경험만이 있을 뿐이라며 겁내지 말고 경험해보자 외쳤건만,
경험이 늘어갈수록 삶의 지혜가 쌓여가는 것보다도 삶의 흥미와 애착을 잃어버렸다.
이 것도 스물여덟, 한 때의 짧은 생각일까?
더 나이가 먹으면 이 생각조차도 변하게 될까?
대충 삶이란게 허무하고 부질 없는 것이라는 생각자체가 치기어린 생각인걸까?
이렇게 싫든좋든 어른이 되어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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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오래된 노트북을 가지고 버버벅 거리며 썼는데
드디어 내 방에도 내 전용 컴퓨터를 마련했다.
저기 모니터 옆에 보이는 검은 박스가 본체.
시판되지 않은 본체부품이라 조립하기에 적절하지 못한점이 많았다고 하지만
내가 조립한게 아니므로 나는 잘 모르겠다....
128기가짜리 SSD가 들어갔다는 거 말고는 사양도 전혀 모름....(...)
팬이 없는거라 컴퓨터에서 소리가 하나도 안 나.
모니터만 알파스캔 23인치형으로 내가 샀고
그외 로지텍 무선마우스와 키보드는 조립자가 쓰던걸 그냥 데려왔다.
조립자에게 감사를 뜻하는 의미로
컴퓨터에 이름을 지어줬다.
일명 MNG117 = MINING117.
어쨌든, 내 목표는 쓸데없는 네이트 판 읽기...따위를 줄이고
일기나, 여행기 글을 쓰는 것인데
과연 이룰 수 있을는지 잘 모르겠다.
그나저나,
정말 진심으로 여행가고 싶다.
초여름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 낯선 밤거리를
타박타박 걷고 싶다.
정말.
진심.
레알.
직장인 6개월차.
리프레쉬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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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오묘한 그라데이션을 그린다.
지평선가까이는 거무죽죽하고 그 위에 붉은띄부터 오렌지빛, 연한귤빛을 너머 차차 하늘색, 파란색으로 그렇게 하늘을 채운다.
산세가 또렷이 보였던 저 멀리 관악산은 어둑어둑하고 먹먹한 그림자가 되었고,
여기 강남에서 노량진까지 빽빽이 들어차있던 성냥갑같던 건물들은 어둠속에 파묻혀 버리고
오직 관악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커다란 지평선을 이루었을 뿐이다.
마치 광활한 사막에 어둠이 내려온 것 처럼 -
어둠으로 가득찬 대지는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어보인다.
실은 그 빽빽한 골목골목에 건물이, 사람이, 자동차가 뒤엉켜 있겠지만.
낮에는 그 복잡다단하던 것들이,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아래
검은 실루엣 - 단조로운 하나의 선으로 변해버리고
사실 세상은 아주 거대하고 경이로운 것이라는 생각과
인간의 삶은 소소하고 보잘것 없다는 깨달음이 동시에 밀려온다.
저 멀리 보이는 저 지평선까지 정말이지 광활하고 폐허같은 사막이면 좋겠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는 사막.
나말고는 아무것도 살아숨쉬는게 없어서 가슴이 뻥 뚫리는 그런 사막.
내 옆으로 높고 낮은 모래 언덕만이 오르락 내리락 스쳐지나가는.
데쓰밸가 그랬던것 처럼, 밸리오브파이어가 그랬던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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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살아있다는게 무섭게 느껴졌다.
살아가야하는게 무겁게 느껴졌다.
불안하고 불편하다.
예전만큼 사는게 산다는게 가볍고 경쾌하지가 않다.
중요한 것을 놓칠까봐 내가 잘못하고 있는것일까봐
불안불안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느낌.
내 방 문을 닫고서
벽에 기댔어 철퍼덕 앉았을 때
갑자기 눈물이 터졌다.
나는 어른인줄 알았지만
실은 아직도 너무나도 모르는게 많고
조금만 잘못해도 불안에 떨며 어쩔줄 모르는
어른인척 하는 어린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28살 첫날 밤
왈칵 쏟아지는 눈물과 함께 문득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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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오는 것이 아쉽고 설레던 때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마치 모든 것이 새로 시작하는 냥 호들갑 떨어봤자
지나고 보면 결국 하루하루가 똑같을 뿐이란 걸 -
지난해를 반성해도, 다가오는 해에 새로운 각오를 해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어서일까.
그래도 4시엔 퇴근할 줄 알았는데, 정시퇴근을 하게 될 것 같으므로
오늘은 2013년을 마무리하는 일기를 써야겠다.
지금 내 회사만큼 서울에서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는 곳도 없으니
여기서 2013년의 마지막 해를 감상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
나의 2013년 어떠했나 생각해본다.
1월.
정말 캄캄하고 추웠던 1월 3일,4일,6일,7일.
중간에 포기하고도 싶었고, 잠도 못자고 쓰러질뻔도 했었고, 다시는 보기 싫었던 변호사시험을 봤다.
끝이 나고 후련할 줄 알았지만 우울한 시간들이 이어졌다.
시험결과가 나올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마음만 졸이고 싶지 않았고,
충동적으로 비행기표를 끊고 미국서부와 밴쿠버를 돌아보는 여행을 했다.
많은 것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우울한 마음을 떨치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2월.
3년간 지겹도록 다녔던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졸업사진을 찍고, 졸업가운을 입고, 학위기를 받고 나는 (어울리지 않지만) 법학석사가 되었다.
3월.
20년가까웠던 학생을 끝마치고 백수가 되었다.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토익을 쳤고, 못만났던 친구들을 실컷 만나며 내게 주어진 자유를 즐겼다.
그리고 그 중간중간 마음아프고 속상한 일들도 있었다.
4월.
합격발표일 (4월 26일)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외박을 하거나 , 방안에 틀어박혀서 우는 날들이 있었지만
4월 26일, 다행히도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그렇게,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5월.
자격증이 있는 백수가 되었다.그러나 아직은 행복한 백수였다.
낮에는 운동을 열심히 했고, 바이올린과 피아노 강습을 받았다.
저녁에는 통번역어학원을 다니면서 영어공부를 했고, 틈틈이 취직한 친구들을 만나며 밥을 얻어먹었다.
중간중간 변호사 연수를 들었고, 취직원서를 쓰고, 게중에는 면접도 보았다.
6월.
자격증 있는 백수 2개월차. 여전히 행복한 백수였지만,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맘에 드는 취직자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행히도 한 회사의 서류를 넘고, 인적성을 넘고, 1차 면접을 통과하여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6월말쯤이 되니 막막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직장생활을 2-3개월씩하는 친구들을 보니 내가 초라해지기도 했다.
7월.
한 회사의 최종면접을 보았다. 임원진과 후보자 5명이 들어가서 면접을 보았고
NLL과 외교정책등, 예상못한 시사질문에 정신줄을 놓았는데, 기적처럼 합격문자를 받았다.
꿈같았고, 7월 22일 드디어 한 회사의 정규직원이 되었다.
한 회사의, 한 팀의 일원이 되어 긴장된 나날을 보냈다.
8월.
첫 월급을 받았다. 첫 월급의 선물로 내게 Personal Training 을 선물했다.
매일매일 출근하는게 즐거웠다. 콧노래를 불렀고 친구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9월.
가을이 되었다. 작은 일들을 맡아서 처리하기 시작했고
9월 중순에는 외부 로펌으로 파견되었다.
2학년때 인턴을 나갔던 로펌으로의 파견이라니,
미묘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10월.
한달 내내 외부로펌에서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고 강평을 들었다.
하루에도 세 네명의 새로운 변호사님들을 만나고 친분을 쌓았다.
날씨는 쾌청했고,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그리고 6개월 의무연수가 끝났다.
11월.
본사로 복귀했다. 어색할 줄 알았지만, 팀원들과는 더욱 돈독해지고 친해지는 한 달이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팀장님이 이직하시는 바람에 싱숭생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우리들은 모두 아빠 잃은 슬픔에 한동안 허우적 거렸다.
12월.
드디어 변호사 등록비를 마련하여 등록을 하고 등록번호를 받았다.
정식 변호사가 된 것이다 . 여전히 회사원이지만서도.
즐거운 송년회가 이어졌고 틈틈이 퇴근길에 좋아하는 영화들을 보았다.
중간중간 마음쓸 일도 있었겠지만, 나쁘지 않은 12월이었다.
시험과, 졸업. 합격과 취직. 그 모든게 한번에 일어난 해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다 거치게 되어서 기쁘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또 행복했다.
2014년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지금처럼만 - 행복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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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정신 없이 흘러가는 지금.
잠시 다 내려놓고 정리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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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무한히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기운을 퍼트리고 다니는줄로만 안다.
우리 팀장님이 그랬고, 다수의 소개팅 상대방들이 그랬다.
하지만 나는 사실 한편으로는 예민하고, 소심하며, 비관적이기도 하다.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 것들을 혼자서 상상하고 두려워해서 불안해한다.
마음이 불안하기 시작하면 생각이 폭주하고 사고는 통제를 잃는다.
마음에 불안의 씨앗이 자랄때는
그것이 해결될때까지 어디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내가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때까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이런 나임을 나는 잘 알기에
되도록이면 날 걱정시킬, 날 극도로 불안에 밀어넣을 일들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실 또 나쁜 일이 일어나면 어쩌랴.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도 될 것을.
제발 미리 걱정하지 말자.
미리 걱정하지 않기.
내 인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평생에 걸쳐서 노력하고 수련해야할 나의 인생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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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음이란게 참 신기하다.
큰 일 앞에서 무너질 때도 있고, 너무 큰 일 앞에서는 또 담담하기도 하고.
기꺼이 깨지기를 각오할 때도 있고, 상처받기 싫어서 몸부림칠때도 있고.
당분간은,
복잡한 생각, 마음아픈 생각 다 접고
홀로 있고 싶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이 문득문득 떠오르지만
그럴때마다 머리를 세차게 흔들면서
의식적으로 떠올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내 마음이 강렬히 상처받기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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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추워도 하늘은 쾌청하니 맑더니.
오늘은 구름도 조금 끼고 괜히 마흠도 흐린 것 같은,
이제 정말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든다는 자각이 드는 날씨다.
회사 건물 안에 대여섯개의 커피전문점이 있는데
그중에 스타벅스 빼고 다 사원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커피값도 만만치 않은 요즘에 사원증에 들어있는 식비로 커피를 사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나는 그동안 굳이 스타벅스 커피를 사먹지 않았다.
내가 무슨 스타벅스 커피 매니아도 아니고 괜한 오기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겨울이 되니까
빨간 크리스마스 시즌 컵에 초록색 스틱이 꽂혀있는 스타벅스 커피가 왜그렇게 마시고 싶던지.
월급도 얼마 안남아서 마이너스 긁게 생긴 판에
이번주 월, 화, 수를 참다가 기어코 오늘 아침 스타벅스에서 라떼를 사먹고야 말았다.
여러 브랜드의 라떼를 거쳐 이제서야 느끼는건데
스타벅스 라떼가 우유가 많이 들었는지 마일드하다.
쓰지도 않고 탄 맛도 없다.
커피를 잘 못마시는 내 입에 딱 맞는다.
그렇게 애써 외면했던 빨간색 컵에 초록색 스틱 꽂은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통창이라 훤하고 휑한 회사 로비를 올라오면서 잠시 생각했다.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게 있나.
우리는 시간을 붙잡을 수도 없고
사람의 마음을 붙잡을 수도 없다.
내 몸과 내 머릿속에 새겨놓았던 기억도 날아간다.
저기 떨어지는 나뭇잎을 붙잡을 수도 없고
가을이 지나 가는 것도 붙잡을 수가 없다.
사라지는 것을 알아서 슬프고
붙잡을 수가 없어서 안타까운 것이다.
그 모든게 사실은 너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면 슬프지도 아쉽지도 않을까.
붙잡지 못한 어제의 나는 날아가버리고
나는 오늘 또 다시 태어났다.
아쉽지도 슬프지도 않다.
날아가버린 어제의 나에게
아직 날아가버리지 못한 내 기억과 마음도 함께 날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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