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ing Busan.

우리나라 2013. 8. 26. 01:12

사실 지지난 주는, 입사 첫 휴가였다.

휴가를 받기까지 많은 사연들이 있었지만,

12일부터 일주일간 휴가를 받을 수 있었고, 휴가 첫날엔 (더위에 지쳐) 하루종일 하루종일 마음놓고 잠을 잤더랬다.

본격적으로 휴일을 즐기려던 화요일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 길로 전주로 내려가서 3일동안 장례를 치르고 오니 -

어느 덧 나의 여름 휴가는, 경조휴가가 되어 끝이 나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나의 첫 휴가가 이렇게 끝나는게 아쉬워

나는 금요일저녁 KTX를 타고 부산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그야말로 훌쩍 떠났다.

 




오랜만에 내 필름카메라 Me Super와 함께 :)

 

 

2시간 30분여를 달려 KTX는 나를 부산역에 내려다 주었다.

시간은 어느 새 9시 30분.
사실 부산도 4번째지만, 언제나처럼 나는 낯선 여행자이고 싶다 .

 

KTX부산역에서 바라본 부산의 전경.


색색 빛이 흐르던 부산역 앞.

 

 

친구는 금요일밤까지 일하는 중이어서, 나혼자 부산역에서부터 마린시티로 버스를 타고가서는

친구가 사는 오피스텔의 비밀번호를 눌러 들어갔다가

밤 12시에 친구호출을 받고 친구네 회사 회식자리에 잠깐 꼈다가 새벽에 친구와 함께 돌아왔다.

 

 

그리고 제대로 나의 Running Busan 여행은 시작되었다.

 

 

마린시티에 살고 있는 친구 오피스텔의 최고 좋은 점은 해운대 해수욕장과 동백섬이 바로 코 앞에 있다는 것!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볍게 아침 동백섬 산책 =)

 
동백섬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와 바다풍경


동백섬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날이 참 좋았다. 파란하늘과 파란 바다.


모자만 봐도 이건 나다.


아침인데도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꽤 있다.그래도 꽤나 한적한 해운대 해수욕장.

 

동백섬 한바퀴 돌고, 친구는 마사지를 받으러가고 나는 친구집 오피스텔에서 느긋하게 독서 =)

점심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퓨전일식집에서 바다구경하면서 !

그리고 나혼자 동백섬 한바퀴 더!

 

친구 오피스텔에서 보이는 풍경 =D 매일 아침마다 이런 바다를 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신다니 ....

 

 

나혼자 동백섬을 돌고왔더니 지난주 연속된 야근에 지친 친구가 쌔근쌔근 자고 있다.

좀 재우다가 해가 떨어지고 나서 씨앗호떡 먹으러가자고 친구를 깨웠다.

남포동시장까지가려고 나왔는데,

해가 지고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을이다!


 

노을진다아아 :D


그라데이션이 이쁜 하늘과 광안대교.


마린시티에 달이 떴다. 마린시티는 높은 빌딩들때문에 서울같기도, 외국같기도 했다.


쳐다만봐도 아찔한 zenith - 그리고 마린시티의 풍경

 

 

남포동에 가서 씨앗호떡을 하나씩 먹고, 오락실에서 펌프와 총질을 해대고서

이번엔 트레이닝 복을 제대로 챙겨입고, 또! 동백섬으로 나갔다.

하루에만 동백섬을 3번씩 도는.....running busan 프로젝트.

이게 휴가인지...극기훈련인지...(..)

 

 

동백섬에서 보이는 마린시티의 야경 - 불빛이 반짝반짝 x_x


동백섬 등대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와 휘영청뜬 달님 ! 칠흙같은 바다에 하얀 다리. 참 멋지다.


그리고 그 반대편- 약간 향락의 도시같은 느낌을 주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야경.

 

동백섬을 두바퀴 빠르게 뛰고나서 아까 노을을 보러갔던 광안대교쪽으로 또 달려갔다

밤바람이 시원한건지, 바닷바람이 시원한건지 -

자정이 넘은 밤인데도 바닷가를 따라 산책하는 사람, 러닝하는 사람,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사람 -

태양이 뜨거웠던 한낮보다도 훨씬 활기차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마린시티의 밤이었다.

좀더 광안대교쪽으로 달려가서 본 광안대교와 달.


 

얼마전에 선물받은 민트색 운동화 ♡ 트레이닝복까지 완벽하게 갖춰입고 달린 나와 우지♥

 


그렇게 하루동안, 정확히 동백섬 4바퀴를 달리고 - 낮잠 한번 자고 - 씨앗호떡 하나 먹고 - 마무리한

나의 Running Busan.

 

 

PS. 부산에 갔는데 해운대 바닷물에는 발도 못담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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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출력물을 뽑고있는데

옆팀 부장님께서 오셔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 H대리, 중산층이 어떤 정도인지 기준은 없지만

H대리를 보면 딱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중산층 사람 같아 "

 

 

중산층의 기준이 뭘까.

그리고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중산층 사람이라는 말은 좋은 의미일까, 나쁜 의미일까.

그런건 모르겠지만

 

 

문득 -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몰려왔다.

 

 

남들이 보기에 나는,

중산층 집안에서 자란 사람 같다고 한다.

돈스쿨이라는 소문을 달고사는 로스쿨을 졸업했고 (물론 국립이긴 했지만)

친구들에게 서울의 사립외고 출신일 것 같다는 소리들을 들었다. (공립고등학교학교 나왔다.)

 

 

그러나,

사실 우리 아버지는 고등학생 때 할아버지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하숙집도 아닌 친구집과 선생님 집을 오가면서 학교를 마쳤고,

그래서 나라에서 학비를 지원해주던 사관학교에 들어갔고 그렇게 군인이 되었다.

사관학도생이 받는 용돈 중 일부를 띄어 할머니께 생활비를 부쳐야 했고

아버지의 20대초반에 할아버지까지 돌아가셨다.

 

 

그리고,

경상남도의 시골마을이 농사를 지으셨던 외할아버지의 딸, 지금의 엄마를 만나 결혼했으니

사실상 아무 것도 없이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아버지의 직업의 특수성때문에 엄마는 전업주부가 되어야 했다.

 

 

그렇게 우리가족은,

지금까지 군인아버지의 공무원 월급 하나에 4가족이 올망졸망 매달려서 살아왔으니

생활 자체가 넉넉할 리가 없었다.

 

 

 

그런데,

사실 주변사람들의 생각처럼,

나는,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

풍족하게 자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기준에서 나는 부족함을 모르고 자랐다.

 

 

아버지도 새파랗게 젊을 때, 정말 얼마 안되는 월급이었지만,

엄마는 내가 책이 읽고 싶다하면 책값만큼은 아끼지 말라고 하면서 수십권씩 책을 사주셨고

보습학원은 못 다녔지만 중학생이 될 때까지 피아노, 바이올린, 미술, 수영, 글짓기 등 예체능 레슨 등을 실컷 받았다.

대학 땐 비록 학자금 대출을 받았지만, 엄마는 장학금을 받으면 그 돈으로 교환학생을 보내줄 수 있다 하셔서

나는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장학금도 받고 엄마와의 약속대로 교환학생도 다녀왔다.

그리고, 거의 1년에 한번씩 - 거의 8년동안 해외여행을 나다녔다.

부모님은, 나가서 많이 배우고 성장해오기를 바라셨다.

내가 여행비 때문에 주춤할때도 좋은 곳들이니 가보라며 적극적으로 보내주신것도 부모님이셨다.

 

 

 

 

내가 이렇게 부족함을 모르고 풍족하게,

남들이 보기에도 중산층 집안이라고 생각할만큼 자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허리띠를 조르고, 아끼고, 절약하며 27년간 고생한 부모님 덕분이었다.

나한테는 새 옷을 사주고, 엄마는 내가 입던 헌 옷을 입고

나한테는 새 브랜드 운동화를 사주면서, 엄마는 아울렛에서 한참 세일하는 물건을 사 신으셨다.

나는 필요하면 사서 썼지만, 엄마 아빠는 그야말로 물건들이 다 고장날때까지 있는 물건을 고쳐서 쓰고 붙여서 쓰고 그러셨다.

아빠 동기생들이 이쁘고 멋진 가구들로 집을 꾸밀 때, 우리 집은 정말 필요한 가구만 있어서 집안에 휑해보일 정도였다.

엄마는 집을 이쁘게 꾸밀 수가 없어서 속상하다고 했던게 기억이 난다.

 

 

내가 부족함없이 중산층처럼 자라는 동안, 대신 부모님이 부족하게 사셨던 거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너무나도 당연히 이렇게 자라서 그만큼을 누리고 살아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되돌아생각해보니, 내가 당연한 것들이 우리 부모님에게는 당연하지가 않았다.

 

 

 

오늘 월급명세서를 받았다.

아직 첫 월급이 실제로 통장에 찍히려면 며칠 남았지만,

(이번 달은 상여금이 없는 달이라 , 월급 액수에 좀 당황하긴 했지만)

 

 

 

나를 이렇게 중산층의 자식처럼 공들여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우리 부모님이 당신들 돈으로는 겁나서 누리지 못했던 당신들의 것들을

앞으로 내가 누리실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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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8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2)

Paris, France




"O.M.G. 다음 역이 PARIS에요!!!!"





....이게 무슨 귀신이 도시락 까먹는 소리야....

그러니까, 우리는 아비뇽에서 기차를 잘못 탔는데, 이 다음역이 Paris 라고??!!!?!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것 처럼 땡~하고 울렸다.

0.001초의 순간에 엄청난 생각들이 뒤죽박죽 떠올랐다.





- 무임승차로 처리되어서 벌금을 왕창 물면 어떡하지 ? (08년에 이탈리아여행하다 티켓에 펀치 안뚫었다고 100유로를 뜯긴 트라우마)

- 누구한테 말해야하지?

- 내려가는 TGV 기차값은 얼마나 할까? ㅠㅠ

- 파리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아비뇽으로 내려와서 액상프로방스까지 가면 몇시에나 도착하게 될까?

- 그냥 일정을 바꿔서 오늘 파리를 구경했다가 이따 저녁에 다시 아비뇽으로 내려갈까?

- 짐만 아니면 어짜피 내일 출국이라 다시 파리로 올라와야 하는데 아비뇽숙소에 남겨둔 짐이 문제네 ㅠㅠ 



...그냥 아비뇽에 짐을 버려버려?




방금 막 문이 닫힌 파리행 TGV는 서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ㅜㅠ 

나와 MJ는 일단 무임승차로 인한 벌금을 피하기 위해서 황급하게 직원을 찾아나섰다.

그리고 우리가 액상프로방스를 가려고 티켓을 샀는데 잘못타는 바람에 이 기차를 탔다고 했더니

마음씨 좋은 승무원이 일단 어쩔 수 없이 파리까지 가야 하고, 거기서 바로 아비뇽으로 내려가면 공짜로 TGV를 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누가 프랑스인들이 불친절 하다 했던가!!! 내 기억 속의 프랑스인들은 다들 친절했다 !!!)




ㅠㅠㅠ





일단 벌금문제를 해결하고 나와 MJ는 스낵바 칸에 앉았다.

이제 파리에 도착하면 바로 아비뇽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냥 파리를 조금 구경하고 저녁에 아비뇽 숙소로 돌아갈 것인가.




그 어느 쪽도 시 to the 망 =_=

아비뇽에서 파리까지는 TGV를 타고 약 3시간 거리.

1안 _ 파리에 1시 넘어 도착해서 바로 아비뇽가는 기차를 타고 내려가서 액상프로방스까지 간다고 해도 오후 5시~6시.

2안 _ 파리를 구경한다면 저녁 7시에는 다시 파리를 출발해야 아슬아슬하게 아비뇽 막차가 끊기기 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래도 넉넉하진 않아도 파리를 6시간정도 구경할 수 있는  2안을 선택하기로 했다.



이건 마치....

한국에 놀러온 외국인이 부산에 숙소를 잡아두고 

KTX를 타고 당일치기로 서울가서 구경하고 놀다가 

다시 잠만 자러 부산으로 내려오는...=_=



원래 우리가 가려던 곳은 노란색 선. 그러나 우리는 파리로 반(?)강제이송 되고 말았다.ㅠㅠ


쓸모가 없어져버린 기차표. 10시05분 아비뇽을 떠나 10시 26분이면 액상프로방스에 도착했어야 했다.ㅠ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그리고 (원래 계획따위 없었지만) 예정에도 없던 파리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정하고 나니

한껏 긴장했던 몸이 풀리면서 몸이 축 쳐지기 시작했다.

아니, 몸보다도 마음이 더 지쳐버렸었다.


그동안 수많은 여행을 하면서 갖가지 사고를 다 쳐본 나였다.

카드를 녹여먹은 적도 있고, 카드도 고장나고 현금도 없이 밤버스를 타고 겁도 없이 국경도 넘어봤고,

지갑도 도둑맞아봤고, 카메라도 도둑맞아봤고,

밤에 돌아다니다가 숙소주소도 모르는데 길도 잃어봤고, 보쌈도 당할뻔 한 적 있었다.


기차 하나 잘못탄 거.

사실 지금까지 겪은 온갖 수난들에 비하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예상과 달리 파리로 실려가서 파리를 구경하다가 집에 오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뭔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잔뜩 긴장했고 해결이 되고나니 피로감이 몰려왔다.

잘 알아보고 타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나에 대한 자책감도 몰려왔다.

도대체 언제까지 사고 치고 다닐껀지.




그래도,

그 수많은 사고를 치고 다니면서 깨달은게 있었다.

그 때 당시는 당황스럽고 속상한 사건사고도, 여행이 무사히 끝나면 바로 그 기억이 제일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여행지의 자연경관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고

사고쳐서 삽질했던 기억들만 마치 무용담처럼 길이길이 남고,

또 그 기억때문에 여행이 즐거웠다고 기억된다는 걸 말이다.



그래서 나는,

아마 오늘 일이 이번 프랑스 여행에 가장 인상적인,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될 것이라고 믿으며

몸과 마음이 지친 날 다독였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프랑스 어딘가의 들판이 참 이뻤다. 저 잔디밭. 저 구름, 저 양떼.


그림같은 프랑스 농원의 풍경 :)






다행히 무던한 성격의 MJ도 우리가 뜬금없이 파리로 강제이송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이런게 다 기억에 남는거라며 헤헤- 웃더니 

스낵바에 엎드려 쿨쿨 잠을 잤다. (널 긍정왕으로 인정한다.=_=;)


나는, 

차창밖  - 계획에 없던 - 프랑스의 경치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아무 계획도/

가이드 북도/

심지어 지하철 노선도 한장도 없는/

파리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덧.

우리는 파리(Paris)의 리옹역에 도착했다. 





" ...XX추워.. @@ "



그랬다.

며칠만에 돌아온 파리에서 우리가 느낀 것은, 춥다는 것이었다!

춥다고?

바야흐로 8월인데, 춥다고?!



그도 그럴 것이

우린 남프랑스에서 놀줄알고 얇은 민소매 차림이었는데

TGV타고 3시간 거리의 파리는 뻥안치고 나뭇잎이 다 지고, 낙엽이 뒹굴고, 사람들은 패딩을 입고 다니는 가을이었던 것이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곧 증거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대로 돌아다니다가는 파리에서 여름옷입고 동사할 것 같아서

우리는 일단 옷을 사러 샹제리제 거리로 향했다.


문제는, 당시에 MJ 카드가 해외사용이 막혀있어서 MJ는 현금을 쓰고, 나는 체크카드를 썼는데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러서 둘 다 거의 예산이 바닥나가는 중이었다.

거기다가 뜻하지 않게 파리로 올라오는 바람에 내 카드로 되돌아갈 TGV 티켓 2장을 끊었더니

체크카드에 돈이 얼마 없는 것 같아....ㅠㅠ


그래서 우리는 MJ어머님께 연락해서, 내가 지금 쓰는 체크카드 계좌로 여윳돈을 입금받았고

그 돈으로 샹제리제 거리에 있는 H&M에서 가디건이랑 타이즈를 사서 가을 패션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8월 말에 이미 가을이 되버린 파리의 샹제리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옷이 이미 긴 옷 천지다.


honey,H / Paris/ 2011.


honey,H/ Paris/ 2011.








얼어죽을 것 같다/ 우린 따뜻한 남프랑스 구경이 목적이었는데 이거 뭐냐/ 

투덜투덜하던 우리는-

샹제리제 거리에서 가을여자 화보를 남기고는...

우리가 파리에 온 이유는 바로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며..

파리는 이 사진 한 장으로 충분하다며.....

이번 프랑스 여행은 뽕을 뽑은 것 같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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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8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1)

Avignon, France





어젯밤, 하루종일 아비뇽을 쏘다니다가 밤늦게 숙소로 돌아와서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의식을 잃고 잠들어있는데 

문득....


누군가 날 쳐다보고 있는 듯한 오싹한 느낌이 들어 잠결에 살짝 눈을 떴는데,





"헉...M....MJ..너 여기서 뭐해...?"



캄캄한 방안에서 MJ가 내 침대 옆에 우두커니 서서 날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었다.




".....H....누가....우리 방문을 열려고 하는 거 같아. 

자꾸만 바깥에서 문을 잡아당겨"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면서 소름이 쫙 끼쳤다.



"MJ,그...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자고 있는데 자꾸 덜커덕 덜커덕 하면서 누가 문을 열려는 소리가 나서 눈을 떴는데

문 틈새 불빛 좀 봐봐. 그림자가 져있어. 

누가 밖에 서있나봐.

어떡해.."



헐.....

시간을 보내 새벽 6시가 좀 안된 시간이었고 아직 방안도, 바깥도 캄캄했다.

이 호스텔은 텅텅 비어있고 투숙객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누가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단 말인가.

게다가 여자 둘 밖에 없는 우리 방에 ㅠㅠ



정신을 가다듬고 가만히 기다리니 정말로 바깥에서 문이 덜그덕 덜그덕 흔들렸다.



"바..바람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어. 

이 큰 호스텔에 방은 남아돌고, 굳이 우리 방에 새로운 사람을 이 새벽 6시에 새로 배정하지 않았을꺼야.

누가 술취해서 자기 방인줄 알고 실수로 문을 열려고 하는 걸 수도 있고

정말 이 방에 새로 배정된 사람이라면 카운터에 가서 마스터 키라도 가지고 오겠지.



일단 잠근 문은 열지 말고, 불을 켜봐

사람이 있는 척 해봐"



MJ가 잽싸게 방 불을 켜고 부시럭부시럭 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런데도 여전히 문은 덜그덕 거렸고 문 앞의 그림자도 여전했다.

그냥..바람 탓인것 같았다. 

우리가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예민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불을 끄고 누웠다.


나는 MJ가 안심하게 CCM을 두어개 크게 켜놓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행히, 정말 바람이었는지 아무 일도 없이 다시 아침이 찾아왔다.



===========================================================================================================================


자자,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Aix-en-Province(액상프로방스) 가는 날!

남프랑스를 마무리할 마지막 도시!!

오늘, 액상프로방스를 둘러보고 내일 파리로 이동하면 우리 여행은 끝이 난다. 힝 ㅠ 아쉬워라. ㅠㅠ

액상프로방스가 아기자기하고 이쁜 도시라는 소문을 많이 들어서 우리는 잔뜩 기대하고 길을 나섰다.

아비뇽에서 액상프로방스까지는 TGV를 타고 20분. 멀지도 않다. 

오늘도 느긋하게 액상프로방스에서 여유를 즐겨야지 >_<


우리는 TGV를 타러가기 전에 약간 시간이 남아서

다시 한번 론강을 잠깐 산책하기로 했다. 






M상쾌한 아비뇽의 아침 모습.


아비뇽의 아침 모습.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아비뇽의 론 강 근처. 한적하고 평화롭다.


아비뇽의 아침 :)


아비뇽의 멋진 아침풍경과 MJ ~ :)



새벽에 있었던 소름끼친 일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오늘의 아비뇽의 날씨는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맑고 쾌청하고 적당한 바람까지 불어 시원하기까지 !!


아마 지금 한국은 찜통처럼 습습할꺼야!!!

나와 MJ는 약간 새벽잠을 설쳐서 피곤하기도 하고

또 이제 여행이 이틀밖에 남지 않아서 아쉬운 맘이 있기도해서인지

유난히 더 들떠있었다.



아비뇽 center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TGV를 타러 고고고 - 


가는 길에 요런 사진도 찍었다.ㅋㅋ




Aix-en-province로 가는 우리 TGV는 10시 05분기차.

살짝 타이트하게 기차역에 도착했지만 아직 10여분 시간이 남길래

물을 한 병 사려고 하는데, 갑자기 전광판에 기차 시간표가 떴다.

그런데 출발시간이 10시 03분??!?!?!??!



뭐야 !!! 

MJ !! 뛰어뛰어!!!!!!!!



프랑스 이동네는 기차비도 비싸고 Aix까지 가는 기차가 그리 자주 있는게아니라서

우린 그 기차를 놓치면 안됐다.

우린 허겁지겁 정신 없이 달려서 기차에 올라탔다.



나와 MJ가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숨돌릴틈도 없이 기차 문이 닫히고 기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기차에 올라타기 전에 얼핏 "마르세유"라고 써있는걸 보긴 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제대로 탄거다.

그래도 플랫폼을 확인하지 않고 냅다 기차에 뛰어든게 약간 찝찝해서 

지나가는 여자를 붙잡고 물어봤다


"Excuse moi - 이거 Aix-en-province가는 기차 맞죠?"



나는 그냥 확인차 물어 본건데, 여자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NO!!!! 이거 Paris로 가는거에요!"




오쉣.....분명 마르세유방향인걸 보긴 봤는데 왜 Paris로 가는거지?

그랬다.....내가 순간적으로 방향판단을 실수했던 것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괜찮아...ㅠㅠ 다음역에서 내려서 갈아타면 되지 뭐.

추가요금이랑 시간 좀 날리겠네 ㅠㅠ


"그렇군요 ㅠㅠ 그럼 다음 정거장은 어딘가요? 내려서 갈아타야 할 것 같아요"






.....



"O.M.G. 다음 역이 PARIS에요!!!!"





"Whaaaaaaaaaaaaaaaaaaaaaaaat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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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7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3)

Avignon, France



입사 3주차 수요일.

교육기간이 끝나고, 어렵진 않지만 하나 둘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직은 일을 받으면 걱정이 앞서고 심장이 콩닥콩닥 거리지만

뭔가 내가 할 일이 있어서 설레기도 하고, 잘하고 싶은 열정도 솟구쳐오르는 요즘. 




==========================================================================================================================================



서서히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오늘의 나의 목표는 사실 노을이 지는 가운데, 아비뇽 성 바깥에서 잔잔한 강물 너머의 아비뇽의 평온한 모습을 보는 것.

그것만 본다면 오늘의 삽질..즉,


① 아비뇽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못찾아서 헤멘 것

② 주문한 음식이 장이 다 꼬일만큼 오래 걸려 나온 것

③ 게다가 맥&치즈로 만든것 같은 스파게티에 허접한 퀄리티의 피자였던 것.

④ 그래서인지(?) 유난히 찍는 사진마다 안이쁜 것.


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어짜피 내가 아비뇽에 온 목적은...신나러 온게 아니고 잔잔한 강물을 보며 로스쿨에서의 번뇌를 씻어버리기 위함이니라.



아비뇽 성안의 아름다운 골목을 지나..


싱그러운 잔디밭에서 ~



아비뇽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명한 다리가 있다. 

바로, 아비뇽의 다리 , 원래 이름은 생 베네제 교(Pont Saint Benezet).


생 베네제 교 (Pont Saint Benezet).


아비뇽의 론강의 끊어진 다리.

길이900m 정도, 21개의 교각에 22개의 아치가 있는 당대 최고의 토목기술로 지어진 다리로 아비뇽과 론강 건너편 도시를 이어주던 다리였다.

하지만 18세기 말 홍수로 인해 절반이 떠내려가고 지금은 4개의 교각과 생 베네제(Saint Benezet)를 기리는 예배당만 남아있다.

12세기 무렵 양치기 소년 베네제(Benezet)가 다리를 지으라는 신의 계시를 듣고 혼자 돌을 쌓아 지었다는 전설이 내려져 온다고..


이 '생 베네제 교'와 '아비뇽 교황청'을 함께보려면 론 강을 건너가면 된다.

생 베네제 교는 끊겼지만 현대식 다리가 있으므로 다리를 건너가자!


두근두근.

드디어 론 강이다!


그런데...

강 가까이 갈 수록....

...........뭔가......심상치가 않아!!! @@


어라...론 강에 떠 있는 저 동그란 부표들은 뭔가요?!!!


잔잔하기는 커녕 폭풍치는 바닷가마냥 파도로 울렁거리는 강물을 보라 ㅠㅠ!!!




그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바로 그 날 - 아비뇽에서 모터보트 대회가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_ =

사진 속에서 봤던 잔잔한 론강은 온데간데 없고

론 강 위에 둥둥 떠있는 부표들 사이로 모터보트들이 굉음을 내며 쏜살같이 지나가고

강물은 넘실넘실을 넘어 출렁출렁 거리고

론 강 근처에서는 모터를 돌리는 기름냄새와 함께 대회준비요원에 구경꾼에 장사꾼들까지 시장통이나 다름없었다..................ㅠㅠ




노을지는 잔잔한 아비뇽을 보면 오늘의 고난을 다 용서한다 했거늘 ㅠㅠ..

여행자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ㅠㅠ


(자칭) 모터보트대회 우승자와 준우승자와 함께. 근데 참 착해보이신다.



시끄럽고, 냄새나고, 정신없는 론강의 모습에 크게 실망했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것도 다 여행의 재미이고, 또 내 운명이니까.



나와 MJ는 대회의 중심부에서 살짝 벗어나 조금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가 진다.

황금빛 햇살이 서서히 건너편 아비뇽의 교황청을 비춘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고요하고 이쁘다.


그토록 보고싶어했던 아비뇽의 교황청, 그리고 생 베네제 다리와 함께.


달려오던 멍멍이한테 한 눈 팔았다. 왈왈.


MJ와 샌드위치와 함께 :)론강에서 샌드위치 아작아작.


나와 MJ는 저기 저 샌드위치를 먹은 자리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황금빛 햇살이 점점 분홍빛 여운으로 바뀌고,

분홍빛 하늘이 보라색 하늘이 되고, 남색 하늘이 되고, 그리고 캄캄해질 때까지.



굉장히 오래 기다렸을 것 같지만,

실은 그 순간이 그리 길지도 않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그 모든 것은 한 순간이었다.


못내 아쉬웠다.

로스쿨 2학년 - 

인턴과 인터뷰, 법조윤리 시험, 다음학기 예습까지 해야하는 빠듯한 여름방학을 쪼개

너덜너덜해진 멘탈을 힐링하고 싶어서 굳이 고른 아비뇽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가장 시끌벅적하고 기름냄새 풍기는 아비뇽에 와있어서 속상하기도 했다.

게다가 아비뇽을 볼 수 있는 날은 오늘 밖에 없는데.

내일이면 이제 엑상프로방스로 가야하는데.


아쉽지만 -

살다보면 내 힘으로 안되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빨리 깨닫고 빨리 인정하는게

그 상황을 가장 쉽고 빠르게 지나치는 방법이란 것을 알았다.

어린 날, 미련스럽게 아쉬워하고 억울해하고 분해하는 경험들을 통해 깨달았다.


기대만큼, 포기가 빨라진 걸 보면, 그리고 그것을 세상사는 이치라고 둘러대는 걸 보면  

나도 얼추 어른이 되었구나 싶었다.


금빛 햇살이 가시고 분홍빛 여운이 남는다.


연보라빛 하늘로 물이들다가..


점점 하늘이 짙어지고, 가로등에 불이 켜진다.


캄캄해졌다. 그리고 이제 아무도 없다.


돌아오는 길. 새로지은 현대식 다리에서 본 아비뇽의 모습. 차들이 지나다니는데도 중세에 온 것 같다.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어둡고, 생각보다 무서웠다.

게다가 기대했던 것을 못봐서인지 괜히 힘이 빠졌다.

리옹과 니스, 에즈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걸 봐서 그렇게 신나해놓고.



나의 개인적인 아쉬움때문에

아비뇽에 대한 마음이 반감되는 것도 아쉬웠다.

사람마음이 참 그렇다.



대반전이 있는 아비뇽이었지만,

그래도 - 내일은 액상 프로방스에 간다.

아주 아기자기하고 이쁘다던데.

내일 액상 프로방스에서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야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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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7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2)

Avignon, France


사실 2년 전의 프랑스 여행은 거의 끝나가는데

지난주부터 직장에 다니기 시작해서 여행기를 쓸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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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빛 바닷가를 끼고 달려 도착한 아비뇽 (Avignon)

아비뇽 때문에 그 많고 많은 나라 중에 프랑스를 골랐기 때문에 

나는 잔뜩 부푼 꿈을 안고 아비뇽에 도착했다.


아비뇽 (Avignon)

남부 프랑스 보클뤼즈에 속한 도시로, 프로방스(Provence)의 중심부에 위치한 아비뇽(Avignon)은 

중세 교황의 도시로 남아 있는 역사 유적들은 도시의 화려했던 영광의 옛 순간들을 잘 보여준다.

14세기 - 15세기 동안 교황과 대립 교황이 있었던 아비뇽 교황청이 유명하다.




아비뇽의 TGV기차역은 아비뇽 관광의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있다.

우리는 그 곳에서 버스를 타고 아비뇽 관광의 Center지역으로 갔다.

니스에서 미리 숙소를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만만하게 캐리어를 끌고 성 밖의 동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적어놓은 주소를 따라 어느 골목길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그 골목길을 왔다갔다해도 숙소가 전혀 보이지 않아;;;;; @@;;

분명 이 길인데..이 길인데..호스텔이라고 쓰여있는 간판도 없고, 호스텔 같이 생긴 집도 없고, 그냥 조용한 주택가일뿐.


분명분명분명 예약까지 했는데!!!!!!

호스텔은 어디있는가!!!!!!!

그 골목길을 수십번을 왔다갔다했는데, 뻥안치고 손바닥만한 간판을 발견했다.....


ㅠㅠ 겨우 체크인을 하고서 방에 들어갔더니 숙소찾느라 완전 기진맥진.

생각해보니 어제 아침에 빵한조각, 점심에 방울토마도, 저녁에 야채샐러드, 오늘 아침 사과...

먹은게 별로 없네??!!?!??!..=_= 

둘다 침대에 누워서 아사할것 같다며 누워있다가 겨우 기운을 차리고 굶어죽지 않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가자! 아비뇽으로!!!!! 밥먹으러!!



아비뇽 관광의 중심지인 Center까지 가기 위해 탄산음료를 하나 뽑았다. 아사 직전 약간 조증상태.


이 곳이 바로 아비뇽의 성곽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파란하늘과 푸르른 나무. 그리고 연한 황토색의 담이 어우러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이다.



나 촘 삐졌음......주문이 들어가기나 한건지..아니면 지금 우리 동양인이라 차별당하는건지..원래 이렇게 느린건지...ㅠㅠ


우리는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러 성황리에 장사중인

 어느 레스토랑의 테라스에 앉았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는 프랑스 음식이 없는데다 

프렌치토스트..이런건 먹고 싶지 않아서

무난하게 이탈리안 음식을 주문했다. 

한국이랑 프랑스랑 잘 먹는 이탈리안 음식이 다른건지 

우리가 늘상 먹는 그런 무난한 이탈리안음식의 이름이 없어서

손짓발짓해가며 추천받아서 음식을 겨우겨우 주문.


아..그런데 음식 정말 안나와................................=_=....

여기 아사할것 같다구요. 

살려줘요 ㅠㅠ

(그러게 누가 음식을 고따구로 먹고 다니래?)




주문한지 1시간이 다 되어서야 나온 피자와 파스타......=_= 피자가 우리가 생각했던거와 초금 달라서 당황했다.



음식도 엄청 느리게 나오더니 ㅠ 파스타와 피자의 퀄리티를 보라 !!!!ㅠㅠ

가뜩이나 배가 고팠는데 우리가 생각한것과는 너무 퀄리티가 떨어지는 음식에 분노했다. ㅠㅠ

나와 MJ는 한국에 돌아가면 꼭! 서래마을에 가서 봉골레 파스타를 먹자고 결의했다.

(그리고 우리는 1년반뒤, 정말 서래마을의 탐볼라에 가서 봉골레파스타를 먹었다 :D)


옷 갈아입으러 간 MJ를 기다리는 나.


아비뇽의 교황청을 보러 가다가, 

회전목마를 발견!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인데

프랑스인들은 회전목마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영화 <아멜리에>를 보면 몽마르뜨 언덕으로 가는 길에 회전목마가 등장하는데

실제로 몽마르뜨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놀이공원도 아닌데 회전목마가 있다.

그리고 이번엔 바토무슈를 타는 곳에서도 회전목마를 발견했고 

여기 아비뇽에서도 놀이공원도 아닌 곳에서 뜬금없이 회전목마 발견 +_+


화창한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는 아비뇽의 지구.


회전목마 티켓과 기념사진~천진난만하게 목마를 타는 MJ :)


유난히 유적지 관광에 별로 관심이 없던 터라, 나는 또 MJ를 꼬드겨서 회전목마를 탔다.

내 손에 들고있는 표를 사서 회전목마를 타면 도중에 표를 걷는 사람이 나타난다. ㅋ

아비뇽만 수십번 외치는 동영상 공개......ㅋㅋ




아비뇽의 교황청(Palais des papes)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된 아비뇽 교황청은 중세 시대 카톨릭 최고 성직자의 거주지였으며,

유럽의 가장 대표적인 고딕 양식을 지닌 건축물이다. 

화려한 홀, 예배당, 열주 회랑, 프레스코 장식이 주목 할 만한 교황의 개인 숙소 등 25개의 장소가 방문 해 볼만 하다. 



그렇다고 하다.

아비뇽에는 교황청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교황청 앞을 지나가면서도 이게 뭔지 몰랐다. =_=

가이드 북 하나 없이 여행 오면 이런 사단이 난다.

그래도 일단 건물이 멋있으니까 기념사진은 찍는다.


고딕 양식이 멋들어진 교황청 앞에서 길쭉길쭉한 MJ. 참고로 셔츠에 단추를 잘못 꿰었다.


MJ 전매특허 포즈 따라하려다 바람에 넘어지는 중..


아비뇽 교황청과 함께 하트 ♡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면서 일단 굳굳 (=_=)b



교황청 내부도 볼거리가 참 많다던데, 우리는 내부관람따위...쿨하게 스킵.

(우리는 스킵했지만 다른분들에게는 추천드립니다...............)


교황청 외부를 통해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선 아비뇽과 아비뇽 성을 둘러싸고 있는 론 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리옹에서도 론 강이 있었는데, 아비뇽에도 론 강이!)


자! 함께 보시지요!


교황청 앞 안뜰. 자그마한 기념품 가게들이 있다. 저기서 엽서도 사고 라벤다 핸드크림도 샀다.


론 강 너머의 다른 마을.


아름다운 커플 ♡


론강과 저기 끊어진 생 베네제 다리가 보인다. 잔잔하고 고요한 풍경이 아름답다.





서서히 해가 기울어지는게 느껴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높은 언덕에 올라서니 잔잔히 흐르는 론강과 함께, 끊어진 셍 베네제 다리, 그리고 강 건너의 아비뇽의 다른 마을들까지 한 눈에 들어왔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 모든 풍경들이 평화롭게 느껴졌다.

모든 걸 다 보고가야한다는 압박도 없었고, 그냥 여유만만하게 이 풍경들을 눈에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

아비뇽은 유네스코로 지정된 오래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도시만큼이나 커다랗고 푸른 나무들이 많아서 싱그럽고 생생한 느낌이 있는 그런 도시였다.




이상하게도, 어제 니스에서 잔뜩 그을려서였을까.

유난히도 찍는 사진마다 이쁘지가 않아서 나와 MJ 둘다 조금 짜증이 나긴 했지만, ㅎ

그래도 다 지나고 나니 추억으로 남네. 



자. 이제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아비뇽의 끊어진 다리를 보러 가보자.

두근두근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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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제 2막.

■ 삶/II. 삶 2013. 7. 30. 08:03




내가 일하는 곳의 높이는 33층.
엘레베이터를 타면 귀가 먹먹해지는 높이.

요즘 장마라 비도 자주 오고
비가 안와도 서울하늘이 그리 맑진 않아서 뿌옇기만 하고
햇살이라도 비칠라치면 창가에 앉으신 부장님들이 일제히 블라인드를 쳐버리시시 때문에

사실 그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경관을 즐길 새가 많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수많은 날들 중에 또 많은 날들을 보게 되겠지.

이건 지난주 수요일,
입사3일차 처음 날이 갰을때 만났던 아주 멋진 풍경.

가까이는 강남일대가
멀리로는 한강과 63빌딩까지 보이는
정말 근사한 뷰다.


이런 곳이라면 야경은 또 정말 근사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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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7일

MJ와 함께하는 헐랭한 프랑스 여행 (1)

NICE, France




6월 29일에 써놓은 글인데, 이제서야 완성한다.

7월안에 프랑스 여행기를 완성해야할텐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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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나는 또 부지럼을 떤답시고 MJ를 살랑살랑 깨워서 바닷가에 왔다.

한 도시의 아침/낮/밤 모습을 고루고루 보고 간다.



해변가에 나오니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해가 져도 사람들로 붐비던 니스의 해변가는

아침이 되니 고요해졌다. 

세번째 보는 니스 해변인데도 또다른 느낌이다.



어슴푸레 동이 터오르는 니스 바닷가. 정동진같기도 :)


아침 해변가를 걸으며 먹는 사과. 상쾌하당!


해가 뜨는 옆에 달도 보인다. 신기@@



해변을 따라 왼쪽으로도 걸어보고, 오른쪽으로도 걸어보고.

신이 난 내가

아침해가 빛나는 끝이 없는 바닷가~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뛰었더니

MJ가 미쳤다고................헝헝

그래 나 미쳤다 ㅋㅋㅋㅋ


누가 니스아침에 운동화신고 바닷가를 조깅하겠어?

니스 주민말고는 조깅하는 사람도 없던데.

역시 오늘도 주민놀이는 성공이얌.

이런 주민놀이 여행 아주 매력적인것 같다.



그러다가...

또 우리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틈을 타서 셀프타이머로 사진찍기에 나섰다.

아직...씻지 않았고 안경을 쓴 몰골이므로 얼굴은 자체 스티커 처리...ㅋㅋㅋ



준비.


점프.


MJ전매특허 포즈로 착지! 확실히 내가 불안해보임.ㅋㅋ



자. 이번엔 바다를 배경으로...

다양한 포즈의 MJ.


점프1.점프2.점프3


참고로, 점프샷을 잘 찍으려면

카메라의 위치가 바닥에 있을수록 점프샷이 잘 나온다. 

그래야 땅에서 높이 뛴것처럼 보이기 때문.

아래 사진을 보며 윗 말을 이해해보자.



점프샷_촬영의_최적합_자세.jpg


바닷가에서 달리는 포즈. 내가 엄청 좋아하는 사진이다. ㅋㅋ



탈춤추는 HM.


그저 웃지요. :)



이렇게 아침 조깅 + 아침 점프 + 아침 미친...(?) 코스를 끝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사실 숙소에서부터 너무 멀리 걷는바람에 숙소를 찾느라 혼났다. ㅠㅠ

처음 숙소를 출발한지 두시간이나 넘어서야 겨우 도착했다는.



그렇게 아침, 오후, 밤의 니스를 골고루 본 우리들은 미련없이 짐을 싸서 다시 기차를 탔다.

어디로 가냐구?





바로, 아비뇽 (Avignon!)

내가 이 프랑스 여행을 결심하게 만들었던 곳이다. 아비뇽.

잔잔한 아비뇽의 강의 모습이란!

그곳에 가면 모든 번뇌(?)를 잊고 마음을 다스리고 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제 프랑스 여행이 반을 넘어서고 있었고,

나와 MJ는 처음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죽이 잘 맞아서 즐거웠던데다가

아무 계획도 없이 온 여행인거치고 뭐 하나 후회하는 것 없이 만족할만큼 다니고 있어서인지

잔뜩 신이 났다.

다음 여행지 아비뇽은 어떨까? 액상 프로방스는 어떨까.


완전 신이 나서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창밖에 보이는 남프랑스의 풍경이란............................................!!!!!!!!!!!!!!!




하...저 푸른바다! 나는 관광책대신 프랑스 여행기 책을 하나 가지고 갔다.


야자수가 늘어선 해변도 보인다.


드디어 바다가 사라지고, 뭉게뭉게 이쁜 구름과 하늘, 그리고 숲이 나타났다.


나는, 아비뇽으로 가는 기차안에서 미리 준비해온 세계사책을 열심히 읽었다. 나는 교양인이다.


두장 읽고 잠들었다.









자. 그럼 이제 아비뇽으로 가볼까요?!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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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3일

미국여행멤버들과 함께하는 지리산 엠티 (2) 

삼성궁, 하동 경상남도.




맛난 산채비빔밥을 먹고 웅이를 따라 간 곳은

경상남도 하동 청학동에 있는 삼성궁.


사실 삼성궁이 뭐하는데인지 잘 모르고 간거라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 간략한 소개를 퍼왔다.


삼성궁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배달겨레의 성전이며, 수도장이다. 15년 전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선도를 이어받은 한풀선사가 수자(修子)들과 함께 수련하며 하나 둘 돌을 쌓아올려 기묘한 형상으로 쌓은 1,500여개 돌탑이 주변의 숲과 어울려 이국적인 정취를 풍겨낸다. 이 돌탑들은 이 곳에서 원력 솟대라 부른다. 삼한 시대에 천신께 제사지내던 성지, 소도(蘇塗)엔 보통사람들의 접근을 금하려 높은나무에 기러기 조각을 얹은 솟대로 표시를 했다. 지금 성황당에 기원을 담듯, 소원을 빌며 지리산 자락의 돌로 솟대를 쌓아 옛 소도를 복원하고 있다. 3,333개의 솟대를 쌓아 성전을 이루고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 문화를 되찾아 홍익인간 세계를 이루자며 무예와 가, 무, 악을 수련하는 이들의 터전이다. 



이런 파란 학 건물이 있다. 그래서 청학동인가..싶었다.




나는 신실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기독교 베이스의 사람이라

사실 토속신앙, 토속종교 같은 것에 (배타적이진 않지만) 살짝 부담스러운 감이 있었다.

그런데 삼성궁은 그런 의미보다도 자연과 돌탑들이 어우러져 멋잇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게 관람의 포인트.



선녀가 나올 것 같은 웅덩이도 있다.



삼성궁을 향해 산길을 하나하나 올라가는데 갑자기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졌다.

사실 빗방울 좀 맞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우리들이었지만.

(이런 면에서 4명중에 아무도 호들갑 떠는 사람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통점인듯!)

갑지가 퍼붓는 소나기에 잠시 근처 처마 아래로 비를 피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Sue와 웅이. 귀엽구로.


ㅎㅎ 이렇게 한참을 비를 피했다.



깊은 산 속이라 그런지 날이 그리 흐리지 않았는데도

산을 넘는 구름들이 산세에 부딪혀 비를 흩뿌리는 듯 했다.

한 차례 소나기가 그쳐서 다시 길을 나섰다. 

들어가는 길 :) 다들 자기들만의 페이스로 슬슬 걸어간다.


삼성궁 내부는 대략 이런 풍경. 지리산세에 포근히 안겨져 있는 것 같은 느낌.


삼성궁 내부 곳곳에는 인위적인 모양으로 만든 웅덩이라던가 조형물들이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연과 참 잘 어울린다.


박힌 돌을 따라 걷기도 하고 -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패러디. 내 팔이 짧아서 슬프다...



돌계단도 올라갑니다.



산과 돌담과 기와가 어우러진 삼성궁의 풍경.


저 너머 지리산의 산세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다.


삼성궁에서 환웅을 모신 천궁에 도착하니 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각자 문지방 하나씩 걸터앉아 저 멀리 보이는 비내리는 지리산의 모습을 감상했다.

사람들도 없이 한적했고

푸르른 여름날의 지리산의 모습과 

시원한 빗소리.


내게는 핸드폰도 어떤 전자기기도 없었고

그냥 이대로 현대세상과는 단절되어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는 듯 했다.

서울에 묶여있는 모든 걱정과 불안들의 끈이 떨어진듯 했다.



나는 웅이랑 앉아서 눈 앞에 보이는 풍경, 들려오는 빗소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우리가 브라이스캐년의 눈밭이 걸터앉아, 눈으로 보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얘기하던 때가 생각났다.

웅이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마다 나와 이런저런 생각이 참 비슷한 아이라는 생각을 한다.

누군과 소통한다는 느낌, 말이 통한다는 느낌은 참 소중한 것 같다.

날이 갈 수록, 어른이 될수록 

말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생각을 나누는게 쉽지 않으며

생각을 나눠도 그 속에서 공감받기가 쉽지 않다.

너의 말과 내 말이 따로 놀기 일쑤인데

웅이와의 대화는, 말그대로 대화의 느낌을 준다.



햇살 속에 비가 내린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햇살이 반짝여서 정말 아름다웠다.


역시나 햇살속에 반짝이는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워서 다들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



비가 그치니 산 등성이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하얀 기체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정말 서울 촌놈이었다.

이 모든 자연의 모습들이 다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구름(?)이 피어오르는 지리산의 산등성이들.


그리고..우리는 또 무지개를 보았다!



비가 내릴때, 이리가 "이러다 또 무지개 보겠다" 라고 했는데

정말 비가 그치자 무지개가 떴다.!!!!

미국에서도 무지개를 보리라...해놓고 무지개를 봤던 터라

또 무지개를 본다며 흥분했다. 


쉽지 않은 자연경관을, 이상하게도 이 여행멤버가 모이면 너무 쉽게 본다.

사실 어젯밤에 별보러 나왔다가 유성우도 보았고,

아까 낮에 계곡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노랑나비도 보았다.


아마, 우리 여행팀의 운이 꽤나 좋은가봉가 :)






그렇게 삼성궁에서 내려오고 다시 웅이네 집으로 컴백했다.

원래는 펜션에서 묵을 생각이었는데 토요일 저녁 계곡가의 펜션은 이미 만원 ㅠㅠ

다행히 웅이의 어머님의 배려로, 우리는 웅이네 집에서 또 하루를 묵기로 했다. 하하하....



그리고, 숯불과 철판과 웅이네 어머님이 싸주신 목살을 들고 (취사가 가능한) 강가로 고고고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자연에서 즐기는 바베큐파뤼 >♡<

강 주변의 캠핑터에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자리를 잡는데 한참 애를 먹었다.

그리고 약간 한적한 캠핑장에 강가에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강가의 돌 사이에 숯을 넣고 한참 불을 피웠다. 유후.


자. 그 위에 철판을 깔고 목살을 올려놓습니다. 쏵쏵 익어가는 고기님.



웅이 말에 의하면, 일단 고기를 불에 초벌구이를 한 다음에

숯불이 약해지고 나면 약한 불에 다시 구워서 먹는게 맛있다고!

우리는 웅이의 고견에 따라 일단 고기를 한번씩 빠르게 초벌구이를 한 다음에

약한 불에 살살 고기를 익혀먹기 시작했다.



아....

강가에서 강물소리를 들으며 

갓 구운, 싱싱한 돼지 목살을 살살 씹어먹는 느낌이란 ㅠㅠ

쫄깃한 고기가 입안에서 씹히는 느낌이란 ㅠㅠ

거기에 시원한 맥주 한 캔...


캬아..............


날이 어두워져서 렌턴까지 달았다. ㅋㅋ 단호박도 올리고, 버섯도 올리고. 냠냠냠.


장인의 솜씨로 능숙하게 고기를 구워주던 웅이. 못하는게 없는 최고의 상남자다.(=_=)=b



고기를 굽는 사이 날이 어두워졌고, 우리들은 물놀이 + 빗속 산행의 피로를 고기로 풀어냈다.

다꺼져가는 불 앞에서 좋아하는 음원도 틀고

맥주를 홀짝이며 이런저런 세상사는 얘기도 하고.


지금까지 다 다른 삶을 살다가

우리네 땅도아닌 미국 땅에서 만나 인연이 닿은 우리.

인연이란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 어색하지만 또 불편하지 않은 우리들 관계가 나쁘지도 않다.




그렇게, 우리들의 지리산 2박 3일 엠티는 끝이났다.

다같이 서울남부버스터미널로 올라와서

다음이 언제인지 기약도 없는데

다들 곧 다시볼 사람들처럼 

잘 들어가라며 털털하게 헤어졌다.



이렇게, 우리들만의 <웅아, 어디가>도 끝 ! 

아무준비도 없었지만, 그래서 더 즐거웠던 2013년의 여름휴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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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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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3일

미국여행멤버들과 함께하는 지리산 엠티 (1) 

중산리계곡, 경상남도.


때는 지난주 목요일 즈음, 

미국 로"트"드립을 함께했던 친구 일명 "이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1박 2일로 놀러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장소는 함께 미국 로트드립을 했던 일명 "웅이"네 고향이 있는 지리산으로.

원래는 넉넉잡아 7월말에 가자고 잠정합의하였는데, 


바로 그 목요일 밤, 내가 덜컥 입사가 결정되면서

급하게 일정을 금요일 - 그야말로 당장 <내일> 내려가는게 되었다.

다행히 나, Sue, 웅이, 이리 모두 시원하게 call하는 덕분에

우리는 그야말로 아무준비 없이(;;) 

고향이 그곳이라는 웅이만 믿고 금요일 저녁 6시, 서울 남부버스터미널에서 경상남도 원지로 내려가는 버스를 탔다. 




사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났을 때, 그냥 웃음이 났다.

반년 전, 미국 땅 LA의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서 처음 만나서 같이 일주일 여행한게 전부고

마지막으로 본게 2월 말인데 -

그렇다고 아주 절친처럼 지냈던 것도 아닌 이 4명의 친구들이

엠티가자는 말에 덜컥 모두 YES! 해서 5개월만에 다시 버스터미널에서 만나다니.

아주 친하지도 않지만, 또 아주 뻘쭘하지도 않은 그런 4명이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지리산 계곡 하나 보러 엠티를 떠났다. 



10시즈음에 별이 쏟아지는 경상남도 지리산의 어느 깊은 곳에 도착했고,

웅이네 아는 분 집에서 얹혀 잠이들었다.

다음날, 일어나니 밤새 폭우가 쏟아졌다는 서울과 달리 날씨가 아주 화창했다. 

산속이라 공기도 맑고 하늘도 맑고 - 

역시 우리팀은 날씨 운이 좋아 :D




핸드폰 카메라가 더러운줄도 모르고 ㅠㅠ 어쨌든 하늘이 저래저래 맑았다.



우리는 웅이네 집에 들러 웅이네 어머님이 해주시는 맛나는 아침을 먹고,

웅이를 따라 지리산의 중산리계곡으로 향했다.

사실.....................나, Sue, 이리는 어디 가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그냥 웅이가 알아서 잘 데려가겠거니 하고 맡길뿐..


짜잔! 이 곳이 바로 중산리 계곡!


물색 보소!!





끼욜!! @@

정말 맑고 투명한 그런 계곡이었다!

물색이 투명한 초록색!

그리고 내가 그동안 봐왔던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이 아니라

수영장처럼 아주아주 깊은 그런 웅덩이가 있는 계곡!

웅이 친구들이, 서울촌놈들이 계곡보면 환장한다고 했다던데

정말 눈이 팽팽 돌아갈정도로 딱 놀기 좋은 계곡이었다!



우리는 양지바른 곳에 돗자리도 펴고, 수박이랑 음료수는 계곡물에 띄워놓고 

온몸에 선크림도 덕지덕지 바르고 입수 준비를 마쳤다.



아...

물 진짜 차.... ㅜㅜ

아직 본격 입수전! 오늘의 가이드 웅이님과 함께!


동갑내기 Sue! 둘다 타기 싫어서 넓은 챙의 밀짚모자 급구매! 그런데 모자탓에 배경이 안보인다!


나한테 물뿌릴 준비하고 있는 이리.




자, 이제 본격 입수!!!

이 동네에서 뛰어놀던 웅이가 성큼성큼 맞은편 바위로 올라가더니 멋지게 입수!!!


우리끼리 번호를 매겼다. 웅이가 서있는 돌이 3단 다이빙. 그 아래가 2단 다이빙.ㅋㅋ


수영을 잘 못하는 Sue는 남자애들이 불어준 튜브를 타고 발장구를 치면서 놀고..ㅎ 귀요미.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 어린 남학생들이 같이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얼굴에 하얗게 선크림을 바르더니

3단 다이빙 바위에서 서로 웃긴 포즈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치지도 않는지 또 뛰고, 올라가서 또 뛰고, 서로 밀어뜨리고.


뭐랄까. 80년대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풋풋하고 파릇파릇하고, 자연속에서 뛰어노는 젊음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 했다.

보고만 있어도 그 모습들이 너무 귀엽고 패기가 넘쳐서 흐뭇했다.

물론 아이들 몸매가 흐뭇해서 흐뭇한건 아니다.


그야말로 젊음!

까마득한 후배들을 보는 소년 웅이 ㅋ 새삼 우리가 꽤나 늙었음을 느꼈다 ㅠ



나는 이런 계곡에 처음와봐서

나도 다이빙을 하겠다고 단단히 별렀다.

처음에 낮은 1단에서 뛰어보고 2단도 뛰어보고, 드디어 가장 최고봉인 3단 바위에 올라갔다.

계곡이 워낙 깊어서 떨어졌을때 아래 돌에 닿을 위험은 없는데

위에서 바라보면 물이 너무 투명해서 아래 돌들이 하나하나 다 보인다.

뛰는게 무섭진 않은데 뭐랄까. 차마 발을 뗄 수가 없는 그런 느낌?



내가 큰맘먹고 3단 다이빙 바위로 올라가니까 웅이랑 이리가 올라와서 셋이 연달아 뛰자고 ㅋ

좋아....뛰는거다...


3단 다이빙 바위에 올라선 우리들. 살짝 까마득한 느낌.



연속 다이빙에 성공한 우리들 ㅋㅋ 물에 쫄딱 젖어서 추한데 너무 신나보인다. 헤헤헤


고침없이 웃고 있는 내가 좋다. ㅎㅎ



다이빙하는 느낌은,

아팠다.....ㅜㅠ


뛰어내리면서 수면을 팔로 쳤는데 물표면에 싸다구 맞는 느낌이랄까.

팔이 찰싹~@@ 하는데 물속으로 처박히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 정도?

나중에 나와서 보니까 팔이 빨갛게 부어올라있더라는 ㅠㅠ

그리고 높이와 무게때문에 물속으로 꾸루루 꾸루루 깊이 처박힌다.

수면으로 올라오는데 한참 걸렸다.



그런데...한번 뛰고 나니 자신감이 붙네용.

사실 처음뛸때도 뭐 엄청 고민하지도 않았다. 하하.

웅이가 서울여자는 겁이 없다나. ㅎㅎ

나 근데 서울 여자 아님....ㅋㅋㅋㅋ




중산리 계곡에서 Sue와 :)


물을 배경으로도 :-)


한바퀴 돌아서 떨어지는 웅이! 나 완전 흥분해서 쳐다보고 있는중 ㅋ



우리가 그 계곡에서  앞으로 입수하고, 구르고 입수하고, 뒤로 입수하고 별별 다이빙을 다 하며 노는 동안

이리는 또다시 탐험가 정신을 발휘하여 계곡 위쪽으로 갔다왔다.

위쪽 계곡엔 더 깊고 더 높은 계곡이 있더라는.

그리고 약간 백사장 같은 곳도 있어서 더 놀기 좋아보였다고 한다.


여기도 정말 좋아보인다!



수박 대박 크고 맛있었당. XD 여러차례 입수후 약간 초췌함...이 아니라 썡얼이라 초췌함.



나는 그 계곡과 헤어지기 아쉬워서

마지막에 두번연속 3번 다이빙 바위에서 뛰어내렸다 ㅋㅋ

여러번 뛰다보니 나중엔 떨어지는 그 수면을 쳐다보고도 낙하하더라는.



ㅎㅎ

그렇게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나와서

내려가는 길에 산채비빔밥 집에 들렀다. 

햇살이 반짝반짝하고, 

바람이 살랑살랑부는 여름 날.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고 먹는 산채비빔밥의 맛이란 !



Sue랑 웅이



어색한 척(?)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어색한 이리와 나. ㅋㅋㅋ




급하게 모인 멤버, 

급하게 짜여진 엠티였지만

어린시절 뛰놀던 그 기억처럼

자연속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어서 신나는 물놀이었다.

웅아, 어디가? 제 2편이 기대되네요..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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