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0일
세계여행 제 10일째.
NYC, USA



+ 여행기 올리다가 스스로 진 빠져서(....)
+ 한 편에 글이 너무 길다는 말에 동감하여..나름 조절해보려 노력중입니다....(..)
+ 보다시피 날짜가 5월 10일, 후텁지근한 지금 7월 날씨의 여러분이 보시기에..옷이 좀 더워보일수도..(..)






뉴저지에서 맞는 첫번째 아침,
방금 갓 구워온 쫄깃하다 못해 쫀득쫀득하고 오동통한 베이글에 무한감동을 느끼며
나홀로 22번 버스를 타고 드디어,!
맨하탄으로 나갔다.


포트오쏘리티 터미널에 내려서 느낀 맨하탄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Sdfg1@$Y$%^%$&^&!!!!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아직도 기억난다.
처음 터미널 문을 밀고 나왔을 때,
드높은 빌딩들과 수많은 사람들과 정신없이 오가는 차들과 난잡한 공사판.

내가 꿈꾸던 환상의 NYC와는 ..거리가 좀 멀군?!
어쨌거나, 떨리는 마음으로 그렇게 티비와 영화로만 줄창 봐오던 타임스퀘어로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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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두 개로 타임스퀘어가 저 곳임을 알았다. LG와 삼성.



뉴욕인데, 말로만 듣던 그 뉴욕인데
마음은 이상하게 착잡했다.
이 큰 뉴욕에, 남들이 그렇게 환호하는 이 곳에 혼자 오게 된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큰 도시의 기운에 억눌려버린 그런 느낌이랄까.
서울에서 뉴욕으로 바로 날라갔다고 해도 분명 그 느낌은 압도적이었을테지만,
8개월 동안 벤쿠버에 있으면서 '도시'에 대한 감이 제대로 떨어져버렸던 거다.
높은 건물 몇 개 안되고 머리 위론 하늘이요, 손 닿을 곳에 바다가 펼쳐져 있고
길가다 사람들이랑 지나칠 일은 죽어도 없고 찻길에는 차가 텅텅 비어 있던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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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게다가 이 곳은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
수 천명, 아니 혹은 수 만명의 사람들이 정말 제 갈길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내 눈에는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밖에 없는 것 같았고.
가만히 서 있으면 사람에 쓸려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오랫만에 보는 대도시, 많은 사람들, 많은 차들, 높은 건물들.
사진을 찍으려 해도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난감했다.


문득, 외로워졌다.
뉴욕에 왔다는 기쁨보다
이 길을 걸어가는 수 천명의 사람들 중에
내 눈을 마주치며 생긋-웃어주는 사람 하나 없는 곳이 바로 여기,
뉴욕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한참을 타임스퀘어 주변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먼저 봐야할지 감도 못잡은채
과연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정말 뉴요커는 몇 퍼센트나 될까?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가만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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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한마디로 '정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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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way & 7th AV.이 길을 걷는 당신들은 뉴요커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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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 걸린 많은 뮤지컬 광고들. 쫄딱망한 스피드레이서 광고판이 제일 크다.



너무 생각없이 나왔다.
14일부터는 UBC에서 같이 공부한 슐과 함께 뉴욕관광을 함께 하기로 했기 때문에
내가 먼저 마음대로 봐버리면, 나중에 슐과 함께할 때 스케쥴이 엉망이 될 것 같아서
차마 유명한 관광지들을 나 혼자 가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들어간 곳이 ....겨우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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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 골라 담을 수 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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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M&M들, 나의 비만의 악의 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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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생각나네.



동전을 바꿀겸 아주 조금만 M&M을 담았다.
미국, 이 동네 호락호락하게 지폐를 잔돈으로 잘 안바꿔준단 말이지.


어느 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 나 혼자 이 넓은 맨하탄에서 뭘 먹어야 하는 거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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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8일
세계여행 제 8일째
뉴저지에서 휴식 :)

아틀란틱 시티에서 최고의 밤을 보낸 다음 날,
오빠 차를 타고 맨하탄을 지나 뉴저지의 오빠집에 입주(?) 했다.
일단, 뉴저지에서 오빠가 라이드를 해주거나 버스를 타고 나가지 않는 이상
맨하탄에 나가는 것을 불가능 했으므로
일주일간의 여독이나 풀 겸, 5월 8일은 집에서 쉬었습니다.




2008년 5월 9일
세계여행 제 9일째
NYC, USA



이튿날인 5월 9일은,
또 비가 왔....(.....)

그래서 오늘은 바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MMA에 가기로!
스아실 나는 박물관빠슨이가 아니라서 박물관에 하루 종일 있는 건 좋아하지 않는데
나를 라이드해주실 겸, 사촌오빠 내외가 같이 박물관 관람에 나서셨기 때문에
그분들의 결정에 따라 (이왕 볼꺼 한 번 볼 때 싸악 - 보고 나오는게 옳다는 오빠의 지론에 따라)
오늘 하루는 아침부터 저녁먹는 시간까지 MMA를 다 보기로 했다 ^ㅡ^.........

솔직히 고대 이집트 유물이니 뭐니 이런거 관심도 없고
미술사도 잘 모르고 아는 화가도 몇 명 없단 말이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미술지식따윈 없다 ! 가이드도 없다! 관람 순서도 없다!
티스토리 포스팅 용량 10M에 맞춰 엄선한,
내 맘대로 MMA 관람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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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풀 숲에 숨어있는 남자가 쳐다보는 여인은 누굴까?


>> 화가와 그림 제목...기억 안난다. -_-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해준 내용에 따르면,
대략 상반신 노출로 뽀얀 피부 뽐내시는 아리따운 여인네들을 훔쳐보는 파렴치한 남정네가 한 명 있으니,
바로 왼쪽 풀 숲 속에서 나뭇가지 들추고 계신 분이다.
이 남자는 이 많은 야시시한 여인네들 중에 누굴 바라보고 있는 걸까?
바로 그림 한 가운데 혼자 가운 껴입고 고상하고 청초하게 앉아있는 여인을 보고 있는 거라고.
(....실제상황에서도 과연....?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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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안쪽으로 팔걸어 허벅다리 지나 엉덩이 치기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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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야 말로 '얼굴없는 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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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귀여운거다....토끼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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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시선처리, 홀딱 벗은 남자, 그리고 그의 손모양으로 봐서....알아서들 상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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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최양락'씨, 전생에 이집트의 파라오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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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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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낸 달리는거닷 ! 허벅지 근육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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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 Brauner의 Prelude to a Civilization 로봇들 너무 귀여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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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ia O'keeffe.

>> Georgia O'keeffe의 작품.
벤쿠버 아트 갤러리에서 봤던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들을 뉴욕 MMA에서 만나니 이렇게 반가울수가!!
그리고 동시에 남미출신의 벤쿠버 아트 갤러리 직원 아저씨 '엔젤'이 생각났다.
관람하는 동안 졸졸 쫓아다니면서 친한척을 하더니
자기가 벤쿠버 아트 갤러리 평생 출입권을 주고 싶다며 주소를 가르쳐달라던,
우편으로 보내주는줄 알았는데 저녁에 몇시쯤 가면 집에 있겠냐고 물어봐서 날 황당하게 했던;
그리고 일주일 뒤에 도착한 표와 , 엽서에 써있던 '내 사랑을 가득담아, 널 다시 한 번만 더 본다면..어쩌구...'

.........평생 출입권 받고도 벤쿠버 아트 갤러리 절대 다시 안갔다.


그런데....
오늘도 열심히 혼자 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왠 흑인혼열로 보이는 박물관 지키미가 슬슬 내 옆에서 붙어서 말을 건다.
늘상 그렇듯이,
-어디사람이냐 학생이냐 이름이 뭐냐 ..

그래도 여긴 박물관이라고,
-너 미술전공이냐 까지...(..)

근데 질문이 자꾸 삼천포로 빠진다?
-뉴욕 어디서 묵냐, 얼마나 묵냐, 뭐 타고 다니냐, 혼자 다니냐.....

그래서 결론은
- 전화 번호 가르쳐 줘라. 내가 관광시켜줄게, 같이 놀자.

이거 뭥미? 나 관광객이라 핸드폰 없거든? ^ㅡ^  라며 돌아서는데
갑자기 자기 월화수 off니까 전화하라면서 이름과 핸드폰 번호를 적어줬다.

이름이...엔젤?!!!!!!!!!!!!!!!!!

이거 진짜 뭥미?
너 벤쿠버 아트 갤러리 그 '엔젤' 할아버지 손자인거니? 응? 그런거니?
앞으로, 나 박물관/미술관 다닐때마다 '엔젤' 이름 가진 직원들은 필히 조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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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Spring in Central Park이지만, 내 눈에는 아담과 이브처럼 보였다.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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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잭슨폴락의 그림(?), 과연 이 사람들은 이걸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름답다? 아님 이건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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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전단지일지도, Before and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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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약!!! 내 사랑 클림트 아저씨의 그림도 !! 완소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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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곳곳에 이렇게 체험학습 온 귀여운 아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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쟝 느루아르 아저씨의 자화상. 잘생겼다기보다...왤케 느끼하게 이쁘지?...



중간에 뿔뿔이 흩어진 나와 사촌오빠와 오빠의 아내분이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6시를 맞추기 위해서
열심히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열심히 관람했다.
하루 안에 다 보는 건 무리무리무리데쓰.
어쨌든, 하루종일 정말 빡세게 구경했던 MMA, 다신 안 와야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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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때기 터질꺼 같다...OTL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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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7일
여전히 세계 여행 제 7일째
Boston > NYC > AC, USA
(짧은 이야기)






하버드에서 나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ATM기에 카드를 긁어보았는데
200불이 뽑혔다 !!!!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그동안 내가 얼마나 돈에 굶주려 있었던가 ㅠ
은행에 들어가기 2분전만 해도, 바로 옆 가게의 샌드위치 냄새에
굶주린 배를 움켜쥐면 발길을 옮긴 나였다.


이제 살았다 아싸.
잠깐, 이대로 숙소하나 잡고 보스턴 다시 구경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사촌오빠에게 4시쯤 뉴욕에 도착할꺼라고 전화해놓은 통에
(미국 내에서 공중전화로 도시간 도시로 long distance 전화비도 만만치않게 비싸다)
그냥 바로 뉴욕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뉴욕 하루 더 보면 좋지 뭐 :)


버스터미널로 돌아와서
3 items 중국음식으로 배도 완전 빵빵하게 채워줬다.
굶느라 수고했다. 이 녀석들. 언니가 앞으로 굶기지 않을께. 하하


보스턴에서 뉴욕까지는 버스로 4시간.
난 뭐 책도 없고, 랩탑에 있는 영화도 다 봤고, 할 게 없다.
노래나 들으면서 잠이나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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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충전중 :) 기스 엄청 많이 났다 ㅠ



밀린 여행일기도 쓰고 노래도 듣고 잠도 자고...심심하면 셀카도 찍고...(너무 심심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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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가려야 제 맛! (옷은 ..어째 죄다 UBC 후드티냐..그만 좀 입자..)



날씨는 겁나게 좋았다. 정말.
햇살이 짱짱하게~ 맨날 비오는 날에 관광했는데 이렇게 이동하는 날에 날씨가 좋다니 ㅠ
뉴욕에 있을 14일동안 날씨가 계속 좋았으면 좋겠는데..
한참 그렇게 별별 생각하며 딴짓하며 가는데
드디어 !!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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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홋, 저기가 바로 NYC !




두근두근하며 기다렸던 NYC인데,!


나...너무 벤쿠버적 삶에 푸욱- 빠져 있었던걸까?
높은 건물이라고는 몇 개 없고 바다랑 나무랑 하늘만 보며 뛰놀던 내가
갑자기 저렇게 걸어다닐 틈도 없을 것처럼 빽빽한 빌딩숲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답답해오기 시작했다;

어라..이게 아닌데;;;



어쨌거나, 예정된 시간에 30정도 늦게 (벤쿠버엔 절대 없는 교통체증때문에 ^^)
무사히 NYC에 도착해서 나의 안전권과 생존권은 사촌오빠에게 양도되었다.


바로 오빠집이 있는 뉴저지로 갈 줄 알았는데
오빠 집에 사정이 생겨서
엉겁결에 나는 미국 동부의 라스베가스, 아틀란틱 시티로 가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주중에 회원권 소유자가 아틀란틱 시티에 가면
그날 밸리스 호텔 숙박과 모든 식사가 공짜란다. 공짜!!! (완전짱이다)
오빠가 운 좋으면 대서양에 노을지는 걸 볼 수 있는 고층에 방을 받을 수도 있다했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간 날은 초고층이 다 차서...

그래도...
전날 야간버스에서 웅크리고 짐 껴안고 잤는데
밸리스에서 공짜로 자고 먹다니 이게 무슨 신데렐라도 아니고


게다가, 오빠가 20달러 주고 놀으라고 했는데,
나 그거 15분만에 44.4달러로 불려버렸다 으컁컁컁컁!
갑자기 삘이 딱~와서 크게 배팅했더니
끊이지 않고 올라가는 크레딧....아싸 ㅋㅋㅋㅋ
NYC! 시작이 좋구나 음하하하하하하!

여튼 배터지게 먹고, 빠빳하고 폭신한 호텔방에서 자고, 돈까지 벌고 완전 최고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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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달러가 아니라 4440달러면 얼마나 좋을까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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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7일
세계여행 제 7일째,
Boston, USA.
 



어슴푸레 밝아오는 빛에 눈을 떴다.


아, 드디어 미국이다!

레이첼이 그랬던 것처럼
이상하게 캐나다에 살다보면 미국이 싫어진다고.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왠지 캐나다에 있으니까, 괜시리 미국이 싫은 느낌.
거기다 사실 보스턴은 그닥 가고 싶은 도시가 아니었는데
그냥 동부에 가는 김에 빼놓기 아쉬워서 하루이틀 일정에 넣은 도시였다.
별로 기대도 없이 하버드나 좀 보자...하고 갔는데

막상 새벽에 눈떠 저 멀리 해뜨는 걸 보니
기분이 설레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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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가 되기 조금 이른 시간, 구름도이 장엄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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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이라 말하지 않는다면, 노을이라 해도 믿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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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고속도로를 달리는 듯 싶더니,
금새 보스턴 시내로 들어와버렸다.

새벽 6시.
청소부만이 빗질하는 보스턴버스 터미널에 내려
바로 뉴욕으로 가는 차이나 버스표를 샀다. 15달러.
어제 환전하고 25달러 가져왔는데, 또 10달러 밖에 안남았다.

(거지같이)
터미널 화장실에 들어가 짐풀러서 옷도 갈아입고,
폼클렌징 꺼내서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하고........(...)
엄마가 알면 속도 좀 상하시겠지만
난 뭐, 부끄럽지도 않고 오히려 언제 또 이런 경험할까 싶어서 실실거리며 씻었다.


원래 계획은
일단 보스턴에 숙박을 잡을 돈이 없으므로...
짐들은 터미널에 있는 코인락커에 넣어두고 하버드만 구경한 다음에
바로 뉴욕으로 건너가자. 거기에 가면 사촌오빠가 있으니까....
....였는데.




........아뿔싸.
코인락커가 없다. 코인락커가!!!!
그렇다. 911이후로 폭발물 위험에 대비하여 미국 터미널에서 코인락커는 사라져 버린 것이다.!
헐....대략 15키로가 넘는 캐리어 하나와, 3~4키로 하는 작은 가방과,
3키로는 족히 되는 랩탑꾸러미와, 필름카메라와 작은 쌕까지 메고
.........어떻게 하버드에 가란 말이야!!!!!




그래도 혹시나 기차 터미널에는 코인락커가 있을까 싶어서
그 짐 다 끌고 한 시간동안 터미널들 사이를 왔다갔다 했지만,
결론은....



없다....없다......없다아아!!!

여행하면서 가장 짜증났던 순간에 상위 랭킹되신 사건이었다.
어제부터 거의 굶다시피하고 걷기만 했지,
야간버스에서 쭈구리고 자는 바람에 잠은 제대로 못잤지,
버스터미널에서 씻고 닦아서 좀 쪽도 팔렸지,
그리고 아침도 못먹었는데
이 짐 다끌고 하버드에 가야 한단 말이야?!!!


그렇다고 내가 안갈 한민인가?
그건 또 아니지.
오기가 생겨서라도 나는 간다고
왜?
난 한민이니까. 훗.
절대 지지 않는거다.
총합 20키로가 넘는 짐들을 다 이끌고 어쨌든 지하철을 탔다.
코인락커에 3달러 쓸 생각이었는데 아싸, 3달러 굳혔다~라고 생각하면서.
남자들은 뭐, 군장지고 행군도 하는데,
까이꺼 20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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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강. 아마 '이터널선샤인'에서 클레멘타인과 조엘이 누워 별자리를 헤어렸던 곳이, 이 곳이 맞을꺼다.


사실 보스턴에 들어서는순간,
갑자기 보스턴에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사랑해 마지않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
클레멘타인과 조엘이 누워 별자리를 헤아렸던 곳인 찰스강이
여기 보스턴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고 하버드를 가는 길에 찰스강을 건넜다.
아침 7시, 하늘도 강물은 맑았고, 나도 엉겁결에 들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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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도 자랑스러운 HAVARD 역.


드디어 하버드 역에 도착했다. 온 짐 다 이끌고.
하버드도 Town처럼 여기저기 건물들이 흩뿌려져있었는데
내가 너무 일찍 도착해서 (아침 7시 반)
인포메이션센터조차 열려있지 않았다...ㅠ


사실 모든 대학이 그렇지만
그 대학교 학생 아니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어떤 건물이 이쁜지도 모른다는거..
완전 에라 모르겠다, 인포메이션 센타에 걸려있는 하버드지도를 디카로 찍어서 그냥 냅다 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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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문은 어디일까.


.....라고 생각하고 캐리어끌고 하버드 주변을 뱅뱅돌기 시작한지 30분째
근데, 도대체 정문이 어디야?........-_-
그래서 일단 그냥 제일 가까운 쪽문(?) 으로 들어갔다.
(쪽문이 아닐수도 있다.난 정말 어디가 어딘지 하나도 모르겠단 말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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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전처럼 생겼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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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그리스 신전 같다...(..건물형식이...)


학교에 너무 일찍 온 탓에, 보다시피 학교에 사람이 없다......(...)
하버드에 왔으니 하버드로스쿨이라도 가보고 싶은데. 물어볼 학생도 없다...(..)
이 드넓은 교정에 있는 사람들이라곤,
이 초 새벽에 나처럼 관광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 뿐... OTL


이미 학교 밖에서 어디가 문인지 몰라서 뱅뱅 돌은 나는 진이 다 빠져서
온 짐 다 내려놓고 바닥에 주저앉아서
혹시나 인터넷에 잡힐까 싶어서 랩탑을 켰지만.
하버드생이 아닌 관계로 access불가.....급그리워지는 UBC wireless...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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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한 캐리어,짐가방, 그리고 카메라...랩탑은 내 무릎에 있다.




저렇게 짐 다 앞에다 풀러놓고 한참을 생각해도 뾰족한 수가 안나는 거다.
야간버스에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샤워도 못하고,
어제부터 베이글과 작은 머핀 하나 먹고 버티고 있는데
정말 이 넓은 캠퍼스를 가이드 한 명 없이 이 짐 다 끌고 다니는건 무리다.
무리무리무리데쓰.

에효....그러나 또 걸어보자........
남들이 보면 캐리어 끌고 다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관광객?; 써머를 신청해놓고 기숙사 못찾아 돌아다니는 하버드생? (설마......)
....어짜피 날 뭐라고도 생각해줄 사람 한 명도 없었다. 청소부말고는. 아차, 중국인들도.



그래도 대충 인포센터가 문을 열었을 것 같아서 청소부에게 물어물어 찾아가던 길에
캠퍼스 내에 흐드러지게 핀, 짝퉁벚꽃을 만났다.
분명 적벚꽃도 아닌데,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고.

이른 아침, 낯선 땅 낯선 학교에서
힘들고 지쳐 헤메던 그 때의 내게
유일하게 위로를 건네던 한아름 꽃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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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캠퍼스에 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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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에 분홍 꽃잎.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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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찬란히 피어나는 꽃잎처럼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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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발그랗게..




하버드 교정을 나오니
이제 제법 아침 수업시간에 가까워졌는지 길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렸다.
이 사람들 속을 ...캐리어 끌고 가기가..참....
그래도 지지 말자-! 해서 열심히 인포센터 까지 찾아갔건만,
하버드 내에도 (당연히) 락커따위는 없고,
하버드 지도는 (당연히) 사는 거라고, 친절하게 한글로 된 안내책자를 권유해주었다.


...됐거든?
나 그냥 뉴욕 갈꺼거든?


그래서 나는 보스턴 관광 3시간만에 뉴욕으로 바로 가기로 급 결정!
인포센터를 나오며 눈에 띈 것은 The Harvard,Crimson...

Crimson........고대?! 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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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나는 간다! 뉴욕으로!!! NYC , 기다려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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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나들이

■ 삶 2008. 11. 8. 00:48



아침 연쑤와 꽃봄과 조조 007을 가볍게 때려주고 아점을 먹고는 꽃봄이는 학교로 돌아가고
연민커플의 인사동 데이트 ♡ (꽃봄은 우리 사이를 부러워하는 것 같다.)

일단 연쑤언니 사촌동생의 서예 작품전시회를 가볍게 들러서 구경하고..

셀카를 찍었으나 도대체 어딘지를 모르겠다는...


자, 뒤에 보이는 배경으로 서예전에 왔다는 걸 알 수 있겠죠?



연쑤는 전시회 끝나고 친척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고
이미 꽃봄이와 아점을 먹은 나는 오랫만에 인사동을 거닐다 쌈지길에 들어왔다.

으레 찍고 보는 쌈지길 대문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이 쌈지길이 신기했었는데
솔직히 쌈지길 안에서 그렇게 살만한건 없는 것 같다. 귀걸이 같은 악세사리 정도?
정말 1학년 1학기 때 한 번 와보고 그 이후로 들어오지 않았는데
오랫만에 들어왔더니 다시 한 번 신기하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고 별로 변하지 않아서 반갑기도 하고..

쌈지길 안에서 무료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행사중이었는데
연쑤를 기다리며 시간이나 때울 겸 줄서서 기다리다가
요 밑의 Raphy랑 엉겁결에 친구 사이가 되었다.

머리부터 눈까지 어딘가 모르게 키아누 리브즈와 닮은 느낌이었던 Raphy는
내 옆에 앉아 자기 한국인 boss와 수다를 떨었는데
얼핏 들리는 내용으로 추측컨데, 해외로 입양된 한국인쯤 되는줄 알았다.


근데 대뜸 Raphy가 나에게 "what do you think about love?"이라고 쌩뚱맞은 질문을 했고,
나는 한참 뜸을 들이다가 뭐라 설명하기도 귀찮고 지금은 별로 사랑과 같은 감정에 감흥이 없어서
"Love is.............everything"이라고 대답해버렸다.
거짓말, 난 단 한번도 Love is everything이라고 생각한적 없어.
그렇게 캐리커쳐를 그릴때까지 한참 떠들고 수다떨다가 이렇게 기념사진도 같이 찍었다.

자기 캐리커쳐를 받아들고 좋아하던 Raphy, 웃는게 좀 더 멋있는듯.

Raphy와 그의 boss와 함께 :)



캐리커쳐를 그리고 나자 연쑤가 돌아왔고, 우리는 쌈지길을 돌았다. 와플도 사먹고 모자도 써보고 장난도 치면서 ㅋ




오랫만에 인사동 돌아다녀서 뭔가 즐겁고 날씨는 흐렸지만 그럭저럭 기분도 좋았다
집에 돌아와서 시험공부는 안하고 뻗어 잤지만-_-;;;

그리고 나는 이 날 액수는 크지 않지만 갖가지 쇼핑을 다 했다는.! (
그리고 오늘 샀던 것 중에 가장 뿌듯했던 건, 분홍색 가죽 카메라 스트랩 !!
MV1에서 Me super로 바꾸고 스트랩이 없어서 예전에 쓰던 스트랩을 끼웠는데 생각보다 완벽하게 안 끼워져서
가끔 어깨에 메고 뛰기라도 할라치면 덜컥 스트랩이 풀려서 카메라가 달랑달랑 했었는데

분홍색 스트랩도 맘에 드는데 더 좋은건,스트랩에 센스있게 필름 넣는 주머니가 달려있다, 완소완소 ♡
가격도 다른 브랜드 스트랩에 비해서 저렴해요 아하하하하하

아 근데 인화지 값 올랐대매?........-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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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밤생각

■ 삶 2008. 11. 7. 01:34





이상하지
나는 한참을 후회했었어.
뒷일이 무서워서 지르지 않았던 걸, 용기내지 않았던 걸.
좀 에둘러 가더라도 안전한 길을 택할꺼라고 숨어버린 걸.
한참을 한참을 후회했어.

그래서
그걸 교훈삼아 다시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깨지고 다치더라도 안하고 후회하는 것 보담
한 번 시도 해보고 되면 되고 말면 아니라는 확답이라도 갖자는 생각에
자존심도 버려가며 용기내서 질렀는데
결과는 또 후회하고 있어. 괜히 그랬다.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갈껄.

이거 뭐야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고
어느게 더 나은 건지도 모르겠어
마치 시험이 나은지 레포트가 나은지 모르겠는 것처럼.
시험 공부할 땐 레포트로 대체하고 싶고, 레포트 쓸 땐 시험보고 싶은 것 처럼.
차라리 시험과 레포트 중에서 고르는게 낫겠다.
그 두 개는 어느 거라도 자신있으니까.
두 개 중 무얼 선택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으니까.



ps.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한 것 같아
한없이 스스로 행복해서 들뜨고 뿌듯하다가 한없이 바보같아서 좌절스럽고 한심하고 쪽팔리고 짜증났다가.
괴롭다. 이성을 지배하는 감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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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ack Obama

■ 삶 2008. 11. 6. 02:29


2008년 11월 4일은 미국의 역사교과서에 길이길이 남을 중요한 날이 되었다.
아직도 인종차별이 빈번하고 때론 당연하게 일어나는 미국에서 '이렇게나 빨리'
비록 혼열이기는 하나 백인 아닌 유색인종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임을 누가 알았을까.

힐러리와 오바마가 경합을 벌일 때, 그 누가 되든 새 역사의 페이지를 열 것이라고만 생각했고
어제까지만 해도 오바마가 되든 매케인이 되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고만 생각했지만
막상 오바마가 당선되고 나니 (예상했던 결과였음에도) 마치 내가 역사의 한 흐름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친다.
 

오바마의 말 대로 미국의 정신을 보여준 대통령 선거이지 않았나.
American Dream.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의 상징적인 이 문구도 2000년대 이후로는 그 효력이 다한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바마의 당선으로 Still, 여전히 미국은 누구나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와 성공을 건네는 곳임을 보여주었다.
(Stupid American이라 놀림받지만) 인종을 문제삼지 않고 오바마에게 표를 던진 미국인들의 정신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과연 우리나라였다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한국전쟁당시 미군과 한국인여성에게서 태어난 혼열아들처럼 손가락질 받으며 차별당하며 그렇게 시들어가지 않았을까.
5000년 유구한 역사의 우리나라는 도대체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오바마와 같은 인물에게도 색안경끼지 않고 표를 던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 대통령도 아니지만
오바마가 정말이지 4년동안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써 잘 해내주었으면 정말 좋겠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아니라도 좋으니
부자가 아닌 서민층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자국의 평화 만이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하여 행동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정치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그런 정치인을 보고 싶다.


Barack Obama.
암살당하거나 테러당하지 말고 더러운 스캔들에 휘말리지 말고 깨끗하고 세계에 귀감이 되는 정치를 하시기를.
기대하고 소망해봅니다.


ps)
오바마는 비단 미국내의 흑인이나 소외계층에게만 빛이 되지 않았을테다
이 먼땅에 있는 전혀 상관없는 22살의 동양여성도 그에게서 희망을 선물받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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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

■ 사진 2008. 11. 5. 00:22
Pentax Me Super
Oct. 11. 2008
Vista 100



10월 초임에도 꽤나 쌀쌀한 날씨였다
노을을 찍겠다고 어슬렁거리다 집에서 뛰쳐나왔더니
한강에 도착했을 땐 노을은 이미 다 져버리고
이렇게 푸르딩딩한 밤이 되어 가고 있었다.

뭐든 리스크가 크면 대박이 나거나 쪽박이 나거나 둘 중 하나..
이렇게 빛이 거의 사라질때쯤의 사진들은 항상 리스크가 크다.
다행히 빛이 적절하면 신비스러운 사진이 나오고, 아니면 너무 어둡거나 흔들리거나.

Love your life, Love your dream......


어렸을 땐 우리나라에서 63빌딩이 제일 높은 줄로만 알았는데
누가 말하기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 1위~4위는 아파트라고 한다.
아마 타워팰리스 이런 것들이겠지.


anyway,
춥고 쌀쌀하고 조금 외롭고 그렇게 조금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강 건너편을 한참 바라보았던
그런 푸르딩딩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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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Me super
~ Oct. 25. 2008
(My favorite) Vista 100



중앙광장의 분수

 
#1. 연쑤를 기다리다 한 컷 찍었다. 요즘은 왠지 학교에서 셔터를 누르기도 겁이 난다.
개인적인 내 생각으로,
내가 지금까지 찍은 중앙광장 분수들 중에서 이 사진이 제일 좋다...
그리고 요번 롤의 best shot.

경영대 앞 그리고 저 멀리 중도


#2. (너무 하얗게 날라갔지만)
경영대 광장의 작은 단풍나무에도 가을빛이 들기 시작했다.
2주 전쯤이었다.

은행나무와 서관시계탑


#3. 서관 시계탑.
처음 입학했을 때 선배들이 진지한 얼굴로
저 시계탑 안에서 시계를 돌리는 알바도 학교시급으로 4000원을 받는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다.
사람이 시계를 돌리는 시계탑이 이세상에 어딨어.

깡통으로 내려가는 길.



#4. 찍을때는 잘 몰랐는데 뽑고나서 맘에 들었던 또 하나.
붉은 나뭇잎도, 좀 더 뒤의 노란 플라타너스도, 손을 잡고 걸어가는 저 학생들도.
뭐라고 딱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냥 느낌이 좋다.
(학교 스캐너가 구리다....)

깡통 뒤.


#5. 오토바이, 아니 스쿠터 전용 주차장이자 홍보관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 깡통
스쿠터 타고 싶다.


요즘엔 어린 애들이 바글바글 거리는 정대후문은 무서워서, 쫄아서, 괜히 짜증나서 못가겠고
연령층이 맞는 경영대에서 얼쩡거리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나도 한 때 폭풍의 언덕을 눈하나 깜짝안하고 깔깔거리며 올르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왠지 내가 너무 고학년인것만 같아서 (07들 중에 내 동갑들도 많은데)
입을 앙다물고 시선은 이리저리 피하면서 마치 뉴욕의 뉴요커처럼 재빠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마음의 고향이라더니 이렇게 불편한 고향일줄이야.

중간에 UBC로 외도를 했지만 같은학교를 4년째 다니려니 솔직히 지겹다.
어짜피 내년이면 떠나지만, 정말 떠날때가 왔나보다.
고향은 그 곳에 오래 눌러있기 보다
타지에 나가서 쌔빠지게 고생하고 눈물 쏙쏙 빼고 나서야
고향의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끼는법.
금의환향해서 돌아오도록 열심히 살아야지.


ps)
3*5싸이즈37장을 인화하는데 9000원이 안들었는데
오늘은 무려 10,000원이 넘게 들었다
인화지 값이 올랐단다.
이제 인화하고 스캔하는게 아니라
필름스캔 해보고 잘나온 것만 인화해야 하나보다.
이제 정말 돈모아서 DSLR로 갈아탈 때인가?
필름의 아날로그한 색감이 좋은 나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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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N 타워

■ 삶 2008. 11. 3. 01:41



바빴던 오늘 하루.
아침에 비몽사몽간에 졸아가며 난생 처음 텝스를 보고
점심도 못먹은 채 학교로 달려가서 마케팅 전략 조모임을 하고
또 바로 명동으로 옮겨와서 나나와 함께 서울 남산 타워에 올랐다.

남산타워에 오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강추.
남산이 알록달록 단풍물이 들어서 아름답다.
처음에 순환로로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 남산을 돌고는 겨우 남산타워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

서울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고 해는 그 사이에 숨었다.


저 멀리 보이는 63빌딩. 위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개인적인 내 생각이지만 서울의 전망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은 것 같다.
큰 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한강 주변은 좀 아름다워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거대한 도시에 정렬되지 않은 아파트와 건물들만 빽뺵해서 답답해보인달까....
특히 저 사진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바로 저 자리에 아파트 수십채가 발 디딜틈도 없이 들어서 있다.
숨이 막힌다.
Steph와 Stan이 Google로 서울을 검색하고는 숨이 막혀했던 것처럼.


고지가 보인다. N타워.



우리 결혼했어요의 알렉스와 신애가 자물쇠 이벤트를 한 이후
많은 커플들이 남산 테라스 철조망에 자물쇠를 걸어서 골치거리라더니, 정말....철조망에 수천개의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유치해. 너네 이러고 몇 달 뒤면 헤어져서 자물쇠를 걸었는지 생각도 안날껄?
이라며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그래도 서로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는 그 마음만큼은 아름답지 않은가...
관리소측에서는 자물쇠들이 처치곤란이라고 했지만 나름 자물쇠가 주렁주렁 달린 것도 특색있고 사진찍기도 좋다.
다만 자물쇠가 전망을 가려서 문제이긴 하지만...-_-


그래, 평생-영원토록 사랑하자는 그 약속. 지키려고 노력들하시기를...


잘 보이지 않지만 정말 손톱같은 초승달이 떴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


저 멀리 보이는 서울...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노을이 아주 빠알갛게 진다.


발그레한 구름과 저 멀리 산수화처럼 늘어진 능선이 정말 한 폭의 그림같다.


눈이부시다. 왠지 모르게 소돔과 고모라가 생각났다. 활활 타는 네로의 로마도..


올라올때부터 서서히 떨어지던 해는 6시를 전후로 급속하게 떨어지며 장관을 이루더니
찬 바람에 식은 몸을 좀 녹이려 타워 안의 카페에 들어오니 금새 밤이 되었다.

나도 날고 싶다. 날아서 훨훨 떠나고 싶다.


카페에서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고 기념품 샵에 들러서 Stan에게 보낼 카드 두장을 샀다
사진으로 된 카드는 왠지 모르게 촌스러워 보였......(...) 기 때문에 일러스트로 그린 엽서 두장을 샀는데
사놓고 보니 꽤나 맘에 든다. 나중에 또 올라올 기회가 생기면 그때 꼭 또 사야지.



다음에는 나도 (유치해도) 자물쇠 들고 같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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