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빴던 오늘 하루.
아침에 비몽사몽간에 졸아가며 난생 처음 텝스를 보고
점심도 못먹은 채 학교로 달려가서 마케팅 전략 조모임을 하고
또 바로 명동으로 옮겨와서 나나와 함께 서울 남산 타워에 올랐다.
남산타워에 오르고 싶은 분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강추.
남산이 알록달록 단풍물이 들어서 아름답다.
처음에 순환로로 길을 잘못 들어서 한참 남산을 돌고는 겨우 남산타워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
서울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고 해는 그 사이에 숨었다.
저 멀리 보이는 63빌딩. 위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개인적인 내 생각이지만 서울의 전망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은 것 같다.
큰 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한강 주변은 좀 아름다워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거대한 도시에 정렬되지 않은 아파트와 건물들만 빽뺵해서 답답해보인달까....
특히 저 사진엔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바로 저 자리에 아파트 수십채가 발 디딜틈도 없이 들어서 있다.
숨이 막힌다.
Steph와 Stan이 Google로 서울을 검색하고는 숨이 막혀했던 것처럼.
고지가 보인다. N타워.
우리 결혼했어요의 알렉스와 신애가 자물쇠 이벤트를 한 이후
많은 커플들이 남산 테라스 철조망에 자물쇠를 걸어서 골치거리라더니, 정말....철조망에 수천개의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유치해. 너네 이러고 몇 달 뒤면 헤어져서 자물쇠를 걸었는지 생각도 안날껄?
이라며 속으로 코웃음을 쳤지만
그래도 서로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는 그 마음만큼은 아름답지 않은가...
관리소측에서는 자물쇠들이 처치곤란이라고 했지만 나름 자물쇠가 주렁주렁 달린 것도 특색있고 사진찍기도 좋다.
다만 자물쇠가 전망을 가려서 문제이긴 하지만...-_-
그래, 평생-영원토록 사랑하자는 그 약속. 지키려고 노력들하시기를...
잘 보이지 않지만 정말 손톱같은 초승달이 떴었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
저 멀리 보이는 서울...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노을이 아주 빠알갛게 진다.
발그레한 구름과 저 멀리 산수화처럼 늘어진 능선이 정말 한 폭의 그림같다.
눈이부시다. 왠지 모르게 소돔과 고모라가 생각났다. 활활 타는 네로의 로마도..
올라올때부터 서서히 떨어지던 해는 6시를 전후로 급속하게 떨어지며 장관을 이루더니
찬 바람에 식은 몸을 좀 녹이려 타워 안의 카페에 들어오니 금새 밤이 되었다.
나도 날고 싶다. 날아서 훨훨 떠나고 싶다.
카페에서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고 기념품 샵에 들러서 Stan에게 보낼 카드 두장을 샀다
사진으로 된 카드는 왠지 모르게 촌스러워 보였......(...) 기 때문에 일러스트로 그린 엽서 두장을 샀는데
사놓고 보니 꽤나 맘에 든다. 나중에 또 올라올 기회가 생기면 그때 꼭 또 사야지.
다음에는 나도 (유치해도) 자물쇠 들고 같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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