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에 해당되는 글 715건

  1. 2018.10.31 가을 그 한 가운데
  2. 2018.09.26 대화 I 2
  3. 2018.09.10 추억
  4. 2018.07.16 초승달. 슬픈밤.
  5. 2018.07.11 홀연히 1
  6. 2018.06.28 A midsummer night's dream 2
  7. 2018.06.19 슬픈 대화
  8. 2018.06.12 bittersweet
  9. 2018.06.04 초여름 밤
  10. 2018.05.29 풀냄새



Hello, Autumn :)



2018년 가을



흐드러지는 단풍길



석촌호수의 풍경


2018년 가을.

건강검진이 있어서 오전 반차를 냈는데

예상보다 건강검진이 일찍 끝났다. 

반차만큼은 내 휴가니까 남은 두어시간동안

석촌호수에 단풍을 보러 왔다. 


날은 청명하고 맑은데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에 바람은 차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하지만 상쾌한 기분으로 

석촌호수를 따라 천천히 -

머리 위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맞으며, 

떨어진 나뭇잎 중에 색깔이 고운 잎을 골라 주우며

마치 소풍 나온 아이의 마음으로 천천히 걸었다.


먼발치서 놀이기구를 타는 젊은이들의 행복한 비명이 아득히 들려온다. 

호수를 따라 붉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풍경은 여느 외국 못지 않은 것도 같다.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풍경 속을,

정점을 찍고 끝자락으로 치달아가는 가을 그 한가운데를 천천히 걷는다.


나는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가끔 두통이 있고 종종 피곤하긴 하지만)

이젠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어느 정도 덤덤히 받아들였으며

(남자친구가 몇달 째 외국에 있지만) 나는 특별히 인간으로서 외롭지도 않다.


아, 나는 행복하구나.


그동안 내가 행복한 이유를 열심히 찾아가면서 

이 정도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행복한 이유가 있으니까 행복한 사람이라고 

행복함이 느껴지지 않는  내 자신을 애써 설득하며 살았는데

오늘은 그냥 문득 깨달았다.

이제는 일상에서의 평범한 내 자신도 참 행복하구나.

슬프려고 해도 슬프지 않고

외로운가 해도 외롭지 않다.

이제는 내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 보아도 우울한 아이가 없다.


8년 전, 7년 전, 6년 전

나의 일기장에 이 시간만 끝나면 이 괴로움이 모두 끝날거라고, 

당시에 상상했던 행복한 그 모습 그대로

나는 드디어 행복하구나.


대단한 사람이 되지도 않았고 (혹은 못했고)

대박 부자가 된 것도 아니지만 (못했지만)

평범한 나, 그 자체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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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I

■ 삶/III. 삶 2018. 9. 26. 15:55

너와의 연애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점은,
서로에게 잘해주려는 마음과 행동이 좋은 상호작용을 하는 것 같아. 
(물론 너가 더 많이 주고 있지만)
어떤 관계에서는 마음이 일방적일 수도 있는데 
너랑 연애하면서 서로가 그런 마음이라는게 제일 좋아.

전래동화 중에 형제가 밤마다 서로 쌀가마니를 옮겨놓는 것처럼, 
그래서 주어도 주어도 쌀이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내가 사랑을 줘도 너 역시 내게 사랑을 주니까
사랑을 줘도 내 마음이 공허하지 않아.
결국엔 더 큰 사랑을 받는 느낌이야.


: 우리 평생 이렇게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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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 삶/II. 삶 2018. 9. 10. 18:15


노을처럼 황금빛으로 빛나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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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 삶/II. 삶 2018. 7. 11. 10:47



초여름이 아니라 초가을 같았던 지난 주.

매일매일이 너무 맑고 청명해서 여기가 서울이 맞나.


홀연히 떠나가버린 너.

지나간 시간은 어젯밤 꿈처럼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리고

돌아와서 잘하겠다는, 돌아와서 해주겠다는 공수표 같은 '말'만 남았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다 제자리로 돌아왔다. 

나는 너가 없었던 원래의 내 삶을 다시 산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너가 없는 것처럼.


너가 없는 것처럼 살다가 결국 너가 없어져버릴 것 같은데.

너는 어쩔 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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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다음 날의 선선한 여의도 한강공원

남산타워가 뾰족 솟아있는 한강의 야경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다섯번째 보름달이 떴다. 

(정확히는 보름 하루 전날이지만)

이제 보름달을 보면 자연스럽게 처음 만난 날이 떠오른다.

(사실 처음 만난 날은 특별한 게 없었지만)





9시쯤 되니까 갑자기 분수쇼가 시작됐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이런 분수쇼를 하는 줄 몰랐는데.

갑자기 옆에서 자기가 다 시간 맞춰 계산해서 나온거라고 허세를 부린다. 

이 녀석.



그네에 앉아서 한참을 그냥 보고만 있다가

환한 조명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멋있어서 

우리도 사진 한 장씩 남기자며 달려나갔다.

부끄러워 하면서도 항상 잘 따라와주는 고마운 내 베프.



핸드폰을 지갑에 받쳐놓고 타이머 10초에 후다닥 달려가 찍었는데

미리 맞춰놓은 것 럼 분수 한가운데 선 우리.

분수가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움직이는 탓에 분수 모양도 기대 안했는데

정말 우연히도 10초의 찰나에 멋진 분수 속에 서 있는 우리 모습이 이렇게 남았다.

더 이쁜 사진을 찍어보자고 호들갑을 떨려는 순간, 

그리고 분수쇼는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말았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타이밍이라는게 있어서 

그 순간을, 그 기회를, 그 타이밍을 잡지 않고 머뭇거리면

어쩌면 영원히 놓쳐버릴지도 몰라.

이 짧은 분수쇼처럼.



사진작가도, 좋은 카메라도, 삼각대도, 리모컨도 없었지만,

타이밍이 도와준 덕분에 우리만의 소중한 기억을 아름답게 남겼네.

행복하게 기억될,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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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대화

■ 삶/III. 삶 2018. 6. 19. 09:54



슬퍼.


왜? 슬퍼서 만나러 온거야? 아니면 만나니까 슬퍼졌어?

둘 다. 생각보다 더 많이 슬퍼.


지난 4개월간 행복했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

러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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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tersweet

■ 삶/III. 삶 2018. 6. 12. 11:06



어째서인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것 같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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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밤

■ 삶/III. 삶 2018. 6. 4. 11:21

어느 새 두 번, 세 번 달리는 길

불켜진 멋진 반포대교와 한강의 야경


반포대교에서 쏟아지는 시원한 물줄기


아직은 바람이 시원한 6월 초여름 밤.
손 잡고 함께 걷는 밤.


시간을 이대로 모조리 멈추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 속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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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냄새

■ 삶/III. 삶 2018. 5. 29. 08:40



유난히 서늘해 봄 같지도 않던 봄이,
그리하여 오지도 않은 것 같던 봄이,
그리고 끝날 것 같지도 않던 봄이,
자연의 섭리를 따라 끝끝내 끝이 난다.


기울어가는 봄 밤,
길 숲에서 풀냄새가 난다.
긴긴 낮 햇빛을 잔뜩 쬐고 뱉어내는,
파릇한 여름냄새가.


호야, 풀냄새가 나. 여름이 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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