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고.

■ 삶/IV. 삶 2020. 6. 5. 13:59



 

아주 오랫동안 나는, 

종종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듯 행복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깊은 늪에 빠져있는 듯 

- 물론 그런 사실을 모른 채로 살아갈 때도 있었다. - 

많은 순간 순간들에서 삶이 허무한 느낌이 들고, 

때로는 살아있다는 것이 무섭고 때로는 그냥 사라지는 존재가 되고 싶을 때가 많았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함을 느끼려면 노력해야 했고

나 스스로에게 행복하자고 화이팅을 외치며 노력했지만 때로는 그래야만 하는 사실이 싫기도 했어.

 

 

그런데 요즘은 내 마음이 순간순간 나에게 말을 건다. 

나 행복하다고. 

행복하자고, 가 아니라 행복하다고.

좋은 사람과 함께하며 순간순간 느껴지는 좋은 기분.

행복해.

그리고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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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0일.

인생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였던 결혼식을 많은 분들의 축하 속에서 행복하게 잘 마쳤다.  :)

준비하는 동안에는 결혼식이 내 행사라는 느낌보다는 그저 해야만 하는 통과의례처럼 느껴졌는데,

끝나고 나니 내 인생에 다시 없을 나를 위한 커다란 파티였구나, 싶고

지나간 순간들이 다 끝나고 나서야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큰 일 없이, 그리고 내가 소원했던 것들을 이룬 행복한 결혼식이기도 했고.

 

ㅡ o ㅡ o ㅡ o ㅡ o ㅡ 

결혼식을 구성했던 하나, 하나가 다 나를 기쁘게 해주었는데 (내가 계획한 거라)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차원의 기쁜 일이 결혼식 끝나고서 있었다. 

 

우리 결혼식은 주례가 있는 결혼식으로, 주례는 신랑의 대학원 지도교수님께 부탁드렸는데

선뜻 수락해주셔서 감사하게도 교수님의 첫 주례의 영광까지 얻게 되었다. 

주례도 수락해 주시고 또 결혼식 날에도 의미 있는 주례사로 축하해주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했는데

교수님께서는 이를 사양하시고 나와 도리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게 좋겠다고 하신 것이다.

 

으아니, 이렇게 좋은 제안을!

 

교수님께서 제안해주신 좋은 일에 그 뜻을 함께 하고 싶어서

원래 드리려던 사례비와 그 만큼의 우리의 뜻을 모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소아환자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어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으로부터 '결혼 기념 기부 증서'를 받았다.

그동안 매년 학교와 병원에 기부하면서 기부증서를 받았고 그 때마다 뿌듯하긴 했는데

결혼 기념 기부 증서라고 쓰인 증서를 받으니 그 간의 감동과는 또 다른 뭉클함이 느껴졌다. 

 

우리의 결혼이,

단지 우리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기쁨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에도 의미있는 기쁨이 되었다는 생각.

또, 우리 두 사람이 그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

물론, 어떤 계기가 있지 않아도 기부를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왔지만 

개인에게 기쁜 일에 이렇게 사회적으로 뜻 깊은 의미를 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나니,

결혼 기념 기부를 통해 내가 생각해왔던 결혼의 의미에,  더 가치있고 소중한 의미가 추가되었다.

 

특히, 결혼 기념 기부를 통해 느낀 기쁨과 뿌듯함은 내가 준비하고 계획했던 것이 아니기에 

결혼을 통해 받은 기대하지 않았던 서프라이즈 선물과도 같았달까. :)

아마, 결혼을 이유로 기부하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몰랐을 기쁨이었겠지. 

 

 

나의 기쁨이 사회의 기쁨이 될 수 있는 방법. 

앞으로도 이런 기쁨을 더 많이 누리고 또 베풀수 있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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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보다 액자 기능을 열심히 수행중인 티비와
토요일 아침 꽃시장에 가서 데려온 연분홍 장미
아래 빼꼼히 보이는 애정하는 칸딘스키의 겨울 풍경
그리고 처음 보고 마음을 빼앗겼던 호두나무 식탁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어우러진 내 첫 보금자리.
아직은 적응할 것도 많고 해야할 것도 많지만
문득 모니터 너머 내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이 좋아서
잔잔히,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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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그것도 한 번 미룬) 결혼식 6일 전이네.

거의 준비가 끝난 것 같으면서도 - 

게으름 피우느라 손 놓고 있었던 식전영상 만들기, 계약한 업체들 잔금 치르기, 신혼집에 가전 들이기, 신혼집에 가져갈 짐 싸기 등등

연휴이고 날씨도 좋은데 일할때보다 더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실, 결혼 직전에 이렇게 긴 연휴가 있어서 준비할 수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감사하는 중...ㅠ)

 

실제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이제 시작이지만

결혼식 준비는 이제 정말 끝나가는 것 같다.  (아...정말 길었다.........이렇게 길어질줄이야)

요즘은 결혼식에 DVD를 많이 하는 추세인데 나는 결혼식장에서 녹화중계영상을 따로 돈내고 찍어야 하기 때문에

괜히 중복인거 아닌가 싶어서 할지 말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녹화중계가 아예 없었다면 더 흔쾌히 한다고 했을것 같다. 

그러다가 네이버에 내 결혼식 베뉴와 DVD를 검색했는데, 스몰필름에서 네이버에 올린 영상을 보게 되었고

세련된 영상미에 혹해서 인스타그램에서 급기야 그 신부님을 찾아서 DM으로 DVD 하는게 좋을지 물어봤더랬....

(나란녀자, ....그리고 그 신부님은 강력 추천해 주셨음 ㅋㅋ)

 

그래서 결국에는, DVD를 하기로! 그 이유는,

1) 내가 원래도 영상을 많이 찍기도&보기도 하고 

2) 88년~89년에 VHS로 찍은 비디오를 디지털 변환시킨 적이 있는데, 30년전의 젊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내 어릴 때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기 때문에

나중에 시간지나서 다시 보면 이 영상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을 것 같기도 했고,

3) 중계영상에는 결혼식만 중계하지만, DVD를 찍으면 대기실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과 긴장해서 놓치기 쉬운 그날의 느낌을 간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4) 마지막으로........내가 스튜디오 촬영한 결과 - 나는 사진보다 영상이 훨씬 잘받는다. 영상을 많이 남겨둬야겠어서 :)

 

그리고 DVD업체는, 내 웨딩베뉴를 촬영한 여러 업체들 영상들 중에 가장 세련되고 깔끔했던 스몰필름으로 결정!

아무래도 사진이나 영상은 해당 베뉴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업체가 좋은 것 같고, 또 샘플영상이 있으니 

샘플영상을 보고 내 스타일에 맞는 영상을 고르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카톡으로 문의드리니까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 또, 계약금 넣으니까 계약서도 보내주어서 안심도 됐을 뿐 더러, 

결혼식 일주일 전쯤 먼저 날짜와 식순 등을 체크하는 안내카톡까지 보내주셔서 일처리가 꼼꼼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제 남은 거는 결혼식 날 예쁘기만 하면 되겠다 헤헤 ♡

그게 가장 문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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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
난 이제 뭐가 될 수 있을까.
인생의 피크점에 닿아 이제는 내리막길만 남은 기분.
내 인생 여기서 그냥 평범한 - 대단한 무엇이 되지 못한 채로
아- 다른 어른들도 다 이렇게 아무인이 되었나보다,
나도 여기까지인가보다, 생각하면서
보통의 -무명인 - 삶의 주인공으로 시시하게 살다 가겠구나.
죽을 날까지 너무 많이 남았는데 지루해서 어쩌나.

 

그런데 문득
어쩌면 인생이란게 젊은날에 정점을 찍고 그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의 데드라인까지 나라는 존재가 완성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꺾여서 내려오는 그래프가 아니라
그 각도는 현저히 줄어들겠지만
내가 노력하는만큼 천천히 정(+)의 직선, 혹은 곡선을 그리며
내 가능성의 최대치까지 끝없이 상승하는 그래프가 되도록 만들 수 있는게 아닐까.
요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런 마음의 소리가 조용히 들려오네. 

 

여기가 나의 정점이라고 생각하고 이제는 무얼해도 하강선이라 생각한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내가 꽃피운 나의 전부이겠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내 노력에 따라 발전한다고 생각한다면
나라는 사람의 끝이 어디인지, 어느 정도까지 완성되는지 더 나아가 볼 수 있겠지.
그때는 나라는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 완성되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 꼭 세상이 알아주는 대단한 명성의 것일 필요도,
시험을 쳐서 얻어야만 인정받는 그런 것일 필요도 없더라.
내가 원하는 이상향의 내가 되는지가 가장 관건일거야.

그 무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어가는 것.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에 다가가는 것.

나의 잠재력을 실현시킨 나의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
그런 내가 되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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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혼식이 미뤄졌다. 

 

정확하게 말하면, 코로나19로 결혼식을 미루었다고 표현하는게 맞겠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100명 이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결정을 내리는 때에는 확진자가 매일 400명, 500명씩 늘어나는 때였고 

그리고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20번대에서 멈출것 같던 확진자가 31번을 기점으로 700명, 900명씩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며

아무도 경험하지 못했던 사상초유의 사태에 하루하루를 걱정과 시름으로 결혼식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결혼식 두어달 전부터 청첩장을 돌리는 거라고들 했는데

웨딩촬영을 찍은 다음날인 설 연휴부터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탓에, 

청첩을 받는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아 청첩모임도 자제하고 보류하고 있었던 터라

결혼식은 가까워지는데 돌리지 못한 공들여 만든 청첩장이 방에 수두룩 쌓여서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결혼식을 미루는 과정은 인생에서 겪은 일 중에 손 꼽을만큼 어려운 일이었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에 급기야 사무실에서 울기도 하고, 조퇴도 하는 일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어찌어찌 잘 미루게 되었다.

(미루어서 아쉬운 점은, 원래의 결혼기념일 숫자가 좋았는데 바뀌었다는 것과 ㅠㅠ

정말 좋아하는 가수를 축가로 섭외했는데 아무래도 변경된 예식일엔 어려울 것 같다는 것과 ㅠㅠ

그리고....팬데믹 상황에서 신혼여행은 오리무중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거슨 이제 해탈함)

 

 

2. 결혼식 준비는 그야말로 고통의 나날들. 

 

낮에는 일을 하면서, 저녁과 주말의 여유시간만으로 결혼식과 신혼집 준비를 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특히나 나같이 뭘 하나 하자하면 꼼꼼하게 챙겨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에는 너무나도 지치고 피곤한 날들이었다.

게다가 나는 해야하는 일을 할때 까지는 성격상 우선순위가 밀리는 일들은 손도 대지 못한다.

 

낮에는 일을 하고,  (일하면서도 각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고 스케줄을 조율 하고)

저녁에는 타임라인에 따른 잔업들을 하고, (각종 업체 리서치, 수정하기, 고르기, 문의하기 등등등)

주말에는 각종 가전제품과 가구 구매를 위해서 서울 온 동네를 방문하고 발품팔며 상담을 해야했다.

하...나 언제 쉬었대? 

그런데 또 대충할 수가 없었던 것이,

수백만원에서부터 수천만원까지 내 인생에 써본적도 없는 큰 돈 들어가는 것들을 선택해야하거나

혹은, 인생에 한번(?)뿐이라고 각오로 선택해야하는 일들이기 때문이었다.  

주중 주말 불사하고 열심히 준비했지만 불구하고 예식일이 다가올 수록 시간에 쫓기고 할일은 많아서

주중에 몇시간 못자고 허덕이는 날들이 허다했다. 

그러고나서 출근하면 너무 피곤해서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몸도 지쳐있었지만, 사실은 정신이 더욱 더 지쳐있었다. 

스드메, 결혼식, 신혼집, 예물예단, 청첩모임.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진행한다는게 그 자체로 쉽지 않았고,

그냥 진행되었어도 힘든 결혼식 준비를 한번 미루는 결정을 해야했으며, (후속 뒷처리 포함)

나혼자 의사결정하는 것도 힘든데, 남자친구와 조율, 우리 가족과 조율, 남자친구 가족과 조율까지.

결혼의 본질은 사랑이 아니라 조율이로구나!!! (현타)라고 수십번 생각할만큼 조율할 것들이 끝없이 밀려왔고

아무리 사이가 좋고, 예쁘게 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말해도 (사실 막말하지 않고 예쁘게 말하는 것도 많이 힘들다)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설득하고 때론 양보를 하면서 한가지 타협점에 이르는 과정

그 과정은 그 자체로 나에게는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었다.

그 과정을 수십번 반복하면서 나는 혼이 탈탈 털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오롯이 혼자서 결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유롭고 홀가분한 일인가!!)

솔직히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도 즐겁지 않았다. (남자친구야 미안하다. 하지만 남자친구 잘못이 아니다.)

결혼준비를 하는 동안 우리는 데이트가 아니라 계속 할일&협상을 해야만 했다.

궁극적으로는 서로 같이 즐겁고자 하는 일인데, 일이 되다보니 나는 즐겁지가 않았다.

즐겁지 않은게 남자친구 탓은 아니었지만, 그런 현실이 때로 버겁고 때론 슬펐다. 

나랑은 어찌저찌 의견을 통일했지만 본인 부모님을 설득하러 가겠다며 헤어질 때는 마음이 무겁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하는 상황 자체가 나에게는 너무 고통스러운 순간들도 있었다.

스트레스와 괴로움, 그리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나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나보다. 

 

 

3. 좋아하는 것을 해요.

 

결혼식을 미루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것은 그 동안 못다한 잠을 자는 것이었다.

열흘 가까이를 나는 거의 내리 잠만 잤다. 

결혼식 준비하면서는 불면증에 시달린 날도 많았는데, 미룬 뒤로는 초저녁부터 그렇게 잠만 잤다.

너무 초저녁부터 자느라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못하고 자는 날들도 있었다. (또 미안..)

그래도 힘이 없었다. 행복하지가 않았다. 마치 방전되어 충전되지 않는 핸드폰 같았다.

결혼식 준비가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다 미루어두기로 했다.

생각했다.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자연히 드는 생각 끝에,  나는 좋아하는 것을 하기로 했다. 

그 동안, 해야만 하는 일에 치여 미루어두었던 것들.

그런데 또 오래 미루어두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잊어버린 것 같은 그런 것들.

 

따뜻한 햇살 받으며 타박타박 산책하기. (햇살은 행복호르몬인 세르토닌 형성에 도움이 된다)

예쁜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기. (그래도 그게 취미였다고 예쁜 사진 찍으면 행복하더라)

서점에 가서 여유롭게 둘러보며 읽고 싶은 책 사기. (안읽어도 괜찮다)

아기자기한 문구용품 아이쇼핑하기. (난 그렇게 문구용품이 좋더라..)

이미 쓰고 있는 핸드크림 있지만 좋아하는 향의 핸드크림 하나 더 사기. (내게 좋은 느낌을 주는걸 하자!)

봄 느낌 가득한 신상 옷 입어보기.  (고민은 결혼준비에서 많이했기 때문에 대충 맘에 들어도 막 질렀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티비보기. (채널돌리기가 제일 재밌다)

엄마한테 머리 땋아달라고하기. (엄마의 사랑 느끼기)

엄마아빠 나들이 따라다니기. (엄마아빠가 같이 가자고 하지만, 실은 엄마아빠가 날 끼워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블로그에 일기 쓰기. (글을 오래 안썼더니 없는 필력마저 다 사라진 것 같네.)

 

결혼준비하면서 기본 돈 씀씀이가 수백만원 단위였는데

내 마음에서 정말 우러나와 갖고 싶은 것을 산다기보다는, 사야하기 때문에 사야했던 것들이 많아서

(물론 가격을 따지기보다는 예산 안에서는 내 눈에 이쁜 걸 사는 짓을 많이 했음)

구매를 하면서도 썩 행복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심지어 난생처음 명품백을 샀는데, 구매과정도 너무 힘들었고 있으니 좋은건 알겠지만 그닥 행복하지는...) 

오늘 몇천원짜리, 만원짜리 내가 정말 갖고 싶었던 것들을 사면서는 짜릿하고 행복하다.

 

이렇게 내 안에 차곡차곡 작은 행복들을 쌓고 나니

이제야 마음에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마음에 힘이 생기고 나니,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에도 여유가 넘친다. 

그동안 나의 개인적인 행복이 바닥나 있었던 것인데,

내게 부족한 행복함을 남자친구가 오롯이 채워주지 못한다고

남자친구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그러는 과정에서 나도 스트레스를 받았던게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그동안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해야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에 나를 갈아 넣으면서

나의 행복을 타인이 채워주기만을 기대했던게 아닌가, 돌아생각해본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거쳐, 얻은 올해의 깨달음은

우리는 살아가면서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면서 모든 일의 기준이 좋아하는 일인지가 될 수는 없겠지만,

(분명 스트레스 받지만 해야하는 일들을 해내야 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내고

또 좋아하는 것들을 틈틈이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우리 마음 속 에너지가 바닥나지 않도록, 차곡차곡 좋은 감정들을 채워넣어 줘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 실천하는 것. 여기에도 우리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나 스스로도 행복할만큼 바로 선 뒤에, 둘 이상, 셋 이상의 관계도 건강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결혼식은 끝난게 아니라 미뤄졌을 뿐이므로

또 어느정도 재충전을 한 뒤에는 다시 미뤄둔 일을 해야하겠지만

당분간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를 채우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리고, 이 다짐을 잊지 않고 실천하며 살아야지. 

그러니까 우리, 좋아하는 것을 해요.

그리고 행복하기로 해요. 

 

 

행복한 일 하나. 영어원서 읽기 (이해도는 떨어지지만 원서 읽는 내 모습이 좋아서..)

 

행복한 일 둘. 예쁜 꽃 보기 

 

행복한 일 셋. (햇살 좋은 날 산책하기. 기미도 다 용서할 수 있다)

 

행복한 일 넷. 엄마 아빠랑 시간 보내기. 

 

행복한 일 다섯. 멋진 사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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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님께서 준비해주신 고급스런 느낌의 부케

 

 

 

설 연휴 하루 전 날, 웨딩촬영(일명 리허설 촬영)을 마쳤습니다.

(이렇게 뜬금없이?......네...)

 

 

 

사실 웨딩 관련한 것들에 대한 로망이 크게 없었던 편인데 (그땐 그런 줄 알았음) 

형식적으로는 간소하지만 실제로는 할 꺼 다하며 하고 있는지라,

그래도 인생에 한 번 밖에 없을 웨딩촬영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뜬금없이 씁니다.

그거슨 바로 저의 웨딩촬영 포스팅. 

 

 

 

1. 전날 컨디션

촬영 열흘~일주일을 앞두고 우리집에 차례로 감기 바이러스가 돌았다.

동생은 이틀 정도 가볍게 앓고 넘어간 것 같은데, 엄마가 A형 독감으로 확진. OTL

독감은 나도 2년 전에 앓았어서 항체가 있을 것도 같았고 엄마도 나도 조심했지만, 

촬영 4일전 감기기운이 나를 도발하더니 결국 콧물감기로 급발전.

테라플루와 비타민을 때려먹어가며 최대한 컨디션을 유지해보려고 했으나

촬영 하루 전날, 쥐쥐치고 이비인후과에 가서 결국 비타민 수액을 맞고서 반차내고 집에 와서 드러누웠다. 

물도 많이 마시고 약도 많이 먹어서인지 눈도 퉁퉁 붓고, 

콧물 때문에 코도 퉁퉁 부어서 내일 촬영에 어떤 얼굴이 등장할지 심히 걱정이 될 정도였음. 흑흑

(코를 풀고 싶은데 휴지로 풀리면 피부가 쓸려서 나중엔 화장이 다 뜰 수 있기 때무네...

콧물이 흐를 때마다 일하다 말고 화장실가서 물로 닦아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음 ㅠㅠ) 

★ 결론 :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역시나 컨디션이다!

 

2. 당일 아침 

심하게 붓는 타입은 아닌데 전날 저녁까지도 붓기가 탱탱하던 얼굴이 너무 걱정된 나머지, 

새벽 5시에 기상해서 미리 얼려두었던 녹차팩을 눈 두덩이에, 둥글레차 팩을 코 양볼에 얹고

찬물에 적셔 얼린 수건을 30분 동안 얼굴에 올려두었다. 동상 걸리는 줄....

(둥글레차 팩은, 녹차팩이 2개 밖에 없었기 때무네....)

시베리아 한복판에 있는 것 같은 한기가 느껴졌지만 코봉이로 웨딩촬영을 할 순 없다는 각오로 ㅠㅠ.

거기에 얼굴에 열오르지 말라고 병원에서 받아온 해열제도 꿀꺽.

캄캄한 새벽에 날 데리러 온 남자친구 차에 턱시도와 준비물을 챙겨 넣고서

다 못붙인 데싱디바 웨딩네일을 붙여가며 아침 7시에 메이크업과 헤어를 받으러 샵에 도착했다.

★ 결론 : 붓기 잡는 데는 얼음팩 만한 것이 없다. 효과 만점이었음!

 

 3. 메이크업 & 헤어

소외 스드메 중에 가장 걱정이 많았던 것이 바로, 메! 메이크업과 헤어였다.

스드메를 결정할 때 유명한 메이크업샵 위주로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플래너님께서, 정말 메이크업만큼은 본인을 믿고 진행해달라면서 살롱드로쉬를 강력 추천해주셨다.

그런데 플래너님말만 믿고 진행하기에 살롱드로쉬가 설립된지는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업체였음. 

그런데 또 선생님들의 경력 면면은 굉장히 화려하심. 아...이 내적 갈등.

평소에 메이크업을 잘 안하기도 하고 찾아볼 수 있는건 인터넷 자료들 뿐이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플래너님과 장장 1시간 반동안의 상담과 조언 끝에 플래너님을 믿고 살롱드로쉬로 진행하기로 결정. 

(플래너님 말씀 : 메이크업은 담당 전문가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 원하는 컨셉은 다 맞춰서 할 수 있다.)

그리고, 메이크업 담당선생님이 송혜교님을 담당하셨던 분이라고 하셔서.....

(제 얼굴도 송혜교님으로 그려주실 수 있나효?)

 

그리고 촬영 당일, 마음에 안들면 쫄지말고 꼭! 수정해달라고 해야지! 했는데 걱정은 웬 말이었던가,

드레스 입고 마지막 메이크업과 헤어를 마무리하는데 거울 속 내 모습 너무 이쁘쟈나....(기분이 너무 좋아짐)

게다가 남자는 머릿빨이라더니, 내가 본 남자친구 모습 중에 가장 헤어스타일링이 멋있는 날이었다. 

(헤어 원장님께 송중기 사진을 레퍼런스 사진으로 드렸는데 정말 '머리를' 송중기 머리로 해주셨다!)

웨딩준비 글 중에 여자 메이크업은 마음에 들었는데, 남자 메이크업/헤어가 너무 별로였다라는 후기글이 꽤 있다. 

그런데 플래너님께서, 남자 헤어도 굉장히 신경써서 해주시는 샵이라더니, 정말 백점 만점 마음에 들었음.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샵으로 오신 헬퍼 이모님과 플래너님, 남자친구와 나는 싼타펭하를 타고서 드디어 스튜디오로 출발. 

★결론 : 플래너님 만세, 살롱드로쉬 만만세!

 

3. 스튜디오 결정 

내가 선택한 스튜디오는 클로드원스. 

처음 결혼준비를 시작할 때 큰 욕심 안부리겠다는 생각으로 웨딩촬영은 간단히 하겠다는 각오가 있었는데 

플래너님과 상담할 땐 가봉스냅을 한다고 했다가,

(i) 자연스러운 사진보다는 화보같은 느낌의 사진을, 

(ii) 남자친구도 주인공이 되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스튜디오 촬영으로 전격 변경!

여기서 또 어느 스튜디오를 할 것인가 수많은 타입의 스튜디오를 두고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클로드, 헤이스, 무이, 연남동흑백사진관 etc...하 결혼준비는 정말 리서치&결정이 알파요 오메가다.)

나는 답정너였나보다. 데헷.

클로드 특유의 몽환적인 색감이 내 취향은 아니어서 고민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결국 클로드원스 (세미촬영구성)으로!

 

4. 드디어 촬영!

오늘 촬영을 담당해주신 분은 희주 작가님.

클로드원스를 검색하면 종종 등장하는 작가님이라서 아 이 분이시구나..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을 만나서 찍고 싶은 컷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고 

(이쁜 얼굴 각도에 대한 소개 & 클로드원스 샘플 컷 중에 찍고 싶은 컷에 대한 8페이지 짜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감...)

슬림드레스 & 정장조합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처음에 연습샷처럼 찍어보고 결과물을 보여주면서 마음에 안드는 표정이 있는지 등등을 물어보시는데,

표정을 떠나서 모니터 속에 나오는 내 얼굴이 뭔가 많이 안 이쁨...OTL.

남자친구는 꽤 괜찮음. 뭐가 문제인가....첫 컷 찍고 혼란에 빠졌다. OTL

우리엄마도 모니터 화면을 찍은 사진 보고, 이건 너무 평범한 넌데? 라고 했음.....ㅠㅠ

아래 사진은 모두 플래너님이 찍어주신 동영상에서 캡쳐.

(노이즈가 많은 화질인 거슬 양해 부탁드립니다)

 

남자친구 초상권 지키미. 처음에 얼굴라인을 가리는 옆머리가 맘에 안들었음.

 

앉아서 은근한 미소 :)

 

조금 더 싱긋 웃는 척 :D 남자친구 옷은 내가 선물해준 예복과 넥타이 (꺄)

 

클로드 원스 샘플컷 중에 가장 찍고 싶었던 면사포 컷

 

 

아, 드레스는, 시작바이이명순으로 정했다.

원래 꼭 입어보고 싶은 드레스가 있어서 타 드레스샵을 1순위로 투어에 넣었고,

시작바이이명순은 실크드레스가 유명해서 아예 생각을 안했다가 비즈감 있는 드레스사진을 보고 뒤늦게 넣었는데,

앗, 시작바이이명순 첫 드레스 입자마자 이거다! 라는 느낌이 왔다. @ㅅ@

그 뒤에 투어했던 처음 염두해두었던 드레스샵이 비즈가 화려한 드레스였는데, 하나같이 고급스럽고 예뻤지만

내 취향에는 너무 화려한 드레스보다는 잔잔히 화려한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서 시작바이이명순으로 찜콩!

나는 볼드한 비즈보다는 맑은 느낌은 자잘한 비즈가, 새하얀색보다는 샴페인골드나 피치한 색깔이 더 잘어울렸음.

 

난관은 드레스샵을 고르는 것보다 오히려 촬영드레스를 고를 때였다.

스튜디오가 세미촬영이라 딱 2벌만 고르면 됐는데, 

오히려 딱 2벌의 가장 만족스러운 드레스를 고르는게 더 어려웠음.

슬림드레스를 골라놓고서 그 날 데이트에도 집중 못하고 이틀 밤을 못자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재가봉....OTL

(나 너무 까다로운거 아닌가.. 했는데 친구들 중에도 재가봉 했던 친구들이 있어서 안심.

그리고 재가봉에는 피팅비가 있어서 어짜피 내 돈 내고 하면 되는 것이었다.) 

재가봉하고도 내가 입고 싶은 거랑 남들이 이쁘다고 하는 것 중에 갈팡질팡하느라 홀딩 드레스를 한번 바꿨다. 

여튼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결론적으로는 재가봉X홀딩변경해서 입은 이 날의 드레스가 나랑 제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찍고나니 후회가 없군.

첫 가봉때 선택했던 드레스나, 홀딩변경 전의 드레스 입었으면 후회했을 뻔..

★ 결론 : 다른 사람들이 이쁘다고 하는 드레스가 본인과 찰떡드레스인 것이다.

 

바톤권오수에서 대여한 검은색 턱시도. 리본타이하니까 꼬마신랑 같다.

 

남자친구 예복은, 바톤권오수에서 맞춤정장으로 진행했다. 

내가 처음 드레스투어샵을 고를 때 잘 못고르고 멘붕상태인걸 보고,

본인은 쉽게 고를 수 있을 거라고 큰소리를 치더니

오히려 원단만 보고 예복을 골라야하는 상황에서 둘 다 더 큰 멘붕에 빠짐 @@;;

(드레스는 완성복을 보고 고르기라도 하지, 원단만 보고 어찌 고릅니까요)

처음에 유명한 테일러샵 2군데에서 상담을 받아보고,

도저히 감이 안잡혀서 백화점 옴므라인 다 돌아다녀보고서 기성복으로 살 뻔까지 했는데,

마지막으로 한번 더 상담받아보자 설득해서 상담받았던, 바톤권오수에 맞춤 정장으로 진행하기로 결정.

우리가 이미 내로라하는 테일러샵에서 상담을 다 받았고 기성복으로 할 생각이 있다고 했더니

상담해주시는 분이 적잖이 당황하셨는데, 한편으론 쿨하게 기성복은 어떻게 사라고도 추천해주셨음. 

그래도 그렇게 헤메는 동안 여러 색깔과 패턴 느낌의 정장을 입어봐서 그런지 뭐가 잘 어울리는지도 알게 되고

남자친구 본인의 취향이 확고하게 있어서 남자친구가 하고픈  다크네이비로.

제작이 완료되고 남자친구가 맨발차림에 입고서 보내준 사진보고는 으음? 스러웠는데

스튜디오에서 넥타이까지 다 갖춰입고 구두신고 나오니 정장 아우라가.....흠흠.

★ 결론 : 무턱대고 상담받기 전에 기성복 매장에서 여러 가진 컬러와 패턴을 입어보고 본인 취향을 알고 가자!

 

그리고 촬영 전에 촬영용 턱시도를 대여했는데, 

예복이 다크네이비니까 다른 한 벌은 조금 더 밝은 색으로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i) 무조건 본인이 더 잘생겨보이는 컬러감 &

(ii) 시간이 오래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클래식함을 갖춘 조합으로

검은 색 턱시도 당첨! (결코 이병헌님이 입었던 디자인이라서는 아니다)

 

+ 예복에다가 세트로 입으라고 에르메스 넥타이와 촬영 때 신을 양말까지 선물해줬다. 쿄쿄

남자친구가 에르메스는 잘 모르더니, 선물받은 넥타이 고급스럽다고 너무 좋아함.

본식에도 이 넥타이하고 들어갈까 생각중이라나? 

엄마가 신발은 선물하지 말래서 구두선물은 패스!

 

 

자, 이제 풍성 드레스와 턱시도로 갈아입고서 촬영재개합니다. ('ㅅ')

아아, 나는 역시 풍성드레스가 찰떡인 것이었습니다.

골드톤의 비즈가 블링블링. 머리에는 부케에서 딴 꽃으로 스타일링

 

 

처음에 플래너님과 상담할 때, (그때가 무려 작년 7월;;) 나보고 머리길이가 어중간하다고

웬만하면 기르는걸 추천드린다고 해서 진짜 내가 10년만에 처음으로 이 기장까지 기르면서 

얼른 다 끝나고 커트하고 싶다고 징징거렸는데, 오늘 사진 찍고 알았다.

웨이브 넣은 긴 머리가 러블리한 느낌을 배로 살려 주는 것을....

7개월간 머리 기르는 고생을 하루만에 보상받는 느낌이었음. ㅜ.ㅜ 

 

릴리즈로 우리끼리 사진 찍는 타임 :D

 

마지막으로, 내가 어디서 본건 많아가지고 내 마음대로 컨페티를 4봉지 준비해서 가져갔다.

(원래 스튜디오에 물어봤어야 했나?....)

컨페티샷은 가장 마지막에 찍었는데, 이 날 희주작가님 컨디션 중에 제일 신나보이셨음ㅋ

정적인 화보식 촬영을 하다가, 컨페티샷이 유일하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찍었던 지라

동영상을 보면 가장 싱그럽고 발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컨페티 던지기 전 무서워서 눈감고 있음.....

 

그렇게 2시간의 세미 촬영이 끝나고, 신데렐라의 마법처럼 모든게 끝나던 순간.

블링블링했던 드레스를 벗고, 남자친구도 턱시도를 벗고 둘다 청바지 차림으로 돌아오니

이 공주놀이가 짧았다는게 아쉽다. (일단 청바지차림이랑 드레스용 화장이랑 전혀 안 어울림ㅋㅋ)

더 길었으면 더 잘했을지는 의문이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공들여서 리서치하고 시간과 돈을 들여 만들어낸 가장 이쁜  모습을

더는  못본다는게 제일 아쉽...ㅜ.ㅜ

이 날이 평일이기도 하고, 친구들이 모두 갓난 아기 엄마들이라 촬영장에 부르지 않았는데

보미가 멀리서부터 와서 브이로그도 남겨주고,

또 플래너님이 작가님 못지 않게 열심히 동영상을 남겨주셔서

연휴 내내 플래너님이 찍어주신 동영상 돌려보는 재미로 싱글(?)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을 보냈다.

사실은 아직도 내가 결혼을 하는건지 실감이 잘 안남........@@....

 

이제 원본 받을 날을 기다리는데,

현장 모니터로 본 사진에는 와! 정말 내가 이쁘다! 싶은 사진이 없었어서 큰 기대는 없다...

(플래너님이 찍어주신 동영상 속의 나는 너무 마음에 드는데 왜.....)

반대로 남자친구 촬영 결과물은 이거 기안84화보급이라며 내가 환호를 질렀음.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두둥

 

 

♡ 스튜디오 - 클로드원스 (세미 2시간 촬영)

♡ 드레스 - 시작바이이명순 (화이트 드레스 2벌 대여)

♡ 메이크업 - 살롱드로쉬 (메이크업 - 인혜부원장님/ 헤어 - 설영원장님)

♡ 예복 - 바톤권오수 (맞춤정장 후 턱시도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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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준비물>

ㅇ 정장 (맞춘다면 5~6주 소요기간 고려 필요) 또는 턱시도, 정장용 검은 양말, 구두, 넥타이 등.

ㅇ 웨딩슈즈 (보통 드레스샵에서 빌려주지만, 세라슈즈에서 예쁜 디자인의 웨딩슈즈 대여 가능)

ㅇ 웨딩밴드 (촬영 전 웨딩밴드를 맞출 수 있다면! 나는 프로포즈 링으로, 남자친구는 촬영 전에 링 구입)

ㅇ 청첩장 (청첩장 제작 1~2주 소요시간 고려, 우리는 촬영을 늦게 한 탓에 청첩장 제작타이밍과 잘 맞았음)

ㅇ 속옷 (재봉선 없는 살색 속옷을 입으라고 해서 샀는데, 나는 그 위에 거들을 입었어서 속옷은 큰 의미 없었음)

ㅇ 헤어(여자는 일주일 전에 브라운으로 염색 /남자는 당일 커트도 가능하지만 가급적 일주일 전에 커트) 

ㅇ 네일(데싱디바 웨딩네일, 미리 부착하면 샤워나 렌즈를 끼고 빼는데 지장이 있으므로 가급적 당일 부착 권장)

ㅇ 간식(당 떨어질까봐 포도당캔디, 젤리, 한입 사이즈 과자, 에너지바 고루고루 챙겼지만 아무도 안먹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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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는 대가가 있는 법.
덜 슬프고 덜 우울해져 정신이 평온해진만큼, 
감각적인 예리함과 예민함도 같이 무뎌져버려
세상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단조롭게 느껴진다. 
정확히는, 
다채롭고 감각적인 세상 속에 존재하지만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것 같다.
마음의 눈이 (어쩌면 잠시) 멀어버린 것 같다.
날이 무뎌진 칼처럼 반짝이던 나의 감각들도 다 갈려나간 것 같다. 

정신의 평온함과 감각의 예민함.
무엇이 더 낫다고 평가할 수 없지만,
그 동안 내가 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무뎌져 사라진 것 같아서, 
나라는 사람이 동전으로 긁어낸 듯 사라진 것 같아서
조금 서글프다. 


오늘 아침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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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고 해도 괜찮아요.
지적받고해서 또는 거절당했다고 해서 기죽지 말아요. 
당신은 당신 자체로 충분히 완벽하고 또 행복할 수 있어요.
그렇다는 사실을 믿어요.
그런 자신을 믿어요.
당신의 행복을 타인이 정의하고 결정하도록 하지 말아요.
당신이 맞다면 맞고, 당신이 틀리다면 틀린거에요.
당신의 인생을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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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힘들다.
지친다.
괴롭다.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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