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0일.
인생에서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였던 결혼식을 많은 분들의 축하 속에서 행복하게 잘 마쳤다. :)
준비하는 동안에는 결혼식이 내 행사라는 느낌보다는 그저 해야만 하는 통과의례처럼 느껴졌는데,
끝나고 나니 내 인생에 다시 없을 나를 위한 커다란 파티였구나, 싶고
지나간 순간들이 다 끝나고 나서야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큰 일 없이, 그리고 내가 소원했던 것들을 이룬 행복한 결혼식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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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구성했던 하나, 하나가 다 나를 기쁘게 해주었는데 (내가 계획한 거라)
결혼식을 준비하면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차원의 기쁜 일이 결혼식 끝나고서 있었다.
우리 결혼식은 주례가 있는 결혼식으로, 주례는 신랑의 대학원 지도교수님께 부탁드렸는데
선뜻 수락해주셔서 감사하게도 교수님의 첫 주례의 영광까지 얻게 되었다.
주례도 수락해 주시고 또 결혼식 날에도 의미 있는 주례사로 축하해주셔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했는데
교수님께서는 이를 사양하시고 나와 도리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게 좋겠다고 하신 것이다.
으아니, 이렇게 좋은 제안을!
교수님께서 제안해주신 좋은 일에 그 뜻을 함께 하고 싶어서
원래 드리려던 사례비와 그 만큼의 우리의 뜻을 모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의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소아환자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어제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으로부터 '결혼 기념 기부 증서'를 받았다.
그동안 매년 학교와 병원에 기부하면서 기부증서를 받았고 그 때마다 뿌듯하긴 했는데
결혼 기념 기부 증서라고 쓰인 증서를 받으니 그 간의 감동과는 또 다른 뭉클함이 느껴졌다.
우리의 결혼이,
단지 우리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기쁨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에도 의미있는 기쁨이 되었다는 생각.
또, 우리 두 사람이 그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
물론, 어떤 계기가 있지 않아도 기부를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왔지만
개인에게 기쁜 일에 이렇게 사회적으로 뜻 깊은 의미를 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나니,
결혼 기념 기부를 통해 내가 생각해왔던 결혼의 의미에, 더 가치있고 소중한 의미가 추가되었다.
특히, 결혼 기념 기부를 통해 느낀 기쁨과 뿌듯함은 내가 준비하고 계획했던 것이 아니기에
결혼을 통해 받은 기대하지 않았던 서프라이즈 선물과도 같았달까. :)
아마, 결혼을 이유로 기부하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몰랐을 기쁨이었겠지.
나의 기쁨이 사회의 기쁨이 될 수 있는 방법.
앞으로도 이런 기쁨을 더 많이 누리고 또 베풀수 있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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