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잘 모르겠지 뭐.
좋은 점 싫은 점 뒤죽박죽.
미세먼지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오늘.
쓸데없는 일을 예단해가면서 혼란스러웠던 주말.
일상으로 복귀하고 나니 혼란스러웠던 감정에서 벗어나 조금은 차분히 생각하게 된다.
-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자연스레 피어나고,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만나고 싶고 얘기하고 싶고
좋아하는 마음때문에 단점을 눈감아 가며 보고싶은 것인데
인위적으로 마련된 자리에서
이 사람이 내가 좋아할 만한 자격이 있는가를 따져보며
감정이 생겨서가 아니라 그 자격을 검증해보기 위해 만나는
그런 만남에서 어떤 인연을 기대할 수 있을까.
상대방을 평가하고 나또한 상대방에게 평가받는다는 부담감 속에서
좋아해도 되는 이유와 좋아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저울질하면서
도대체 어떤 호감이 생길 수가 있는 걸까.
-
그보다 더 근본적인 건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걸까
사람마다 갖추고 있는 것과 갖추지 못한 것이 각양각색이라
일관된 기준에서 비교할 수가 없는데.
나는 연애가 하고 싶은건지 결혼을 하고 싶은건지
결혼을 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건지
스스로에게조차 대답이 어려우니 어쩌면 좋을까.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그 어느 누굴 만나도 확신이 없지.
그냥 이마에 써있으면 좋겠다.
"인연"
-
그래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한다면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또각 또각 써보고
사실은 정말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우며
우선순위를 매기다보면 결국 그 끝에 닿는 것은,
그는 나를 사랑하는가.
나는 그를 사랑하는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나는 사랑할 수 있는가.
나에게 쏟아지는 일방적인 사랑은 공포스러울 뿐이고
나만 쏟아내는 일방적인 사랑은 비참할 뿐이다.
아무리 좋은 사람, 좋은 타이밍, 좋은 조건을 갖추었더라도
사실 그 안에 사랑이 빠져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지.
길 가다 스쳐지나가는 행인과 다를 바 없지.
-
자.
우여곡절끝에
오리무중 속의 여러 가지 조건들 중 몇 가지의 검증에 통과하였을 때
너는 과연 나를 사랑하게 될까.
나는 과연 너를 사랑하게 될까.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모습일 수 있을까.
참 어렵다.
그러게, 사랑이 먼저 시작되면 좋을 것을.
사랑이 먼저 시작될 떄는 수많은 허울좋은 조건들은 무너져내리게 되니까.
-
사랑을 하고 싶은건지
사랑을 받고 싶은건지
사랑하는 내가 즐거운건지
사랑을 받는 내가 행복한건지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처럼
깜깜한 오리무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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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간 곳도, 갈 곳도 많다.
구글지도를 펴놓고 여름 여행을 구상해보려다가 12년간의 세계여행지를 구글지도에 표시해보았다.
1번 가본 도시 - 파란색
2번 이상 가본 도시 - 주황색
5번 이상 가본 도시 - 빨간색 (밴쿠버)
마크만 보아도 나의 여행지 선호도가 완벽하게 나오는군?!
일단, 2번 이상 가본 도시는 북미대륙에 많이 몰려있다.
아무래도 교환학생을 했던 곳이라 심리적 거리감이 가까워서일까?
2007년12월 : 밴쿠버 > 샌프란스시코 > 라스베가스 > 로스엔젤레스 > 멕시코시티 (태평양 서부 해안 도시 여행)
2008년 2월 : 밴쿠버 > 캘거리 > 밴프 (캐나다 겨울 로키 산맥)
2008년 5월 : 밴쿠버 > 토론토 > 나이아가라 > 몬트리올 > 퀘벡 > 몬트리올 (캐나다 동부 주요 도시 여행)
2012년 2월 : 로스엔젤레스 > 파닉스 > 그랜드캐년 > 브라이스 캐년 > 자이언 캐년 > 라스베가스 > 밴쿠버 (미국 서부 그랜드 써클 투어)
2014년 4월 : 밴쿠버 (교환학생 추억여행)
2015년 2월 : 샌프란시스코 >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선샤인 3박 5일 여행)
2017년 7월 : 밴쿠버 > 켈로나 > 밴프 > 재스퍼 > 캠룹스 > 밴쿠버 > 빅토리아 (캐나다 여름 로키 산맥)
2017년 10월 : 몬트리올 > 퀘벡시티 > 베셍폴 > 셔브룩 > 몽뜨헝블렁 > 몬트리올 (캐나다 가을 동부 단풍 여행)
그 다음으로는 유럽, 그중에서도 서유럽이 집중적이다. 특이하게 독일이 통째로 빠져있다는 거.
대체적으로 2년에 1번씩 유럽을 갔네.
2008년 5월 : 런던 - 파리 - 바르셀로나 - 라우터브루넨 - 루체른 - 베른 - 로마 - 폼페이 - 포지타노 - 아말피 - 피사 - 피렌체 - 베니스 - 빈 - 할슈타트
프라하 - 체스키 크롬루브 - 브뤼셀 - 브리헤 - 크녹 (대학생 유럽 일주 여행)
2009년 12월 : 바르셀로나 - 그라나다 - 네르하 - 프리힐리아나 - 세비야 - 리스보아 - 신트라 - 포르투 - 마드리드 - 세고비야 (스페인과 포르투갈 일주여행)
2011년 8월 : 파리 - 리옹 - 안씨 - 니스 - 에즈 - 아비뇽 - 엑상프로방스 - 파리 (프랑스 프로방스 여행)
2014년 8월 : 이스탄불 - 자그레브 - 로비니 - 흐바르 - 스플리트 - 두브로브니크 - 모스크바 (크로아티아 여행)
2016년 8월 : 모스크바 - 상트페테르부르크 - 헬싱키 (러시아 여행)
아시아는 중국 베이징과 홍콩, 일본의 도쿄, 오사카, 교토, 그리고 베트남 호치민과 캄보디아의 씨엠립.
큰맘먹고 갔던 남미는 페루의 리마, 이카, 쿠스코, 마추픽추, 이과수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여름에만 휴가를 쓸수 있는 제한 때문에 아무래도 여름엔 겨울이 되는 남반구에는 가지 못하는 특징도 있다.
자연환경보다는 섬세한 중세도시를 좋아하는 편이라, 북유럽과 아프리카도 크게 끌리지 않는 편.
이번 여름 여행은 어디로 가야할까나.
내 마음을 부르는 곳이 어디일지.
나는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
언제 또 누구랑 가게 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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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커다란 늪 같은거지. 난 이걸 늪이라고 해. 처음엔 발 하나가 빠진 줄 알았는데 무릎, 허리, 가슴팍을 지나 목까지 차오르는거지.
죽을 용기로 살아가라고들 하지만 살아있어야 하는 날이 너무나 길고 끝없고 눈뜨는 순간 순간 힘을 짜내어 살아내는 척 하는게 더 어려운 일이지.
이건 배부른 소리도 나약한 마음도 아니야. 죽으면 모든 문제가 끝나는데 그게 가장 간단한데 살아있는 날 동안 해내야 하는 일들은 어렵기만 해.
원하는 걸 이룬것도 같은데 마음이 원하는걸 이뤄내지 못한 것 같은 삶도 괴롭지. 무의미하지. 내가 나로 사는게 가장 힘들고 버겁지.
무엇보다도 이 늪에서 빠져나와 홀가분해지고 싶은 건 나인데 늪에서 빠져나갈 방법도 가능성도 보이지 않아 발버둥치는 것도 이젠 지쳤을거야.
이런 마음의 늪에 잡아먹힌 것만 같은 시간도 있다고,
그게 생각보다 빨리 끝나지 않고 나를 오래도록 좀먹는 것 같기도 하다고 그렇게 말해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수고했어. 고생많았어.
산다는 고통에서 벗어나 평안 속에서 영원하길.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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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국 시그니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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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아침이었다.
어제 내린 비로 하늘은 깨끗하고도 멀게 느껴졌고
햇살 사이로 부는 오전의 바람은 쾌청하고도 제법 차갑게 느껴졌다.
잠시 커피를 사러 건물 밖으로 나왔다가
밝은 햇빛,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나는 가을이 왔다라는 생각보다도
북미같다 또 유럽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곳은 이런 건조하면서도 상쾌한 바람이 불더라.
그리고 아무런 맥락없이
7~8년전 쯤,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매일 아침 먹었던
커피와 갓 구운 바게트토스트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 때 그라나다 날씨는 오늘 같지도 않았는데.
그 때 그 커피, 그 때 그 고소했던 토스트 향기.
참 좋았었지.
그라나다에서 3일 아침을 있었던가,
세비야로는 어떻게 이동했었지?
그 때마신 커피가 에스프레소였나 라떼였나.
이제 디테일한 기억들은 모두 희미해졌는데
그 때 그 그라나다에서의 커피와 토스트가 좋았더라는 추억만 남다니.
문득, 죽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은 쾌청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햇살은 좋은 날.
특별한 일 없어도 날씨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날.
그 때 그 그라나다에서의 커피와 토스트가 참 맛있었지!
라고 흐뭇하게 떠올리며 죽을 수 있다면
그런 순간에 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죽을 수 있는 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행복한 죽음일 것 같다.
오늘, 참 죽기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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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치뤘던 스페인어 시험 DELE 결과가 드디어! 나왔다.
7월쯤에는 나올 줄 알고 계속 메일함을 열면서 기다렸는데
3개월이 넘도록 결과가 안나와서 엄청 답답했네.
사실 합격/불합격보다는 각 과목별 점수가 궁금했는데
예상(?)대로 나온 과목 : 독해 (만점, Yay!)
예상(?)보다 잘 나온 과목 : 듣기와 회화. (회화 만점 Yay!)
평소(?)보다 못한 과목 : 쓰기...(...)
확실히 공부하면서 시간 안에 정확히 쓰는 연습을 덜했더니 시험장에서 바로바로 못쓰고 버벅거렸다.
사실 이 DEPE시험은 합격, 불합격만 따지고 점수는 중요하지 않은데
막상 점수를 보고나니 더 높은 레벨을 칠걸 그랬나...아쉽기도 하다.
사실 A2레벨은 조금 만만하게 생각하긴 했는데
시험공부를 해보니 독해, 듣기, 쓰기, 말하기 4과목을 과락 없이 골고루 점수를 내야 해서
듣기와 말하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게다가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에 6시간씩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주중에는 숙제하고 단어외우고, 출퇴근하면서 신나는 음악 대신 스크립트를 듣는것은
확실히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여간 지치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변호사 시험 이후에 합격과 불합격이 나뉘는 긴장감 있는 시험은 오랜만이라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시험 준비하며 느끼는 적당한(?) 긴장감과 짜릿함.
그리고 시험을 만족스럽게 끝냈을 때의 성취감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시험 직전일을 뺴놓고는 공부하는 것이 전반적으로 즐겁고 재미있었다.
또, 일만 계속 하면서 매일 나를 쥐어짜내고 소모시켜 버리는 상황이었는데
어린 대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리프레쉬도 되고 자극을 받기도 했고,
어딘가 비어버린 뇌 한 구석이 새로 채워지는 느낌도 좋았다.
(젠장...나 공부변태인가봐....☞☜)
어쨌거나, 2017년 새해 목표 중 하나가 스페인어 자격증 따기였는데
비록 레벨자체는 높지 않지만
쓸데없는 걸 돈 들여 왜하냐는 회의감을 이겨냈고,
주말과 주중 저녁을 쪼개가며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고,
또 그 과정을 전반적으로 즐기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는데
스스로에게 기특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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