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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2.02 꼬질꼬질하게 꾀죄죄하게 2
  2. 2022.11.22 멈춤
  3. 2022.10.04 Hola! Buenas!
  4. 2022.09.09 인생의 휴가
  5. 2022.09.03 안부
  6. 2022.06.22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2
  7. 2022.05.30 인생친구 인생네컷
  8. 2022.05.21 인생은 겹겹이
  9. 2022.05.19 내 삶도 아직 5월일까.
  10. 2022.04.28 더 큰 행복을 찾아서

 

2007년 12월. 그러니까 15년 전 멕시코에서

 

드디어 코로나가 시작한지 3년이 다 되어 드디어 우리 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목이 아프다해서 자가검진키트를 해봤더니 정말 보일듯말듯 두 줄이 떴고

병원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서는 공식적으로 확진자가 되었다. 나 말고 도리.

화요일아침부터 도리가 방에서 격리생활을 시작했고, 회사는 회사 내 전파우려 때문인지 

나까지 도리의 격리기간에 맞춰 재택을 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갑자기 한파가 몰아닥치는데 재택이라니! 좋은데? 라고 생각했지만

이 상황에서 재택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내가 격리된건 아니지만, 집에 환자가 있으니 방문 너머 원격 간호(?)를 해야하고

아픈 사람한테 배달음식 먹이기가 그래서 삼시세끼 밥을 해야하다보니 식사 준비도 만만치 않고

같은 집에 있지만 그렇다고 수다를 떨 상황도 아니라 하루종일 면벽수행하는 것처럼 

집에 갇혀서 일하고 작은 거실만 종종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물론 더 작은 방에 갇혀있는 도리는 더 힘들겠지마는, 주로 누워있으니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을것 같긴하다)

 

이거랑 꼬질꼬질하고 꾀죄죄한게 무슨 상관이냐고?

나랑 상관이 있다면 있고 상관이 없다면 없는 어떤 사람의 손 사진을 보게되었는데

스킨색의 네일과 엄지손가락의 패션 링이 눈에 띄었다. (손 사진이라서 볼 게 그거 밖에 없었다)

그 뭐 네일이 대수겠냐마는, 나는 결혼식날에도 대싱디바 붙였던 사람이라 그런지

고작 손 하나 보고서도 나랑은 다른 사람이라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 사람의 손이, 그 손이 말해주는 꾸밈의 정도가 이 대한민국 다수 여성의 스탠다드 수준인데

나는 사실 그에 못 미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미의 기준에 스탠다드가 없고, 취향의 차이가 있는 것인데도 우리나라에는 어느 정도의 기준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나는 영 그런 것에 소질도 관심도 없다. 

회사에도 도수가 두꺼운 안경을 끼고, 화장도 하지 않고(가끔 선크림 정도), 입술색만 조금.

옷은 그냥 단정하게만 입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무릎과 발이 아픈건 싫어서 구두도 신지 않는다. 

그러다 지난 주에는 피부과에 가서 상담을 받았는데,

의사가 (본인은 진심이었던 것 같다) 매우 심각한 얼굴로

이미 유지할 수 있는 선은 넘었고 해야할 게 너무 많다며 (자신들이 추구하는 미적 기준에 부합할 수 있는) 플랜을 제시해주었다. 

이 사람이 나한테 장사하는구나..라는 느낌보다는 저 의사 눈에는 내가 진짜 한심해보이겠구나 싶었다. 

저는 결혼할 때도 피부관리를 안받았을 정도로 피부관리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라며 의사를 어느 정도 안심(?)시키려 했지만

내가 타고나기를 미용에 관심이 없는 것일 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자기관리의 부족처럼 평가하는 시선들이 너무 많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그 여자분의 손만 보고, 그냥 아무 꾸밈 없는 내 손, 그의 확장판인 나라는 존재가 먼저 떠올라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블링블링한 악세사리들을 사들이고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마다 화장대에 앉아 완벽한 얼굴을 그려낼 수는 없다. 

주말에 하루 정도, 중요한 일이 있는 날 정도는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 걸. 

그런데 이 한국 사회가 그걸 용인하지 않는다.

회사에 일하러 나갔는데,  왜 화장을 안하냐는 둥 (남자 후배가 하는 소리다)

또 반대로 다른 분들은 결혼하면 좀 퍼지던데 책임님은 피지컬이 결혼전이랑 같다는 둥 (이걸 칭찬이라고 한다) 

 

 

그러던 중에 여행은 이제 질린 줄 알았는데, 갑자기 15년 전에 멕시코여행을 하던게 떠오르면서 

한 세달간 남미를 배낭여행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매년 2주씩 해외여행을 해왔지만, 2주는 너무 짧다. 준비하는데 두달 걸리는데 2주라니.

외국가서 시차적응하고 어쩌고 하고나면 바로 또 집에 돌아가는 날에 가까워져버린다. 

최소 두달은 해야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도 잊고 지금 내 삶을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그정도 여행하려면 무거워서 옷도 많이 싸짊어지고 가지 못한다. 

가용도 높은 옷 몇벌을 열심히 믹스매치해가면서 (너무 추울땐 패션도 포기하고 다 껴입어가면서) 여행하는거다.

15년 전에 여행할땐 같이 여행하는 친구들하고 옷을 바꿔입어가면서 여행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장기 배낭여행을 하다보면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서 

손도 누렇게 타고, 얼굴도 한 톤 어두워지고 눈가에 기미가 생기기도 한다.

처음에는 기미 생겨서 어떡하지, 한국가서 레이저로 지워지나 이런 생각하다가

그마저도 여행이 길어지고 내가 한국의 삶, 한국 사회가 부지불식간에 밀어부치는 그 기준과 동떨어진 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이제 될대로 되라지 싶다가 어느 순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아지는 순간이 온다

햇빛에 그을러서 까무잡잡하고, 옷도 어딘가 어설프지만 

그냥 이 모습으로 있을 수 있어서, 지금의 내가 - 바로 나라서 좋은 그런 순간이. 

상상 속의 여행지를 남미로 택한 것도, 한국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유럽만 가도 이제는 배낭여행이 아니라 화보여행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 속에, 어찌나 잘 차려입고 명품백을 들고서 나 이렇게 남부러운 삶을 누려요~라고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들이 많은지. 

여행지에 가서 아침부터 일어나 머리를 세팅하고 화장을 곱게 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예쁜 내 모습을 남기러 가는 그런 여행 말고, 또 그래야만 할 것 같은 곳 말고. 

오래오래 걷고, 바닥에 풀썩 앉고, 옷을 주섬주섬 껴입고, 이 여행이 여기서 끝이 아닌 것처럼 여행하는 여행자이고 싶다.

꼬질꼬질하고 꾀죄죄하게 여행하고 싶다. 아마도 나는 그런 나를 그 어느 떄보다 좋아할 것이 분명하다.

(그 곳에선 그럴 일도 없지만)화장 좀 안해서 지적질 좀 당해도 괜찮다.

네일 좀 안한다고 내가 덜 꾸미고 산다고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꼬질꼬질하고 꾀죄죄해지도록 여행하는 나.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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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

■ 삶/IV. 삶 2022. 11. 22. 00:54

 

Fairview Crescent가 떠오르는 올림픽 공원의 가을 단풍

 


잠시 쉬어가고 싶은 요즘


..이라 쓰고나니 안쉬어가고 싶은 때가 없었다. 허허

 

 

단순히 쉬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어쩌면 지금의 움직임을 멈춰야 하는 것일 수도. 

 

그런 의미에서라면, 쉼이 아니라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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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 Buenas!

■ 삶/IV. 삶 2022. 10. 4. 06:34

 

Barcelona

 

Sevilla

 

Zaragoza

 

Toledo

 

Granada

 

Cordoba

 

여행하는 동안에는 정신이 없어서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이렇게 하나씩 모아놓으니까 너무 예쁘다.

12년만에 다시 다녀온, 스페인. 

(Feat. 5번의 비행기, 7번의 기차, 그리고 매일 2만보씩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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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휴가

■ 삶/IV. 삶 2022. 9. 9. 21:33

 


인간들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지만
가끔은 일로부터뿐만 아니라 인생으로부터도 휴가를 떠나고 싶다.
먹고 살기 위해 해야하는 일들, 소소한 집안일들, 내 인생에 깊이 들어와있는 밀접한 인간관계들로부터 잠시 떠나
가끔은 오롯이 나 혼자이고 싶다.
타인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런 나만의 기운을 잔뜩 채워넣을 수 있는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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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 삶/IV. 삶 2022. 9. 3. 11:04

오늘 새벽 꿈에 너가 나왔어. 

어지간해서 너 꿈을 꾼 적은 없었는데.

꿈 속에서 너는, 우리 회사 관련 업무를 맡은 다른 회사 직원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업무를 하는 동안 나랑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거야. 

현실에서의 지금 너는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다.

꿈 속에서 너는 아주 오래 전에 내가 알던 모습하고 비슷했어. 

네 물건 어딘가에 가족사진이 붙어있어서 봤는데 

너 안닮은 동글동글한 토끼같은 딸 둘이 있더라.

그거 보고 나는, 벌써 많이 키웠네 -  그런 생각했어. 

결론은 행복해보였다는 얘기야.

요즘엔 그냥 평범한 게 행복한거더라. 나 많이 겸손해졌지. 

지금도 알아보려고 하면 너의 근황 어렵지 않게 알겠지만

너 뿐만 아니라 그 시절 친구들은 결국 나에게는 없는 존재들이야. 

내 꿈에서라도 행복하게 살고 있으면 됐다. 

현실에서도 행복하게 살고 있겠지.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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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지금 나에게 행복하다고 묻는다면
나는 행복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떤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상황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걱정되는 상황들도 여전히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나는 행복하고, 행복해서 감사하다.

누군가들 눈에는 내가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보였겠지만
그 속에는 아주 오랫동안 마음이 행복한 나를 갈망하는, 우울하고 허무한 내가 있었다.
되돌아보니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10년의 시간을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우울해서 허우적거린게 아니라, 우울함을 이겨보려고 허우적거린 것이다.

허우적거린 끝에, 또 내 행동과 무관하게도 주위 환경이 바뀐 덕분에,
나는 조금씩 조금씩 늪에서 걸어나와 요즘은 백사장처럼 조금은 단단한 모래땅을 걷는 기분이다.
발이 조금 빠질 때도 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만큼 단단한 모래땅.

그런 의미에서 행복하고, 그런 의미에서 감사하다.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 온, 그런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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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여섯, 스물 다섯같은(?) 서른 여섯, 서른 다섯의 우리들

생각해보니 스물 일곱에 만나서 벌써 이렇게 되었네 (❁´◡`❁)

🎀 인생친구 인생네컷 🎀

인스타에 올리는 거 허락받았으니까 블로그도 괜찮겠지..('_')....

얘두라 우리 백이십살 될때까지 오래오래 함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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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의 오월.
엄마랑 서래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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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일 회사 창립기념일 휴가로 이틀을 쉰다.
토요일, 일요일까지 붙이면 4일을 연달아 쉬는 나름 긴 연휴인데
아무 계획이 없다.
코로나 전에는 3박 4일로 일본여행도 다녀오고 제주도라도 다녀오고,
못해도 서울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기라도 했는데
일단 지난 4월 말에 다리를 접지르며 다친 오른쪽 고관절 회복이 제일 중요해서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 같지만 가장 덜 움직이는게 가장 빠른 회복이란 걸 알기에)
어딘가를 돌아다닐 마음도 없긴 했다.
그리고 지난 주부터 업무량이 급격히 많아지기 시작해서 어제까지 야근하며 달렸기 때문에
놀러 갈 마음보다도 몸이 간절히 쉬고 싶기도 했다.

어느 새 사회생활을 시작한지도 만 9년. 거기다 한 직장에서만 있었다.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9년의 시간에 비해서는 그다지 많은 일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일까, 같은 회사에서 같은 조직에서 일하고 있지만 회사원으로서 내 모습도 많이 변해 온 것 같다.
뭐라 콕 찝어 말하긴 어렵지만,
음.
책임감이 생겼다고 해야할까, 자신감이 생겼다고 해야할까, 그런 종류의 것들.
어쩌면 이런 마음가짐을 갖기까지 이 정도의 시간이 (모두에게) 당연히 필요했던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 일을 진심으로 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나에게 특별히 이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 수도 있다.
또, 나를 가스라이팅 하고 입에 발린 말을 하면서 실제로는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7년 동안의 팀장이 바뀌고
상대적으로 나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주는 새로운 팀장 밑에서 (말해주지 않아도) 내가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받아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항상 나는 이 곳에 속해있지 않다는 마음으로 다녔는데 다니다보니 9년이 되었고,
자발적이기보다는 이 곳에서 유지되는 밸런스와 평화를 깨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애정을 가지게 된 것도 있다.
그 모든 게 각각 조금씩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주어진 일에 대한, 내 이름에 대한 책임감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느낌을 스스로 받았다.
잘하고 싶고, 잘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그것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
생각해보니 오랜만인 것 같다. 이런 마음. 정말 아주 오랜만인 것 같다.

어쨌든, 오늘 느즈막히 일어나 하루종일 집에서 하는 일 없이 뒹굴거리다가
잠깐 산책할 겸 동네를 어슬렁 거리다 근처 대학교 캠퍼스에 도착해 벤치에 앉았다.
여름을 향해 가는 푸르른 5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사이의 황금같은 계절.
오후의 황금빛 햇살이 캠퍼스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시간,
수업이 끝났는지 학생들이 와르르 쏟아져 나온다.
5월의 푸르름처럼 젊고, 밝고, 활기차보인다.
이제 5교시 정도가 끝난걸까.
벤치에 앉아 내 앞을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을 상상해본다.
저 친구들은 이제 어디로 갈까? 학교 끝나고 뭐 할까? 영어 스터디 같은거 하려나.
친구들이랑 저녁먹고 카페에서 놀다가 집에가서 유튜브보다 자겠지?
이제는 너무 오래되어버린 (이제 2년만 지나면 대학 입학하던 때 태어난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한다)
내 대학생활은 어땠는지 떠올려본다.
수업이 끝나면 과방에 들러서 동기들하고 놀기도 하고, 신촌, 홍대, 종로를 싸돌아다니기도 하고,
재즈댄스를 배우러 다닌 적도 있고, 방학 때는 토플공부한다고 학원도 다니고
시험기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고 그랬다.
사실 지금도 하라면 다 할 수 있는 것들인데,
그 때는 뭐랄까, 조금 더 창창한 느낌. 이 하지를 앞둔 긴 5월의 낮처럼.
내 꿈이, 내 목표가 뭔지도 몰랐지만 그냥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몰입하는 즐거움이 느껴지던 순간들.
만날 사람도, 가야할 곳도, 보아야 할 것도 너무 많았지만 그만큼 또 여유로웠던 때.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가장 황금같은 시간들이 회사업무에 고정되어 있고,
업무가 끝나면 어디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누워서 쉬는게 가장 몸과 마음이 편해져버렸다.
여가시간을 좀 알차게 보내려고 해도 뭔지도 모르는 목표조차 없어서일까? 작심삼일로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인 지금.
마음은 항상 청춘인줄 알았는데, 어느 새 몸과 마음이 부정할 수 없는 직장인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잠깐의 상념을 마치고 벤치에서 털고 일어났다. 집에가야지. 저녁을 해야한다.


서른 여섯. 만 9년차 직장인.
삶이 계절이라면 내 삶도 아직 5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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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사소한 것에 행복하다가도
때로는 인생을 걸만큼 커다란 행복을 원하지.
지금의 행복에 감사하고 만족해도 되지만
넌 충분히 더 큰 행복을 찾아갈 자격도 있어.
너의 선택이 정답이야.
행복하렴.
너의 선택과 무관하게 이 세상에 던져졌는데
행복을 빼면 어떤 의미가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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