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30일부터 07월 25일까지, 4주간의 여수에서의 현장근무가 끝이 났다.
상투적이지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4주간의 현장근무.
중간에 사람과의 문제로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숙소 생활이 너무 갑갑해서 스트레스 받았던 적도 있었지만
후반부를 달려갈수록 적응이 되고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이제 회사생활하면서 다시는 없을 한 달간의 길고 긴 OJT겠지.
그런 생각하니 조금 - 아쉽네. 조금 더 길었으면 어땠을까.
OJT 첫날. 조별미션으로 급하게 찍었던 우리 조 사진.
여수 시내가 아닌 산단에 위치해 있었는데 대중교통이 없는 지역이라서, 회사 셔틀버스나 자기자동차가 아니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첫 2주는 숙소 안에만 갇혀지내려니 답답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처음으로 2인 1실 숙소를 쓰려니 같이 지내는 룸메이트 언니도 신경을 써야해서 이래저래 답답했었다.
처음으로 산단 탈출 :)
같이 내려간 회사직원들은 7명이었는데, 서로 다른 팀에 배치되고 각자 다른 교대조를 도는 바람에 시간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기가 꽤 어려웠다.
나는 다행히(?) 교대조가 아닌 Day근무를 하게 되어서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자유시간을 누렸다.
자유시간이라고 해봤자, 갇힌 숙소 내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것 뿐......-_ㅜ
쟁굼쟁과 순천만 투어 -
3주차에는 다른 대리님의 차를 한 대 빌려서 다니게 되었다.
한참 장마전선이 오락가락 할 때라, 그나마 날씨가 맑았던 날에 근무가 끝나자마자 옆동네 순천으로 일몰을 보러 왔다.
아쉽게도 날씨가 흐려서 일몰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여수를 벗어나 순천만 정원을 거닐면서 즐거운 시간 :)
오랜만에 다같이 모인 OJT 연수생들.
이상게도 우리가 모이기만 하면 비가 내렸다.
여수에 왔는데 회도 안먹고 가면 아쉽다고 해서 찾아간 돌산의 한 횟집.
.....비싸..겁나 비싸....ㅠㅠ
1주년 !
연수기간동안 입사 1주년도 함께했다.
숙소에서 보이던 이순신대교 그리고 노을.
여수에 있는 초반 며칠을 빼고는 불면증에 시달리지도 않았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하는 시간도 없었다.
그냥 하루하루를 고민 없이 살 수 있었다.
그래서 한결 마음이 가벼웠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 괴리되어 있어 잠시 내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서울에 돌아가면 이제 또다시 이 무거운 인생의 수레를 끌어야겠지...
서울에서도 단순하게 살 수는 없는걸까.
여수에선 초산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후각을 일깨우는 그 냄새는 초산냄새라고 했다.
야밤에 운동을 끝내고 홀로 터덜터덜 숙소로 걸어가는 그 순간이 좋았다.
밤이었지만 주변 산단의 광폭등 때문에 여수 산단의 하늘은 대체로 붉으스름했다.
별이 많이 보일거라 했는데 장마기간이 겹친 탓에 항상 구름이 가득했다 .
그러다 떠나기 이틀전 맑게 개인 밤하늘에서 북두칠성을 보았다.
매일 공장복을 입어야 하고, 안전화를 신어야 하고
아침이면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해야 했다.
나도 모르게 힘주어 걸었고,
인사를 할땐 "안녕하세요"가 아닌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했다.
이 모든게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것이 다 일상이 되었다.
또 한번 일상을 깨뜨리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