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x Me Super
April, 2009
Vista 100 (?)

동생이 대학 입학하고나서 필름카메라를 동생에게 넘겨줬다.
작년 봄~여름 몰아서 몇 십통의 사진을 찍고 사진에 완전 질렸기도 했고
서울에선 더 이상 새로운 사진을 찍을만한 흥미가 안나서이기도 했고
더이상 사진기나 만지작 거리며 노닥노닥 거릴 여유가 없어서이기도 했다.


가끔 찍고 싶은게 있으면 원래 사진기는 내꺼라고 우기며 들고 나가서 찍곤 했는데
이미 4개월이나 더 된 사진들을 이제야 찾았다.
언제 찍은건지, 어떤 필름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정도로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Pentax, Mesuper. 부처님 오신날 즈음하여. 호수에 비친 연등이 이쁘다.


조금 귀찮긴한데, 신대방 역에서부터 집까지 보라매공원을 가로질러 걸어왔다.
그래 좀 귀찮긴하지만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저녁은 잠시나마 걷고 싶은, 짧은 여유를 누려보고 싶은 그런 욕심이 생긴다.
마침 부처님 오시는 날 즈음해서 공원에 연등이 주렁주렁 달렸다.


Pentax, Mesuper.


이 사진을 찍고 계단을 잘못 디뎌서 카메라랑 함께 앞으로 고꾸라졌는데
손목 삐끗한것보다도 렌즈가 박살났을까봐 머리털이 쭈뼛섰더랬다.
근데 생각보다 사진은 별로네.

Pentax, Mesuper. 밤하늘을 수높은 연등들.

공원을 따라 걸어오다보면 산속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있고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조그마한 절이 나온다.
불신자는 아니지만 그렇다해서 딱히 불교에 대해 삐딱한 마음이 있는건 아니니까.
벌써 이 동네에 살게 된지도 4년차. 중간에 1년간 해외생활을 빼봐도
내가 지금까지 어느 한 지역, 한 아파트, 바로 그 집에 4년째나 살고 있다는건 경이로운 기록이다.
4년차인데 이 동네에서 연등을 본 기억은 올해로 2번 밖에 없다. 1번은 벤쿠버에 있었다 치고 한 번은 왜 기억이 안나는거지.
어쨌든 우리 동네 공원에 걸리는 전등을 볼때면 느끼는건데
유난히 귀엽다는 생각을 한다. 밤에 보면 새까만 하늘에 알록달록한 연등들이 알록달록 알사탕 같기도 하고-

Pentax, Mesuper. 신호등 - 화각에 안잡혀서 절 마당에 무릎을 꿇고 찍었다.


Pentax, Mesuper. 호수를 따라 공원을 산책하는 동네주민들.



벌써 4개월이나 지나간 일이라니.
아직도 한창인것 같은데 2009년도 벌써 2/3이 지나가고 있다.
열심히는 살았는데, 참으로 괴롭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훗날 뒤돌아생각한다해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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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lly.

■ 삶 2009. 8. 18. 00:41

what i need is....



그래요. 이제 깨달았습니다.
나는 움츠릴 필요도, 도망갈 필요도, 겁내며 덜덜 떨 이유가 없다는 것을.
내가 내 자신에게만 당당하면 되는 것을.

뭐가 그리 걱정이 되고 불안해서 상처받을까봐 웅크리고 있었는지
지금 내게 필요한건 도망갈 구석이 아니라
세상을 때려 잡겠다는 눈빛
펀치가 들어오면 어퍼컷으로 턱을 날려버릴 기세,
질질 끌려가는게 아니라 내 계획대로 내 마음대로 살아나갈 것이라는 각오.
이 세 가지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나다운 거라는 걸.


겁먹은 흐리멍텅한 눈빛 대신
세상을 집어삼킬, 예전 나의 눈빛으로 되돌아갈겁니다.
come back to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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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i going crazy?

■ 삶 2009. 8. 16. 23:14

미치겠네 정말.
괴롭고 힘들수록 자꾸만 더 그리워지고
그리워질수록 자꾸만 더 괴로워져.
어떻게 해야하지.



wanna go back.....

homesic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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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 and daddy.

■ 삶 2009. 8. 15. 21:28




엄마, 아빠

난 엄마 아빠의 기대와 믿음을 많이 받고 자랐고
또 그런 기대와 믿음에 부응하는 딸이 되려고 노력했고
엄마 아빠가 원했던 대학교를 가주지 못한 것 말곤
크게 엄마 아빠의 기대에 어긋나는 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가끔 엄마 아빠의 기대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숨이 막힌다고도 생각했었어요
엄마 아빠가 내게 억지로 강요했던 일은 거의 없었지만
제가 어련히 잘 알아서 하리라고 믿고 또 기대하는게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그냥 제가 제 멋대로 살게 제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길 바란적도 있었어요.

근데 엄마, 아빠
엄마 아빠의 기대가 싫어서 도망치는 것과 , 엄마 아빠를 실망시켜드리는 건 다르다는 걸 오늘 알았네요
엄마 아빠의 우리 딸은 잘 해낼꺼란 기대와, 항상 노력하는 딸이라는 믿음에서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당신의 딸이 꼭 그렇지가 못하네요..그런 기대와 믿음 저도 끝까지 지키고 싶은데
그렇게 안되는 일도 있나봐요.
그것조차 속이 상해요.


엄만 괜찮다고 했지만
엄마 난 괜찮지가 않아요
많이 괴롭고 많이 속상해요.
이렇게 속상해한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아는데
속상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이게 제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배우고 가야 하는 건가봐요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
이렇게 힘이 빠지고 진이 빠지고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일이 있다는 것.
일어날 힘도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어도 또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것.


제가 슈퍼맨인줄 알았나봐요
어려운 일도 노력하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그게 세상사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요령피우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 어려운 문제도 언젠가는 풀게 되는 줄 알았어요.

묵묵하고 담담하기가 이토록 어려운줄 몰랐어요.
그냥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닌가봐요
즐거운 도전과 성취만으로 어른이 되는건 아니었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아프고 힘든 산들이 절 기다리고 있을까요.
조금 겁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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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2. 2009. Seoul



I beileve  that '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Always keep the 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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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0일
세계여행 제 41일 째 (1)
Pisa, Italy

어제 이탈리아 남부에서 기차를 타고 로마에 도착해서
짐을 찾으러 다시 민박집에 들렀다.
솔직히 다른 민박집보다 5유로 정도 비싸서
하루만 묵고 다른 곳을 알아볼 생각이었는데
매일 아침 저녁으로 10가지씩 나오는 반찬과
겉으론 까칠하시면서도 친한 동네 아줌마 아저씨처럼
챙겨주시는 민박집 주인분들이 좋아서
앙탈을 부리면서(?) 하루씩 연장하다보니
로마의 모든 숙박을 그곳에서 해결하게 됐다.

이탈리아 남부를 내려갈때도 짐만 맡겨놓고 내려갔다가
바로 짐만 찾아서 피렌체로 갈 생각이었는데
푼푼한 인심의 민박집 아저씨가 저녁까지 다 먹고 가라 그래서
마지막 저녁도 로마에서 든든하게 먹고
저녁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출발했다.

피렌체에 밤 늦게 도착했는데
너무 깜깜하고 어두워서 민박집을 찾아가는데 좀 애를 먹었다.


어쩄든 다사다난했던 이탈리아 중남부 여행을 끝내고
피렌체까지 입성했다.




다음날, 뭐 이탈리아에서만큼은 날씨걱정을 단 하루도 안했다. 오히려 너무 더워서 문제였지.ㅎ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늘 하루 안에 피렌체 관광을 다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우리는 오전에 잠시 시간을 내서 피사(Pisa)에 다녀오기로 했다.;

갈릴레이가 자유낙하 실험을 했던 그 피사의 사탑!
사실 피사에 가면 딱 저 사탑만 보고 돌아오면 된다고 할 정도로 피사 자체에 구경거리가 있는건 아니지만
피렌체에서 한시간정도 떨어져 있으니까 심심하면 가서 사진도 찍을겸 잠시 들르는 것도 추천!
왕복시간에 구경시간 합해서 3시간정도면 충분하고.
피사에 도착하면 그냥 사람들을 따라 쭈욱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한 20~30분?
햇볕이 너무 뜨거워서 건물 그늘에 바짝 붙어서 걸어가야 했지만 가로수도 없고 진짜 태양작열한다.

드디어 나타난 피사의 사탑!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피사의 사탑!!



진짜 생각보다 엄청 많이 기울어져 있어서 깜짝 놀랬다.
지금은 기울어지는게 멈췄다고 하던데 지지장치 없으면 진짜 꼴깍 넘어갈 것 같은 불안함;
피사의 사탑 앞엔 이미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우리도 잠시 사람들이 흩어진 틈을 타서 열심히 포토타임!

피사의 사탑을 받치고 있는 괴력의......



뒤쪽에서 번 피사의 사탑. 당장이라도 넘어갈 듯한 포즈.



화각이 안나오는 필름카메라로 주영오빠가 바닥에 드러누워서 겨우 찍어준 사진! 뒤에 아저씨 까베 ㅠ


태양에 구워지고 있는 주영오빠. 저렇게 누워서 위에 사진을 찍어줬다;



보시다시피,,,피사에선 사진찍는 거 말곤 딱히 할 게 없다.
거기다 정말 햇볕이 너무 강해서 단 5분도 햇살을 직접 맞딱드리기 힘들 정도.
다들 사진 한 두 번 찍더니 덥고 짜증나서 그늘로 숨어버렸다. ㅋㅋ

햇빛이 너무 밝아서 하얗게 날라가버렸다;; 그래서 손으로 그린 피사의 사탑;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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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9일
세계여행 40일째(1)
 Amalfi, Italy


어제 수만개의 별빛이 쏟아지는 한 여름 밤의 꿈 같던 시간들이 지나가고
아침 일찍 서둘러 포지타노를 떠날 준비를 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하루만 더 놀다가 올라가고 싶었지만
이미 우리의 기차표들은 오늘 내일을 너머 3일 뒤의 오스트레일리아 행 표까지 예매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포지타노와 작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아...포지타노의 해변은 가보지도 못했단 말이에요...흙.

바다가 탁 트여있던 별 5개 만점에 별 10개짜리 테라스

대략 이런 감동의 풍경.


-Positano, 잊지 못할꺼야.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어"

올때는 나폴리-폼페이-쏘렌토의 루트로 왔지만 돌아갈땐
이 멋진 해얀 절벽의 경치를 더 감상하고저,
포지타노-아말피-살레르노-로마의 루트로 올라가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린 다시 아말피행 Sita버스 타고 슝슝

사실 오늘 하루는 일정이 넉넉해서
좀 더 놀다가자고 땡깡을 좀 피워보고 싶었는데
편두통이 있는 주영오빠 표정이 썩어가고 있어서
나혼자라도 더 있다가 가겠다고 억지를 부릴까...
애써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이탈리아 남부의 모습을
손으로 눈으로 가득가득 담았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던 걸까?
아말피에서 살레르노로 가는 버스를 환승하려고 했는데 다음 살레르노행 버스가 2시간 뒤에 출발이란다.
마침 정오를 맞은 아말피 해변에는 칙칙했던 어제와 달리 활기차고 신나는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지 않은가!!!!
와아아아아아우우우우우우!!!

그래서 우린 정말 시간이 남아서, 내가 절대 땡깡을 피운게 아니라,
시간이 남아서 아말피에서 한 시간만 놀다 가기로 했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아말피 해수욕장. 저 뒤의 파란 하늘을 보라!!


주영오빠와 시은언니

오홍홍홍




머리가 아파서 죽어갈 것 같던 주영오빠도 정신을 좀 차렸는지
말도 안통하는 이딸리아노 아저씨들이랑 흥정해서 정말 싼 값에 파라솔이랑 플라스틱 침대(?)를 대여해왔다.
아...오빤 진짜 어디 내어놓아도 잘 살아갈 꺼 같아....극강인한 생존력.!!


나의 눈 앞에 펼쳐진 이 황홀한 이탈리아 지중해의 모습 !!!!!
바르셀로네따 해변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아말피 해변은 진짜 끝내준다.꺄!

지금봐도 감동의 눈물폭풍.

뒤의 구름이 정말이지 그림같다. 요 앞의 빈 침대 두개와 파라솔이 우리 자리!


아말피에 동양인은 우리 셋뿐

완전 신났던 우리들!

 

 
보통 대학생들이 유럽 배낭여행 코스에 프랑스 니스를 많이 넣는데, 나는 바닷가 갈일은 없을꺼라며 과감하게 빼버렸다.
그리고 물론 수영복 따위는 벤쿠버에서 한국으로 짐 부칠때 이민 가방에 고이 접어 나빌레라....가 아니지,
고이 접어 항공편으로 부쳐버렸다.

아...근데 벌써 유럽와서만 바닷가가 세 번째야..............................................................-.,-
비키니를 언더웨어처럼 입고 다니며 해만 뜨면 술렁술렁 벗는 이 유럽에서 수영복도 없이..............................
(조금 부끄럽지만, 다들 여행객이니 이해해줄꺼라 믿으며 ㅠㅠ) 우린 그냥 ....입수!!!!!!!!!!!!!!!!!!!!!!!!!!!!!!!!!!!!!!!!!


꺄아아아아아아 @@! 투명한 바닷물!

유럽여행 내내 단짝처럼 지낸 시은언니랑 ♥



정말이지 바닷물이 너무 깨끗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바닷물중에 가장 깨끗했다고 장담할 수 있다.
어젠 저녁에 와서 물이 깨끗하다는 느낌보다 검고 칙칙하고 차갑다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이 햇빛이 쨍쨍한 낮에 돌아와 보니까 바닷물 바닥의 모래알들이 다 보일만큼 깨끗하고 투명한 바닷가였다.
물 속에서 그냥 둥둥 떠있는데 파도도 없고 뜨거운 햇살때문에 물도 따뜻해서 정말 그냥 둥둥 떠있는 그런 느낌!
그냥 이 지중해 바닷가에 나만 홀로 동동 떠다니는 그런 편안한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니까 해안가에서 한참 바다쪽으로 헤엄쳐가서는 혼자 동동 떠있었구나;;)

그렇게 (이탈리아의 작열하는 햇볕에 타는 줄도 모르고) 사진찍고 헤엄치고 놀다가 버스 시간에 맞춰 씻고
살레르노행 버스를 탔다.
사실 살레르노행 루트를 짰던 이유가 아말피에서 살레르노로 넘어가는 절벽 해안이 완전 절경이라는 말 때문이었는데
우린 다 해변에서 놀다 지친관계로 살레르노까지 거의 꿈 속'만' 헤메다가 살레르노에 도착해버렸다....ㅠㅠㅠ

(여기서 떠오르는 스위스에서 알프스 등정 후, 루체른까지의 골든뷰를 꿈으로 대체했던 기억이 오버랩되네...-.,-)

캬!!!!! 보기만 해도 시원한 아말피!



여차여차해서 한 숨 푹 자고 난뒤 도착한 살레르노는 .....아말피보다도 더 외진 곳인가보다.(시골이란 말은 아니고) 
정말 외국인도 없어보이고 사람들이 힐끗 힐끗 처다보기까지 한다.
그래도 물어물어 기차역에 찾아가 로마행 기차표를 시간 넉넉하게 사두고
어제 저녁부터 쿠키 몇 조각 먹고는 지금까지 제대로 먹은것도 없이 해수욕 2번으로 기진맥진한 우리들은
모던하고 깔끔해보이는 어느 피자가게로 들어갔다.

조각으로 먹을까,,,한 판으로 먹을까 고민하면서 스몰싸이즈 한 판 크기가 얼마나 되냐고 물어봤는데
카운터에 언니가 씨익 웃으면서 우리나라 라지싸이즈보다 큰 피자판을 보여준다.
근데 피자 한 판 값이.....로마에서 손바닥만한 피자 2조각 값보다 덜해!!!!!!!!!!!!!!!!!!!!!!!!!!!!!!!!!!!!!!!!
어제부터 거의 4끼를 굶은 우리들은 눈이 뒤집혀서 피자 두 판과 시원한 하이네켄 병맥을 시켰다.
살랑살랑 바람부는 야외 파티오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방금 화덕에서 구운
마르게리따와 카프리초사 피자가 등장했다. 감동눈물폭풍!!!!!!



먹을 꺼 앞에두고 정말 행복 그 자체 ♡



마르게리따와 카프리초사를 시켜 하이네켄과 함께 배부르게 먹고
로마로 돌아오는 3시 41분 기차를 탔다.
그 어느 날보다도 햇살 좋고,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았던 오늘.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방금 구운 정통 이태리 피자와 하이네켄을 먹던 그 시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내 인생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2008. 06. 09. travel book.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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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쟁이

카테고리 없음 2009. 8. 8. 01:45


덕지덕지 붙인 포스트잍들.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괴로운건,
종알종알 떠들 수가 없다는 거다.
책을 보는 것도, 인터넷 써핑을 하는 것도, 티비를 보는 것도
모두 일방소통일 뿐이다.
나는 그야말로 말이 오가는, 내용이 오가는 그런 대화가 하고 싶다.

거의 내 방에 혼자 있기도 하고 집에 엄마가 있긴 하지만 대화랄 것도 없다.
너무 서로의 일상을 잘 알아서 아무것도 새로운게 없다.
가끔가다 "어디가?" "어디갔다 왔어?" 정도가 내 심심한 일상에서 휴식을 주는 새로운 이야기꺼리라고나 할까.


요즘엔 친구들도 다 바빠서인지 (라고 믿으면서)
문자를 보내도 영 대답이 없다. 블로그엔 댓글도 없다
다 어디 숨은겐가...............................................................


어쨌든, 수다쟁이인 내가 정말 입도 안떼고 산다는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까.




블로그를 하면서부터 싸이는 거의 손을 놓았다. 간간이 다이어리도 쓰고 노래도 바꾸지만
솔직히 말하면 싸이는 일촌인 친구들이 업데이트 하는 걸 구경하는 그런 용도였달까.
그런데 어느순간부터인가 친구들 싸이에만 들어가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 얘는 이런인턴을 하는구나, 난 뭘하고 있지
아 얘는 외국가서 공부하는구나, 부럽다.
아 얘는 살빼서 이뻐졌네, 내 모습은 하찮기 그지 없군.

그래서 아예 싸이를 접근금지싸이트로 지정해버렸다.

그랬는데 오늘 아주 오랜만에 접근금지를 해제하고 싸이에 들어가
관심있는 친구들 싸이를 둘러봤다.
뭐 역시나 몇몇은 인턴 하면서 인턴했던 친구들과 사진도 올리고, 엠티도 갔다오고
누군가는 외국 대학원에 가있기도 하고 누군가는 어학연수를 떠났고
또다른 몇몇은 연예인이라도 할 태세로 이쁘게 화장하고 프로필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런데 뭐 예전처럼 스트레스를 받기는커녕, 그냥 그렇게라도 새로운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속이 좀 시원했다.







어딘가에
그냥 지나가려니....하고 기다리라는 말이 써있었다.
내 문제는 지나간다고 나아지는 문제가 아닌걸.



훌쩍 떠나고 싶다
한동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제했는데
그냥 나도 외국대학원을 강력하게 밀어부칠껄 그랬나보다
우리 엄마가 유일하게 뜯어말리는게 3가지인데, 사시, 행시 그리고 교수 혹은 외국 대학원.



숨이 막힌다
나는 이렇게 가둬놓으면 안돼
어깨에 필름하나 낀 카메라를 걸어주고 차비가 없어도 좋으니까 그냥 마음껏 돌아다니게 놔둬야해
계속 새로운 걸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고, 거기서 배우고 기록하고 남기고 반성하고.
답답해, 걸어다니고 싶어
하루종일 그냥 걷고 걷고 걷고 새로운 곳을 향해 또 걷고 싶어
나를 구속하는 모든 것에서 점점 멀어지고 싶어.



죽겠다 진짜.



블로그랑 얘기하고 있다. 허.
그리고 일단 개강하면,
난 좀 새로운 친구들을 사겨야겠다. 나랑 대화할 수 있는.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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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한칸을 가득 채운, 언론과 경영의 전공서적들을 보다가
[경영,경제수학]이란 책을 오랫만에 끄집어냈다.

이중전공으로 경제가 하고 싶었던 나였지만
경제에서 수학의 비중이 높아서 고생한다길래 경영을 선택했는데
하필 전공필수로 [경영,경제수학]이란 과목을 들어야만 했다.

수능7차 첫 세대로 나는 미분과 적분을 배우지 않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바로 이 [경영,경제수학]이 미분과 적분이었다.
게다가 그렇게 재수강이 많이 뜬다며?

겁을 잔뜩 집어먹고 수업을 들었는데
역시나 2학년 2학기 과목들 중에 가장 듣기도 싫고 재미도 없고 짜증만 나는 그런 과목이었다.
고리타분하신 교수님은, "이 정도 증명은 너희도 할 수 있지?" 라며 슬라이드를 휙휙 넘겼지만
미분 적분 개념도 제대로 안 서있는 7차 첫 주자인 나는 아무리 책을 들여다봐도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었다.

다들 재수강 한 번은 각오해야한댔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했다. 듣기 싫고 짜증나는걸 또 한번 듣는게 더 싫다고.
그래서 6차과정에서 미분과 적분을 다 배운 재수생 오빠에게 모르는 게 생길때 마다 물어보고
난생처음 교수님을 찾아가서 모르는 걸 물어보고
6과목 시험을 보는데 시험준비 1주일동안 오직 미분 적분만 하루종일 풀었었다.
지금도 책을 펴 보면 적게는 3번 부터 많게는 5~6번까지, 다시 풀어서 틀리지 않을때까지 고집스럽게 풀었던 흔적들이 있다.

그 결과 정말 수학에 젬병인 내가, 기말고사는 최종성적을 알 수 없으나
중간고사에서는 점수 날로 먹으려고 들어온 공대생들을 빼곤 문과생들중에 최고 성적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최종성적에서도 A+로 [경영,경제수학]을 마무리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말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2006년이니까)
와 그때 나 진짜 어떻게 이렇게 공부했지 싶다. 그깟 수업하나가 뭐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다.
만약 내가 그때 남들처럼 <어짜피 재수강은 한번쯤 해야해, 그냥 맘 편히 듣고 다음에 다시 재수강으로 듣자> 라고 생각했으면
난 하기 싫은 공부를 그 때 하고, 만만하게 공부해서 안좋은 성적을 받고 또 다음해에 그 싫은 과목을 또 듣고 있었을꺼다.
내가 그 때 <어짜피 하기 싫은거, 지금 한 번에 제대로 하고 끝내자>라는 마음으로 죽이되든 밥이되든 공부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도 받고 한 번으로 그 수업을 끝낸게 아니었을까.



왜 난 지금, 3년이나 지금의 나는 왜 3년이나 어렸던 나만큼 현명하지 못했던 걸까
너무 늦게 [경영,경제수학]책을 들춘듯 하다.
그러나 인생전체로 보면 그렇게 늦지도 않았을테지.
모든 전공책을 다 버리더라도 , 다시 들춰볼 필요가 없을지라도
수십개의 o,x마크가 난자한 [경영,경제수학]은 오래도록 간직하고 틈틈이 들춰봐야겠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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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정보보고]
▣가수 동방신기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의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입장 전문

김준수(예명 시아준수), 김재중(예명 영웅재중), 박유천(예명 믹키유천)은 2009. 7. 31. (주)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이라 합니다)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였습니다.

1. 데뷔 후 5년간 세 멤버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수립하여 진행한 일정으로 인하여 몸과 마음이 너무나 지쳤습니다.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은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로 2004년 초 데뷔 이후 지금까지 SM의 지시에 따라 한국, 일본, 중국을 넘나들며 1년에 일주일을 제외하고 하루 3-4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 밖에 가지지 못하고 스케줄을 소화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 사람은 건강은 크게 악화되고 정신적 피로감 역시 극에 달하였으나, SM은 동방신기의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갈수록 더욱 무리한 활동 계획을 일방적으로 수립하였습니다. 결국 위 세 사람은 더 이상 SM에서는 아티스트로서의 꿈을 이루기보다는 회사의 수익 창출을 위한 도구로 소모되고 말 것이라고 판단하였고, 각자의 비전에 따른 연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2. 13년이라는 전속 계약 기간은 사실상 종신 계약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전속 계약에 의하면, 계약 기간이 무려 13년에 이르고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할 경우 15년 이상으로 아직까지도 10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 사실상 연예계를 은퇴할 때까지를 의미하였고, 전속 계약을 해제할 경우 총 투자금의 3배, 일실 수익의 2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부담하는데다 합의로 계약을 해제할 경우에도 위약금을 물어야 하도록 되어 있어, 수천억 원에 달할 수 있는 위약금 조항으로 계약 해제도 사실상 불가능하였으므로 어쩔 수 없이 SM에 속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3. 멤버들은 SM으로부터 노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멤버들이 계약 기간 동안 SM으로부터 합당한 대우를 받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계약금이 없음은 물론, 전속 계약상 음반 수익의 분배 조항을 보면, 최초 계약에서는 단일 앨범이 50만장 이상 판매될 경우에만 그 다음 앨범 발매시 멤버 1인당 1,000만원을 받을 수 있을 뿐이고, 50만장 이하로 판매될 경우 단 한 푼도 수익을 배분받지 못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 조항은 2009. 2. 6. 에 이르러서야 개정되었는데, 개정 후에도 멤버들이 앨범 판매로 분배받는 수익금은 앨범판매량에 따라 1인당 0.4%~1%에 불과합니다.

4. 멤버들은 부당한 계약의 시정을 수 차례 요구하였으나, SM은 멤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 사람은 SM에 전속 계약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전속 계약의 효력에서 벗어나 각자의 비전에 따른 활동을 하게 해 줄 것을 수 차례 요청하였으나, SM은 이번 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화장품 사업 투자를 거론하며 본질을 흐리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세 사람은 최대한 원만히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최종적으로 양측이 만나 대화를 통해 가장 원만한 사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협의의 장을 마련하여 줄 것까지 요청하였으나 SM은 이조차 응하지 아니한바, 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SM이 보여준 태도는 더 이상 대화를 통한 해결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기에 결국 세 사람은 법원에 이 문제의 해결을 호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5. 화장품 사업 투자는 연예활동과는 무관한 재무적 투자로서 이번 가처분 신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이 사건의 본질은 전속 계약의 부당성입니다.

한편 SM에서는 멤버들이 화장품 사업 투자로 인해 이번 가처분 신청을 하였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였지만, 멤버들이 화장품 사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 가처분 신청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SM이 거론하는 화장품 사업은 중국에 진출하는 화장품 판매 회사에 세 사람이 주주로 투자한 건으로, 연예활동과는 전혀 무관한 재무적 투자일 뿐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중국에 진출하려고 하는 화장품 회사에 1억 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한 것 때문에 그 동안 동방신기로서 일군 모든 성과를 포기하여야 할 수도 있는 이번 일을 감행하였다는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멤버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전속 계약의 부당성이며, SM은 계약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화장품 사업을 거론하여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를 즉시 중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6. 멤버들은 결코 동방신기의 해체를 원하지 않으며 부당한 계약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할 뿐입니다.

많은 팬 여러분께서 이번 가처분 신청으로 동방신기의 해체를 우려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가처분 신청은 절대로 동방신기의 해체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비록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한 견해 차이로 세 사람만이 소송에 참여하고 있지만, 멤버들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언제까지나 하나이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멤버들의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습니다. 이번 일로 계약의 부당성이 시정되고 마음껏 우리의 음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모두가 하나되어 팬 여러분들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용기를 내게 된 것입니다.

7. 더욱 성숙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동방신기를 아껴주시는 팬들께는 세 사람의 이번 가처분 신청으로 크게 놀라고 실망하셨을 수 있어 안타깝고 죄송스럽지만, 더 큰 꿈을 위한 도약으로 생각하고 응원해주신다면 더 멋지고 성숙한 모습으로 성원에 보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09. 8. 3. 가수 동방신기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관련기사]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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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요계에 가장 큰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동방신기 세 멤버의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전문이 오늘 공개되었다.

제일 처음 전속계약 효력 가처분 신청을 했을 당시에는
5명 중에 오직 3명만이 가처분 신청을 했다는 것으로 인해 탈퇴, 혹은 해체라는 극단적 결론이 난무했으나
일단은 해체보다도 SM과 동방신기의 전속계약의 부당성, 그리고 계약의 변경에 목적이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세 명이 간략하게나마 입장을 밝혔으나 역시나 세간은 왈가왈부 말은 많고
이 사건의 본질은 깊이 생각하지 않은채 그저 싸잡아서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무엇이 문제인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련다.

0. 가수가 앨범을 냈는데 앨범비도 못받았다?



전문에 따르면 애초 계약이 50만장을 팔면, 다음 앨범을 낼 때 개인당 1천만원을 준다는 계약이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의 아이돌 1세대들이 100만장의 밀리언셀러를 남긴 이후로
그 이후엔 10만장만 넘어도 대단하다며 손을 치켜세운다.
그만큼 시장 환경이 음반판매가 아닌 음원판매로 그 수익성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계약서에는 50만장을 팔면, 다음 앨범을 낼 때 개인당 1천만원을 준단다.
동방신기가 작년에 4집 정규앨범으로 몇년만에 50만장 판매고를 옮겼다는 기사가 났는데
그렇다면 그들은 그 전까지의 앨범으로는 단 한푼의 수익도 받지 못했고
물론 4집이 50만장을 넘겼지만, 아직 5집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개인당 1천만원도 받지 못했다는 소리다.


준다고 해도 그렇다.
50만장*12,000원이면 대략 60억원인데, 1인당 1천만원씩 주면
동방신기는 5천만원 받고 나머지 59억 5천만원은 모조리 회사 몫이라는건가?
어마어마한 수익배분율이다.

그리고 2009년 2월 6일부터 장당 0.4%~1%의 인세를 받게 되었다는데
앨범 한장에 12000원이면 48원에서 120원을 받았다는 소리다.
땡전한푼 못받으면서 한국에서 정규 4개에 일본에서 정규4개, 싱글 28개의 앨범을 냈다.
아무래도 동방신기는 SM을 상대로 자선사업을 하고 있는 듯 하다.

1. 데뷔할땐 데뷔시켜준다는 말에 계약서에 사인해놓고 왜 이제와서 딴소리냐고?



일단, 데뷔 전의 일개 연습생에 불과했던 이들에게, 그들을 데뷔시켜줄 기획사에 대항할 힘이 어디 있었을까.
동방신기 뿐만 아니라 모든 기획사의 연습생을 비롯하여 슈퍼스타로 뜨기 전까지의 소속 연예인들은
기획자와의 관계에서 약자입장에 처할 수 밖에 없다.

기획자 입장에선 굳이 그들이 아니어도 자길 데뷔시켜달라고 싸들고 찾아오는데 뭐가 아쉽겠나.
물론 데뷔때는 아직 미래가 불투명한 연습생이기에 계약조건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처음에 기획사 입장에서는 그들을 뽑아서 몇 년간 트레이닝도 시키고
데뷔시키고 그들을 띄우기까지 안팎으로 물심양면 투자를 했을테니
하나의 기업인 소속사 입장에서도 분명 +이익을 내야 한다.

문제는 그 때의 계약조건이, 즉 약자vs강자의 관계에서 맺은 계약조건이
5년이 지나 기획사의 투자금을 다 상쇄하고도 남은 이 시점까지 유효하다는 것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일반 회사에서도 연봉협상을 한다.
처음 입사할때의 초봉과 연차가 쌓이면서 받는 연봉은 매년 달라진다.

만약 동방신기와 같은 조건을 붙인다면,
결국 대학4학년생들도 취직할 때는 분명 회사가 뽑아주길 바라는 약자이고,
그들이 처음 계약맺은 첫해 연봉으로 연봉협상도 없이, 임금인상도 없이 계약기간 내내 일해야 한다는 거다.



분명한 것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내는 성과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
단순히 데뷔때는 어렸으니까 조금받아도 군말않더니 떴다고 돈 많이 달란다고 비판할게 아니라는 것이다.

보면 요지는 하나다.
일한만큼, 자신들이 수익을 벌어오는 만큼 합당한 비율로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다.

2. 게다가 계약조건은 군대를 제외한 13년의 전속계약


최근 연예인의 전속계약을 최당 7년으로 제한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는데
이에 비하면 거의 2배에 가까운 노예계약이다.

거기다가 13년 내내 세상은 바뀌고 물가는 오르고 자신들은 뼈빠지게 일하는데
계약조건이 여전히 13년 전, 데뷔때의 조건이라면?
그 어느 누가 부당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직장인들은 계약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회사로 옮기면 된다.
그러나 지금 동방신기 같은 경우에는 ,
>전속 계약을 해제할 경우 총 투자금의 3배, 일실 수익의 2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부담
> 합의로 계약을 해제할 경우에도  수천억 원에 달할 수 있는 위약금 부담
으로 사실상 해제가 불가능한 상태이다.
일은 하는데 보상은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게 힘들어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처지이다.


3. 살인적인 스케쥴


작년 가을부터 동방신기를 눈여겨보던 나는
올해 초 그들의 활동에 뭔가 소름끼친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작년 가을 동방신기는 한국에서 정규5집 주문_MIROTIC을 내고 활동하면서
일본에서도 싱글앨범으로 동시에 활동하며 비행기를 타고 양국을 왔다갔다 활동했었다.
연말시상식즈음하여 거의 자는 시간없이 며칠동안 꽉 차있는 스케쥴을 보면서
안쓰럽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곧 활동을 마무리하면 쉴테니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뭐 직장일하면서도 밤새는 사람들 쌔고 쌨다고 생각하면서.

보통 가수들이나 연기자들이 앨범/드라마 활동을 하고 나면 잠시 휴식기를 갖지 않나.
그런데 한국 활동이 끝나자 마자 일본에서 26번째 싱글앨범 surviver가 출시되었다.
그러고 또 얼마 안되서 일본 정규4집 Secret Code가 발매되었고
2월 말쯤 한국에서 3차례 콘써트와 함께 ASIA TOUR를 시작했고
일본에서 콘써트 투어를 하면서 동시에 27번째 싱글 Share the world를 내놓았다.
계속 아시아 전역을 오가면서 투어도 하면서 28번째 싱글 Stand by you 활동도 하면서...
이게 모두 작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얘네....도대체 언제 쉬는거야?  라는 강한 의구심을 품었더랜다.


물론 아이돌에게는 수명이 있어서
잘나갈때 최대한 많이 활동하는게 이익이긴 하지만
주말도, 휴가도 없이 몇시간 재우지도 않고 계속 일하는게 정상적인가 말이다.

적어도 예전 아이돌들은 앨범 한 번 낼때마다 휴식기가 있었다
그러나 공백기를 갖고 있는줄만 알았던 동방신기는 단지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서 활동하고 있었을 뿐이다.
일본에서 휴식기를 갖는 줄 안다면 아마 이들은 또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거겠지.
또 누군가는, 야 남들도 다 뼈빠지게 쉬지도 않고 일해. 라고 말을 하겠지.
그러나 그러는 당신들도 가끔 신문기사에 나오는 열악한 근무환경의 근로자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고 근무환경에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래 이 사람들도 뼈빠지게 쉬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
다른 누군가도 힘들게 일하니까 니네도 참아라. 이런 식의 주장은 아니다.
이 사람들도 , 다른 누군가들도 함께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끔 해야하는 거다.


솔직히 소녀시대도 지금 거의 쉬지 않고 계속 새로운 싱글 앨범을 들고 나오지 않는가.
<소원을 말해봐>티저가 떴을때 사람들이 그랬다. 얘네는 쉬지도 않고 지금 계속 나오냐고.
그리고 지금 소녀시대는 전국의 온갖 행사장에서 열심히 소원을 말해보라고 노래를 부른다.


자, 일은 뼈빠지게 했고 그런데 일하는 것에 비해 비합리적인 보상을 받고 있고
회사에 항의도 해봤지만 회사는 꿈쩍도 않아서 부당하단다.
그래 그렇다 하자. 그냥 얼핏들어도 13년 노예계약에 0.4~1%의 인세는 좀 심했다.
그러나 여기에 더 생각해 볼 문제도 있다.

1. 이런 불공정 계약에 왜 3명만 가처분 신청을 냈는가?


근데 왜 5명중에 3명만 가처분 신청을 냈는가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해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같은 그룹으로 5명 모두 거의 비슷한 계약조건이었을 진데 (멤버별로 조금 다를 수도 있다. H.O.T.때 그랬다)
왜 3명은 그 계약이 부당하다고 못참겠다고 소송을 걸고 나머지 2 명은 빠졌냐는 것이다.

여기에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나머지 두명은 그런 조건도 감수하고 SM에서 일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했던가
아니면 같이 소송을 내려고 했는데 덜컥 드라마주연으로 발탁되면서 드라마 계약때문에 소송에서 빠졌거나.
어쨌든 진실은 본인들이 아니면 알기 힘든 법.
궁금해!!


2. 앨범 인세의 비율만으로 판단하긴 힘들다



지금 동방신기의 3명은 많고 많은 수입원중에 앨범 인세비율만을 밝혔다.
사실 이게 그들이 감내하고 있는 많은 부당한 조건 중에 하나의 예일런지
아니면 여러가지 조건들중에 가장 극단적인 조건을 내놓은 건지
우리같은 일반인으로는 알 수가 없다
.
실제로 우리는 그들이 앨범 인세 외에 CF나 화보집, TV출연료 같은
부수적인 수입을 어떻게 어떤 비율로 나누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또한 비율과 액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구분하고 조심해야하는 숫자들이다.
예를 들어 1%는 작은 숫자같지만 100원의 1%냐, 100억의 1%냐는 어마어마한 차이이다.
이런 비율과 액수부분의 실제적인 차이를 무시할 수 만은 없다.



아마 동방신기 측에서도 다 밝히고 싶지만 여러가지 사정때문에 다 밝히지는 못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단지 SM을 떠나겠다는게 아니라 지금 체결되어있는 전속계약을 바꾸고 싶어하기 때문에
괜히 언론에다가 모든 부당함을 다 까벌려서 회사랑 더 틀어지는 일은 그들도 바라지 않을테니까.
그러나 분명 이번 소송이 그들에게 굉장히 큰 가시밭길임은 분명해보인다.
SM이 처음부터 원만한 계약협상을 거부한걸로 봐서 SM에서도 단단히 벼르고 있을테고
일단 멤버 2명이 SM기획사에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 최악의 경우에는 그냥 이대로 팀이 공중분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단지 돈 좀 더 달라고 쌩떼를 부릴만큼 생각없고 철없는 청년들이 아닐꺼라는 생각.
이미 그들은 전성기를 누리던 제 1세대 아이돌 H.O.T.가 어떤 문제로 어떻게 공중분해 되었는지 전례를 보았다.
그리고 현재 동방신기도 일본에서 발판을 다져가고 한국에서도 실력이는 아이돌 가수로 인정받고 있는 시점에서
단지 돈 좀 더 받자고 자칫하면 해체에 이를 수도 있는 이런 극단적이 카드를 꺼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보면
누군가는 총대를 멜 사람이 필요했다.
8년전 H.O.T.가 부당한 계약때문에 산산조각 났는데
8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기획사의 그룹이 똑같이 부당한 계약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은
8년이 흐르는 동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누구도 변화시킬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말은 지금의 동방신기 뿐만 아니라 SM에 뿌리를 둔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도 별 다를 바 없는 대우를 받으면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리고 앞으로 SM에서 나올 많은 꿈많은 연습생들이
연습생이란 약자의 위치에서 그런 (부당한 대우의) 계약서에 데뷔시켜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도장을 찍고
후에 그 계약에 뭔가 부당하고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도 회사측에 개정을 거부당한 채로
쉬는 시간도 없이, 이전도 못하고 위약금 해지도 못하고, 적당한 보수도 받지 못하고
그렇게 전속계약기간 내내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소송이 잘 해결 되었으면 좋겠다.
왜 2명은 이 소송에서 빠졌는지 알길이 없지만
소송이든 합의든 뭐든 잘 해결되서 5명이 해체하는 일 없이 계속 동방신기로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네들 말대로 우울증에 걸려가면서까지, 잠도 못자면서까지 피땀흘려서 거의 정상의 고지에 왔는데
이대로 공중분해되는건 너무 안타까운 일 아닌가.

그리고 이번 일이 선례가 되어서라도 후배 가수들은 불공정 계약의 족쇠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롭게 활동하는 그런 기획사문화의 기틀이 잡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이 너무 길어졌다....
이거슨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
최대한 공정하게 써볼.....생각은 뭐 거의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동방신기 측의 입장만 발표된 상태이니까 SM의 다음 답변을 신중하게 기다려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한쪽 편만 들고 싶진 않다.
분명 동방신기는 동방신기대로, SM은 SM대로 나름의 입장이 있겠지만
SM은 이미 이쪽 분야에서 뼈대깊은 거대 기획사라 SM보다 동방신기 세 멤버가 잘 버틸지 조금 걱정이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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