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 and daddy.

■ 삶 2009. 8. 15. 21:28




엄마, 아빠

난 엄마 아빠의 기대와 믿음을 많이 받고 자랐고
또 그런 기대와 믿음에 부응하는 딸이 되려고 노력했고
엄마 아빠가 원했던 대학교를 가주지 못한 것 말곤
크게 엄마 아빠의 기대에 어긋나는 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가끔 엄마 아빠의 기대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숨이 막힌다고도 생각했었어요
엄마 아빠가 내게 억지로 강요했던 일은 거의 없었지만
제가 어련히 잘 알아서 하리라고 믿고 또 기대하는게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그냥 제가 제 멋대로 살게 제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길 바란적도 있었어요.

근데 엄마, 아빠
엄마 아빠의 기대가 싫어서 도망치는 것과 , 엄마 아빠를 실망시켜드리는 건 다르다는 걸 오늘 알았네요
엄마 아빠의 우리 딸은 잘 해낼꺼란 기대와, 항상 노력하는 딸이라는 믿음에서 도망가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당신의 딸이 꼭 그렇지가 못하네요..그런 기대와 믿음 저도 끝까지 지키고 싶은데
그렇게 안되는 일도 있나봐요.
그것조차 속이 상해요.


엄만 괜찮다고 했지만
엄마 난 괜찮지가 않아요
많이 괴롭고 많이 속상해요.
이렇게 속상해한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아는데
속상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이게 제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배우고 가야 하는 건가봐요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
이렇게 힘이 빠지고 진이 빠지고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일이 있다는 것.
일어날 힘도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없어도 또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것.


제가 슈퍼맨인줄 알았나봐요
어려운 일도 노력하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그게 세상사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요령피우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면, 어려운 문제도 언젠가는 풀게 되는 줄 알았어요.

묵묵하고 담담하기가 이토록 어려운줄 몰랐어요.
그냥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닌가봐요
즐거운 도전과 성취만으로 어른이 되는건 아니었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아프고 힘든 산들이 절 기다리고 있을까요.
조금 겁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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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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