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II. 삶'에 해당되는 글 172건

  1. 2016.06.15 우리 엄마
  2. 2016.06.14 행복에 관하여 2
  3. 2016.05.31 키스하고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하냐
  4. 2016.05.30 나의 소녀시대
  5. 2016.05.21 5월의 교토
  6. 2016.05.01 크림슨 코드 2
  7. 2016.04.21 오늘 내가 행복한 이유
  8. 2016.04.13 결혼 30주년의 의미
  9. 2016.04.10 DEBUT
  10. 2016.03.23 고래

우리 엄마

■ 삶/II. 삶 2016. 6. 15. 19:32



가끔 아주 가끔은 대학생도 중학생도 아닌, 엄마 손 잡고 걷던 초등학교 2학년이 되고 싶다.
그 땐 하루가 엄청 길었고 오후4시에도 마음이 조급하지 않았지. 
내일 학교가는 것도 즐겁기 그지 없었는데.
모든 책임과 고민을 내려놓고 엄마 손 잡고 조잘대며 걷고 싶다.
무엇보다도 서른 중반 화창하게 젊고 건강하던 우리 엄마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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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오랜 시간 동안 나의 목표이자 바람이자 동반자 같은 것이었다.
나는 인생의 궁극의 가치를 행복이라고 생각해왔다.
스스로 행복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했고, 행복이란 이름으로 많은 것을 용서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그토록 놓지 않으려 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았다.
아니 실은 4~5년 전쯤 생각하고 결론지었던 행복이란 것을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보았다.

어린 시절, 그러니까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까지 나에게 있어서 행복은 성취와도 같았다.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했던 것,
시험에서 A+나 원하던 점수를 받았던 것,
도전했던 대학원과 기업에 합격했던 것.
나는 내가 성취했던 결과에 행복해했고
이 것이 행복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행복은 이벤트와 같았다.
압도적인 행복감을 주었지만 유효기간이 썩 길지 않았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것 같던 이 행복은 하루 이틀이면 무덤덤해졌고,
일상은 여느 때와 같았다.


그 이후로 20대 중반과 후반에 생각했던 행복은, 내 마음에 불안하거나 괴로움 없이
모든 것에서 균형이 맞고 평온한 것이 되었다.
불안하고 불행한 마음이 없는 것.
살아보니 그런 모든 것이 완벽한 순간들이 언제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꼭 무언가 하나씩 마음에 돌을 던지고 나를 괴롭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부모님과의 다툼이나 남자친구와의 다툼일 때도 있었고,
취업이나 시험에서의 고전 혹은 고배기도 했고,
때론 몸이 아주 심하게 아프거나 마음이 다치기도 했다.
그리고 그 것들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고, 나는 행복이란게 내가 얻고 싶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마음에 짐 같던 것들이 어느 하나 나를 건들이지 않는 날, 그 날이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행복에 대해서 또 한 번 생각한다.
과연 모든 것들이 균형잡히고 무결한 상태가 행복한 것일까.
그것이 사람의 일생에서 가능한 날이 과연 며칠이나 되는 것일까.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모든 것을 가진 때가 아니라
조금은 부족한 것이 있는 때가 정상적이고 또 행복한 게 아닐까.
외롭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때론 슬프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 와중에 즐겁기도 하고 웃음짓기도 하고
그런 모든 좋고 나쁜 감정들이 어울려 얼룩져 있는 것이 실은 행복이 아닐까.

우리는 완전무결한 행복을 위해 살아갈 필요도 없다.
어쩌면 그건 신기루 같고 영원히 갖지 못하는 비현실적인 꿈같은 게 아닐까.
지금 이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아프면 아픈대로
이 모든 것에 무릎꿇지 않을 수 있을 정도라면
이것이 실은 내가 가질 수 있는 행복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어제도 행복했고,
오늘도 행복하고
또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조금 슬프고 외로워도 된다.
조금 아프고 괴로워도 된다.
이미 그것으로도 행복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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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은 흔치 않은데 일주일에 영화를 3편씩이나 보기 되었다.
《곡성》, 《싱 스트리트》 그리고 《나의 소녀시대》
모두 보고나서 만족할만큼 좋은 영화들이었고
그 중에서도 《곡성》은 영화가 내뿜는 오로라가 과히 대단하다라고 느껴질 정도였는데
《곡성》이 내 지적호기심을 흔들었다면 나의 감수성을 흔들어 놓은 것은
풋풋했던 시절의 첫사랑 이야기를 그린 《나의 소녀시대》였다.

 


비슷한 대만영화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재밌게 봤었고
《나의 소녀시대》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즐겁게 관람했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고나와 집으로 향하는데
영화 속 주인공과 비슷한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나의 마음이 하염없이 가라앉는걸까?


 

5월의 해가 저무는 초저녁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집까지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문닫은 가게 속 유리에 비친 내 모습에 눈길이 닿았다.

 

서른.
나도 영화 주인공 린전신처럼 열여덟나이에 어떤 내 모습을 상상했었던가.
상상을 하긴 했었나.
이제는 기억마저 가물가물하다.
상상을 했는데 이룬건가? 이루지 못한건가?

 


13~4년이 지났는데
내 모습은 그 때로부터 신체적 나이가 들었다는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게 없는 것 같다.
더 예뻐지지도 않았고, 더 날씬해지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해서 더 패셔너블해지지도 않았다.
직장인이 되긴 했지만 경제생활을 하고 있을 뿐 그때 학교를 다니던 것처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고
그런 학창시절과 별반 다를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담배를 피지도 않고 문신도 하나 그려넣지 않았다. 그 시절 내가 나쁘다고 생각한 것들을 하나도 어기거나 깨뜨리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나를 미워하며 사랑하며 애증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참으로 쉽게 변하지 않는구나.
십수년 쯤 지나면 뭔가 그럴싸하게 달라질 줄 알았는데.
세월과 시간이 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시간이 훌쩍 지나서가 아니라
그 훌쩍 지나는 시간동안 나는 여전히 그대로 내가 알던 그대로의 내 모습이여서 말이다.

 


《나의 소녀시대》를 보고나서 첫사랑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내 고등학교시절 첫사랑도 영화만큼 강렬하고 영화처럼 소중했지만.
오히려 나는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별반 다를바 없음을 깨달았다.
더 이쁜 사람,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것 같은데
지금 내가 그런 사람인가-
과연 나는 지금으로부터 13~4년 뒤엔 내가 바라던 내 모습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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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교토

■ 삶/II. 삶 2016. 5. 21. 22:27



햇살, 바람,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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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코드

■ 삶/II. 삶 2016. 5. 1. 22:20

 

 

 

(졸업생 치고 자주 가는 편 같긴 하나)

오랜만에 철쭉 보러 마음의 고향 고려대학교 전격 방문.

모교에 가는 거니까, 드레스와 구두도 크림슨 색으로 신경썼다.

 

 

10년전, 2006년 4월 30일 일요일에도

엄마랑 아빠랑 같이 학교에서 사진 찍었는데

10년이 지난 2016년 5월 1일 일요일에도

엄마랑 아빠랑 같이 학교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러다 2026년에 또 찍으러 올 것 같네.

 

 

항상 그렇듯이,

경영대에서 출발해서 대학원을 지나

다람쥐길을 건너 인촌기념관에 갔다가

정경관과 민주광장을 거쳐 본관으로.

 

 

점심 때는 해가 짱짱했는데

오후엔 구름이 몽글몽글 끼어서 날이 그리 화창하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니까

나도 또 다니고 싶네.

뭐 들을 만한 수업 없을까.

외국어 강좌라도..(!)

 

 

 

역시, 대학교 시절이 가장 좋은 시절이었다.

 

 

 

 

기념사진은 역시 본관이지.

 

 

10년뒤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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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스름한 아침, 비가 내린다.

어제 저녁 운동하고 잠든 탓에 다리가 천근만근 무겁다.

매일 아침 확인하는 전자 체중계의 숫자가 조금 줄었다.

서울을 반바퀴 가로지르는 2호선 출근 지하철에 앉아 졸다 깨다 하며 회사에서 빌린 책을 읽었다.

출근시간까지 여유롭지 않지만 회사지하의 카페에서 따뜻한 라떼를 한 잔 집어들었다.

 

 

하얀 구름 사이로 비가 내린다.

카페 라떼가 따뜻하고 또 고소하다.

아침에 반챕터쯤 읽은 책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불평불만을 하자면 끝이 없다.

행복한 이유도 찾으면 끝이 없기는 마찬가지일텐데.

 

 

비가 내린다.

이 날씨에 따뜻한 커피가 참 잘 어울린다.

빌려 읽는 책을 소장하고 싶어 새로이 주문했다.

 

 

오늘 내가 행복한 이유는

이로써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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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결혼 30주년을 맞아서

엄마랑 아빠랑 나랑 63빌딩 59층 Walking on the cloud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아침에 IFC mall에서 '독수리 에디'를 조조로 보고 63빌딩으로 고고씽.

몇 주 전에 미리 예약해놓았는데 원래 오늘 비온다고 해서 살짝 맥이 빠졌는데

다행히 영화를 보고나니 날이 화창하게 갰다 :)

 

1층에서 59층까지 고속 엘레베이터까지 타고 씽씽 - :)

Walking on the cloud에 점심메뉴로는 뷔페식이 있고 코스식이 있는데

기념일이 조금 점잖은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코스식으로 예약했다.

미리 전화해서 View가 좋은 자리를 말씀드렸더니

한강공원과 밤섬, 그리고 선유도까지 보이는 좋은 자리를 예약해주셨다.

 

 

망고살사를 곁들인 키조개 관자

 

참숯에 구운 한우 스테이크

 

케잌과 마카롱, 그리고 커피까지

 

중간에 무슨 버섯 스프도 나왔는데 먹느라고 사진은 못찍었네 :S

 

분명 내가 사는 건데, 아빠가 다 엄마아빠 덕분에 (?) 너가 이렇게 좋은데서 밥을 먹는거라고

(본인들이 결혼해줘서-라는 아빠의 농담인듯) 

좋은 경치와 함께 좋은 서비스를 받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시험기간인 동생이 같이 못해서 엄마가 안타까워했지만

어쨌든, 엄마아빠께 좋은 식사 한끼 대접해드릴 수 있어서 나도 행복하고,

엄마아빠도 딸 덕분에 맛있게 먹었다고 기뻐하셨다.

 

 

Congrats! mommy & daddy :)

 

아빠랑 :-)

 

 

누군가와 30년의 결혼서약을 지키며 한 집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어린 시절에는 가정이 유지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른이 되고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면서, 또 가족들과 부대껴살면서

심지어 피를 나눈 가족과도 서로의 삶을 존중하면서 한 공간을 공유하며 양보하고 산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그것을 서른이 거의 다 되었을때쯤 깨달았다.

 

엄마 아빠가 결혼해서 30년을 살아오는 동안

맞는 것보다 안맞는 것이 더 많았을 것이고

사랑하는 일보다 서운한 일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두 분이 30년동안의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또 인내하면서

가족이란 이름을 지키고 있다는 것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결혼기념일은 자신의 '선택'을 지켜내고 있기에 정말 축하하고 기념할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부모님 결혼기념일만큼은 꼭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Anyway, Congrats you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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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T

■ 삶/II. 삶 2016. 4. 10. 23:41

 

2016. 04. 07.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아침

비가 그치니 화창하고 따뜻한 봄이 내려앉았다.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얼마나 오래 해낼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나름 기억하고 추억할 만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연녹색잎이 봄을 알리네 -

 

 

아란치오에서 자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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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삶/II. 삶 2016. 3. 23. 23:47

오늘 밤
나는 한 마리의 고래가 되어
깊고 너른 심연의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고 싶다.
바다 크기만큼이나 이 밤이 길고 깊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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