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near Life.
그럼에도 삶은 흘러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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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_UBC 7기
이렇게 모이니 참 좋다.
오랜만에 봤는데도 자연스럽고 즐거워서 좋아.
지나고 생각해보니
우리 그때 어쩜 그렇게 다 꼬꼬맹이었는지.
나는 심지어 21살이었는데 -
태평양 너머의 낯선 나라로 날아가서
즐거운 일도 힘겨운 일도 같이 겪고서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만나니
참 세월이 빠르기도 하지만,
또 이렇게 잘 컸다는게 너무 감사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 인생에 있어 짧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렇게 서로 만나기 위해 모였다는것도 좋고
앞으로도 만날거라서 더 좋은.
모처럼만에
참
행복하다.
@한남동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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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꼬부랑 꼬부랑 그렇게 글씨를 썼다.
한 페이지를 가득 적은 그 아이의 글씨를 보면 글을 쓴건지, 그림을 그린건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제 막 서로 알아가던 같은 과 친구들이 그 아이가 쓴 글씨를 보면서 신기해하자
그 아이는 조금 창피한 듯이 노트를 덮어버렸다.
"왜. 너 글씨체 특이하고 귀여운데."
그 아이가 민망해하는게 마음에 걸려서 나는 그렇게 한마디를 했다.
그게 64명의 동기 중 한명일 뿐이었던 그 아이가 처음으로 조금 더 가까운 동기가 되는 시작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첫사랑도, 첫 남자친구도 아니었다.
우리는 영화같이 시작해서 - 정말 영화같이 끝이 났다.
미련 한 톨 남지 않을만큼 나는 그 아이에게 최선을 다 했고, 끝나야 한다고 느꼈던 시점에서 끝을 냈다.
그 아이와의 시간은 정말이지 어떤 감정도 곁들지 않은 추억이자 내 기억으로만 남았다.
그렇게 그 아이를 만난 시간의 서너배가 되는 시간이 흘렀고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사진 속의 나와 그 아이의 모습은
마치 내가 아닌 것처럼, 내가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 처럼 낯설게만 느껴졌었다.
그 아이는 그렇게 한 때 내 인생 최고의 베스트프렌드에서, 그랬었던 사실마저 거짓말같은-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 아이에 대한 마음은 사랑과 애증을 거쳐 무관심이 되어버렸다.
함께 다니던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대학원을 거쳐 사회에 나온지도 2년째.
10년이란 시간동안 정신없이 20대의 나를 완성해온 지금,
나의 지난 10년을 많이 되돌아보게 된다.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할수록
아주 우습게도 나는 저 멀고 먼 기억속 그 아이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이와의 시간이 맑고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어서는 아니었다.
나에게 헌신했던 사람도, 의지가 되어줬던 사람도 그 아이가 아니었다.
그 아이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무것도 없던 나를, 지금의 내가 될 수 있는 그 기초를 만들어 주었다.
내가 몰랐던 세상을 많이 보게 해주었고, 다양한 분야로 나를 인도했고, 함께 세상을 탐험해주었다.
단편적이던 나를 다양한 넓이와 깊이를 갖게 만든 친구였다.
그건 남녀의 감정, 관계 그것에서 파생되는 것들과는 별개의 것들이었다.
수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 아이가 내게 주고 간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것이었나.
단순한 남녀 사이의 감정, 사랑, 소중한 추억 이런 것들이 아니라.
이제서야 뒤늦게 깨닫는다.
사람의 인연이란 초우주적인 일이란 것을 -
그 아이와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깨달아간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만나게 되는 건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하니, 그 모든게 사실은 내 힘으로 하는게 아니었다는 것을.
우리가 서로를 알기 전 18년동안-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나는 그 아이가 살아숨쉬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같은 지구, 같은 하늘 아래 있지만 그 아이는 없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
우리가 같은 학교, 같은 과를 지원하지 않았다면-
그 중에 한 명이 떨어졌더라면 -
우리는 아마 영원히 서로에게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 아이와 헤어지고나서, 10년 가까이 이 서울바닥에 함께 있으면서
나는 단 한번도, 우연히 그 아이를 마주친 적이 없다.
심지어 몇년전 소개팅 했던 남자들도 우연히 마주치는 이 좁은 세상에서.
나는 그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한 때 우리는 매일 보는 게 당연한 사이였다. 그런 환경에 있었다.
오늘 안본다고 해서 내일 어디 사라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시간과 환경 속에 있었다.
그리고서,
그 아이의 세계와 나의 세계는 우리가 만나기 전처럼, 다른 세계로 갈라져 버렸다.
얼굴도, 이름도, 전화번호도, 어디 사는지도 아는데, 그렇게 그 아이는 어딘가 존재하는데
내 세계에만 없었다.
인연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었다.
사랑의 시작과 이별은 내가 결정했지만
이 생에서 아이의 세계와 내 세계가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은 내 결정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때 그 아이를 만날 수 있었던 그 당연했던 환경도 내가 만든 것이 아니었다.
이 생각에 다다랐을때,
갑자기 울컥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찬 공기를 가르는 뜨거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시절이 그리워서도, 그 아이가 보고싶어서도 아니었다.
인연이라는게, 결국은 그런 것이었다는 것에.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는것에.
그럼에도 단 한번 사는 인생, 바로 그 시절에
나의 세계와 그 아이의 세계가 만날 수 있었음이 소중하고 감사해서-
그리고 그렇게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스치고서
인연이 다해 서로의 세계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버렸단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어서 -
그래서 눈물이 났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아니. 이런 나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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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ud of myself.
2014 NIKE WE RUN SEOUL 완주!!
10월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11월이 된 오늘에서야, 방도 좀 치우고 동시에 어지러운 마음도 같이 좀 치워냈다.
여튼, 지난주 일요일 2014년 나이키 위런서울에 참가해서 완주 XD
10K 기록 : 58분 18초
전체랭킹 : 2836등
여자랭킹 : 269등
나의 나아키 마라톤 메이트 슐. 2011 vs. 2014
2012년에 고관절 부상이후로 아직도 무리하면 통증이 오는지라 살살 뛰려고 했는데
또 뛰다보니 욕심이 나서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는 일주일 동안 골반쪽이 아파서 고생고생했다..ㅜㅠ
완주메달과 함께 :)
마음같아선 매년 뛰고 싶은데
다친부위가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쨌든,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완주해서 뿌듯했던 한 주!
너는 아니. 이런 나의 마음을. (0) | 2014.1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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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10월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뜨거운 햇살의 지난 토요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2014년 정기 고연전에 다녀왔다. 후훗.
이미 금요일에 야구, 농구, 아이스 하키 3종목을 고려대가 우승해서
종합우승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마지막 경기인 축구를 응원하러 고고씽
크림슨색 치마로 고대생 인증 (-_-)V
사실 고연전은 경기를 보러가는게 아니라, 응원을 하러 가는 것이다.
각 학교마다 2~3만명의 학생들이 다같이 어깨동무하고서 하는 응원이란!
2002년 월드컵 같은 흥분과 감동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
5전 전승의 역사적 순간을 보기위해모인 고대생들. 고대생 자리가 꽉꽉 들어찼다.
오전에 열린 럭비까지 이기고 4승에서 축구를 시작했는데
고려대가 전반에 1골, 후반에 1골을 넣으면서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럭비, 축구의 전종목 우승의 역사를 썼다!
내가 살아생전에 눈앞에서 5전 전승의 순간을 목격할 줄이야!
허리가 꺾이도록 뱃노래를 하는데 가슴속이 뻥뻥 뚫리는 이 기분!
민족의 아리아 무반주 떼창을 하는데 열정이 끓어오르는 이 기분!
하아...
졸업은 했지만,
사랑합니다 고대 ♥
좌고대, 우연대. 다음에도 함께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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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가을 저녁의 Fun Run !! @@
EDM 5k Run 을 달리고(?) 왔습니다.
edm 5k 기념샷 :)
EDM 5k RUn이란, 5km의 짧은 구간을 EDM음악과 함께 달리는 Fun Run !
끝나고 나면 잠실주경기장의 스테이지에서 DJ와 함께 신나는 EDM 파티까지 ~
사실 기록을 재지 않는 Run이기 때문에 달려도 되고 걸어도 되는데
밤에 뛰기 때문에 야광 굿즈들로 온갖 개성을 표현하는게 더 중요하달까?!
경기장에 도착하니 갖가지 창의적인 방법으로 티셔츠를 리폼하고
야광 제품들로 개성을 뽐낸 참가자들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나는 늙었으므로(?) 그저 대회에서 나눠준 야광 굿즈로 만족해효.
출발전! 다들 목에 손에 발에 야광팔찌 착용!
어두워서 얼굴은 절대 찍히지 않는다! 색색 야광팔찌 이쁘다 +_+
출발지점에 모인 사람들! 반짝반짝.
출발지점에 서면 조를 나눠서 스타트를 하는데,
다들 초반에만 좀 우아아아아아 뛰어나가고 그 다음부터는 다 걷는다....(..)
동네 마실 나온 느낌으로다가?
오히려 뛰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 (;;)
마라톤이라는 느낌은 안들어서 좀 심심한 감이 있지만
다들 이쁘게 치장하고 캄캄한 밤에 돌아다니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쁜 사람 진짜 많다......
어딘가 불빛이 있는 지점에서 셀카 표표
주렁주렁 굿즈. 목에도 걸고 팔목에도 신발에도 달았다. >_<
뛰다보면 주경기장 안도 한바퀴 돌아야 한다! 퍼덕이는 점프샷!
Let's Run Together!
밤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냥 우르르 걸어다닐 뿐이어서
사실 레이스가 어디로 진행되는지도 헷갈렸다.
Finish까지 가야 되는데
원래 출발했던데서 신나게 공연하고 있길래 옆길로 새서 공연장으로 난입!
수백명 사람들이 edm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다.
DJ Koo와 함께하는 edm 5k.
거대한 클럽이 되어버린 잠실주경기장 공터.
다같이 edm에 맞춰 몸은 흔들고, 방방 뛰고, 소리를 지르고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렇게 신나게 흔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요즘 갑갑했던 마음도 풀리고 스트레스도 풀렸다.
무아지경으로 몸을 흔들어대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이 퇴장하기 전에 슬쩍 빠져나왔다.
대학생같이 어린 아이들은 단체로 잔뜩 꾸미고와서 뛰어다니는데
정말 보기 좋았다.....+ 부러웠다...ㅠㅠ
왜 나 대학생땐 이런게 없었던거야..
속상해하며
다음엔 어떤 런을 또 뛰어볼까?!
WE RUN SEOUL 2014 (2) | 2014.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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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정기 고연전! 필승!전승!압승! (2) | 2014.10.12 |
어느 새 가을 (2) | 2014.09.15 |
내 모습 그대로. (0) | 2014.09.08 |
일상으로의 복귀 (1) | 2014.08.27 |
여름휴가를 외국에서 보내서 그런가.
올 해 여름을 난 것 같지가 않다.
다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하는데
내 마음은 아직도 여름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아.
--
어느 새 9월 중순이구나.
이렇게 2014년도 흘러흘러 지나가겠지.
올 한해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모르겠다.
꼭 <무엇을 위해> 살아야할 필요는 없지만
뭐든 끝이 다가올때쯤엔 무슨 목표를 향해 살았는지, 그걸 이루었는지 곱씹게 된다.
올초엔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았던 것 같다.
생각없이 살았구나.
--
최근의 커다란 깨달음이 하나 있었다.
이제는 까먹고 사는 예전 남자친구의 최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친구 하나가 짖궂게 내 앞에 디밀어 우연히 그의 최근 모습을 보게되었다.
이젠 상관없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사진 속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 - 하고 내려앉았다.
..나랑 있을때보다 행복해보여...
그 사람이 그리운 것도, 헤어진 것을 후회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날 밤이 새도록 잠이 들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나는 나를 스스로 토닥였다.
첫째. 그가 나랑 있을때보다 행복해보인다고 해서 속상한 것은
마치 내가 그의 행복의 원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건 아주 몹쓸 나의 오만함.
둘째. 그가 행복해보인다고 해서 분한 것은
나와 그의 행복함을 비교질하고 경쟁하려는 나의 못된 마음일 뿐.
셋째. 이제와 그가 행복한지 아닌지, 그가 나와 행복했었는지 아니었는지를
마음속으로 곱씹고 있는 것은 아주아주 부질없는 짓.
이렇게 생각하고나니 전날밤부터 저릿저릿하던 마음이 펴지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연인과의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의 행복의 원인이어야 한다는 게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것인가를 한참 생각했다.
그랬다.
우리는 하나님도 아니고, 누군가의 오롯한 행복의 원인이 될 수는 없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누군가의 행복이 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그가 나때문에 행복하길 바라고, 행복하다고 느끼기를 무의식중에 압박했던 것 같다.
그리고 똑같이 나는 오직 상대방이 나의 행복의 원인이 되어주기만을 바랐다.
그렇게 생각해왔기 때문에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그들의 행동에 서운했고
또 한편으로는 그들의 행복의 뮤즈가 되기 위하여 쓸데없는 애를 쓰느라 혼자 지쳤었던 거다.
흔히들,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누군가를 만나라고 한다.
나는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다>라는 그 말을 <혼자서도 외롭지 않다><혼자서 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해왔고
혼자서도 외롭지 않고, 혼자서 할 수 있다면 뭐하러 둘이라는 관계가 필요한가라는 의구심을 느꼈었다.
그런데 비로소, 나는 혼자서도 행복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 가까운 것인지 알 것 같다.
나의 행복의 원인에 다른 사람을 끼워넣지 않는 것. 나를 행복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사람은 나여야 하는 것.
단지 혼자놀아서도 외롭지 않고, 혼자서도 척척해내는게 아니라.
과연 내가 이 깨달음을 행동으로도 잘 실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무언가라도 깨달았다는 것에 감사하며.
--
요즘엔 회사가기 참 싫다.
2014년 정기 고연전! 필승!전승!압승! (2) | 2014.1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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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 그대로. (0) | 2014.09.08 |
일상으로의 복귀 (1) | 2014.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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