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제 14일 째. (2)
NYC, USA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통근 페리를 타고 갔다 다시 맨하탄으로 돌아왔더니
벌써 어둑어둑해진 저녁시간이 되었다. 그럼 밥을 먹어야지!
나는 뉴욕에서 어학연수 중인, 나영이에게 전화해서 같이 저녁식사 약속을 잡았다.
나영이. 내가 원주에서 중학교 1, 2학년을 보내던 그 때에
방과 후 영어수업을 들으러 학원에 같이 다니면서 친해졌던 나영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바로 옆에서 학교 다니면서도
서로 바빠서 서울에선 얼굴 한 번 못 봤는데
이렇게 머나먼 뉴욕 땅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유니언스퀘어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무려 8년 만에 처음 만나는 건데도, 딱 알아보겠더라.!
어쨌든 나와 나영이는 8년 만에 만나고, 슐과 나영이는 처음 만난 사이었지만
외국유학생활을 하고 있고, 또 대학교 4학년이라는 비슷한 처지여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접시가 깨질 만큼 수다를 떨고 나왔다.
나영이 기다리면서 샵에 들어가서 헛짓좀 했다..(내 긴생머리ㅠㅠㅠ) 한민, 나영 at Union Sq. 8년 전에, 우리가 감히 뉴욕 땅 한복판에서 만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저녁까지 먹고 나니 시간이 많이 늦어서
8년 만에 만난 나영이와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나와 슐은 그 유명한 맨하탄의 야경을 보기 위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갔다.
완전 두근두근두근두근!
근데,
너무 기대를 많이해서였을까?
아님 영화에서 너무 과장된 야경을 보여줘서였을까? 사진빨이었나?
아님 지난 1년 동안 너무 이 도시, 저 도시 야경을 많이 봐서였을까?
아님..크리스마스가 아니어서 그랬나?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거릴 줄 알았던 맨하탄의 야경은
생각보다, 정말 상상보다 많이 반짝거리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아마, 사무실이 많은 맨하탄이라 다들 퇴근해서 빌딩에 불이 별로 없나보다..라며 위로했을 뿐.
게다가 높아서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부는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였고
바람도 너무 차가워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손이 얼어버릴 것 같았다.
근데 사진으로 보니까 왤케 반짝거려...(....삐질삐질;) 줌을 당겨보면 사실 많이 컴컴하다. 금색 삼각뿔 빌딩이름은 까먹고, 은색으로 반짝이는 크라이슬러 빌딩만 기억난다. -_- 도로위로 빛이 흐르는 것만 같다. 플래쉬 켜봤더니..사람도 안습, 뒷배경도 안습 (-_-) 그래서 플래쉬를 꺼봤더니 -_- 이건 보너스, 호러쑈.
어쨌든, 휘날리는 머리카락 부여잡아가며
덜덜 떨리는 손 붙들어가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입술 달달달 떨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내려왔다.
사실 오늘 한 일은 별로 없는데
새벽부터 일어나 뉴욕으로 올라오고
또 무거운 짐 가방을 메고 하루종일 돌아다녀서인지
나는 완전 녹초,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흐아. 그렇지만 이제 뉴욕을 관광할 수 있는 날은 3일!
내일도 열심히 달려야지!
'08 이스턴 USA'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 5월 15일. 뉴욕 속의 작은 이탈리아. (0) | 2009.11.16 |
---|---|
23. 5월 15일. 5월의 뉴욕. 쎈팍에서 태닝하기 (0) | 2009.11.16 |
21. 5월 14일. 뉴욕뉴욕 w/ 슐 (0) | 2008.11.08 |
20. 5월 13일. 내가 그런 사람이 될꺼야. (2) | 2008.11.08 |
19. 5월 13일. 다시 한 번 워싱턴! (2) | 2008.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