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II. 삶'에 해당되는 글 172건

  1. 2018.05.21 부모님 환갑 기념 식사
  2. 2018.04.26 함께라는 힘
  3. 2018.04.01 아빠의 사랑 4
  4. 2018.03.19 봄은 다가 오는데
  5. 2018.03.12 오리무중 2
  6. 2018.03.07 불안한 아이 2
  7. 2018.02.17 12년 동안의 세계여행
  8. 2017.12.19 늪 - R.I P. 2
  9. 2017.10.10 단풍 찾아 떠난 캐나다 퀘벡주 로드트립 :) 2
  10. 2017.08.30 죽기 좋은 날 1


2018. 05. 19. 토요일 저녁 

신라호텔 더 파크뷰 2부

결혼식까지 있어서 무척이나 혼잡했다.



반짝이는 실내 장식 



식사만 하는 건 너무 단촐할 것 같아

서프라이즈로 꽃다발과 카드도 준비했다.

(꽃다발은 몇 년 째 믿고 맡기는 회사 건물의 고려화원(수련))

생각지 못한 꽃다발에 더욱 행복해하셨던 엄마.



식사가 다 끝나고 가족 기념사진 ♡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막내 이모가족까지 함께한 더 파크뷰 저녁식사

1주일 전은 룸 예약이 마감되어서 홀에 앉을 뻔 했는데

홀에 앉았으면 정말 정신 사나웠을 것 같다.

룸에 앉은 덕분에 우리끼리 오손도손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

부모님 환갑 기념 식사 끝 !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  (0) 2018.09.10
홀연히  (1) 2018.07.11
함께라는 힘  (0) 2018.04.26
아빠의 사랑  (4) 2018.04.01
봄은 다가 오는데  (0) 2018.03.19
Posted by honey,H
,

함께라는 힘

■ 삶/II. 삶 2018. 4. 26. 00:06



그 시간과 공간을 함께했던 사람만이 그 감정을, 말하지 않아도 오롯이 공감할 수 있다.


어스름해지는 4월 끝자락의 저녁.
지하철역에서 나와 익숙한 길을 따라 중앙광장으로 걸어갈 때에
비록 학교 건물을 채운 상점들은 달라졌지만
나는 2007년의 시간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한 때 학교만큼은 정신 없이 변해가는 바깥세상에 비하면 시간이 멈춘 것 같다고 했지만
학교 안에 계속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어느 새 반쯤은 낯선 공간이 되었다.
13년이 지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겠지.
그래도 밤이 되어 조명을 받은 본관건물, 그 앞의 잔디밭, 그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학생들의 모습은 변함이 없구나.

11년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잔디밭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잔디밭에 자리잡고 앉을때면 으레 전화했던 그 가게에 전화를 걸어 

(요즘에도) 배달이 되냐고 물으니 당연히 된단다. 

어스름마저 점점 어두워지는 풍경 속에 우리도 그 풍경의 일부가 되어
지나온 시간들을 되짚으며 웃다가 추억하다가 그리워한다.



저 앞에 앉은 어린 학생 하나가 일어나 우렁차게 FM을 외친다.
한 때는 주문처럼 외웠던 그 FM이 이제는 입에서부터 낯설다.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이 풍경은 낯설지가 않다.
학교의 외양은 변하지만 그 속의 우리는 변하지 않는구나.
이대로 2007년으로 돌아와버린것 같다.
오늘 이대로 집에 돌아가면 내일 이 곳으로 수업을 들으러 오면 될거 같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내일 회사에 가서 해야 하는 일을 머리 속으로 찝찝하게 생각해본다.

이제 일어나 익숙한 역을 향해 걷는다.
역으로 향하는 빠른 길이 새로 생겼지만
당연하다는 듯이 당신과 나는 우리가 걸었던, 둘러가지만 우리가 함께 아는 그 길을 걷는다.
누가 그러자 한 것도 아닌데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기에
지나가버린 시간이 야속하고 슬퍼.
그렇지만 그 위로 시간이 쌓이고 쌓여
말하지 않아도 함께했던 그 시절을 공감할 수 있는 지금이 되었네. 



"돌아가면 난 자퇴하고 기술배울꺼야" 라는 농담에

"그래도 그때가 좋았잖아" 라며 웃으며 대답했지만

실은 내 머리는 멋대로 생각했어.

 - 돌아가 자퇴해버리면 난 당신을 만날 수 없었을테니까, 안돼-



함께해서 좋았고 함께여서 좋았어. 

나의 대학시절을 소중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아주 띄엄 띄엄 닿는 연락이지만

이렇게 긴 시간동안 소중한 한 사람으로 남아있어서줘서 고마워.

나의 인생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다.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홀연히  (1) 2018.07.11
부모님 환갑 기념 식사  (0) 2018.05.21
아빠의 사랑  (4) 2018.04.01
봄은 다가 오는데  (0) 2018.03.19
오리무중  (2) 2018.03.12
Posted by honey,H
,

아빠의 사랑

■ 삶/II. 삶 2018. 4. 1. 11:51



일요일 아침일찍 일어나 운동으로 땀흘리고 지하주차장을 걸어가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갑자기 어제 아빠와의 대화가 생각나면서 울컥 눈물이 차올랐다.

"딸, 아빠 눈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아빠 눈에만 그런거냐?"

- 아빠 딸이니까 주관적으로는 이쁜거겠지. 객관적으로 이쁜 것 같진 않은데.

"그럼 다른 사람들이 딸이 이쁘냐고 물어보면 어떡해?"

- 그냥 제 딸이라 제 눈엔 이쁘네요- 라고 해.


아무리 제 자식이 이뻐도 객관적 평가는 가능하다던데
군대에서 남자만 보며 삼십년을 지내온 아빠 눈에는
심지어 내가 김태희보다도 이쁘다고 하셔서 

아빠 어디가서 그런소리 하면 큰일난다고 단단히 주의를 준 적도 있었다.


그런데 문득,
이 세상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세상에서 내가 제일 이쁘다는 사람은
아빠 단 한사람 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친구들도 나를 만날땐 내가 이쁘다고 하고 또 했겠지만
그 또한 주관적이고 나를 만나는 동안 일시적인 평가였을테니까.


언젠가 이 세상에서 아빠가 없어지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태어났을때부터 나이가 들어 주름이 생겨도
내가 웃고 있을때도 화가 났을때도
영원히 변함없이 날 이뻐해주고 사랑해줄 사람은 영영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니까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져버리고 말았다. 


주책이다 주책이다 하면서도 나이 서른둘에서야 

세상에서 단 한순간도 변함없이 사랑하고 이뻐해준 사람은
부모님이라는 사실을 번뜩 깨닫네.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모님 환갑 기념 식사  (0) 2018.05.21
함께라는 힘  (0) 2018.04.26
봄은 다가 오는데  (0) 2018.03.19
오리무중  (2) 2018.03.12
불안한 아이  (2) 2018.03.07
Posted by honey,H
,

 

 

 


아직 잘 모르겠지 뭐.
좋은 점 싫은 점 뒤죽박죽.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께라는 힘  (0) 2018.04.26
아빠의 사랑  (4) 2018.04.01
오리무중  (2) 2018.03.12
불안한 아이  (2) 2018.03.07
12년 동안의 세계여행  (0) 2018.02.17
Posted by honey,H
,

오리무중

■ 삶/II. 삶 2018. 3. 12. 16:40


미세먼지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오늘.



쓸데없는 일을 예단해가면서 혼란스러웠던 주말.

일상으로 복귀하고 나니 혼란스러웠던 감정에서 벗어나 조금은 차분히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자연스레 피어나고,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만나고 싶고 얘기하고 싶고

좋아하는 마음때문에 단점을 눈감아 가며 보고싶은 것인데

인위적으로 마련된 자리에서 

이 사람이 내가 좋아할 만한 자격이 있는가를 따져보며

감정이 생겨서가 아니라 그 자격을 검증해보기 위해 만나는

그런 만남에서 어떤 인연을 기대할 수 있을까.

상대방을 평가하고 나또한 상대방에게 평가받는다는 부담감 속에서

좋아해도 되는 이유와 좋아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저울질하면서

도대체 어떤 호감이 생길 수가 있는 걸까. 


-


그보다 더 근본적인 건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걸까

사람마다 갖추고 있는 것과 갖추지 못한 것이 각양각색이라

일관된 기준에서 비교할 수가 없는데.

나는 연애가 하고 싶은건지 결혼을 하고 싶은건지 

결혼을 하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건지

스스로에게조차 대답이 어려우니 어쩌면 좋을까.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그 어느 누굴 만나도 확신이 없지.

그냥 이마에 써있으면 좋겠다.


"인연"



그래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한다면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또각 또각 써보고

사실은 정말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지우며

우선순위를 매기다보면 결국 그 끝에 닿는 것은,

그는 나를 사랑하는가.

나는 그를 사랑하는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나는 사랑할 수 있는가.


나에게 쏟아지는 일방적인 사랑은 공포스러울 뿐이고

나만 쏟아내는 일방적인 사랑은 비참할 뿐이다.


아무리 좋은 사람, 좋은 타이밍, 좋은 조건을 갖추었더라도

사실 그 안에 사랑이 빠져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지.

길 가다 스쳐지나가는 행인과 다를 바 없지. 



자. 


우여곡절끝에 

오리무중 속의 여러 가지 조건들 중 몇 가지의 검증에 통과하였을 때

너는 과연 나를 사랑하게 될까.

나는 과연 너를 사랑하게 될까.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모습일 수 있을까.


참 어렵다.

그러게, 사랑이 먼저 시작되면 좋을 것을.

사랑이 먼저 시작될 떄는 수많은 허울좋은 조건들은 무너져내리게 되니까.




사랑을 하고 싶은건지

사랑을 받고 싶은건지

사랑하는 내가 즐거운건지

사랑을 받는 내가 행복한건지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처럼

깜깜한 오리무중이네.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의 사랑  (4) 2018.04.01
봄은 다가 오는데  (0) 2018.03.19
불안한 아이  (2) 2018.03.07
12년 동안의 세계여행  (0) 2018.02.17
늪 - R.I P.  (2) 2017.12.19
Posted by honey,H
,

불안한 아이

■ 삶/II. 삶 2018. 3. 7. 15:55


내 깊은 마음 속에는 불안한 아이가 조그맣게 속삭이고 있어.

난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아.
날 모두 알게 되면 날 사랑해주지 않을거야.
결국 나에게 실망할거야.
실망스러운 내 모습까지 사랑받지 못할거야.

끝까지 사랑해줄 수 없다면,
사랑하다 실망하고 질려서 돌아설거라면,
처음부터 사랑하지 말아줘.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지 말아줘.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은 다가 오는데  (0) 2018.03.19
오리무중  (2) 2018.03.12
12년 동안의 세계여행  (0) 2018.02.17
늪 - R.I P.  (2) 2017.12.19
단풍 찾아 떠난 캐나다 퀘벡주 로드트립 :)  (2) 2017.10.10
Posted by honey,H
,

세계는 넓고 간 곳도, 갈 곳도 많다. 




구글지도를 펴놓고 여름 여행을 구상해보려다가 12년간의 세계여행지를 구글지도에 표시해보았다.


1번 가본 도시 - 파란색

2번 이상 가본 도시 - 주황색

5번 이상 가본 도시 - 빨간색 (밴쿠버)

마크만 보아도 나의 여행지 선호도가 완벽하게 나오는군?!





일단, 2번 이상 가본 도시는 북미대륙에 많이 몰려있다. 

아무래도 교환학생을 했던 곳이라 심리적 거리감이 가까워서일까?


2007년12월  : 밴쿠버 > 샌프란스시코 > 라스베가스 > 로스엔젤레스 > 멕시코시티 (태평양 서부 해안 도시 여행)

2008년 2월  : 밴쿠버 > 캘거리 > 밴프 (캐나다 겨울 로키 산맥)

2008년 5월  : 밴쿠버 > 토론토 > 나이아가라 > 몬트리올 > 퀘벡 > 몬트리올 (캐나다 동부 주요 도시 여행)

2012년 2월  : 로스엔젤레스 > 파닉스 > 그랜드캐년 > 브라이스 캐년 > 자이언 캐년 > 라스베가스 > 밴쿠버 (미국 서부 그랜드 써클 투어)

2014년 4월  : 밴쿠버 (교환학생 추억여행)

2015년 2월  : 샌프란시스코 >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선샤인 3박 5일 여행)

2017년 7월  : 밴쿠버 > 켈로나 > 밴프 > 재스퍼 > 캠룹스 > 밴쿠버 > 빅토리아 (캐나다 여름 로키 산맥)

2017년 10월 : 몬트리올 > 퀘벡시티 > 베셍폴 > 셔브룩 > 몽뜨헝블렁 > 몬트리올 (캐나다 가을 동부 단풍 여행)





그 다음으로는 유럽, 그중에서도 서유럽이 집중적이다. 특이하게 독일이 통째로 빠져있다는 거. 

대체적으로 2년에 1번씩 유럽을 갔네.


2008년 5월  : 런던 - 파리 - 바르셀로나 - 라우터브루넨 - 루체른 - 베른 - 로마 - 폼페이 - 포지타노 - 아말피 - 피사 - 피렌체 - 베니스 - 빈 - 할슈타트 

                 프라하 - 체스키 크롬루브 - 브뤼셀 - 브리헤 - 크녹 (대학생 유럽 일주 여행)

2009년 12월 : 바르셀로나 - 그라나다 - 네르하 - 프리힐리아나 - 세비야 - 리스보아 - 신트라 - 포르투 - 마드리드 - 세고비야  (스페인과 포르투갈 일주여행)

2011년 8월  : 파리 - 리옹 - 안씨 - 니스 - 에즈 - 아비뇽 - 엑상프로방스 - 파리 (프랑스 프로방스 여행)

2014년 8월  : 이스탄불 - 자그레브 - 로비니 - 흐바르 - 스플리트 - 두브로브니크 - 모스크바 (크로아티아 여행)

2016년 8월  : 모스크바 - 상트페테르부르크 - 헬싱키 (러시아 여행)




아시아는 중국 베이징과 홍콩, 일본의 도쿄, 오사카, 교토, 그리고 베트남 호치민과 캄보디아의 씨엠립.

큰맘먹고 갔던 남미는 페루의 리마, 이카, 쿠스코, 마추픽추, 이과수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여름에만 휴가를 쓸수 있는 제한 때문에 아무래도 여름엔 겨울이 되는 남반구에는 가지 못하는 특징도 있다. 

자연환경보다는 섬세한 중세도시를 좋아하는 편이라, 북유럽과 아프리카도 크게 끌리지 않는 편. 



이번 여름 여행은 어디로 가야할까나.

내 마음을 부르는 곳이 어디일지. 

나는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지.

언제 또 누구랑 가게 될지. 


:)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무중  (2) 2018.03.12
불안한 아이  (2) 2018.03.07
늪 - R.I P.  (2) 2017.12.19
단풍 찾아 떠난 캐나다 퀘벡주 로드트립 :)  (2) 2017.10.10
죽기 좋은 날  (1) 2017.08.30
Posted by honey,H
,

늪 - R.I P.

■ 삶/II. 삶 2017. 12. 19. 13:33

 

 

마음 속 커다란 늪 같은거지. 난 이걸 늪이라고 해. 처음엔 발 하나가 빠진 줄 알았는데 무릎, 허리, 가슴팍을 지나 목까지 차오르는거지.
죽을 용기로 살아가라고들 하지만 살아있어야 하는 날이 너무나 길고 끝없고 눈뜨는 순간 순간 힘을 짜내어 살아내는 척 하는게 더 어려운 일이지.
이건 배부른 소리도 나약한 마음도 아니야. 죽으면 모든 문제가 끝나는데 그게 가장 간단한데 살아있는 날 동안 해내야 하는 일들은 어렵기만 해.
원하는 걸 이룬것도 같은데 마음이 원하는걸 이뤄내지 못한 것 같은 삶도 괴롭지. 무의미하지. 내가 나로 사는게 가장 힘들고 버겁지.

무엇보다도 이 늪에서 빠져나와 홀가분해지고 싶은 건 나인데 늪에서 빠져나갈 방법도 가능성도 보이지 않아 발버둥치는 것도 이젠 지쳤을거야.  

 

이런 마음의 늪에 잡아먹힌 것만 같은 시간도 있다고,

그게 생각보다 빨리 끝나지 않고 나를 오래도록 좀먹는 것 같기도 하다고 그렇게 말해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수고했어. 고생많았어.

산다는 고통에서 벗어나 평안 속에서 영원하길. RIP.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안한 아이  (2) 2018.03.07
12년 동안의 세계여행  (0) 2018.02.17
단풍 찾아 떠난 캐나다 퀘벡주 로드트립 :)  (2) 2017.10.10
죽기 좋은 날  (1) 2017.08.30
DELE A2 Apto! 합격!  (6) 2017.08.24
Posted by honey,H
,

단풍국 시그니처 :-)


 


아직 여름 로키 여행기의 반도 쓰지 못했는데,
추석 연휴 동안 캐나다 동부 퀘벡주 곳곳을 다니며 단풍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젠 열심히 일하면서 여행기를 쓸 일만 남았네요.
다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길 바랄게요!
:)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년 동안의 세계여행  (0) 2018.02.17
늪 - R.I P.  (2) 2017.12.19
죽기 좋은 날  (1) 2017.08.30
DELE A2 Apto! 합격!  (6) 2017.08.24
미소를 잃지 말아.  (5) 2017.05.23
Posted by honey,H
,

죽기 좋은 날

■ 삶/II. 삶 2017. 8. 30. 14:52

 

청명한 아침이었다.

어제 내린 비로 하늘은 깨끗하고도 멀게 느껴졌고

햇살 사이로 부는 오전의 바람은 쾌청하고도 제법 차갑게 느껴졌다.

 

잠시 커피를 사러 건물 밖으로 나왔다가

밝은 햇빛,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나는 가을이 왔다라는 생각보다도

북미같다 또 유럽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곳은 이런 건조하면서도 상쾌한 바람이 불더라.

 

그리고 아무런 맥락없이

7~8년전 쯤,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매일 아침 먹었던

커피와 갓 구운 바게트토스트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 때 그라나다 날씨는 오늘 같지도 않았는데.

그 때 그 커피, 그 때 그 고소했던 토스트 향기.

참 좋았었지.

 

그라나다에서 3일 아침을 있었던가,

세비야로는 어떻게 이동했었지?

그 때마신 커피가 에스프레소였나 라떼였나.

이제 디테일한 기억들은 모두 희미해졌는데

그 때 그 그라나다에서의 커피와 토스트가 좋았더라는 추억만 남다니.

 

문득, 죽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은 쾌청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햇살은 좋은 날.

특별한 일 없어도 날씨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날.

그 때 그 그라나다에서의 커피와 토스트가 참 맛있었지!

라고 흐뭇하게 떠올리며 죽을 수 있다면

그런 순간에 죽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죽을 수 있는 순간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행복한 죽음일 것 같다.

 

오늘, 참 죽기 좋은 날이다.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늪 - R.I P.  (2) 2017.12.19
단풍 찾아 떠난 캐나다 퀘벡주 로드트립 :)  (2) 2017.10.10
DELE A2 Apto! 합격!  (6) 2017.08.24
미소를 잃지 말아.  (5) 2017.05.23
슬픈 어른은 늘 뒷걸음만 치고   (2) 2017.05.19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