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7일
세계여행 제 48일 째 (1)
Bruxelles, Belgium

드디어 100편이네요!
60일짜리 여행을 장장 1년반에 걸쳐 쓰고 있어요 ㅠ
사실 다 써놓고는 하나한 시간차를 두며 공개하고 있는거랍니다!
아쉽게도 열을 내며 썼던 저의 캐나다 여행기들은 저의 백업실수로 다...날아갔다는 이 슬픈 이야기 ㅠㅠ
그나마 친구의 RSS도움으로 미국편은 보관중이에요 ㅠ
아마 유럽편 다 끝내면 거꾸로 미국편 나올 순서 ;ㅅ;


그래도! 100편 !!!
꺄 여행도 이제 거의 끝이 나네요,ㅠ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
또!
쉿!





쾰른에서 벨기에의 브뤼셀(Bruxelles/ Brussels) Midi역으로 가는 탈리스를 탔다. 
탈리스 안에서 츄리닝에서 깔끔하게 옷도 갈아입고 Bruxelles Midi역에 내려서 기차를 갈아타고
스탠이 만나자고 했던 Bruxelles Centeral역에 도착했다.

Midi역도 컸는데 Centeral 역은 Metro랑 연결되어 있어서 어마어마하게 컸다.;
이 넓은 역에서 어떻게 Stan을 찾는담?!
나는 공중전화를 찾아 Stan에게 전화를 걸었다.
 
"Helloooo?"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반가운 Stan의 목소리, 8개월 동안 매일 같이 들었고 2개월만에 듣는!
스탠에게 내가 쎈트럴 역에 있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지금 갈테니까 어디어디에서 기다리고 있으랬다.
나는 스탠말을 잘 듣는 착한 Honey,H이라 스탠이 말해준 곳에서 한참 스탠을 기다리며 지루함을 떨치고 있는데
저기저기 훤칠한 금발머리 남자애가 심각한 얼굴로 두리번 두리번 하고 있었다.

STAN!!!!!!!!!!!!!!!!!!

2개월 만에 보는 내 룸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Stan이 반갑다고 꼬옥~안아줬다.
알고보니 스탠이 나보고 Central역으로 오라고는 했는데
쾰른에서 벨기에로 들어오는 역이 Midi역인걸 뒤늦게 깨닫고 혼자 Midi역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거다.
난 그것도 모르고 원래 약속대로 Central역에 왔고 ㅋ



쨌든, Stan을 무사히 만나서 지하철을 타고 Stan네 집으로 향했다.
구글맵에서 본 적이 있는 그 담쟁이가 벽을 뒤덮고 있는 그 집!
스탠이 입이 닳도록 말했던 소세지 dog이랑 인사하고 스탠 아버지랑도 인사하고
3층으로 올라와 지금은 비어있는 스탠 누나방에 짐을 풀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했다.

벤쿠버에 있을때 내가 벨기에에 놀러가겠다고 했더니
질겁한 표정으로 "너가 올때 비가 오면 어떡하지?"라던
스탠의 걱정과 달리 벨기에 날씨는 그야말로 PERFECT!

나와 스탠은 집 정원에 앉아
아까 같이 산 썬더 초코렛바와 식빵에 누텔라를 발라먹었다.
거기에 스탠이 직접 갈아준 포도주스까지!
(스탠은 포도라고 했지만 자몽인듯 했다.ㅋ)

날씨는 눈이 부시게 좋았고
파란 하늘아래, 푸른 잔디가 있는 뒷뜰에
흰티에 청바지만 입었는데 간지가 나는 스탠이
금발머리를 반짝이며 식빵에 누텔라를 발라주고 있어.



나의 유럽 마지막 여행을 이렇게 스탠 왕자님(?)과 마무리를 하는구나 푸하하하하

저 꼬꼬마가 이렇게 훤칠한 훈남이 되다니!

스탠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

날 데리고 어딜 갈지 혼자 끄적거린 스탠 ♥



어쨌든, 오늘의 여행은 브뤼셀 여행이닷!
(여기서부터 갑자기....나의 여행일기가 전부 영어로 쓰여있다..........................헐.......................................)
가이드 북따윈 집에 버려두고 나왔다. 어짜피 스탠이 날 잘 인도해줄 것이리라..................................ㅋㅋㅋㅋ
(.............는 나의 오만한 상상이었다. 8개월을 같이 지내고도 아직도 스탠을 몰랐구나 내가.)


여기는 Palace for Justice, 최고 법정인듯 했다.

Palace for Justice 안에서. 스탠은 친구+가이드+찍사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ㅋ


사실..............난 저 때 가이드 북도 없이 다녔고, 스탠이 정말 열심히. 그러나 너무 정신없이 설명해주는 탓에
유명한 관광지가 어디가 어디라는 건지 제대로 잘 못듣기도 했고; 1년 반이 지난 지금 기억하려니 기억이 잘 안난다.
그리고 사실 기억이 잘 안나기는 벨기에에 있는 동안에도 기억이 잘 안났다.............-_-''''
그래서 지금 여기에 뭐라고 써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스탠이랑 같이 스탠이 살던 도시를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훨씬 즐거웠으니까!
(난 이런 여행이 좋아!! 관광지만 구경하는 그런 여행 말구!!)

이건.........뭐였나.......뭐였지?ㅠ



정말 정신없이 이 골목 저 골목 쏘다녔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지도가 없어서 난 어딘지도 모르는 그 골목들을 , 스탠의 기억과 추억을 따라서 열심히 같이 걸어다녔다.
스탠은 관광지 정보+ 자기의 어린시절 기억들이 있는 곳도 열심히 설명.....ㅋㅋㅋㅋㅋ



여기는 스탠이 고등학생 때 Professional 연극팀에서 활동할 때 연극을 했던 소극장이라고.
요요 쪼끄만 문으로 드나들었다니,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아쉽게도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스탠이 연극팀에서 공연했던 사진들을 봤는데 역시 너도 남자인지라 수트빨.....@_@간지 좌르좌르

노란색 트램이 달리는 브뤼셀 시내. 돌바닥에서 중세 유럽 분위기가 물씬 난다.



.....여기는 어딜까...

여긴 안다. 벨기에 궁전 앞! 우리 쫌 다정해 보이나염.ㅋ


요 궁전앞을 지나가는데 왠 여자애 셋이 와서 스탠보고 사진을 좀 찍어달랬다.
그 애들이 에스파냐어를 하니까 또 오지랖+4개국어 능통자 스탠님께서 아르헨티나식 에스파냐어로 대화를 시작..
마치...오랜만에 만난 친구인 마냥 열심히 수다를 떨다가 빠빠이~하고 헤어졌다 .ㅋ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바로 벨기에에서 가장 유명한 Grand Palace.
유선언니가 입이 닳도록 말했던 바로 그 곳!

여기여기! 지금 보니까 말인데 저 건물들의 직사각형 모양이 와플 무늬랑 상당히 닮았다 히히

Grand palace의 건물 중 하나...

여기도.......앞에 무리지어 있는 저 사람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인듯!


자기네 나라인데 왠지 더 외국인 스러운 스탠...


스탠이 오줌싸는 동상을 보여준다고 길을 안내했다.
우리가 처음 집에서 나올때 둘다 썬글라스를 썼는데 서로 So Vancouverian이라며 깔깔대고 웃었던 기억이 ㅋㅋ
생각해보니 유럽사람들보다는 확실히 북미 사람들이 썬글라스를 많이 끼는 듯 하다.
스탠이 쓴 저 썬글라스도 사실 UBC Sub에서 떨이 쎄일 할때 산거니까 ㅋ

저...저...저 쪼꼬만 녀석이...오줌싸는 동상


유선언니와 스탠이 절대로 실망하지 말라고 그렇게 단단히 일러뒀건만,
정말이지 오줌싸는 동상은 너무너무 작았다; 아..저게 동상이긴 한걸까싶을 정도로...ㅋㅋ
스탠은 오줌싸는 동상에 관한 2가지 설을 말해줬다.
하나는 예전에 브뤼셀에 큰불이 났을 때, 어떤 아이가 오줌으로 불을 껐다는......황당무계한 이야기 한 개와
하나는 또 브뤼셀에 폭탄이 터지려 할때, 어떤 아이가 오줌으로 폭탄 심지에 붙은 불을 껐다는 그나마 그럴싸한 얘기.

뭐어때. 어쨌든 저 오줌싸는 동상은 저렇게 쪼꼬마한데도 벨기에의 가장 유명한 관광상품인데.
스탠은 그랑팔라스에서는 와플을 먹어봐야 한다며 와플가게에도 데려갔다.
우와우.........................요즘(2009)에 한국에서도 유명하는 벨기에식 와플의 원조로군요
와플 위에 갖가지 얹은 토핑들이 완전 먹음직(+보나마나 살찔듯) 스러운 와플!

이것이 바로 원조 벨기에 와플!



벨기에 와플 +초코렛 + 바나나


우리는 바나나를 토핑으로 얹은 와플을 사서 그랑팔라스로 나왔다.
갑자기 스탠이 그랑팔라스 한 가운데 바닥에 털썩 앉더니.......(사람들이 막 오가고 있는데)
나보고도 얼른 앉으란다......................

여...여...여기.......?

스탠은 원래 여기는 이렇게 아무데나 철퍼덕 앉아서 먹는거라면서 주위사람들 개의치 않고 열심히 앉으라고 손짓질.ㅠㅠ
ㅋㅋㅋㅋㅋ그래? 벨기에 사람이 원래 그렇다는데,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고 벨기에에 왔음 벨기에 법을 따라야지.
나도 스탠 따라 사람들이 막오가는 그랑팔라스 한가운데에 철퍼덕 앉아서 와플을 먹기 시작했다.

와구와구 먹고 있는 스탠님.

입가에 초코렛이 짜장면 처럼 묻었을까봐 수줍게(?) 닦아내는 한민님



음~~ 초콜렛 잔뜩 얹은 와플은 달고 달고 또 달았지만 그만큼 맛있었다.
그리고 벨기에 사람인척 하면서 그랑팔라스에 철퍼덕 앉아서 먹는 그 기분까지!
좋아좋아, 난 이런거 좋아 :D, 자자, Stan and Honey - Allonsy!!!!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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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7일
세계여행 제 48째 (1)
Koln, Deutschland
 



프라하 숙소에서 급하게 짐을 채겨나와 프라하 중앙역에서 쾰른(Koln)으로 가는 6시 50분발 기차를 샀다.
기차를 타기 전에 남은 코루나를 탈탈 털어서 (어짜피 다른 유로화 국가에서는 소용 없으므로)
내가 마실 필스너 한 캔과 스탠에게 줄 필스너 한 캔을 샀다.

야간 기차를 타긴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일까,
지금까지는 야간 기차를 타면 침대칸마다 사람들이 꽉꽉 차 있었는데
6칸짜리 침대칸에 나 혼자 밖에 없었다. 제일 윗 침대에 짐을 올리고 필스너를 마셨는데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니 굉장히 착잡하고 외롭고 울고만 싶은데 눈물만 나지 않았다.
겨우 오늘 하룻밤만 혼자 지내는건데, 여행하면서 혼자였던 적도 많았는데
이제 와서 뭐가 이렇게 외롭고 착잡하고 슬펐던 걸까.

지나간 시간들이 너무나 즐거워서,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행복해서
이제는 그런 시간들이 모두 끝나가서 그래서 그렇게 슬프고 속이 상했나보다.


유럽여행 참 즐겁고 재미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슬프고 아쉬운건..
뭐랄까. 바라고 기다리던 것이 이뤄져서 슬픈 그런 것?
항상 되길 바라며 가슴 속에 품어왔던 기대와상상이 현실로 정말 다 이뤄져버려서.
이제는 가슴이 텅텅 빈 것 같아서 슬픈 그런느낌?
- 2008. 06. 17. Travel


그렇게 한참 감상에 젖어 일기를 쓰고 있는데 사촌동생을 닮은 미국인 남자가 들어왔다.
나는 내 기분에 취해 방해받고 싶지 않았는데 이 녀석이 심심했는지 불쑥 내 침대쪽으로 올라와선
체스 한 판을 같이 두지 않겠냐고 물어와서 엉겁결에 둘이서 체스를 두게 되었다.
그렇게 한참 체스를 두다 보니 울것만 같던 내 기분도 좀 진정이 되었고 잠이 들었다.

그동안 야간기차에서는 별 걱정 없이 잘도 잤는데
오늘은 새벽 6시에 쾰른 환승인데다가 나는 ........자명종이 없어서......새벽 6시에 일어날 수 있을지 불안해졌다.;;;
그런 불안한 맘에 새벽 1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깨서는 시계를 보고 잠들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새벽 5시 30분에 완전히 깨버려선 짐을 다 내리고 기차 복도에서 차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기차의 속도가 점점 줄어들더니, 창 밖으로 쾰른 대 성당이 보인다.
운이 좋겠도 쾰른 중앙역 바로 옆에 쾰른대성당이 있었다.
나는 벨기에 브뤼셀로 가는 7시 14분 표를 예약하고 쾰른 대 성당을 구경하러 역 밖으로 나왔다.


이 것이 바로 쾰른의 가장 유명한 쾰른 대 성당,고딕양식의 진수



아직 아침 7시도 채 되지 않은 터라 성당과 중앙역 주변은 쓸쓸하리만큼 사람의 흔적이 없었다.
나 혼자 덜덜덜 캐리어를 끌며 성당 밖을 이리저리 돌아다녔을 뿐.
문득, 환승 시간이 좀 더 길면 성당 문 열때까지 기다려서 성당 내부까지 보고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뭐. 유럽여행 다니면서 성당은 정말 신물이 날만큼 봤다 싶어서....나중에 한번 컬렉션 포스트를 써봐도 될듯?


대체적으로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에 고딕양식 성당들이 세워졌나보다.

이제 슬슬 해가 떠오르는 쾰른의 중앙역



쾰른의 대성당을 흘끗 둘러보고 남은 시간까지 중앙역 내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지친 몸을 쉬었다.
오랜만에 들어온 스타벅스에서 욕심내서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시켰다.
4유로니까 대충 한국돈으로 6500원? ...........비싸군.


쾰른 중앙역 스타벅스 창가에 앉으니 마치 지난 유럽여행에서 갓 돌아온 그런 느낌이 들었다.
파리에서부터 스타벅스 보기가 쉽지 않았다.
뭔가 미국문명에서 한참 동떨어진 세계에 푹 빠져 있다가 이제 돌아온 느낌.
그러고 보면 한국, 특히 서울은 우리 특색없이 너무 미국 문명화 된 것 같다.
-2008. 06. 17. Travel Book.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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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6일
세계여행 제 47일 째(2)
Prague, Czech Republic





날씨는 화창해지고 있었지만, 사실 내 마음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울적하고 무척이나 다운되어 있었다.
이제 여행이 정말 막바지일뿐 더러 오늘이면 그동안 유럽여행의 즐거움과 고생을 함께했던 시은언니와 곧 헤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괜찮은 척 해보려 해도 기분이 너무 멜랑꼴리해서 언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날인데 침울해있었다.

Pentax Mesuper, 프라하의 명물 마리오네트 인형

Pentax Mesuper, 햇살에 비춘 화분.

Pentax Mesuper, 프라하 성 주변의 꽃들로 이쁘게 장식한 레스토랑

Pentax Mesuper


이제 정말 프라하의 웬만한 곳은 다 가보았다. (여행기에 다 쓰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프라하 성에서 나와 다시 한 번 까를교를 건넜다.

까를교에서 뭔가 응시하고 있는 나....뭘 보고 있었을까?



바로 이 까를교의 노장 악사들!


그저께 밤에도 이 까를교에서 연주를 하고들 계셨는데, 그 날하루 나오신게 아니라
아마 이 까를교에서 매일같이 연주하는게 직업이신 분들이신가 보다.
아까 단정하게 수트를 차려입은 악단과는 또 달랐지만 이들로 인해 까를교는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 찼다.


사실 그리고는 우리가 정확히 어디로 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왔다갔다 지나치기만 했던, 블타바 강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내려왔다.
그 곳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았던 프라하와는 또 다른 모습의 프라하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Pentax Mesuper, 블타바 강 아래서 본 까를교

Pentax Mesuper, 노란 벽색깔이 너무 예뻐서. :)


어딘지 모르는 그 곳을 한참 걷다보니 이렇게 잔뜩 그래비티로 가득 찬 벽이 끝없이 이어졌다.
어디 한번 프라하 청년들의 그래비티 실력을 볼까?


관광지에서 마주치는 낙서는 단순한 낙서가 아니라 예술작품처럼도 느껴진다.

Love is FREE, 그래 사랑은 Free인데...

누군가가 철판에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써놓았었나보다. 뒤죽박죽 된 철판.


한참을 걷고나니 배가 슬슬 고파졌다. 그래 어제까지만 해도 매 끼 식사에 중간중간 빵까지 사먹었는데
오늘은 점심시간도 훌쩍 지났어. 우리는 가이드북의 음식코너 제일 첫번째 리스트의 음식점을 찾아나섰다.
Celice라는 이 가게는 시내중심가에 있었는데 내부도 세련되고 일단 덤탱이 쓸 일이 없단다.

이제 이 식사를 함께하고 나면 나랑 시은언니는 정말 빠빠이.
우리는 마지막 우리 식사를 위해 꼴레뇨와 맥주 필스너를 주문했다.
생각해보면 체코에선 매일같이 술을 마셨군;;

보기만 해도 시원한 필스너 우르켈

두..둘이 먹기 벅찼던 꼴레뇨




꼴레뇨는 돼지 정강잇살을 흑맥주에 넣고 구운 요리인데
족발같지만 족발같은 짭쪼롬한 맛은 없고 쫄깃쫄깃하고 아...........쓰는데 군침돈다....................
중간에 이탈리아에서 초소식 여행을 한지라 살도 빠지고 위도 많이 줄어 있었는데
물가가 싼+여행 마지막이라서 예산에 긴장풀린 프라하에서 정말 매끼 먹고 싶은걸 다 먹어보려다
급 폭식모드로 돌아섰다.
저 큰 꼴레뇨를 언제 둘이 다 먹나........라며 걱정했으나, 아주 남김없이, 조각하나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다 먹어주리라 결의에 찬 시은언니

꺅 이 많은걸 어찌 다 먹지? ..라지만 행복한 한민이



Celnice에서 꼴레뇨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왔을 땐, 정말로 시은언니와 헤어질 시간이었다.
프라하 중앙역에서 6시 50분 기차를 타려면 이제 민박집에 돌아가서 얼른 짐을 싸서 나와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이젠 마지막이라는 그런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Celnice가 있는 그 작은 광장에서, 그동안 함께 여행하느라 즐거웠다고 곧 한국에서 보자고 약속하며
주영오빠와 헤어질 때와 마찬가지로 허둥지둥 헤어져버리고 말았다.

언니는 종종걸음으로 프라하 시내속으로 사라졌고
나 역시 시간의 촉박함에 쫓겨 그렇게 프라하 여행을 끝내고 서둘러 짐을 챙겨 나왔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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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6일
세계여행 제 47일 째(1)
Prague, Czech Republic


오늘은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날, 저녁에는 벨기에로 가는 야간기차를 타고 떠나야 한다.
하, 근데 또 비가 내려싸...........그만좀 내려싸.........

아침일찍 시은언니와 프라하 성 내부 관광에 나섰다.
프라하 성은 16세기말까지 보헤미아 왕가의 궁전이었던 곳이란다.

프라하 성 들어가는 입구에 초소병이 서있었다.


성 내부와 프라하 성의 가장 중심인 성비타성당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사진도 찍었지만
1년 반이 넘은 지금 사진만 보고 이것이 뭐였는지, 어디였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그래서 가볍게 넘어가자;

여긴 아마 왕궁 내부일꺼야.

.....고문실이었는데 도대체 저 기구는 어떻게 쓰는 거였는지 내가 시범을 보여봤다.


프라하 성 내부는 성 비타 성당과 왕궁과 성 이르지 교회, 수도원등으로 이뤄 있는 작은 마을 같다.
그 중에서 황금 소로(Zlata Ulicka)는 연금술사들이 거주하던 좁은 골목으로
색색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늘어져 있는데 대부분 선물가게로 이용되고 있다.
어제 체스키도 아기자기한 동화마을 같았는데 여기 황금 소로는 조금 소박하면서 선물가게 다운 귀여움이 있달까
거리 자체가 귀엽고 소박해서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사진까지 찍기에도 좋고!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이쁜 선물가게들이!


각 집마다 창틀도 아기자기 귀엽다

예쁜 그릇과 찻잔을 팔던 가게

소박한 창 밑에 작은 화단




나랑 시은언니도 선물 가게를 돌아다니다가 각자 귀걸이 한 쌍을 샀다. 언니는 빨간 귀걸이를,
난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파란 눈물모양의 귀걸이를 샀는데, 얼마전에 탁자 위에 놓아놨다가 한 쪽 유리가 깨져버렸다.ㅠ
이잉 다시 살 수도 없고ㅠㅠ 나의 관리 부주의 ㅠㅠ


바로 이 고양이 무늬의 선물가게에서 기념으로 귀걸이를 샀다^^

아저씌, 뭘봐요! ㅋ



이게 바로 성 비타 성당. 10세기부터 짓기 시작해서 겨우 1929년에 완성되었다는데..몇 년을 지은거니..;
성당 건축 양식은 딱 고딕양식인데 앞의 화려한 꽃무늬 양식은 노틀담 성당을 떠올리게 한다.


저어~뒤의 성 비타 성당과 함께. 비가 와서 나의 표정은 썩는구나.

비가 와도 신나는 척~기분좋은 척~ 신발엔 물이 질척질척 새고있지만~


아마 왕궁 정원이었나보다. 프라하의 날씨는 계속 흐리다가 비가 오다가 흐리다가 비가 오다를 반복했다.
여행 초반 나의 아디다스 신발 밑창에 물이 새는 바람에 워싱턴에서 새로 신발을 샀는데
정말 너무 열심히 걸어다녔나 ㅋ 2주만에 저 폴로 신발 밑창이 또 떨어져버렸다.
그래서 비가 오면 또 신발에 물이 차...........질척질척...........
여행할때 비가 오는 건 괜찮아. 근데 신발에 물차는 건 진짜 싫어................다음번 여행 땐 장화 신고 갈테다!!!!


프라하 성에서 내려다보이는 프라하 시가지. 체스키와 마찬가지로 빨간 지붕들이 빼곡히 차있다.



프라하 성에서 나왔을 때는 차츰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아 다행이야 :)
프라하 성 밖에서는 멋진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멋지게 수트를 입은 음악가들이 수준높은 연주를 하고 있었다.
그저께 까를교에서는 이렇게 멋진 옷을 차려입지는 않았지만 노장의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유럽에서 참 많은 악사들을 만났다.
파리 세느강가에서 신나게 아코디언을 연주하던 악사, 바르셀로나의 고딕지구에서 이름모를 악기를 두드리던 훈남,
로마의 산탄젤로 다리에서 클라리넷을 불던 남자, 피렌체 베키오 다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악사아저씨.
그리고 지금 내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디선가 내게 그 곳을 떠올릴 음악을 선물해준 많은 거리의 악사들.
내가 유럽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악사들의 멋진 연주와 함께 비내리던 먹구름은 가시고 차츰 하늘이 개여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프라하 성벽 위에 지어진 카페. 느긋하게 커피 한잔 하고 싶었지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쉽게도 들어가보지 못했다.



프라하 성에서 내려와 걷는 이 작은 골목

프라하 성에서 내려가는 길목

at Prague, the last day.


자,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디로 가야할까?
Posted by honey,H
,
2008년 6월 15일
세계여행 제 46일 째 (2)
Cesky Krumlov, Czech Republic



Pentax Mesuper. @ Lazebnicky Most (이발사의 다리에서)


체스키의 이발사의 다리
졸졸졸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은 햇빛을 즐기고
강 건너 레스토랑에서 치는 조금은 조율이 필요한 올드한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슬픈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아련하고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가..........

- 2008. 06. 15. Travel Book.

옛 시가지에서 이발사의 다리를 건너서 체스키 성탑으로 향했다.

체스키 성에 가능 동안 만난 귀여운 곰돌이, 도시 자체가 이렇게 아기자기하다.


Cesky Krumlov Zamek. 체스키 크룸로프 성.
체코에서 프라하 성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큰 성으로 세계 300대 성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13세기에 처음 지어져16세기 르네상스 양식으로 개축하고,
17, 18세기를 거치면서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으로 개보수했다하니
그야말로 유럽 건축 양식의 살아있는 역사?!

성탑 끝까지 올라가면 체크시의 경관을 360도 파노라마로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영차영차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 아기자기한 빨간 지붕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문화재!

올라왔으니 기념 사진도 한 장 찍어주자 :)


처키의 인형 따라하기인데 처키같지 않고 순진해뵈는 시은언니;

연기에는 역시 눈빛이 중요하다. 악랄한 눈빛 발사


체스키 성에서 내려오다가 우리는 그만 또!!!!!!!!!!!!!!!!!!!!!!!!
원통형 빵의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뿌리칠 수 없는 유럽 최고의 간식으로 등극하셨습니다.

바삭바삭 구워지고 있는 빵ㅠ

먹을 때 생기가 돕니다......



파스텔 벽과 아기자기한 창문, 정말 도시 전체가 예술작품 같은 체스키

좁은 골목길을 길 잃고 헤메는 것이 즐거운 체스키 도보 여행


체스키 자체는 굉장히 작아서 2~3시간 걸어다니면 도시 구경을 다 할 수 있었다.
나와 시은언니는 아까 체스키 도착하자마자 사둔 프라하행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그렇게 오후4시 쯤 프라하 행 버스를 탔고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 여행으로 피곤했던 우리는
프라하로 돌아오는 3시간 내~내~ 그대로 꿈나라로 고고씬~


비쌌지만 맛있었던 마르게리따 스트로베리 Iced.


프라하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캄캄한 밤이었는데
사실 나는 이 날이 프라하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자,
시은언니와도 함께하는 마지막 밤이었다.
내일이면 프라하를 조금 구경하고 나는 스탠이 있는 벨기에로
야간기차를 타고 떠나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거의 한달 가까이 유럽여행을 함께한 시은언니와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바츨라프 거리에 있는 아주 비싸보이는 (실제로도 비싼;)
 칵테일 바에 들어갔다.

내부가 굉장히 고급스러운데 비해 배낭여행객 차림의 나와 시은언니 복장이 좀 불량해보였지만 웨이터는 친절하게 우리를 창가쪽 자리로 안내해줬다.
나는 마르게리타 스트로베리 Iced를 주문했는데
슬러시같은 칵테일 위에 생딸기가 가지런히 썰어져 얹혀있었다.

보통 한끼에 130코루나 정도 하는 이 나라에서
칵테일 한 잔이 170~190 코루나였으니 비싸긴 비쌌다.
근데 분위기도 그렇고 칵테일 맛도 좋으니 it doesn't matter!


라이브 연주중이던 두 남자. Bar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그렇게 분위기에 취하고, 칵테일에 취하고, 라이브 음악에 취한 채로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들어오는 순간, 누군가와 함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게 정말 '누구'인지 내가 모르겠다는 거.
**가 옆에 있었다면 난 행복했을 것 같은데,
조금 슬픈건, 이제 **가 점점 생각나지 않는 다는 거.
- 2008. 06.15. Travel Book.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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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5일
세계여행 제 46일 째
Cesky Krumlov, Czech Republic

오늘은 프라하 인근의 작은 도시인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에 가기로 했다.
프라하에서 체스키까지 가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버스를 타고 가는 건데
어제 프라하 도착하자마자 체스키가는 버스표를 예약하려 했지만 이미 매진............................

그러나 우리는 굴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나와 시은언니는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고, 나는 우리집 숙소에서 체스키에 가고싶어 하는
한국인 남자분 두 분을 끌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휑..........한 기차 내부..;

기차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한적한 풍경을 달리는 자전가



기차를 타고 체스키에 가려면 중간에 환승을 한 번 해야 한다.
우리는 환승역인 체스케 부데요비체에 내려서 그 다음 기차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상하게......우리가 타야할 기차가 보이지 않는다;;
점점 환승 시간은 다가오는데 플랫폼이 어디인지 몇 번 기차인지 알 수가 없어서
역무실에 들어가서 물어봤더니,
아뿔싸!

기차<>기차 환승........이 아니라...
기차<>버스 환승이니까 얼른 기차역 밖으로 뛰어가서 버스를 타란다;!
헐........................!!!!!!!!!!!!!!!!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우리는 기차역에서 한참 뛰어 체스키로 향하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

드디어 점심시간 조금 아니 되어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 :D




아기자기한 동화마을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체스키


버스가 내려준 곳은 체스키 시가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조금 걸어내려가야 했다.
드디어 체스키 시가지가 보이는데 확실히 이미 현대화되어가는 프라하보다 훨씬 중세의 느낌이 물씬 났다
체스키 구시가지에 들어오자마자 우리 눈에 띈 것은 바로......
어제 프라하에서 먹었던 원통모양의 빵!

....그게 뭐냐고?........
아, 사실 어제 프라하 편에서 살짝 생략했기 때문에 여기서 회상해보도록 하겠어요.
어제 프라하 시내를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갓 구운 빵냄새+시나몬 가루 냄새가 솔솔 나면서
사람들이 어느 가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을 발견!

사람들이 줄을 서서 열심히 기다리고 있던 그 가게.


바로 이렇게 생긴 원통형 빵을 파는 가게! 이름은 알 수 없는ㅠ

열이 오른 원통형에 밀가루반죽을 붙여서 살살 구워서 설탕가루를 뿌려줍니다.



하나에 45Kc(코루나)로 살짝 이 빵 한개가 이 정도 가격인게 비싸다는 생각은 했지만
(게다가 속도 텅텅 빈 껍데기인데!!)
방금 갓 구워서 겉은 바삭하며 속은 살짝 쫀득한데 설탕과 시나몬 가루를 살살 뿌린 이 빵 맛에
나는 프라하에서만 그 자리에서 2개를 사 먹었다....................
(24시간 교통권이 80코루나인데....빵 2개에 90코루나...-_-)

그런데 체스키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게 이 빵이라니;!
거기다 관광지라고 50코루나.............................라고 해서 안사먹을 내가 아니지. 어짜피 프라하 뜨면 못 먹을 텐데.

역시 먹을 때 행복한 우리들입니다.

빵뜯는 내 눈가에서 생기가 이글이글



이름모를 저 갓구운 빵을 뜯으며 체스키의 골목골목을 훑으며 걸어가니
체스키에서 제일 유명한 체스키 크룸로프 성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골목길 끝으로 보이는 알록달록한 체스키 크룸로프 성탑!

바칸민을 찾아라~! 하낫,둘,셋!


알록달록한 체스키 성탑은 정말 동화책에서나 볼 법한 그런 성탑이었다.
꽤 길고 긴 여행을 하면서 각 나라마다 특유의 건축양식이라던가 도시 분위기가 있는데
체스키를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마치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 같은, 그런 동화같은 도시였다.

으항항항, 아주 잘 어울린다.


금강산도 식후경!!
금세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나와 시은언니는 허기진 (아침에 함박스테크도 먹고 아까 빵도 먹었잖아!!!)
배를 채우려 대충 가게 앞 메뉴판에서 음식과 가격대를 살펴 본 후,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체스키가 작은 도시이고 프라하만큼 유명하지 않아서인지 가이드 북에 소개되어 있는 레스토랑은 호텔 레스토랑 뿐;

그러나 우리가 들어간 레스토랑은 운이 좋겠도 야외 테라스에서 체스키 성탑이 한눈에 보이는 그런 명당이었달까?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바로 보이는 체스키 성탑 스케치를 하고 있는 나.


내가 주문한....뭔지 알 수 없는 그것과...

시은언니가 주문한 파스타 :)



값은 좀 비쌌던 것 같은데,
일단 프라하 물가가 일반 서유럽 물가보다는 싸기도 했고 또 다른건 아끼더라도 음식 먹는데는 아끼지 말자는
나와 시은언니의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둘만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기에 거리낌 없이 먹고 싶은 걸 시켰다.
거기에 시원한 맥주는 야외 테라스에서의 오찬을 즐기는 플러스 알파!

우리는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하고 수다를 떨고 여유를 부리고서야
저 알록달록한 체스키 성탑에 오르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경관 좋은 테라스에서 가볍게 맥주를 한 잔 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긋하게 스케치를 할 수 있던 여유로움.
 

그때 그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스케치했던 체스키 성탑. 지금 보니 많이 어설프지만 내겐 추억이니까.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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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6. 14
세계여행 제 45일 째 (1)
Prague, 


빈에서 프라하로의 이동! 이번에는 기차가 아니라 버스로 이동했다.



우리에게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익숙한 그 프라하. 프라하 성의 야경이 정말 황홀하다는 그 프라하.
그런데 나는 아직도 프라하만 생각하면 열불이 난다. 왜냐고? 차근차근 설명해드리지요.

학생 아니어도 탈수있는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 !

아침일찍, 체코로 떠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짐을 꾸렸다.
아직 유레일 패스가 쓰이지 않는 체코로 가려면
원래 기차를 갈아타고 가야 하는데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서
빈에서 프라하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를 알아냈다.
게다가 학생 할인 받으면 기차값보다 싸고!

Student Agency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노오란 버스를 타면 빈에서 프라하까지 
한번에 데려다 준다 .
버스도 신식 버스에 셀프로 음료수까지 
뽑아 먹을 수 있어서 편안하게 
프라하로 이동했다.



프라하에 도착해서 나와 시은언니는 숙소를 따로 예약하는 바람에 잠시 헤어져야 했다.
나는 주영오빠가 추천해주고, 또 인터넷에서 최고 좋은 평을 받는 **민박집엘 예약했는데
분명 인터넷으론 픽업을 하러 온다고 했지만 전화를 하니까 버스를 타고 오라했다.
사실 난 프라하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어서
그쪽에서 가르쳐준 버스 정류장이 어디있는지 또 버스표는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는데다
영어를 쓰는 국가가 아니라서 어디 물어보기도 힘든 그런 상황....;
정말 캐리어를 끌고 버스터미널을 10번은 더 뱅뱅 돌고 나서야 겨우 민박집에 가는 전차를 탔다.
캐리어 끌고 말도 안통하는 그 낯선 도시에서 버스터미널을 10번째 돌때 진짜......거의 빡돌았다.
캐리어도 무겁고 도대체 거기서 가르쳐준 버스정류장은 보이지도 않고 거의 미아가 된 그런 느낌?
근데 ...분명 민박집 주인이 4정거장 뒤에서 내리라고 했는데
3정거장 째 되니까 아저씨가 종점이라며 내리라는게 아닌가;;;;;;;;;;;;;;;;
분명 방향도 맞는데?;;;;
어떨결에 내려서 다시 민박집에 전화하려고 공중전화를 찾아 또다시 뱅뱅 돌았고
없는 체코 동전을 탈탈 털어서 전화를 시도했지만 망할 공중전화가 동전을 다 먹어버렸다...
ㅔㅈㄷㄱ해ㅏㅓㄱ려ㅑ학릳ㅈㅁㄹ야ㅕㅐㅓㅏㅁㅈㄷ리ㅏ어ㅡ너가ㅣㅈㅇㄹ포자ㅣ!!!!!!

...그때 진짜......터미널에서 정류장을 못찾아서 한시간동안 혼자 뱅뱅 돌아다닌것도 짜증났는데
엉뚱한 역에 내려서 지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는데
전화기 찾는데 또 한시간 쓰고, 있는 동전 다 털었더니 동전을 먹어?!!?!??!!!!!!!?!?!?!!!!?!?!?!


........


화도 화지만,
민박집 까지 찾아갈 수 없다는게 더 문제였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찾아가란 말이야 ㅠㅠ
그때 진짜 절박한 마음으로 내 또래로 보이는 핸드폰 외판원에게 돈을 주고 핸드폰을 빌려서
다시 민박집에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런데 너무 편안하게 한다는 말이,
 "아 맞다. 거기 공사중이라 한정거장 전에 차가 끊길꺼에요. 거기서 언덕따라 쭈욱 올라와요"

......

아........제일 처음 말해줬음..내가 이렇게까지 힘빼고 시간쓰고 돈날리지는 않았을꺼 아니에요.
인터넷카페에서 친절하다는 둥, 음식이 맛있다는 둥  칭찬이 자자했는데
정말 너무 성의없는 태도에 나는 열뻗쳐서 정말 쌍욕이 나올 정도였다.
아니, 이렇게 영어도 안통하고 낯선 도시에 찾아오는 손님을 뺑뺑이를 돌리다니! 픽업도 안해주고!


그래서 또 낑낑 캐리어를 끌고 언덕을 기어올라가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갔는데
아무도..................왔냐는 사람이 없다...................................................
손님은 왔는데...........주인이 나와보질 않아..............................................
장난하나............................................................................................

 
아씨, 내가 이때만 생각하면 유랑 싸이트에 완전 불만폭발 글을 올리려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함박스테이크가 나와서 ...........................................(..........난 먹는거에 약한 뇨자)

꺄~ 시원한 흑맥주! 버드와이저의 원조!

그렇게 프라하 시내에서 뺑뺑이를 돌고는
다시 프라하 시내에서 시은언니를 만나
프라하의 흑맥주를 마시러 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버드와이저'의 원조가
사실은 프라하의 흑맥주 부드바르(Budweiser Budvar)! 
우리가 살짝 이른 시간에 레스토랑에 들어왔는데
흑맥주를 시키자마자 금세 사람들이 들어차서
레스토랑은 시끌벅적 만원을 이뤘다.

시은언니랑 시원하게 흑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
그 유명하다는 프라하의 야경을 보러 프라하 성으로 향했다.


주영오빠랑 헤어진 후로 다시 네비게이터가 된 나.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더라....


프라하 구시가지는 작고 아담해서 야경이 유명한 까를교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도를 들고 미로같은, 낯설어서, 밤이어서 미로같은 그 골목들을 요리저리 헤집고 다녔더니 금새 까를교에 닿았다.
까를교에는 역시나 세계 유명 관광지의 명성만큼 사람들도 바글바글.
야경보다는 노을 지는 풍경이 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아 노을을 살짝 맛볼수 있었다.
지금부터 한번 그 유명한 프라하의 야경을 보러 가~볼까나~~

프라하 성의 실루엣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네요.

블타바 강 너머의 프라하 성. 실루엣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 군요

블타바 강에 비친 노을의 오묘한 색감이 아름다웠다. 나는 이런 그라데이션이 들어가는 색들이 좋아.


구시가지 쪽에서 천천히 까를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무려 1350년부터 짓기 시작해서 150년만에 완공된 이 오래오래된 까를교에는
 다리 양쪽에 15개씩 체코 성인들의 조각들이 서있었다.
(로마의 천사의 성 앞에서 보았던 천사들 조각상이 새겨져있던 다리때문에 일종의 기시감이 느껴졌다.)

까를교 위의 예수 상. 노을지는 하늘에 십자가의 실루엣이 엄숙하게느껴진다.

전형적인 유럽풍의 가로등. 앤티크하면서도 분위기 있어서 참 좋아했던 이런 디자인.


까를교를 건너고 있는데 갑자기 프라하 성에 불이 켜졌다.
깜깜해서 실루엣만 비추던 프라하 성에 불이 들어오니 갑자기 노을지던 프라하에서 드디어 프라하의 야경이 되는구나.

아직 노을이 채 가시지않았는데 프라하 성에 조명이 켜졌다.

강 위에 떠있는 것 같은 프라하 성이 운치있어 보인다.


이렇게나 사진으로보면 아름다운데,
내가 그때는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였나. 아니면 이날의 이 모습이 프라하 야경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해서였나.
사실 생각보다 프라하의 야경은 내게 밋밋하게 느껴졌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 멋있다는 뉴욕시티의 엠파이어 빌딩 꼭대기에서 보는 뉴욕시티의 야경도 생각보다 별로라고 생각했으니.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야경은 아마 이탈리아 포지타노의 야경이었던 것 같다.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지 알 수 없던 그 칠흙같던 밤, 밤하늘에 총총이 박힌 별과 절벽에 총총히 박힌 불빛.

비행기가 지나간 하얀 자국이 마치 유성우가 떨어진 것만 같다. 소원을 빌어야할것 같아.


어쨌든, 내게는 그다지 감흥이 없는 야경이었지만 사진 찍기에는 참 분위기 좋은 곳이 아니었나 싶다.
까를교 동상의 실루엣들과 블타바 강에 둘러싸인 프라하 성.
이 모든 아름다움을 맘 편히 즐기기에 어쩌면 프라하로 입성하는 순간의 고생의 기억들이 가로막고 있었을 지도.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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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6. 13
세계여행 제 44일 째 (2)
Halshtat, Austria

 


광산마크가 또렷한 할슈타트

사실상 소금광산 내부 관광보다는
방한복을 입고 우리들만의 개그쑈를 펼친
소금광산 투어는 그렇게...사진만을 남긴채 끝이 났다. =_=

소금광산은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높은 산 중턱에 있어서
그 곳에선 호수를 끼고 있는 작은 할슈타트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난 왜 그렇게 시은언니가 이 곳에 오고자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사실 스위스와 별 다를 바 없어보였다
높은 산에 둘러싸인 한적한 산골 마을
.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자연경관 좋은 할슈타트

할슈타트를 대표하는 경관이랄까. 저 산과 산 사이가 파란 하늘이었다면 더 예뻤을텐데.

hanmin in Halshtat, Austria.



사실 할슈타트는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로 선사시대부터 바위 소금을 채굴해온 것으로
무려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도시로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관광지로 급 부상하고 있는데
마을은 작지만 깨끗하고 맑은 호수가 있어서 여름엔 사람들이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작은 마을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서 사진찍으며 구경하기 좋다.
특히 사진찍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자연경관+아기자기한 마을때문에 좋아할만한 도시!


저기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시계탑은 할슈타트의 상징!

장미꽃이 이쁘게 핀 어느 집 앞에서 :D


마침 비도 그치고 해서 마을을 좀 더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우리는 당일치기로 할슈타트에 왔기 때문에 서둘러 빈으로 돌아가야했다. ㅠ
급하게 기념사진만 몇 장 찍고 얼른 할슈타트 역으로 고고씽!


저렇게...수건을 뒤집어 쓰고 있었던....-_-



춥고 배고팠던 할슈타트에서의 짧은 여정이 끝나고 빈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몸도 피곤한데 다행히도 아무도 없는 1등석에 편히 앉은 우리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우리가 할슈타트를 떠나기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날씨가 싸악 개더니 햇살이 짱짱 나기 시작했다;;;;;;


아 제발........................이러지 말자고요...............정말 내가 비를 몰고 다녔단 말인가!!!
여기서 잠시 되짚어보는 나의 수중여행.
토론토(비)-나이아가라(폭우)-몬트리올(비)-퀘벡(해)-뉴욕(비)-워싱턴(비)-필라(비찔끔)
-런던(해)-파리(비)-바르셀로나(해+비)-스위스(해+비)-이탈리아(해..)
.......................해뜬날보다 비온날이 더 많았던 나의 세계여행...아 정말 내가 비를 몰았나봐....

갑자기 쨍하고 맑아진 하늘;

갑자기 맑아진 하늘에 어이없어 허탈해진 나..;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는 일기장에 아주 길고 긴 나의 '인연'에 대한 회고의 글을 썼다.
그때 뭐가 그렇게 쓸말이 많았는지..내 인생을 천천히 되돌리면서 내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정리하며 글을 썼었다.

빈으로 달리던 기차가 잠시 기차역에 멈췄는데, 아 창밖으로 보이던 노을의 모습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나는 카메라를 들고 기차에서 뛰어내려 기차 끝까지 미친듯이 달려가서 떨리는 손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온 하늘을, 그리고 그 기차역이 있던 세상을 붉은 빛으로 가득 메웠던 노을이 너무 멋져서.

입을 다물지 못하며 정신을 놓고 노을을 바라보는 내 옆에서
차장 아저씨가 내게 엄지손가락을 들며 씽긋 웃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노을앞에서는 말의 통하고 통하지 않음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씽긋 웃는 그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2008. 06. 13. 어딘지 알 수 없는 오스트리아에서.



어쩔 때 사진은 보이는 것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눈물이 날만큼 - 가슴이 벅차 두근거릴만큼 아름다운 것들은
 아무리 열심히 담아도 사진속에 담기지 않는다.

Posted by honey,H
,
2008년 6월 13일
세계여행 제 44일 째(1)
Halshtat, Austria



1등석칸을 전세낸 유럽여행의 간지녀들ㅋㅋ

어제 하루로 빈 관광은 끝을 내고
아침일찍 일어나서 (여행다니면서 늦잠을 자본적이 없다;;)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할슈타트행 기차를 탔다.
사실 난 자연경관 구경하는건 좋아하지 않아서
할슈타트에 가기 꺼려졌지만
그래도 언니랑 따로 다니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그냥 덥석 (귀찮은) 할슈타트 여행에 나섰다.

점심때쯤하여 할슈타트에 도착했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제에길.
난 맨날 이렇게 자연경관만 보러가면 비가와....
기차에서 내리면 배를 10분(?) 정도 타고 할슈타트로 들어간다.
배에서 내리면 케밥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가벼운 점심식사 한끼로 괜찮다 :)


그런데...문제는...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웠다는 거다.
햇빛 짱짱한 이탈리아보다 위도가 한참 높은 오스트리아는 그 자체로 날씨가 서늘한데다가
나는 감기기운에 우산도 없이 비도 맞고 옷도 얇아서 그야말로 이를 덜덜덜덜 떨어댔다.
참고로 추위를 끔찍히도 못견디며 끔찍히도 싫어하는 내가
이 상태로 산속의 할슈타트를 비맞으며 구경한다는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소금광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에서 내려다본 호숫가의 할슈타트


그런데 여기가 또 관광지인지라 물가가 너무 비쌌다. 옷 가게 같은건 보이지도 않고 그저 기념품 샵뿐...
옷을 한번 살까 했는데, 이제 더 이상 입을 일도 없을 옷을 10만원씩이나 주고 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이렇게 덜덜 떨면서 관광했다간 나 진짜 내일 체코는 커녕 민박집에서 앓아누울 것이 뻔했다.
그래서....그래서......그래서.....생각해낸게.................................
편의점에 들어가서.....................................................................
아주 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은 타올을 하나 사서..........................
반을 갈라서 망토처럼 뒤집어썼다....................................................................
(우리가 타올을 사자마자 점원에게 잘라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나이가 좀 지긋한 여성점원은 친절하게 그리고 열심히 타올을 잘라주었다. 우릴 안쓰럽게 바라보며..........)

우리를 추위에서 구원해준 얼룩말망토.

아자아자아자! 추위따위! 감기따위!



그래. 난 괜찮았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이보다 더 한 일들도 많았다.
이런 망토따위, 내가 지금 얼어죽기 일보 직전이라는데 따뜻하기만 하면 됐지. 창피할 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28살의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시은언니는 심히 부끄러워했다.ㅠㅠㅠㅠㅠ

그렇게 소금광산견학을 하러 케이블을 타고 산중턱의 소금광산 안내소로 찾아갔다.
매 시간마다 투어가 있는데 동굴 안은 춥다며 우리에게 방한복을 주었다 얏호!!!

근데.....생김새가....죄수복같았다..........................OTL


호잇호잇. 자주색입은 나

아기공룡 둘리라고 해도 믿을것 같은 시은언니

안내소의 사진자료들을 둘러보고 있는 같은 투어조의 할머니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투어 집결지로 모였는데
사람들이 광산에 관한 사진들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너무 춥고 배가고프고 수건을 뒤집어쓰곤 정신이 나가있었던 걸까.
갑자기........................사진들과 놀기 시작했다.

반가워요. 나이스 투 미츄:)

처음뵙겠습니다. 꼬레아에서 온 시은이에요.

무거워요 얼른 끌자고!!

으아아아아아아 드릴이 날 뚫고 있어!!

아저씨 눈부셔요1111

단체사진 :D


지금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하나도 안웃긴데
그땐 정말 무슨 웃음가스라도 마셨었나보다.
처음 한장 찍을땐 그냥 웃겼는데, 두장, 세장 찍다보니까 정말 배를 움켜잡고 눈물을 흘릴만큼 웃겼다;
그야말로 나는 웃음보가 터져서 계속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쭈구리고 앉아서 계속 큭큭큭큭 거리며 웃었다.
투어 시간을 기다리던 할머니들이 처음엔 재미있어 하시더니, 나중엔 걱정을 하시더니, 급기야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 너무 웃겨, 키득키득키득..(근데 나 왤케 노랗누;)



우여곡절끝에 겨우겨우 투어를 시작했다; 가이드를 따라가며 소금광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소금광산이 발견되었고 언제까지 개발이 되었고 무슨 사고가 있었으며 등등등.

광산 내의 미끄럼틀!! 타고 내려가야 한다 ㅎㅎ

끝....이 안보이는 미끄럼틀..; 어디까지 내려가는건지 몰라서 무섭다;;;

영어, 독어, 불어 3개 국어로 능수능란하게 설명하던 가이드..인재로군요.


가이드를 따라 동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동굴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또 소금광산에 대한 영상이나 인형극;;도 보고 나면 마지막으로 광산내부를 오고가는 기차를 탄다.

광산 내의 철로.

왠지...사악해보이는 웃음은 뭐지...?;;;


혹시라도 이 여행기를 읽고,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 소금광산에 놀러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사진들과 함께 놀아보시기를 아주 적극 강력 추천드리는 바이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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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2일
세계여행 제 43일 째 (2)
Wien, Austria.


참으로 오스트리아에서는 감흥이 없었나보다.
없었나보다..가 아니라 없었다 사실. 지금 아무리 글을 쓰려고 해도 쓸만한 이야기가 없다는게,
아무리 일기장을 뒤적뒤적해보아도 뭔가 써놓은 글이 없다는게 날 참 슬프고 괴롭게 한다.
오스트리아를 스킵할까하다가.  그래도 꾸역꾸역 써본다.
 

사실 우리가 빈에 도착했던 이 날은 유로 2008이 한창 진행중이던, 그것도 오스트리아와 폴란드가 붙는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마치 우리의 2002년 월드컵때처럼 빈 시내가 유로2008분위기에 흠뻑 젖어있었고
(게다가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모두 빨간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거의 2002년의 한국과 흡사했다;)
시내 중심지에는 각 국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든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뭔가 흥겨워보이기도 했지마 빈의 그 모습자체를 보고 싶었던 나로서는 조금...실망.......많이...실망....

훤칠한 오스트리아 아이들,

요 아이들은 크로아티아, 왼쪽에 폴란드(Polska)인도 합세! 어디든 사진찍는건 다 좋아한다.



신기한건 빈 시내를 걷고 있으면 폴란드 젊은이들이 와서 그렇게 사진좀 같이 찍어달라며 접근하는 거다.
폴란드에는 동양인 여자들이 별로 없는건가? .............그렇담....이 곳이 바로 제 2의 멕시코?!
이미 멕시코에서 단단히 훈련되어있는지라 나는 쏘 쿨~~하게 사진을 찍어줬는데
사진을 찍어주고 나면 요 응큼한 녀석들이 볼에 뽀뽀를 해달라고 한다. ㅋㅋㅋㅋㅋ
나중에 폴란드 한번 원정 가야겠구나.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


또 어디 갈만한 곳이 있을까...싶어 책자를 뒤적뒤적 거리던 나.


어쨌든,
폴스카 청년들의 이쁨을 듬뿍 받고 우리는 오페라가 시작할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그냥 빈의 옛시가지를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어 왠지 이사진은 유럽답다. 좀 모던한 유럽.

그렇게 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유로 2008의 열기로 후끈해진 빈의 도심 한가운데서 아주 수상하게 생긴 녀석을 발견했다.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잔뜩 그려진 바로 이것!!


에...이게 뭐지? 읽을 수가 없다;;


호기심에 돈을 넣고 손잡이를 당겼더니...


에엥....읽을 수 없는 독일어로 된 편지가 나왔다. ㅠㅠㅠㅠㅠ뭐지. 행운의 편지인가?!



저렇게 길거리에서 할 일 없이 돌아다니다가 오페라극장의 표사는 시간이 되서 얼른 국립 오페라 극장으로 고고씽!

웅장한 건물의 오스트리아 국립 오페라 극장!

여기는 오페라 극장 내부. 스탠딩 석에 우리 자리를 표시해놓고 잠시 밖으로 나갔다.

곧 있을 경기 얘기에 (?) 열심히 토론하는 오스트리아 축구팬들.!


잠시 노을이 지는 걸 구경하다가 다시 오페라 극장으로 슝슝!
괜히 오페라 극장안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사실 아파서 표정이 무표정이다....ㅠ



재미없어!!

아아 아픈몸을 이끌고 스탠딩 석에 서있는데
오페라가...너무 음침하고 별로 신이 안났다.ㅠ
무슨 시칠리아 섬 사람과 프랑스 군 과의 갈등,
사랑하는 연인과 아버지와의 관계..
여자 주인공은 노래를 잘 했는데
남자주인공은 멋도 없고 성령도 작아서 오케스트라에 다 묻혔다 ㅠ
즐겁지 못한 공연은 차라리 안보느니만 못했던 것 같다.
나름 돈아까워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지루하기만 했다.
(이럴때 경제학에서는, 어짜피 비용을 지불했으면 그건 매몰비용이니
그 시간에 차라리 나가서 다른 즐거운 한 일을 하라고 가르쳤으나......)

 어쨌든 중간에 .......아마 끝날때쯤 그냥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제는 진짜 너무 오래 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가물치 ㅠㅠ
너무 늦으면 지하철이 끊길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을 걸어가는데 축구경기가 이미 끝났는지 생각보다 시내가 조용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보니 1:1로 비겼다네?
그래도 오스트리아에 있는데 오스트리아가 지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역사적으로 마치 한국과 일본처럼 오스트리아보다 약소국인 폴란드에 동정심도 생겨서 은근히 폴란드가 이기기도 바랐다.

클림트의 키스............


지하철 역 내부벽면에 크게 그려진 클림트의 키스를 다시 만났다.
벨베데레 궁전에서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키스와 다시 마주쳐서 너무 반가웠다.
아무리 그날의 빈이 내게 매력적이지 못했을지라도, 키스가 그곳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빈은 내게  must visit place임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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