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고, 대학교에서의 인간관계는 그만 못하다 한다.
그런데 난 어떻게 된 사람인지, 그 말이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난 어떻게 된 영문인지, 내 인생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될 두 친구를 대학에서 사겼다.
그것도 한 명은 남자동기고, 한명은 사실 대학선배인.
가끔 등하교를 함께하는 연쑤와 칸민
생각해보면 떠돌이 생활을 했던 내가 이렇게나 오랫동안 같은 학교를 다니며
오랜 친구관계를 유지한 것도 특이사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려 5년을 같이 보냈네.
그래도 그 와중에 쑤는 선교사업으로, 나는 교환학생으로, 봉은 군대를 갔으니
잠깐의 헤어짐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이런 세 명의 조합이 탄생하게 된걸까.
그 어느 누구도 서로를 소개한 적 없지만 서로가 서로 친해져서는
우리들은 어느 순간부터 서로 각자할 일을 하다가도 자연스럽게 모이는 그런 사이가 되었달까.
우린 크리스피크림도넛을 사들고 면회도 갔다♥
Anyway,
2학년이 끝나가던 그 겨울방학에, 나는 나중에 늙으면 연쑤와 봉자와 함께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다.
얼마전엔, 쑤랑 봉이랑 셋이서 자취하면 너무 재밌겠다는 생각을 쑤와 함께 했다. 봉은 싸울꺼라며 코웃음을 쳤지만.ㅋ
그리고 대학졸업을 앞둔 지금은, 너무 늙기 전에 연쑤와 봉자와 함께 배낭여행을 가고 싶단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꼭 할꺼다.
진지하게 봉의 얘기를 듣는 쑤. |
3주가까이 미뤘던 얘기를 이제서야 꺼낸 봉. |
쨌든, 천둥 번개가 치고 비가 흩뿌리는 신촌 탐앤탐스의 꼭대기 층에서
봉자의 승리의 야딩 등반얘기에 흥분하고, 칸민의 여행남 얘기에 씁쓸해하다가, 연쑤의 뜻밖의 암초에 함께 머리를 싸매다가.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는데
나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연쑤가 선교를 가고, 칸민이 교환학생을 가고, 봉자가 군대를 갔다가도 이렇게 다시 만나 잘 지내는 것 처럼
앞으로 끝을 알 수 없이 창창한 우리의 앞날에 또 각자의 길을 가더라도
계속 이렇게 함께 고민하고 함께 상의하고 함께 웃으면서 지내는 날들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겨우 작년 사진들인데도 저렇게 흑백으로 만들어버리니 아주 오랫적 사진같다.
마치 중년의 내가 20대의 내 추억을 떠올리는 그런 묘한 기분이 든다.
분명한 건, 나는 항상 연쑤와 봉자를 항상 믿어주는 그런 친구로 남아있을꺼란거.
이미 그 두사람도 언제나 그럴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우리 이렇게 함께 어른이 되자.
이건 연쑤와 칸민과 봉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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