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3)

Bryce Canyon, Utah





Inspiration Point에서 멋진 장관을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아까 이리가 삽질해서 뛰어갔던 Sunset Point로 이동했다.

아침에 이리가 갔을 때만 해도 안개가 가득해서 아무것도 못봤다던데,

네, 한번 곁에 오신 날씨의 神은 저희와 함께하시네요....ㅋㅋ




협곡에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서 돌기둥을 관찰할 수 있는 Sunset Point.


내 카메라 흰둥이 등장! 이번 여행만큼 내가 사진을 안찍은 여행도 없다. (대장오빠가 너무 많이찍어서...)



이미 그랜드 캐년에서 느꼈지만, 

한번 커다란 감동을 느끼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시시해진다는 거.

Sunset Point도 Inspiration Point에 밀려서 감동은 조금 덜했지만,

Sunset Point에는 협곡 아래로 깊숙이 걸어내려갈 수 있는 Trail이 잘 되어있다!

날씨좋은 여름에 오면 그냥 산책하듯이 트레일을 따라 걸어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한번 내려가면 못 올라올것처럼 눈이 아주 그냥 소복소복 쌓여있네요~!



Bryce Canyon from Sunset Point.


단체사진을 보면 이제 우리가 얼마나 친해졌는지 알 수 있다. 서서히 섞이기 시작한 우리 :D


참 신기한게 저 돌언덕의 높이는 누가 저렇게 깎아놓은듯 일렬로 맞춰놓은 걸까?



우리도 철난간을 잡고 조금씩 조금씩 트레일을 따라 협곡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저 아래까지 내려갔는데, 이미 살짝 시들해진 여자들은 좀 내려가다 그냥 도로 올라왔...


막냉이 따라하기 쿄쿄 (니가 나이가 몇살이냐...--)


대장오빠도 트레일에 합세!


트레일에서 걸어올라오는 와중에 일렬로 단사!






자, 이렇게 Bryce Canyon을 알차게 관광하고, 우리는 Zion Canyon으로 갑니다 ♬


G) Bryce Canyon에서 H) Zion Canyon까지!



어젯밤 빗길에 보았던 터널!




날씨는 화창하기 그지 없었다.

그나저나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자이언 캐년으로 가는 길에 딱히 뭐 사먹을 곳도 없고,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우리의 여행도 어느 새 중반을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오늘이 지나면 우리의 여정은 이틀만 남는다.

이제야 조금 서로가 친해지고 있는 것 같았는데, 

여행은 절정을 찍고 조금씩 끝나가고 있었다.





브라이스캐년까지 대장오빠가 짜온 빡빡한 스케쥴도 거의 끝이 가고, 화창한 날씨와 함께 우리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온 것 같았다.

자이언까지 갈길이 한참 남았지만,

우리는 아무도 없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햇살과 함께, 풍경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평화롭다 ♬


다들 내려서 한적한 도로를 찍는데, 나는 *광대*를 폭발시키면서 사진찍어달라고 뛰어가는 중 !


나는 봄인데, 대장오빠는 겨울이네요 ㅋ 아무래도 대장오빠랑 원래 알던 사이라 자꾸 대장오빠랑 찍게된다는..



그렇게 룰루 랄라 노래를 부르면서 신나게 자이언 캐년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느 지점에서 우회전을 했는데, 분명 우리 차의 왼편은 맑고 쾌청한 하늘인데, 오른쪽 멀리 보이는 하늘은 어두컴컴한 먹구름이 한 가득;;;;;

설마......설마......날씨의 神이 우리를 버리고 자이언에서 비를 흩뿌리시려는 건가요...




그야말로 컴컴한 먹구름이 하늘 한가득.




점점 짙어지는 먹구름 속을 달리면서 설마설마 했는데

자이언 캐년에 가까워지면서 정말 세찬 빗방울이 차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전까지 분명 쾌청한 브라이스캐년을 만끽했는데...이 무슨...

저기...날씨의 神님?.....죄송해요. 제가 좀 자만했죠?ㅠㅠ


그래도 오락가락 하는 날씨들을 오가면서도 여러차례 기적처럼 날씨가 맑아지는 경험을 해봐서

우린, 말을 내뱉으면 씨가 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

후두둑 후두둑, 창문을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을 마구마구 내던졌다.


"우리는 분명 완전 파란 하늘의 자이언 캐년 하늘을 보게 될꺼야."


"음, 나는 그럼 오늘 노을을 보고 싶어"


"그래? 그럼 이거 그치면 무지개 떠라. ㅋㅋㅋㅋㅋ"


"헐....무지개 ㅋㅋㅋㅋㅋㅋ...그럼 난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 본다...사막에서 오로라..."


"대박 ㅋㅋㅋ"


그렇게 말도 안도 안되는 온갖 자연현상을 보겠다고 서로 (개)드립을 치며 

비오는 순간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을 하던 이리가 소리를 질렀다.




3...




2..




1..





무지개가 떴습니다 !!!!



!!!!!!!!!!!!!!!!!

무지개였다!!!!!


그것도, 하늘에 걸린 그런 무지개가 아니라, 지평선에서 시작하는 - 

빨주노초파남보 너무나도 또렷한 무지개였다.

우리는 모두 할 말을 잃고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면서 파란하늘이니, 노을이니, 무지개니, 오로라니...해댔는데

정말 우리가 농담처럼 바랐던 무지개가 우리 바로 옆에 또렷하니 나타났다.

그야말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예상치 못한 자연의 선물에 모두 행복해졌다.

우리의 여행도 무지개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과연, 우리는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도 보았을까요?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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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2)

Bryce Canyon, Utah




그 때 갑자기 빨간 잠바를 입은 이리가 옆길에서 갑툭튀!!!

그래그래. 안개따위 사라져버렷!


"야; 어디갔었어ㅜㅠ;;;"


알고보니 먼저 내려갔던 이리는 사람들이 아무도 안오길래,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멀지않은 썬셋포인트로 간건가 싶어서

혼자서 열심히 썬셋포인트까지 뛰어갔다왔다고. 

저 언덕아래서 이리를 찾던 웅이가 울상으 지으며 다시 올라왔다.


"형, 계곡 아래로 떨어진줄 알았잖아요 ㅠㅠ"


어쨌든, 한참을 떨어져서 서로를 찾아다니던 우리는 다시 모여

이제 브라이스 포인트로 이동 :D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브라이스 포인트로 이동하는데

바람따라 안개도 슬슬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래그래, 안개야 모두 사라져버려라 음하하하





자, 이제부터 Bryce Point.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귀↘요↗미~! (..)바람따라 날아간 안개가 모두 이곳으로 왔나봐요...OTL




아까 바람에 몰려갔던 안개가 다 브라이스 포인트로 몰려왔네요? =_=

그/러/나/ 좌절도 잠시.

진짜 이쯤이면, 날씨의 신이 우리 곁에 있다에 (진지해서 궁서체임)

아직 다 못 쓴 싸이 도토리 30개를 다 걸 수 있을 것 같다. (-_-)

이제 독자들도 다 눈치 챘겠지만, 거짓말 안하고, 또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던 거다.

음하하하하 !



[Bryce Point]에서의 파노라마 뷰. 사진 왼편 절벽이 [Inspiration point]


이리랑 투샷 :) 여행 5일째만에 겨우 이리랑도 조금 친해졌다.




선명한 붉은 돌기둥(hoodoo)들과 함께-*



사실 Bryce Point(브라이스 포인트)에서 보는 Bryce Canyon의 모습은 단조롭고 밋밋하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경관이 전부.



눈이 아주 많이 쌓인 길.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보면 

왼편으로 Inspiration Point(인스퍼레이션 포인트)가 바로 보이고, 

그리로 올라가는 길도 있는데

눈이 많이 와서 출입구를 통나무 하나로 덜렁 막아놓았더랬다.


이미 썬라이즈 포인트에서도 안개때문에 제대로 못보고, 

브라이스포인트도 밋밋했던 우리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라는 교훈을 배운 

그랜드캐년 모란포인트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남들이 안 보는 틈을 타, 통나무를 슬쩍 넘어 Inspiration Point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한참 눈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갑자기 탁 트인 곳에 다다랐는데..




3...




2..




1.




Amazing!!!!!! Bryce Canyon from Inspiration Point.


Bryce Canyon from Inspiration Point.



하...........

지금까지 생각도, 상상도 못했던 Bryce Canyon의 거대한 장관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Grand Canyon만큼 온 세상이 다 Grand Canyon으로만 가득찬, 그러한 거대함은 아니었지만,

안개가 말끔히 걷힌 파란 하늘 아래,하얀 눈과 초록색 침엽수림, 그리고 울긋불긋한 hoodoos의 조화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름다웠달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진에서 보지도 못했고,

또 Inspiration point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그저 호기심에 들어와봤던 곳에서 만난 선물같은 장관이어서 

내게는 그랜드캐년만큼이나 감동적이었던 곳이었다.



여행은,

많이 준비하고 공부한 만큼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아무 것도 모를 때, 예상치 못한 것을 만날 때-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는 곳, 가지 말라고 막아 놓은 곳에

남들은 못보는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는 교훈을 또 한 번 얻었다. (-_-;;)





Inspiration Point로 내려가는 길Inspiration Point 를 등지고 올라오는 trail.


Inspiration Point는 한 스팟이 아니라, Trail을 따라 가면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View Point는 위의 왼쪽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한참 내려가야 있는 절벽 끝에 위치해 있는데, 

눈이 많이 내린데다가 펜스같은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어서 조금 위험했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절벽 끝 View Point까지 가는 건 포기.

(가지 말라는 곳에 갔으므로 최대한 위험한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



브라이스 캐년의 파노라마.


지금봐도 너무 멋지네요 :D @ Bryce Canyon





다들 브라이스 캐년의 장관에 넋을 놓고 사진을 찍으랴 정신이 없는 와중에 

웅이가 트레일 끝의 눈이 수북히 쌓인 언덕에 철푸덕 앉아 조용히 캐년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고 있었다.

나도, 트레일 끝까지 걸어올라가 웅이 옆에 털썩 앉았다.



" 정말 멋지지?"


" 예, 누나"


" 사실, 사진기를 통해서 보는 것보다, 난 눈으로 감상하는게 훨씬 좋아.

사진기에는 이 멋진 감동이 다 담기지가 않잖아.  내 눈에 하나하나 담아야지."


웅이는 내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거렸고

나랑 웅이는 그렇게  눈 밭에 앉아서, 눈 앞에 펼쳐진 멋진 브라이스캐년의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여행에 있어서, 마음이 잘 맞는 동행자를 만나는 것도 참 축복이다.


:)






:)


Posted by honey,H
,

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1)

Bryce Canyon, Utah




기념품 샵의 인디언 추장 따라하기



또다시 아침해가 떴습니다~ ♬

뜨긴 해가 어딜 떠.....ㅜㅠ

아침에 일어나서 커텐을 걷어보았더니, 밖에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있었다.

그리고 하늘은 하얀 안개무리.

진짜 왜이러는거니, 왜!왜!!왜!!!



어제 모뉴먼트밸리에서의 추적추적 비와 안개의 협동공격에

그저 차타고 창문너머로 바라보는 관광을 했기에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맑아주길 바랐건만,

어젯밤 확인했던 폭설의 현실화.

왜 슬픈 예보(?)는 틀린적이 없나~ ♬









브라이스 캐년에서 묵었던 숙소는 내부 인테리어가 굉장히 잘 되어 있었다. 숙소 내부 말고, 로비 내부...

이 날 일정이 브라이스 캐년을 보고, 자이언(zion)캐년을 보고 라스베가스까지 가야하는 긴 여정이었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여유만만으로  아침을 먹고, 사진도 찍고...나중에는 라스베가스에서 볼 <O Show>도 예매하고

완전 느긋하게 출발을 했다.


그건 아마....허옇게 낀 안개탓...어짜피 못볼거...


때는 좀 지났지만 크리스마스 장식도 있었다.마치 산장같은 느낌의 루비즈 인.

이렇게 숙소 앞에서 단사도...찍고 여유만만이다 참..





자, 그래도 오늘은 캐년투어 제 2탄! Bryce Canyon!!! 브라이스 캐년! 


Bryce Canyon


유타(Utah)주의 남쪽에 위치한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는 일련의 거대한 계단식 원형분지로,

"hoodoo"라는 미스테리의 이름으로 불리는 핑크색 바위 봉우리가 수백만개가 있다.

브라이스 캐년 협곡의 깊이는 300m 정도로, 굉장히 깊은편이라고.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중. 하늘도 하얗고, 바닥도 하얗다. 이노무 눈, 그리고 이노무 안개 ㅠㅠ


온세상이 하얗게 물들었네요. 아이 신나라?




일기예보에 폭설이 떠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눈이 내린것 치고는 길이 잘 닦여져 있어서 

우리는 무사히 브라이스 캐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국립공원으로 들어오니 하얀 눈밭뿐..........................2007년 겨울의 폭설로 눈만 구경한 요세미티의 악몽이 떠오르네요...


처음 도착한 곳은 Sunrise Point

우리는 일단 수북이 쌓인 눈을 저벅 저벅 밟고 썬라이즈 포인트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낮은 산을 등산하듯이 계속 위로 올라가야 한다.



Sunrise Point를 향해 올라갑니다.



뭐가 보이기나 할까..싶으면서도.ㅎㅎ 제법 친해진 티가 나나?


뺏어쓴 웅이 모자.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지는 캐나다 북쪽의 처칠을 구경하고 온 웅이는, 털이 복슬복슬한 군밤장수 모자를 꺼내 썼다.

옷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모자에 유독 관심이 많은 내가 사진 한 번 찍어보자고 털모자를 빌렸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서 계속 셀카를 찍고 있으니까, 웅이가 그냥 계속 쓰고 있으라고 빌려줬다.

(문제는....이날뿐만 아니라 춥던 덥던 내가 쓰고 다녔다는게 함정...ㅜㅠ 웅아 미안..ㅠㅠ)



하얀 눈을 저벅저벅 밟으며 포인트로 올라갔는데, 우와아아아아아 @.@


네, 여기는 썬라이즈 포인트입니다. 뭐 보이는 사람 손?@!@!


사실 이건, 나중에 두번 올라와서 다시 찍은 사진이다. 거의 코앞까지만 보이고 깊숙한 곳은 보이지가 않아.




안보여.....ㅜㅠ

누가 안개 좀 걷어봐요 ㅜㅠ

뭔가 불그죽죽한 돌덩어리가 있는 것 같은데, 여행오기 전 사진에서 봤던 돌기둥은 하나도 보이지가 않아 ㅠㅠ

안습. 안습. ㅜㅠ

그래도 우리는 15분을 기다리면 안개가 걷힌다는 근/자/감/이 있어서 열심히 기다렸는데

안개 따위...걷히지 않아....근자감이 우릴 배신했다. 


나무에 매달린 웅. 웅이는 이거저거 직접 경험해보는걸 좋아했다.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나무. 뿌리들이 어째 다 나와있노?


아무것도 안보이는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기념사진...=_ㅠ




아무리 기다려도 안개는 걷히지 않고, 우리는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기위해 썬라이즈 포인트에서 내려왔다.

한참을 걸어내려왔는데, 먼저 내려간 이리가 주차장에 없는 것이었다.

원래 항상 앞서 다니는 이리라서, 먼저 내려간줄 알았는데 있어야 할 곳에 사람이 없어.....


그래서 중간에 다른 길로 갔나.....하고 대장오빠가 다시 이리를 찾아 썬라이즈 포인트로 올라갔다.

웅이, 나, Sue, 막냉이..이렇게 우리끼리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면서

넷이서 한참을 기다리는데도 대장오빠도, 이리도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슬슬 걱정이 된 웅이가, 미니 눈사람을 하나 만들어주고는, 

형아들을 찾아오겠다고, 누나들은 거기서 딱 기다리라며 다시 되돌아들어갔다.



...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는데, 남자들 중 누구도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하...이렇게 우리는 브라이스캐년에서 공포영화찍나요....

한명씩 한명씩 안개속으로 사라지는...



아. 이게 아니지.

추워서 차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싶은데 대장인지 이리인지 차키가진 놈도 안와 ㅠㅠㅠㅠ

그래서 결국, 여자들도 모두 다시 썬라이즈 포인트로 등산을 시작했다.




"오빠아아아아아아아~, 이리야아아아아아아~, 웅아아아아아아아아~"

하면서 온 동네방네 시끄럽게 사람들을 찾으며 썬라이즈 포인트로 올라갔는데

썬라이즈 포인트에는 사람이 없고

저어어어 아래서 희미하게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이이리이이이 차아아자아아아써어어어?"



@.@ 뭐?! 아직 남자들도 이리를 못찾았단 말이야?!?!!!!!!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거야! 이리!!!






그리하여 눈사람만 남기고 모두들 안개속으로 사라졌다는 전설이.....으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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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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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6일

미국 서부 여행 제 5일째 (1)

Monument Valley, AZ




(E)페이지에서 (F) 모뉴멘트 밸리까지.

 




어젯 밤, Sue와 함께 도란도란 남자얘기(!)를 하다가 잠이들었다.

아침 7시에 남자방 앞에 모이기로 해서 새벽부터 씻고 7시 10분에 남자 방 앞으로 갔는데...노크를 해봐도 아무 대답이 없는 것이었다.

"헐, 설마 우리 조금 늦었다고 먼저 아침먹으러 간거야?"

라며 약간의 배신감과 함께 (-_-) Sue가 대장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갑자기 남자방 문이 벌컥 열리면서 까치집 머리를 한 대장오빠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타났다.

"헉......."


(-_-) 이싸람들이...




사실 우리 계획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모뉴먼트 밸리를 관광하고 점심때쯤 다시 페이지로 돌아와서 엔텔로프 캐년에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알아본 결과, 엔텔로프캐년은 햇빛이 들어야만 제대로 볼 수 있는데 이미 어제 날씨예보는 비(ㅜㅠ)를 예고하고 있었고, 

아침에 일어났더니 역시나 추적 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오늘 일정 중 엔텔로프 캐년은 Skip.


나는 이번 일정의 반을 차지하는 그랜드캐년도, Death Valley도, Hoover Dam도, Las Vegas도 모두 둘러봤었고,

사진에서 봤던 신비하게 생긴 엔텔로프 캐년하나만은 꼭 보고 싶었는데, 

날씨 때문에 일정이 취소되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일정이 취소된 덕분에(?) 남자들이 좀 늦게 일어났어도 모뉴먼트 밸리를 보러 가는데는 아무런 차질도 없게 되었다. ㅜㅠ





일직선 도로를 보라. 운전하기 엄청 쉽다....



숙소에서 뽑아온 커피를 시트사이에 끼웠다. 완벽하다!


Monument Valley


Monument Valley는 유타주 남부부터 애리조나 북부에 걸쳐 퍼져있는 지역 일대의 명칭이다. 

콜로라도 고원의 일부에 속하고 있는 이 지역은 2억 7천만년 전의 지층이 풍화, 침식된 것으로 Butte(뷰트)라고 하는 바위산들이 마치 기념비(monument)가 줄지어 있는 경관을 이루고 있다.


이 지역은 나바호족의 땅으로, 정식 명칭은 Monument Valley Navajo Tribal Park이다. 나바호족에 의해서 독자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국립공원pass는 통하지 않는다.




추적추적한 빗길을 두어시간 달려 드디어 모뉴먼트 밸리에 도착했다. 두둥!!!!



우리가 꿈꿔온(?) 모뉴멘트 밸리의 모습.


실제 우리 눈앞에 펼쳐진 모뉴멘트 밸리의 처절한 모습.




OTL 안개 + 비 ....오늘이 가장 최악의 기상상태였다.....(.....그래 이때는 그런 줄 알았지ㅋ) 

게다가 여기는 국립공원이 아니라서 뻘건 흙물이 넘실대는 비포장 도로 ㅜㅠ

모뉴먼트 밸리의 초입에서 밸리 안으로 들어갈까 말까...고민하다가, 

우리는 어짜피 여기까지 온거, 손해볼 거 없으니 한번 들어가보자! 하며 패기있게 입장했다.



※ 참고로, 그동안 우리는 대장오빠가 한국에서 마련해온 National Park Annual Pass를 사용해서 국립공원에 들어갔었는데

(National Park Annual Pass는 출입차 1대당 요금을 받는다!)

이 곳은 나바호족이 관리하는 곳이라, 사람 수만큼 요금을 받는다. 한 사람에 5$.

그런데 우리가 들어갈 때는, 비가 와서 그랬는지 (과연?) 돈을 받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차를 타고 쏙 들어갔다. (공짜당@)




물고이고 움푹 패인 비포장 도로를 덜컹 덜컹 달려서 들어갑니다.


웅이를 찾아라!


여자들은 하이패션 포즈에 맛들임.





원래 우리의 계획은 Valley초입부분만 살짝 돌아보고 나오려고 했으나....

정신차려보니 어느새 Valley깊숙이 다 들어와버리고 말았다 (-_-;)

그리하여, 그냥 마음껏 Monument Valley 구경!



날이면 날마다 오는 우중충한 Monument Valley가 아닙니다!  @.@)/

안개 가득껴서 영험해보이는 Monument Valley로 출~발~!


Three sisters. 남자들이 왜 이름만 붙이면 꼭 sisters냐고 궁시렁 궁시렁.


Elephant Butte.



Camel Butte.




나 여기서 솔직하게 고백할 거 있다.

위의 두 사진을 보면, 돌 이름이 Elephant Butte, Camel Butte 이렇다.

그런데 나는 얼핏 BUTT (엉덩이)....라고 보고는, 돌이름이 왜 죄다 코끼리 엉덩이, 낙타 엉덩이일까...라고 혼자 골똘히 생각햇다.

그리고 어디를 봐야 엉덩이인지 몰라서 한참 고민했다는.....


그런데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 보니 BUTTE(언덕)이네요....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Totem poles........(three sisters랑 다른게 뭐지...)






그렇게 질퍽질퍽, 첨벙첨벙, 덜컹덜컹하면서 비포장 도로를 힘겹게 달리며 관광하는 우리 앞에,

뜻밖의 물체가 나타났다.

뭐...뭐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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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5일
미국 서부 여행 제4일째 (4)
Horseshoe Bend, AZ







아...이 여행 빡세..
나도 여행 빡세게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식사는 다 먹고 했는데.....
그랜드 캐년에서 뽕 뽑듯(?) 관광을 마무리하고, 나는 이제 밥을 먹으러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숙소인 페이지(Page)에 가기 전에, 홀슈밴드 (Horseshoe Bend)에 들르겠다고.....@.@).노을이 멋지다나...
원래 오늘 일정이 그랜드캐년을 따박따박 보고, 해가 지기전에 홀슈밴드에 가서 노을을 보는 것이었는데
우리가 그랜드 캐년의 장관에 심취한 나머지 일정이 너무 늘어진 것이었다.




배고파.....밥줘..................ㅠㅠ



해가 지면서 슬슬 구름이 가득해지는 길. 전편에서 말했지만, 레스토랑은 커녕 가로등도 없는 허허벌판이다. 나중엔 이 가로등 없는 길이 내게 그런 선물을 줄 거라고 상상도 못했지만.


그랜드캐년에서 홀슈밴드까지 두어 시간 걸리는데 이미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Horseshoe Bend

말발굽 모양을 닮아 붙여진, 애리조나의 페이지(Page)근처의 콜로라도 강 곡류.

글렌 캐년 댐과 Lake Powell로부터 약 8.0km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Page로부터는 약 6.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일출과 일몰의장관이 유명해서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이들 찾는다고.



이리가 약간(?) 페달을 힘주어 밟은 덕분에 어쨌든, 해가 다 떨어지기 전에 홀슈밴드에 도착했다.
그래도 이미 해가 거의 진 터라, 노을은 커녕 홀슈밴드가 보일까도 걱정.
우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냅다 뛰기 시작했다.




내가 1빠로 뛰어갔다. 사진은 기술의 힘으로 엄청 밝아보이는데, 사실은 정말 어두컴컴했다는거.


그런데 홀슈밴드를 보려면 이런 모래산을 한참 뛰어올라가야 한다. 밥도 안먹고 뛰어서 엄청난 체력고갈...ㅠㅠ




사진찍기를 좋아하거나, 노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해가 지는 순간은 정말 순식간이다. 
노을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는 정말 눈깜짝할 새에 해가 떨어져버리고 어둑어둑한 어스름만 남는다.
나와 대장오빠는 Muse의 Time is running out을 흥얼(?) 거리며 전속력으로 홀슈밴드 view point로 뛰어갔다.





View Point에서 내려다본 홀슈밴드의 모습.


iso를 최대감도로 높여서 겨우겨우 기념사진.


사실은 이렇게 노을의 여운만 남은 캄캄한 밤이었다.




힘껏 달려갔지만, 사실 노을은 이제 거의 사라진 뒤였고,
어둑어둑한 가운데 사진에서 보았던 말발굽모양의 홀슈밴드만 덩그라니 보였다. 
홀슈밴드를 내려다볼 수 있는 view point도 역시 깎아지르는 절벽위에 있어서 꽤 위험하다.
어쨌든, 모두들 홀슈밴드를 구경하고 다시 차로 돌아가기 위해 온 길을 되돌아가는데,
마치 모래사막을 걷는 것 처럼 보이지도 않는 모래 언덕에서 발이 푹푹 빠져서 걸어 올라가기가 힘이 들었다.


변시를 치면서 거의 하루에 한끼밖에 먹지 않았던 터라 체력이 정말 바닥인 채로 여행을 왔는데,
아침도 제일 조금먹고, 간식으로 바나나 하나먹고 하루종일 뛰어다닌데다 홀슈밴드에서 전력질주를해서인지
나는 헉헉거리며 걷다 그냥 주저 앉아버렸다. 
사람들에게 먼저 올라가라고 겨우겨우 손짓으로 사람들을 보내고,
나는 모래언덕에 뒤돌아 앉아 사라져가는 노을의 여운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랜드캐년에서의 기적같고, 축복같았던 풍경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겨우 두세시간 전인데도 그 순간들이 오늘이었는지, 꿈이었는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날 밝은 척 뛰어다녔지만, 사실 신경쓰이고 속상한 일이 있었던 지라, 아무도 없는 모래바닥에 앉아서 찔끔찔끔 눈물을 흘리다가
겨우 자리를 털고 일어났는데, 되돌아가는 길은 정말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이었다.



난감해하며 푹푹 빠지는 발을 빼서 모래언덕을 기어올라가는데
저 먼 정상에서 누군가 핸드폰을 켜서 휘휘 흔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나에게 그렇게 불빛을 비춰줄만큼 친한 사람은 대장오빠 밖에 없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동시에, 대장오빠는 그렇게 배려심깊은 사람은 원체 아니라는 생각(;)과, 대장오빠는 핸드폰을 안들고 다니니 카메라를 흔들거란 생각을 했다.
그럼 저건 대장오빠가 아니야..


등대같은 그 불빛만 보고 한참을 걸어올라가니, 
모래언덕 꼭대기에서 이리가 한 손은 주머니에 꽂은채로 시크하게 날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깜깜한 밤이었다. 저기 반짝이는 불빛이 Page.




"기다려줘서 고마워"


"아니야 뭘. 내려가자. 저기 가까운데 불빛있는 마을 보이지? 우리 저기 가서 묵을꺼야."


"저기가 페이지구나."




혼자 걷는 길보다 둘이 같이 내려오는 길은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았다.
사실 이날까지 나는 이리가 나와 동갑인 남자애라는 것만 알았을 뿐, 이름도 제대로 몰랐는데
뒤쳐지는 나를 위해서 기다려준 이리가 고맙기도 하고, 그냥 단지 같은 차를 share하는 사이가 아닌 동지애 같은 것도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사실 3년간 친하게 지낸 대장오빠가 날 기다려줄줄 알았는데, 대장오빠가 아니어서 좀 야속했던 것도....^^:



---



페이지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다같이 배에 기름칠을 하러 갔다.
점심도 굶고 하루종일 뛰어다니고 사진찍느라 고생했으니 든든하게 오늘 저녁은 스테이끼!!!!!!!
미국에서 파는 스테이끼는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과 크기부터가 다르다. @.@ 
난 많이 후천적 소식가라...(;;) 키즈메뉴 스테이끼.



 

키즈 스테이끼인데 아주 배부르다!이래봬도 거의 사람 팔뚝만한 크기의 립.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배불리(혹은 배터지게) 먹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하였답니다. 
우후훗. 






스테이크 샌드위치...라는 메뉴를 주문했더니........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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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5일

미국 서부 여행 제 4일째 (3)

Grand Canyon, Lipan point & Desert view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겨 차에 올라탔을 때에도,

모란포인트에서의 감동이 가시지 않아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먹은 거라곤 이른 아침에 Inn에서 먹었던 씨리얼과 토스트 뿐, 점심 끼니를 걸렀는데도

배가 고픈줄도 몰랐다.



그런데 여행이라는게 참 그렇다.

감동은 차차 클라이막스로 치닫는게 좋다. 

여행 중간에 클라이막스를 찍어버리면, 그 다음에 보는 것들부터는 조금 시시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60일 북미-유럽 여행을 할 때도, 여행중반부에서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까지 보고 나니

그 다음의 오스트리아와 체코는 프/스/이의 감동에 밀려서 무미건조했달까.

그래서 나는 그 다음부터 가장 가고 싶은 곳을 항상 여행의 마지막에 두곤 한다.




어쨌든, 모란포인트를 지나 그 다음에 도착한 곳은 South rim의 Lipan Point.

Lipan Point에서 보는 광경도 훌륭하고, 날씨도 쾌청하기 이를데 없었지만,

사실 우리들은 아주 무덤덤하게 아..멋있네....라고만 읊조릴뿐...ㅜㅠ



Grand Canyon from Lipan Point.




관광의 감흥이 조금 떨어지기도 했고, 사람도 없이 한적해서 우리는 다같이 이 멋진 배경을 풍경을 뒤로 단체사진을 찍기로 했다.

Moran Point의 view가 정말 탁 트여서 보기 좋긴 하지만, 사실 거기는 우리가 Moran Point를 더 넘어 들어간 곳이기도 했고

가파른 절벽에 기대어 봤던 거라 단체사진찍기는 좀 무리가......(-_-;;)


준비력 甲인 대장오빠가 준비해온 삼각대와 리모콘으로 단체사진 찍기 :D



다들 자리를 잡고 리모콘을 눌러보는 대장오빠 키키키



우리 제법 그럴싸한 남셋여셋 단체사진 :D 그런데 왜 뒷배경은 합성같죠?


손으로 글씨쓰기! 막냉이부터 G,r,A,n,d !!



Lipan Point에서는 콜로라도 강이 훨씬 더 잘 보인다. 

Moran Point보다 콜로라도 강이 있는 동쪽으로 더 이동했기 때문.



굽이굽이 흐르는 콜로라도 강. 얼핏보면 멈춰있는 것 같은데, 하얀 물결이 흐르고 있는걸 알려준다.


나와 막냉이 사이에 대장오빠 자리!


대장까지 이얍, 완성!



바나나 먹다 딱 들켰...

이번 미국 서부 로드트립을 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건, 

차 안에 비상식량을 구비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

미국의 여타 다른 도시나, 유럽여행과 다르게

미국 서부의 거대한 자연경관들을 보러다니는 길은

그야말로 황무지에 도로 하나만 덜렁 있을 뿐,

작은 마을이라도 지나지 않는 이상, 레스토랑 찾기가 힘들다.


특히 Grand Canyon과 같이 차로 둘러보기도 힘든 크기의

국립공원 안에는 뭐 사먹을데는 전혀 없다.

내가 피닉스에서 퍼질러 잤던 첫 날,

다른 사람들이 식빵이랑 바나나랑 귤이랑 초코렛등을 잔뜩 사서

차에 싣고 다녔는데, 

오늘 처럼 먹을 곳도 없고, 시간도 없어 

점심을 굶을 때마다 바나나 하나씩..

분명 대장오빠가, 식사는 거르지 않는 여행을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했었는데....





자, 이제 그랜드캐년의 마지막 View Point다. 이번에는 East Rim에 있는  Desert View!!!

사실, 계속 이렇게 Point 마다 끊어서 보여주니까 그랜드 캐년의 어디쯤인지 나도 조금 헷갈려서 우리 루트를 표시해보았다.








넓은 초록색 바탕이 그랜드캐년. (사실 왼쪽부분의 조금 짤렸다.)

노란색 선이 우리가 이 날 움직인 이동거리이다. 사진의 왼쪽에서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South rim에서 East rim쪽으로 이동했는데.

제일 왼쪽의 빨간 체크표시들이 Yavapai -> Moran -> Lipan -> Desert view순서다.

지금 저렇게 지도로 표시하고 보니까, 그랜드캐년이 도대체 얼마나 큰 건지 진짜 짐작도 되지 않는구나. 

North Rim에서 보는 View도 좋다던데, 안타깝게도 겨울에는 출입을 막는다고.





Desert view가는 길. 사진 왼쪽에 Watch Tower가 보인다.


Desert View에서 보이는 모습.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엄청 추웠다.


아..이제 슬슬 그랜드캐년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조금 신기했던 건, 우리나라 산들은 다 뾰족뾰족한데, 여기는 마치 칼로 자른듯이 반듯반듯한 면이었다는거.


이제 아무런 감동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




워치타워에는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피곤했는데 들어갔다.



워치타워 안에서는 이렇게 층마다 경관을 360도로 구경할 수 있도록 창문을 내어놓았다.





아래서 이리가 찍은 나.위에서 찍은 이리.




아...이렇게 길고 긴 그랜드캐년의 투어가 모두 끝이 났다.. (그랜드캐년만 3편째.....)

어제도 날씨가 안좋고, 아침에도 안개가 가득해서 그랜드캐년을 제대로 못보면 어쩌나...너무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기적처럼 맑고 쾌청한 하늘아래 상상도 못한 그랜드캐년을 만난건, 정말 축복이 아니었나...싶었다.

혹은 세도나에서의 정기?...쿨럭....

히히. 이제 피곤하니까 얼른 숙소로 이동해서 저녁먹고 폭풍수면 합시다! 


여행 3일만에 동갑내기 Sue와는 단짝이 되었다. 숙소에 가는 줄 알고(?!) 신나서 걸어가는 중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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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5일

미국 서부 여행 제 4일째 (2)

Grand Canyon 





Yavapai Point에서의 예상치 못한 안개 걷힘으로 날씨 운이 좋았다는 둥 잔뜩 신이난 우리들은, 

두번째 포인트인 Moran Point로 이동했다. 

가던 중에 점점 날씨가 개기 시작했다. Yavapai만 해도 구름이 가득 꼈었는데, 어느새 파란하늘 등장!

그제부터 3일동안 우중충한 날씨에 우울해했던 우리들은 다같이 파란하늘에 홀려서 하늘구경을 하러 나왔다. :P




우와! 파란하늘이다! ...그러나 안개는 여전하다능.



웅이, 나, 막냉이, Sue - 오늘도 열심히 친해지려고 노력중.


말이 없어서 몰랐지만...이리는 이런 캐릭터였다. ...




위 사진을 찍을 때도 처음엔 안개가 가득했는데, 우리가 파란하늘이랑 사진찍는 사이 안개가 스르르 걷혀서 그랜드캐년을 얼핏 다 둘러보았다.

이때부터 우리는 슬슬 근/자/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안개낀 계곡을 가더라도 우리가 도착하고 15분여가 지나면...안개가 걷힌다는...그런...근자감?ㅋㅋㅋ

근자감이라도 있으니 좋다는 마음으로, 우리는 점심도 거르고 Moran Point에 도착했다.





그런데 사실 모란포인트(Moran Point)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별로 큰 감흥은 없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안개에 뒤덮여있었고, 

그리고 View point앞에 시야를 좀 가리는 돌언덕이 있어서 아까 Yavapai Point처럼 커다랗게 탁 트인 경관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Pioneer, 이리....는 View point를 너머 돌언덕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장오빠가 따라 들어가고 나머지 네 명은 그냥 View Point안에서 기다리는데

이리대장오빠가 도통 되돌아나올 생각을 안하는 거다......


왜왜왜?! 뭐가 있길래?! 얼마나 좋길래?!??!!!


한참 기다리다가 답답해서 나도 용기를 내서 돌언덕으로 걸어들어갔다.

약간의 절벽의 위험을 감수해야했지만, 크게 위험하지는 않아서 조심조심 돌과 나무뿌리를 밟으며 깊숙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곳에서 본 광경은....

정말이지, 나는 죽도록 그 순간을 못 잊을 것 같다.

내가 보고 있는 눈 앞의 풍경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수가 없어서 나는 거의 비명을 지르다시피 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하고, 눈물이 차올랐다. 

가슴이 벅차서 터질 것만 같았다.

나이렇게 쉽게 감동받는 사람 아닌데.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그 감동을, 공개한다.



3....



2...



1.



Grand Canyon from Moran Point.





이 모습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내가 6년전 처음 Grand Canyon을 봤을때와는 차원이 다른 감동이었다. 물론 보여지는 View자체가 달랐지만.

그때는 뭐랄까, 우와 계곡이 엄청 크구나......이런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정말 이런 대자연이 얼마나 대단하고도 위대한가. 사람의 힘으로 어찌 이런 걸 만들 수 있을까....



엄청난 스케일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압도되어서 가슴이 벅찬 나머지,

나는 나도 모르게 옆에 있는 아무나 붙잡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나와 함께 이 순간을 함께하고 있어서줘서 감사하다고. 



나는 겨우겨우 정신과 이성을 다잡고 (ㅋㅋ)

인원수 늘리고 차 업그레이드 해가며 데려오기 귀찮았을텐데도 여기 이렇게 데려와준

대장오빠에게, 수줍게 (//_//) 데려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우리는 짤막한 교훈을 얻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는 죽여쥬는 경관이 있다.>





모란포인트에서는 그랜드캐년사이를 흐르는 콜로라도 강도 보인다. 사진 오른편의 청록색 물줄기.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란포인트를 너머, 더 깊숙이 들어온 그 곳에서 도대체 얼마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시간이란 것을 잊어버릴만큼 나는 그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곳에서 보이는 그랜드캐년의 모습은 사진기가 아니라 두 눈에 담기에도 정말이지 거대하고 거대하고 또 거대했다.

안개까지 걷혀서 파란하늘아래 햇살을 받고 있는 그랜드 캐년의 모습은,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느껴졌다.


나는 흥분된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저 멀리의 그랜드캐년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저 아래는 얼마나 깊을까, 저 멀리 보이는 캐년들은 도대체 내게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걸까.

하늘, 그리고 깎아놓은 듯한 캐년. 오로지 그것 뿐이었다.

캐년 너머 캐년...그 뒤에 어떤 도시 풍경도, 어떤 인공적인 것도, 어떤 다른 풍경도 없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향의 풍경. 눈 앞이 풍경을 너머 저 멀리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았다.



거대한 깊이감과 거리감, 그 엄청난 공간속에서

나는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여기에서 두 팔을 힘껏 펼치고 뛰어내리면, 

나는 바람을 타고 저 멀리까지 날아갈 것만 같았다.

멀리멀리, 자유롭게 날아갈 것만 같았다.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원래 없었던 것처럼.







처음엔 이리와 대장오빠가, 그리고 내가 , 그다음엔 웅이가 차례차례 넘어오더니 결국엔 우리 모두가 건너와서

이 멋진 광경을 모두가 함께 했다.

이제 또 다른 Point로 옮겨가야하는데, 

우리만의 이 비밀 point에서 보는 광경이 아쉬워서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내가 언제 이 광경을 또 볼 수 있을까.

이것보다 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을까.

돌아서다가도 또 한 번 뒤돌아보고,

다시 발걸음을 떼다가도 다시 한번 카메라에 담아보고.

헤어지기 싫은 연인처럼, 미련이 가득남은 연인처럼 그렇게 몇번을 되돌아보았다.







 



마무리는, 막냉이가 좋아하는 하이패션포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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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5일

미국 서부 여행 제 4일째 (1)

Grand Canyon 




오늘의 제1목적지는 Grand Canyon.



플래그스태프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피닉스에서 오후 6시부터 잠들어버린게 그대로 굳어져서였는지, 플래그스태프에서도 일찍 잠들고 새벽녂에 나 홀로 일찍 잠이 깼다.

잠깐 밖에 나가보니 어제밤새 비가 왔는지 땅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그래도 일기예보와 다르게 하늘 한켠이 맑게 개고 있길래 안심을 했다. 

아...어제 세도나에서의 나의 氣力이 효험이 있었구나.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



조금씩 하늘이 보이는 애리조나의 하늘.





오늘 일정은 미국 서부 여행에서 꼭 들러야하는 관광지 제1순위 Grand Canyon!



사실, 나는 그랜드캐년에 대한 피눈물 나는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2007년 12월 겨울.

21살의 세상 아무 것도 모르는 나는, 밴쿠버에서의 교환학생을 1학기 마치고 겨울방학을 맞이하야

샌프란시스코 - 라스베가스 - LA - 멕시코시티의 3주간 배낭여행 계획을 세웠었다. 

북미에서 하는 첫 배낭여행이기도 했거니와, 내 인생 최초의 꽤나 긴 장기 여행이기도 했다.

여행 새내기인 나는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열심히 뒤져서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캐년으로 가는 루트를 알아봤다.

라스베가스의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서 새벽 6시 20분에 버스를 타고 (내가 오늘 묵은) Flagstaff에 도착,

Flagstaff 버스를 갈아타고 그랜드캐년으로 들어갈 수 있다기에 

나는 버스표도 미리미리 예매하고 그랜드캐년안에서 묵을 호텔도 예약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여행을 하다가 라스베가스에 도착을 했고, 그레이하운드 터미널 가까운 호텔에서 묵으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랜드캐년으로 출발하는 바로 그날, 나는 같이 여행하던 언니와 새벽 6시에 그레이하운드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Flagstaff로 가는 버스의 게이트는 3번이었는데 3번 출구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앉아있었다.

우리도 그 줄에 앉아  주위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어서 버스에 타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6시 20분이 지나고, 7시가 지나고, 7시 20분이 되었는데도 버스에 타라는 말이 없는 거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이상해서 터미널 직원에게 Flagstaff로 가는 버스는 언제 타냐고 물어보았더니, 


"그 버스는 6시 20분에 떠났는데?"


떠났는데?

떠났는데?!!

떠났는데?!!!!


무슨소린가염....우리는 새벽 6시부터 와서 죽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사람들이 추워서 터미널 안에서 기다렸던 거고, 버스는 터미널 밖에 있다가 6시 20분에 딱 출발을 한 것이었다.

그야말로 초초초멘붕.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 다음 차는 언제 있냐고 물었더니,

아침 8시에 있는데, 이 버스는 직행이 아니라서 Flagstaff에 다음날 도착한다고..................................(...)


이보게. 나는 오늘 밤에 그랜드캐년 안에 숙소를 예약해놓았네. 

환승지인 Flagstaff에 내일 도착하는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네.......




아무리 21살의 짱돌을 굴렸지만, 아무런 대책이 서질 않았다. 

그랜드캐년이 버스타고 2시간 거리에 있는 그런 곳도 아니고, 

그 다음 일정이 따박따박 짜여있어서 내일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버스비에 호텔숙박비까지 200달러가까이 홀라당 날릴 판이었는데 

대책이없으니, 그냥 눈 앞이 캄캄하기만 했다.



어쩌지..어쩌지..발만 동동 구르다가 한국에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었다. 

엄마라면 뭔가 내게 알려주지 않을까?

그런데, 새벽에 잠자다 말고 전화벨 소리에 전화를 받은 엄마도 내 얘기를 다 듣고 나더니

"그런데 엄마가 여기서 뭘 어떻게 도와주겠니...." 라고 대답하실 뿐이었다. 



여행에서 배우는 것이란, 그런 것 같다.

당시 21살. 이제 갓 대학교에 올라오기까지 나는 항상 엄마 품 안에 있었다.

부모님의 경제적, 정신적인 돌봄 아래서 세상 걱정 없이 컸고

모르는 게 있거나 어려운 게 있으면 부모님에게 물어보고 상의하고 그렇게 답을 찾고 했었다.


그런데, 엄마가 여기서 뭘 어떻게 도와주겠니...

나는 뒷통수를 크게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당장 엄마에게 물어보아서도 그랜드캐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보다도 

이제 내가 맞닥뜨린 세상 그리고 앞으로 맞딱뜨릴 세상은, 

엄마가 어떻게 도와줄 수 없는 이제 정말 내가 풀어가야 하는 세상이란 걸 깨달았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당시 나는 겨우겨우 버스비를 어느정도 환불받아서  라스베가스 (스트립도 아닌) 다운타운의 호스텔에 하루 묵고

다음날, 호스텔에서 연결해준 그랜드캐년 일일투어로 겨우, 그랜드캐년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서 울고불고 하며 돌려받은 버스비를 들고

태양이 작열하는 정오의 한적한 라스베가스 거리를 겨우겨우 짐을 끌면서 호스텔을 찾아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행이란, 예상치 못하게 내 계획과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과

그리고 인생도 그렇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제 이 세상은 엄마 도움 없이 내 힘으로 헤쳐가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던 시간이었다.






갑자기, 옛 여행얘기에 너무 심취했다.

어쨌든! 이렇게 나의 어린날의 큰 교훈과 함께 피눈물을 뺐던 그 그랜드캐년에, 다시 가게 된 것이다. 

다행히 6년 전에는 그랜드 캐년의 West rim 투어를 했다면, 이번 여행은 South Rim과 East Rim으로 가게 되었다.

사실 6년 전에 이미 거대한 그랜드 캐년의 모습을 봤던 지라, 이번 여행에서 크게 기대 안하는 여행지였다. 

그게 그거겠지 뭐....(...)





그/러/나/



뭐 보이는 사람 손?




첫번째 View Point인 South Rim의 Yavapai point에 도착하였는데, 눈 앞에 보이는건 !!!!!!! 

하얀 안개뿐................... 아침 Flagstaff의 화창한 하늘은 어데로 사라지고 안개만 남았느뇽?

사실 우리가 걱정한건 비가 올까봐 걱정이었는데, 비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바로 안개였다. 

사실 비가 내리면 길이 좀 미끄럽고 사진이 잘 안나오지만, 경관은 볼 수 있는데

안개는 거대한 자연경관을 하나도 볼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였던 것이다.



Yavapai point의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어갔더니, 그래도 우리보고 Lucky하댄다.

근 3일동안 가장 가시거리가 좋은 날에 왔다고......(-_-)



내 기억속의 화창했던 그랜드캐년은 어디에.....OTL







아...어제 나의 세도나에서의 정기는 여기까지였던 것인가. 털썩...

정말이지 계곡 계곡마다 자욱하게 낀 안개 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가 않았다.

나는 나름, 6년전에 봤으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이걸 보고 싶어서 잔뜩 기대하고 날라온 대장오빠는 어쩐다;;;

그렇다고 우리가 안개를 치울 수도 없는 일이고 ㅠㅠ

희안하게도 브라운색으로 코팅된 내 선글라스를 끼면 미세하게나마 보이는 것 같아서

나는 우리 여행친구들에게 내 선글라스를 1달러씩 받고 빌려주...었던 것은 아니고, 여튼 선글라스를 한번씩 빌려주며

이걸 쓰면 잘 보인다고 유세를 떨었다. (음하하-_-)





그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하얀...(-_-)안개 배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던 때,

갑자기, 그리고 서서히 안개가 조금씩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뜨핫!!!!!!!



하나도 보이지 않던 계곡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더니...

마치 비밀의 계곡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감동의 쓰나미 그자체!






아....이 얼마나 드라마틱한 광경인가.

우리는 한개가 서서히 걷힐 때마다 조금씩 드러나는 그랜드캐년의 모습에 탄성을 내질렀다.

정말이지 처음부터 쨍-한 날씨여서 와~ 그랜드캐년이다!!! 하는 것보다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서서히 드러나는 그랜드 캐년의 모습이 더욱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안개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 그랜드 캐년의 모습에 우리는 환호하면서, 

행여라도 순식간에 안개가 다시 몰려들까봐 서둘러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다....우리 여행의 Pioneer인 이리가 아주 아슬아슬하게 튀어나온 View point를 찾아냈는데,

하....그곳에서 보이는 그랜드캐년의 모습은 정말.....



그런데, 문제는....위와 같은 장관을 보기 위해서는 거짓말 안보태고 목숨을 걸만큼의 담력과 용기가 필요했다.

그건 바로...



바로, 벼랑끝에 앉는 용기!!!!!!!



다시 말해서 그 View Point는 아무런 안전장치 없는 절벽 끄트머리였던 것.

(※주의 어린이들 및 어른들도 따라해서는 안됩니다 -_-;;;;)


처음에 이리가 용기내서 먼저 찍고, 그다음에 대장오빠가 찍고, 나도 사진을 찍겠다고 큰소리 빵빵 치면서 절벽끝으로 걸어갔는데,

이제, 벼랑끝에 걸터 앉아야 하는데....다리가 후들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발 밑은 말 그대로 벼랑끝, 낭떠러지. 자칫 몸이 잘못 기울어지면 그야말로 타지에서 비명횡사.

겁 없고 대담한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무서워서 눈을 꽉 감고 앉은 채로 기다시피해서 벼랑끝에 앉았다.





저 그랜드캐년이 모두 내 발밑에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실제론 부들부들 떨고 있음.


여유로운척 웃고 있지만, 실은 아무 받침도 없이 덜렁 거리는 Sue의 발을 보면 까마득한 느낌.



난 저기 두번 앉았다. 으하하하하하하.....쓰는데 손에 땀나..ㅠㅠ






모두들 큰 용기 내어서 저 절벽끝에 앉아 멋진 사진을 한장씩 찍고는 아무 사고 없이 모두들 무사히 Yavapai point에서 내려왔다.

이날 밤, 나는 잠들기 전 다시 한번 Yavapai Point의 절벽 끝에 앉았던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나는 그 때, 목에 걸고 있던 선글라스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렸는데 혹시라도 만약 사람이 절벽아래로 떨어졌더라면? 하는 생각때문에

잠들 뻔 하다가도 떨어지는 꿈에 벌떡벌떡깨곤 했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에게 어젯밤에 그랜드캐년에서 떨어지는 꿈을 꿨다고 하니, 대장오빠와 Sue도 같은 꿈을 꿨다며 신기해했다.

역시 위험한 짓은 함부로 하는게 아니다. ㅎ

어쨌든, 안개에 휩싸였던 Grand Canyon의 Yavapai Point, 멋지게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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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4일

미국 서부 여행 제 3일째 (2)

Sedona (세도나), AZ





교회에서 나와 우리는 가볍게(?) 멕시칸 음식을 점심으로 먹은 뒤 (사실 결코 가볍지 않았다. 양이 엄청나서 반만 먹고 반은 싸갔다는..)

그럭저럭 날씨가 좀 개는 것 같길래 가볍게(?) 트레일을 좀 걷기로 했다.

역시나 여자셋은 세도나라는 것만 알 뿐,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채로

남자셋이 지도 보고 좋다는 곳으로 쭐래 쭐래 따라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준패키지.....오홍홍



우리가 걸은 길은 <Bell Rock Pathway>

....오늘도 저는 지난 사진들을 보며 어디갔었는지 뒤늦게 확인해봅니다....



아직 서먹서먹한 관계가 느껴지는 사진. 이리랑 웅이만 저 멀리 앞서 걸어간다.


저 뒤에 보이는 것이 Bell Rock. Bell처럼 생겼다고 Bell Rock. (라고 이리가 말해줬다)


우리 처음 찍은 단체사진 :)



Bell Rock Pathway를 걷다가, 내가 먼저 단체사진을 찍자고 제안을 했다. 

조금 서먹서먹하지만 앞으로 길다면 길, 짧다면 짧을 일주일을 같이 할 친구들이기에 

좋은 추억을 같이 만들어나가고 싶었다.

사진보면 여자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있고, 나와 웅이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보이지만 - 우린 차차 친해져 갈 것이기에! ^^



세도나는 사암때문에 돌들도 붉고, 트리일도 붉은 흙 천지다.







세도나의 정기를 모두 내 손안에 !



앞서 말했지만, 세도나는 기가 흐르고 정신수양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우리도 나름대로 세도나 돌바닥에 앉아서...정신수양을 시도했다.

나는 앞으로 폭우와 폭풍으로 예보되는 우리네 여행에 있어서 제발 모든 구름 물러가고 햇빛이 쨍쨍하기를 빌며 기를 모았다. 

과연 나의 氣力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


한참을 앞서간 웅이와 이리. "뛰어봐!"라고 했더니 저리 귀엽게 폴짝!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세도나의 풍경. 안개에 싸여 더욱 신비스럽다.



웅이와 이리가 앞서고, 대장오빠와 여자 셋은 천천히 걸어서Bell Rock 위를 걸어올라갔다. 

높이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Bell Rock 위로 올라가니 저 멀리까지 탁 트인 세도나의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햇살이 쨍쨍하고 파란 하늘이었으면 정말 이쁜 그림이었겠지만, 

오히려 하얀 안개 속에 어렴풋하게 보이는 세도나의 사암들은 신비하고 성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것처럼 느껴졌다.

산으로 가로막혀 있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저 멀리 지평선이 다 보이도록 탁 트인 이 미국에서는

내 눈 앞에 보이는 저 경관도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는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벨락위에서 세도나 전경과 함께...그리고 묶었다 풀어서 부스스한 머리는 덤.


벨락에서 3년간 요가를 수련하신 달인.........전 명상 대신 요가를 합니다..





한참 이렇게 요가하는 사진(;;)도 찍고, 기념사진도 찍고 있었지만,

이 드넓은 경관이 카메라 한 컷에 담기지 않아서 모두들 아쉬워하고 있는 찰나,

나는 갑자기 내 핸드폰에 있는 파노라마 기능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파노라마 기능 실행 ! 오오오오오오옷 !! 





Bell Rock에서 보이는 세도나의 모습. 어쩌다보니 이리까지 출연 ㅎ

하하. 세도나 관광홍보책자에 내도 되겠어요!





아직 이름도, 서로 어떤 사람인지, 어떤 여행 스타일을 추구하는지도 잘 모르는 우리들.

서로 눈치만 보면서 사진을 찍어주던 때,

나의 깝을 백분 활용(;;)해서, 재밌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각자 코믹한 포즈로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찍고 나서도 서로 사진을 돌려보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이렇게 경계심도, 낯섦도 허물고 우리 여행도 즐거웠던 여행으로 추억될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었다.



원래 남자들 계획은 재빠르게 Bell Rock pathway를 걷고 또 다른 유명한 pathway를 걸어볼 생각이었으나,

내가 저렇게 깝치고 노는 바람에(?) Bell Rock에서 아주 제대로 놀고는 오늘의 일정을 접고 우리들은 그냥 차로 돌아왔다. 

비록 우중충한 날씨에, 중요한 명소도 하나밖에 보지 못했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재밌게 놀고, 같이 까르르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나는 만족, 만족, 아주아주 대만족 ! 

세도나. 안녕 :)



뭔가 미국 여행삘이 나는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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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4일

미국 서부 여행 제 3일째

Sedona (세도나), AZ

 

 

 

 

 

아침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

 

 

그런데 여긴 어디..나는 누구.............

어젯 밤 젖먹던 힘을 쥐어짜서 숙소 문을 열고 들어온 기억까지 난다.

나는 겉옷도 못 벗고 그대로 침대에 풀썩 쓰러져 기절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 날은 나 혼자 4인실 방을 쓰게 되어서 깨어날 때까지 그야말로 3일동안 못잔 잠을 몰아잤다.

씻고 로비로 내려가보니, 나 빼고 어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저녁도 먹고 장도 봐오고.....(....)

 

 

그래도 3일만에 자고 나니 컨디션은 최고!

그런데 날씨가.......비가와..........(-_-)

우리 여행은 다 자연경관구경이기 때문에 날씨가 아주 크리티컬한 여행이었다.

아침부터 촉촉히 내리는 비에 다들 조금 실망한 눈치. 그래도 폭우는 아니어서 일단 오늘 일정인 세도나(Sedona)를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내가 숙소 와이파이로 확인해본 결과. 이번(여행하는) 주 내내 비 아니면 폭우 아니면 천둥.....(=_=)....

하...이번 여행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오오, 드디어 세도나스러운 광경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이번 여행에 있어서 알아둬야 할 것은

1) 모든 루트는 대장오빠가 짰다.

2) 이리는 루트와 관광지에 대해서 공부해왔다.

3) 여자들은 어디가는지도 모르는 채로 따라왔다. 남자들이 운전해서 내려주면 우르르 내려서 사진찍는....준패키지여행 ㅋㅋㅋㅋ

.....나도 여행기를 쓰면서 어디 갔었는지 구글링을 하고 있다. (-_-...)



나는 이미 다녀왔으니, 크게 궁금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혹시 내 여행기를 읽고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

간단하게 세도나에 대해서 소개하고 세도나 여행기를 쓴다.



세도나(Sedona)

세도나는 'USA 투데이' 선정 미국의 10대 관광지 중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는 곳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바위가 존재하며 성스러운 형상을 하고 있는 수많은 붉은 바위(Red Rocks: Red Sandstone [사암] Formations)가 빚은 절경을 보기 위해 한해 5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해발 4,500피트에 위치해 뛰어난 자연경관, 1년 내내 온화한 날씨, 깨끗한 햇빛, 신선한 공기를 즐길 수 있어 하이킹이나 골프 그리고 지프를 타고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달려보는 지프투어는 색다른 즐길거리다. 

뿐만 아니라 전자기 에너지인 볼텍스 (Vortex: 지구 에너지가 지상으로 나선형으로 올라오는 곳)가 나온다고 하여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기가 충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대자연에서 정신수양을 하려는 목적으로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흐르는 강력한 에너지장인 21개의 볼텍스 중 5개가 이곳 세도나에 모여있다고 한다.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전기장과 자기장 체험을 할 수 있는 명상센터도 많이 있다.

 

  

세도나에 도착해서 처음 방문한 곳은, Christ Lutheran Church! 언덕위에 세워진 교회였다. Chapel of Holy Cross라고도 한다네


 

이렇게 붉은 돌언덕 위에 세워진 교회다.

교회뜰에서 바라보는 세도나의 멋진 전경.

역시 교회뜰에서 바라본 세도나의 전경. 마치 산을 누가 중간중간 아이스크림처럼 떠먹은 것 같아. :D

내부는 단촐했다. 사실....내부 사진이 거의 없을 정도.

 

 

 

사실 그 교회로서 특별한 것 같지는 않고, 교회가 언덕 위에 있어서 세도나의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여서 관광포인트로 좋은 것 같았다.

다들 교회보다도 교회쪽에서 내려다보이는 세도나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

우리도 교회 내부는 슉슉 둘러보고 풍경이랑 사진찍기에 올인했다.

 

 

 

 

 네. 교회는 아직 들어가보지도 않고 이렇게 사진 먼저 찍습니다.

내 옆에 서면 유독 까맣게 나오는 대장님과 함께.

 


사실 어제 처음만나서 하루종일 차 안에 갇혀서 이동만 하고, 심지어 나는 대장오빠 옆 조수석에 앉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도 없었고, 게다가....숙소 들어오자마자 기절하는 바람에 제대로 통성명도 못했으니

첫 여행지인 세도나에서 얼마나 서먹서먹하게 굴었을까 싶다.

그래도 여자애들이랑은 금세 친해졌는데, 나머지 남자애 둘과는 계속 서먹서먹.......(...)




풍경사진만 계속 찍다가......내가 아이디어를 내서 점프샷을 찍기 시작했는데....

수십장 찍었으나, 딱 한 장 올립니다.

나의 여행기가 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_-...)

 

 

 

 

세도나 봉우리에서 튀어나오는 것 같지롱 ! 뿅!

 

 

 

 

 

자, 이제 진짜로 세도나의 정기를 받으러 출발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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