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25일

미국 서부 여행 제 4일째 (3)

Grand Canyon, Lipan point & Desert view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겨 차에 올라탔을 때에도,

모란포인트에서의 감동이 가시지 않아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먹은 거라곤 이른 아침에 Inn에서 먹었던 씨리얼과 토스트 뿐, 점심 끼니를 걸렀는데도

배가 고픈줄도 몰랐다.



그런데 여행이라는게 참 그렇다.

감동은 차차 클라이막스로 치닫는게 좋다. 

여행 중간에 클라이막스를 찍어버리면, 그 다음에 보는 것들부터는 조금 시시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60일 북미-유럽 여행을 할 때도, 여행중반부에서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까지 보고 나니

그 다음의 오스트리아와 체코는 프/스/이의 감동에 밀려서 무미건조했달까.

그래서 나는 그 다음부터 가장 가고 싶은 곳을 항상 여행의 마지막에 두곤 한다.




어쨌든, 모란포인트를 지나 그 다음에 도착한 곳은 South rim의 Lipan Point.

Lipan Point에서 보는 광경도 훌륭하고, 날씨도 쾌청하기 이를데 없었지만,

사실 우리들은 아주 무덤덤하게 아..멋있네....라고만 읊조릴뿐...ㅜㅠ



Grand Canyon from Lipan Point.




관광의 감흥이 조금 떨어지기도 했고, 사람도 없이 한적해서 우리는 다같이 이 멋진 배경을 풍경을 뒤로 단체사진을 찍기로 했다.

Moran Point의 view가 정말 탁 트여서 보기 좋긴 하지만, 사실 거기는 우리가 Moran Point를 더 넘어 들어간 곳이기도 했고

가파른 절벽에 기대어 봤던 거라 단체사진찍기는 좀 무리가......(-_-;;)


준비력 甲인 대장오빠가 준비해온 삼각대와 리모콘으로 단체사진 찍기 :D



다들 자리를 잡고 리모콘을 눌러보는 대장오빠 키키키



우리 제법 그럴싸한 남셋여셋 단체사진 :D 그런데 왜 뒷배경은 합성같죠?


손으로 글씨쓰기! 막냉이부터 G,r,A,n,d !!



Lipan Point에서는 콜로라도 강이 훨씬 더 잘 보인다. 

Moran Point보다 콜로라도 강이 있는 동쪽으로 더 이동했기 때문.



굽이굽이 흐르는 콜로라도 강. 얼핏보면 멈춰있는 것 같은데, 하얀 물결이 흐르고 있는걸 알려준다.


나와 막냉이 사이에 대장오빠 자리!


대장까지 이얍, 완성!



바나나 먹다 딱 들켰...

이번 미국 서부 로드트립을 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건, 

차 안에 비상식량을 구비하고 다녀야 한다는 것!

미국의 여타 다른 도시나, 유럽여행과 다르게

미국 서부의 거대한 자연경관들을 보러다니는 길은

그야말로 황무지에 도로 하나만 덜렁 있을 뿐,

작은 마을이라도 지나지 않는 이상, 레스토랑 찾기가 힘들다.


특히 Grand Canyon과 같이 차로 둘러보기도 힘든 크기의

국립공원 안에는 뭐 사먹을데는 전혀 없다.

내가 피닉스에서 퍼질러 잤던 첫 날,

다른 사람들이 식빵이랑 바나나랑 귤이랑 초코렛등을 잔뜩 사서

차에 싣고 다녔는데, 

오늘 처럼 먹을 곳도 없고, 시간도 없어 

점심을 굶을 때마다 바나나 하나씩..

분명 대장오빠가, 식사는 거르지 않는 여행을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했었는데....





자, 이제 그랜드캐년의 마지막 View Point다. 이번에는 East Rim에 있는  Desert View!!!

사실, 계속 이렇게 Point 마다 끊어서 보여주니까 그랜드 캐년의 어디쯤인지 나도 조금 헷갈려서 우리 루트를 표시해보았다.








넓은 초록색 바탕이 그랜드캐년. (사실 왼쪽부분의 조금 짤렸다.)

노란색 선이 우리가 이 날 움직인 이동거리이다. 사진의 왼쪽에서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South rim에서 East rim쪽으로 이동했는데.

제일 왼쪽의 빨간 체크표시들이 Yavapai -> Moran -> Lipan -> Desert view순서다.

지금 저렇게 지도로 표시하고 보니까, 그랜드캐년이 도대체 얼마나 큰 건지 진짜 짐작도 되지 않는구나. 

North Rim에서 보는 View도 좋다던데, 안타깝게도 겨울에는 출입을 막는다고.





Desert view가는 길. 사진 왼쪽에 Watch Tower가 보인다.


Desert View에서 보이는 모습. 바람이 많이 불어서 엄청 추웠다.


아..이제 슬슬 그랜드캐년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조금 신기했던 건, 우리나라 산들은 다 뾰족뾰족한데, 여기는 마치 칼로 자른듯이 반듯반듯한 면이었다는거.


이제 아무런 감동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




워치타워에는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피곤했는데 들어갔다.



워치타워 안에서는 이렇게 층마다 경관을 360도로 구경할 수 있도록 창문을 내어놓았다.





아래서 이리가 찍은 나.위에서 찍은 이리.




아...이렇게 길고 긴 그랜드캐년의 투어가 모두 끝이 났다.. (그랜드캐년만 3편째.....)

어제도 날씨가 안좋고, 아침에도 안개가 가득해서 그랜드캐년을 제대로 못보면 어쩌나...너무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기적처럼 맑고 쾌청한 하늘아래 상상도 못한 그랜드캐년을 만난건, 정말 축복이 아니었나...싶었다.

혹은 세도나에서의 정기?...쿨럭....

히히. 이제 피곤하니까 얼른 숙소로 이동해서 저녁먹고 폭풍수면 합시다! 


여행 3일만에 동갑내기 Sue와는 단짝이 되었다. 숙소에 가는 줄 알고(?!) 신나서 걸어가는 중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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