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1월 27일

미국 서부 여행 제 6일째 (3)

Bryce Canyon, Utah





Inspiration Point에서 멋진 장관을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아까 이리가 삽질해서 뛰어갔던 Sunset Point로 이동했다.

아침에 이리가 갔을 때만 해도 안개가 가득해서 아무것도 못봤다던데,

네, 한번 곁에 오신 날씨의 神은 저희와 함께하시네요....ㅋㅋ




협곡에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가까이서 돌기둥을 관찰할 수 있는 Sunset Point.


내 카메라 흰둥이 등장! 이번 여행만큼 내가 사진을 안찍은 여행도 없다. (대장오빠가 너무 많이찍어서...)



이미 그랜드 캐년에서 느꼈지만, 

한번 커다란 감동을 느끼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조금 시시해진다는 거.

Sunset Point도 Inspiration Point에 밀려서 감동은 조금 덜했지만,

Sunset Point에는 협곡 아래로 깊숙이 걸어내려갈 수 있는 Trail이 잘 되어있다!

날씨좋은 여름에 오면 그냥 산책하듯이 트레일을 따라 걸어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한번 내려가면 못 올라올것처럼 눈이 아주 그냥 소복소복 쌓여있네요~!



Bryce Canyon from Sunset Point.


단체사진을 보면 이제 우리가 얼마나 친해졌는지 알 수 있다. 서서히 섞이기 시작한 우리 :D


참 신기한게 저 돌언덕의 높이는 누가 저렇게 깎아놓은듯 일렬로 맞춰놓은 걸까?



우리도 철난간을 잡고 조금씩 조금씩 트레일을 따라 협곡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저 아래까지 내려갔는데, 이미 살짝 시들해진 여자들은 좀 내려가다 그냥 도로 올라왔...


막냉이 따라하기 쿄쿄 (니가 나이가 몇살이냐...--)


대장오빠도 트레일에 합세!


트레일에서 걸어올라오는 와중에 일렬로 단사!






자, 이렇게 Bryce Canyon을 알차게 관광하고, 우리는 Zion Canyon으로 갑니다 ♬


G) Bryce Canyon에서 H) Zion Canyon까지!



어젯밤 빗길에 보았던 터널!




날씨는 화창하기 그지 없었다.

그나저나 점심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는데, 

자이언 캐년으로 가는 길에 딱히 뭐 사먹을 곳도 없고,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우리의 여행도 어느 새 중반을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오늘이 지나면 우리의 여정은 이틀만 남는다.

이제야 조금 서로가 친해지고 있는 것 같았는데, 

여행은 절정을 찍고 조금씩 끝나가고 있었다.





브라이스캐년까지 대장오빠가 짜온 빡빡한 스케쥴도 거의 끝이 가고, 화창한 날씨와 함께 우리 마음에도 여유가 찾아온 것 같았다.

자이언까지 갈길이 한참 남았지만,

우리는 아무도 없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햇살과 함께, 풍경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평화롭다 ♬


다들 내려서 한적한 도로를 찍는데, 나는 *광대*를 폭발시키면서 사진찍어달라고 뛰어가는 중 !


나는 봄인데, 대장오빠는 겨울이네요 ㅋ 아무래도 대장오빠랑 원래 알던 사이라 자꾸 대장오빠랑 찍게된다는..



그렇게 룰루 랄라 노래를 부르면서 신나게 자이언 캐년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느 지점에서 우회전을 했는데, 분명 우리 차의 왼편은 맑고 쾌청한 하늘인데, 오른쪽 멀리 보이는 하늘은 어두컴컴한 먹구름이 한 가득;;;;;

설마......설마......날씨의 神이 우리를 버리고 자이언에서 비를 흩뿌리시려는 건가요...




그야말로 컴컴한 먹구름이 하늘 한가득.




점점 짙어지는 먹구름 속을 달리면서 설마설마 했는데

자이언 캐년에 가까워지면서 정말 세찬 빗방울이 차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오전까지 분명 쾌청한 브라이스캐년을 만끽했는데...이 무슨...

저기...날씨의 神님?.....죄송해요. 제가 좀 자만했죠?ㅠㅠ


그래도 오락가락 하는 날씨들을 오가면서도 여러차례 기적처럼 날씨가 맑아지는 경험을 해봐서

우린, 말을 내뱉으면 씨가 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

후두둑 후두둑, 창문을 비가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을 마구마구 내던졌다.


"우리는 분명 완전 파란 하늘의 자이언 캐년 하늘을 보게 될꺼야."


"음, 나는 그럼 오늘 노을을 보고 싶어"


"그래? 그럼 이거 그치면 무지개 떠라. ㅋㅋㅋㅋㅋ"


"헐....무지개 ㅋㅋㅋㅋㅋㅋ...그럼 난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 본다...사막에서 오로라..."


"대박 ㅋㅋㅋ"


그렇게 말도 안도 안되는 온갖 자연현상을 보겠다고 서로 (개)드립을 치며 

비오는 순간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을 하던 이리가 소리를 질렀다.




3...




2..




1..





무지개가 떴습니다 !!!!



!!!!!!!!!!!!!!!!!

무지개였다!!!!!


그것도, 하늘에 걸린 그런 무지개가 아니라, 지평선에서 시작하는 - 

빨주노초파남보 너무나도 또렷한 무지개였다.

우리는 모두 할 말을 잃고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면서 파란하늘이니, 노을이니, 무지개니, 오로라니...해댔는데

정말 우리가 농담처럼 바랐던 무지개가 우리 바로 옆에 또렷하니 나타났다.

그야말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우리 모두는, 예상치 못한 자연의 선물에 모두 행복해졌다.

우리의 여행도 무지개만큼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과연, 우리는 라스베가스에서 오로라도 보았을까요?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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