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여행'에 해당되는 글 33건

  1. 2013.03.06 4. 남자셋 여자셋
  2. 2013.02.22 3. 산타모니카에서 노을구경
  3. 2013.02.21 2. 5년 만에 돌아온 미국. 2

2013년 01월 23일

미국 서부 여행 제 2일째

LA > Pheonix

 

 

 

 

드디어!

진정한 미국 서부 여행 시작의 날이 밝았다.

나는 초새벽부터 씻고, 호스텔에서 주는 아침도 꼬박 챙겨먹고

어제 만난 일본인 할머니가 LA공항으로 가는 버스도 알려주셔서

아침 8시, 활기차게 배낭을 메고 호스텔을 나왔다.

 

 

아니..근데...아침 8시면 우리나라는 출근대란인데 여기는 이제야 막 청소부들이 길가를 청소하고 있어.  

나 혼자 초새벽에 부지런하게 나온 느낌...(...)

 

 

사실, 호스텔을 나오기 전에 (즉, wifi가 잡힐때) 앤아버에 있는 창이에게 연락을 했다.

엄마 아빠가 정 그 여행팀에 못끼면 그냥 미국에서 가고 싶은데를 가라고 했는데

미국 서부, 동부를 이미 다 볼만큼 구경해서 다시 구경하고 싶지도 않고

앤아버에 창이가 있으니까, 세창이도 보고 디트로이트랑 시카고도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창이한테 연락 해서 허락도 받고 비행기표도 알아보고 호스텔을 출발한 것이다.

발걸음이 가벼운덴 다 이유가 있지..후후훗.

 

 

 

 

-

 

 

어쨌든, 대장오빠가 인디애나 폴리스에서 LA로 9시 30분에 도착한다고 해서

나는 AA가 도착하는 터미널에서 써프라이즈로 대장오빠를 마중나갔다.

한국에서 맨날 보던 사람을 미국에서 보니까 조금 낯선데

한국에서 맨날 보던 사람을 미국에서 보니까, 갑자기 미국이 한국인 것마냥 낯익어지는 이상한 느낌이 시작되었다. (-_-)

 

 

나와 대장오빠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일단 자동차 렌트를 예약한 곳으로 가서

원래 예약했던 7인승 닷지 캐러반을, 추가비용을 내고 쉐보레 타호(Tahoe)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원래는 내가 추가비용을 다 낸다고 하고 따라갔던건데 착한 대장오빠가 추가비용을 반반 부담하자고 ㅜㅜ 오빠 고맙...ㅠㅜ

 

 

이 커다랗고 튼튼하게 생긴 (심지어 이쁨) 타호가 우리 차!

 

 

여기까지는 아주 순조로웠다.

그런데 지금부터 나와 대장오빠의 수난시대가 시작되었다.

 

 

1. 나타나지 않는 뉴욕 여자

 

이제 차도 빌렸겠다,

우선 10시반에 다시 공항으로 가서 뉴욕에서 오는 여자를 한 명 픽업하고,

그 담에 11시 반에 그레이하운드 터미널로 이동해서 남자 2, 여자 2을 픽업해서

피닉스로 이동해야 하는 나름 빡빡한 스케쥴인데

 

공항으로 오기로 한 뉴욕여자가.....나타나지 않아.............전화도 안받아....................도착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나와 대장오빠는 공항을 돌다가 일단은 나머지 4명을 데리러 그레이하운드 터미널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착하기로 한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서야, 그 뉴욕에서 온다던 분의 친구로부터

비.행.기.를. 놓.쳐.서.여.행.을.못.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아니...뉴욕에서 LA까지 비행시간만 몇시간인데......................

왜 놓치고 바로 연락 안하고, 심지어 만나기로한 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연락주는 이런 비매너는 뭔데......

심지어 자기가 연락한것도 아니고 친구를 통해서!!!

처음부터 비행기 못탔다고 했으면 우리가  몇십만원 추가비용 들여서 차를 업그레이드할 필요도 없었는데!!!!

아무리 인터넷 공간에서 여행약속을 했다지만, 이런식으로 여행 펑크내는 건 정말 비매너 중에 비매너다.

뒷수습하는 모양새를 보아하니 비행기를 놓쳐서 여행을 못하는 것도 아니었을거다. (-_-)

이런 똥매너 뉴요커 !!!

 

 

 

 

 

2. 처음타는 LA도로에서 네비님 수시로 기절사태

 

어쨌든 우리는 열받은 채로 나머지 4명을 태우러 그레이하운드 터미널로 출발했다.

심지어 뉴욕여자 때문에 늦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전화로 늦는다고 사과까지 했는데

 

이번엔 한국에서 데려온 핸드폰 네비님 말썽...ㅜㅠ

처음 타는 LA도로인데 네비님 툭하면 꺼지기 시작했다...하........................

길도 모르는 채로 운전하는 오빠도 돌아버리고, 네비를 다시 켜는 나도 돌아버리고.......우리모두 전인권...돌고...돌고.

그래도 대장오빠가 어떠게 북쪽으로 차를 잘 몰아서 그레이하운드 터미널 가까이 까지 왔는데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을 4km 앞두고서 반대방향 high-way를 타는 불상사까지 .....

LA운전 쉽지 않네요....................ㅜㅠ

 

 

Ps. 베가레이서를 쓰던 대장오빠는 한국 돌아와서 갤3 팝으로 핸드폰 바로 바꿔버리셨다능...

 

 

 

 

3. 첫만남

 

그리하여, 겨우겨우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서 우리를 기다리던 4명을 만났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는 상태로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하고 차에 짐을 구겨 넣은 다음에 일단 모두 차에 탔다.

 

.....................뻘쭘 그자체.......................

 

 

심지어 점심도 한인타운으로 먹으러 가다가, 너무 멀어서 중간에 어느 버거킹에 들어가서는 햄버거만 먹고 나왔.......

지금 생각하면 좀 쑥쓰러워도 다같이 한번씩 자기소개든 뭐든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지금 고백하는 얘기지만, 심지어 남자 2명이랑은 여행한지 한 3일?4일 지나서야 통성명을 했다는............(...)

 

 

 

그래도, 이 여행기의 주인공들이니까 내가 여행을 통해서 알게된 정보만 가볍게 여기에서 소개한다. 우선 남자 셋.

 

 

남자1. 대장오빠

남자2. 웅이

남자3. 이리


남자1. 대장오빠 (31)

이번 여행을 제일 처음 계획하고 일행을 모은 대장

나와는 대학원동기

아주 꼼꼼하고 철저한 준비로 이번 여행을 완벽하게 리드하심 (-_-)=b

+ 25G 어치의 사진으로 이번 여행 사진의 찍사도 겸비!

 

 

 

 

 

 

 

 

 

 

남자2. 웅이 (26)

처음 봤을때, 제법 덩치가 커서 나를 쫄게 만들었는데 알고 보니 나보다 동생(;;)

캐나다 오카나간에서 체리피킹한 경력

은근 진지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경상도 사나이

남자3. 이리를 따라서 여행에 합류

 

 

 

 

 

 

 

 

 

남자3. 이리 (28)

캐나다에서 어학연수 후 여행하다가 귀국 전 캐나다-미국 여행 중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해서 주로 뒷모습으로 사진찍는 아이

조용하고 말이 없는데, 가끔 던지는 농담이 촌철살인.

남자2.와 여행동지로 만나서 미국여행까지 같이 왔단다.

 

 

 

 

 

 


자. 이제 여자팀

여자2. 막냉이

 

 

 

 

여자1. Sue(27)

 

나랑 같은 빠른 87년생 동갑.

뉴욕에서 1년간 인턴하고 샌디에이고에서 어학연수 후 귀국길에 여행에 합류!

밝고 쾌활하고...무엇보다 나랑 개그 코드가 잘 맞아서 너무 즐거웠다는! 

 

 

 

 

 

 

 

 

 

여자2. 막냉이 (23)

우리 여행팀에서 가장 어린 막내 아이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 후 역시 귀국길에 여행 합류!

자그마한 체구지만 씩씩하고 약간 엉뚱하기도 하고 여튼 귀요미.

 

 

 

 

 

 

 

 

 

여튼 우리 여행팀은 이렇게 서로 처음만난 (물론 나는 대장오빠와 친구지만) 남자 셋, 여자 셋은 통성명도 제대로 안한채로....(.....)

일단 차에 올라탔고, 이날의 여정은 오로지 LA에서 Phoenix까지 6시간동안 이동하는 것 뿐이었다.

대장가 운전석/조수석에 앉고

웅이이리가 중간 2열에 앉고

마지막으로 Sue막냉이가 3열에 앉았는데

그때부터 Sue와 막냉이의 폭풍수다 시작.....ㅋㅋㅋㅋㅋㅋ

 (여자들이란!)

 

 

 

캘리포니아의 LA에서 애리조나의 Phoenix까지! i-10도로만 따라서 쭈욱 달리면 된다. 거리가 약 600km라는거..

 

 

 

야자수가 쭉쭉 뻗은걸 보니 아직은 캘리포니아!

피닉스 가는 길에 아주 거대한 풍력발전소지대를 지나갔다. 스케일부터 어마어마 @_@

첫날 600km를 운전하신 대장. 절대로 규정속도를 넘기지 않는 안전운전자다. (-_-)=b

 

 

 

 

 

그렇게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로

우리는 6시간동안을 꼬박 쉬지 않고 달려서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피닉스(Phoenix)에 도착할 수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서 네비님을 대신 했던 나는, 조수석에 앉아서 자면 안된다는 신념 때문에 6시간 동안 눈 한 번 못 붙이고

그렇게 출국전날/비행기에서/호스텔에서/자동차에서 3일동안 제대로 못 잤.......하...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다..........................

 

 

피닉스 도착하자마자 숙소 문 열자마자 기절했다는 소문이.......Anyway, 이렇게 남자 셋, 여자셋 미국 여행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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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2일 (2)

미국 서부 여행 제1일째

LA (Santa Monica)

 

 

 

 

자전거를 타고 베니스비치까지 달려갔다가 돌아오니 슬슬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낮에는 긴 옷이 더울만큼 날이 덥더니,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가 베니스 비치. 낮에는 구름이 가득하더니 그래도 낮게 노을이 깔린다.

 

산타모니카 비치도 노을빛을 받아 주황빛으로 물들어간다.

 

물결에 비친 황금빛 물결이 참 마음에 드는 사진. 지붕위의 갈매기도 :)

 

 

날이 추워서 Pier에 있는 커피빈(;;)에서 핫초코를 한 잔 시켰다.

분명 레귤러 싸이즈를 시켰는데 우리나라 스타벅스 벤티 크기만 해..

 

속으로는 이 핫초코 다 먹었다가는 한 끼 칼로리 다 채울 태세라며 칼로리 타령을 하면서

겉으로는 한손에 커피빈 컵을 들고 분위기 있는 여자인 척을 하면서

Pier의 한적한 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귀요미 갈매기 발견 !!

잘 보면 카메라를 보고 있다! 요기봐!

 

갈매기가 맞겠지?

귀엽고 작은 갈매기 한 마리가 내 옆의 크레인에 앉아서 한참을 같이 놀았다.

사람을 많이 봐서인지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도 않고.

노을만 보고 있는 것도 조금 따분했는데 갈매기랑 기념 사진 찍는 즐거운 시간 :D

 

Santa Monica에서 보는 노을풍경. 사람들 모두 넋을 놓고 바라본다.

 

황금빛 하늘.

 

조금더 가까이. 구름때문인지 웅장해보인다.

 

 

초라해보이기만 했던 산타모니카도

노을의 힘을 빌어 찬란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내게 선물했다.

이상하게도

그 어떤 곳도 햇살이 기울어지는 노을의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된다.

가장 찬란하고, 가장 로맨틱하면서, 가장 애뜻한 모습이 된다.

 

 

 

어슴푸레한 빛만 남기고 노을은 사라졌다. 가로등이 켜진 Pier는 또 나름대로 운치가 있네.

 

 

 

해가 다 져버린 바닷가는 굉장히 쌀쌀하고 추웠다.

이틀밤을 새고 있는 컨디션 탓인 것도 같았지만

LA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조금 더 찬바람 맞았다가는 감기 걸릴 것 같은 그런 한기.

 

사실 시간은 오후 5시 30분쯤 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노을을 보기로 한 오늘의 목적은 달성하였으므로

(UCLA가기, 게티센터가기는 모두 포기했....)

터덜터덜 호스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게 뻗은 야자수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5년 전에도 LA에서 이렇게 길쭉 길쭉한 야자수를 많이 보았던게 기억이 난다.

 

Santa Monica Pier의 야경 :)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겨우 6시였는데) 나는 바로 이층침대에 뻗어버렸다.

한 세시간쯤 잠이 들었었나, 조금 정신차리고 일어나서 옷도 갈아입고 씻고

내일 아침 일찍 대장오빠를 만나러 LA공항에 다시 돌아가야해서

다시 꼼꼼하게 가방을 쌌다.

 

 

사실, 원래 이 여행은 6명이 함께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고, 내가 마지막에 7번째 멤버로 끼게 된 건데

미국에 먼저 간 대장오빠가 이미 예약한 7인승 차를 보니 7명이 앉으면 짐 넣을 자리가 하나도 없다며 곤란해했었다.

나도 이미 비행기표를 끊어버렸고, 부모님이 추가비용을 다 내가 내더라도 8인승으로 차를 바꿔보라며 보내주셨지만

8인승으로 바꾸더라도 7명 짐을 다 실을 수 있을지

또 추가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아무것도 알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출발한 대장오빠인데

출국하는 날 붙잡고 끼워달라고 하는 바람에 오빠만 곤란하게 만든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컸다.

 

Plan B도 없이 덜컥 미국에 도착은 했는데,

과연 내일 아침에 대장오빠를 만나 차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내 여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어

불안한 밤을 지새웠다.

 

실은,

내가 설마.....했던 대로

내 침대 밑의 여자!! 투숙객이 밤새 코골이를 하셔서

나는 그렇게 머릿속으로 Plan B를 구상하며

원치않게 밤을 또 새게 되었다....

재워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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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22일

미국 서부 여행 제 1일째

LA (Santa Monica)

 

 

2013년 01월 22일, 오전 11시 05분.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일본 나리타 공항을 거쳐, 다시 미국 LA로 연결되는 델타 비행기에 탑승했다.

짐은 아주 간단했다.

여행을 허락해준 학교오빠 (앞으로 대장오빠라고 부르겠다)가 차에 짐 실을 자리가 부족하니까

짐을 최대한 줄이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통에 나는 여행 9년차에 처음으로, 캐리어 아닌 배낭하나만 딸랑 들고 출국길에 올랐다.

 

발권하고 바로 다다음날 아침 출국하는 급한 일정에 짐싸느라 밤을 꼴딱 새웠는데,

세상에, 도쿄에서 LA까지 가는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동안 한숨도 자지 않고 울어대는 어떤 아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귀마개를 귀를 틀어막고 10시간 내내 참을 인만 새겨야 했다. ㅠㅠ....

호스텔은 여자 도미토리를 예약했으니, 설마 코고는 여자와 함께하는 불상사는 없겠지.....라고 날 다독이며. (과연...)

 

 

내내 눈오고 비왔던 서울하늘과 달리 쾌청한 미국 서부의 하늘 :)내내 눈오고 비와서 우울했던 서울하늘과 달리 시작부터 쾌청하다. :)

 

 

LA를 기준으로 2013년 1월 22일 오전 8시 30분. (한국 시간으로는 1월 23일 새벽 1시 30분)

예정된 시간 그대로 드디어 비행기가 LAX에 도착했다.

2007년 12월 25일 아침, 21살의 내가 헤멨던 그  LAX공항에,

2013년 1월 22일 아침, 27살이 된 내가 약 5년만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

그 때의 나는, 고작 5년뒤에 내가 이 미국땅을 다시 밟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전혀!

 

 

LA 아니랄까봐, 겨울인데도 아침 날씨는 너무나도 쾌청하고 따뜻했다.

이틀밤을 새는 중이었지만, 날씨가 얼마나 좋았던지 나는 콧노래가 절로 났다.

그러나...US Boarder and Customs에서 정확히 2시간을 잡혀있었다. 버스를 타러 공항밖으로 기어 나오니 아침 10시 반. =_ㅠ

 

 

사실 로드트립은, 23일부터였는데 싼 비행기표를 찾다보니 22일 도착하는 표를 끊었고

일단 22일은 나 혼자 LA에서 버텨야 했는데 이미 5년 전에 LA는 다 관광한 관계로 그닥 혼자서 관광객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LA에 갈 데가 또 있나....검색질을 하다가 눈에 발견한 것이 산타모니카!!  

 

 

그래그래, 바닷가도 있고(혼자 놀기에는 바닷가가 좋음), 숙소비도 싸고, 공항에서도 그리 안멀고, 5년 전에 가보지도 않았고!!!!! 

내게 최적이다!!!!

 

하며 숙소만 덜렁 예약하고, 가는 버스편만 대충 알아놓고 일단 LA로 출발하게 된 것이었다.

심지어...........나는 숙소 주소.............도 적어가지 않았는데

(=_=...;;; 여행을 너무 자주하면 준비성이 떨어진다...닥치면 다 된다는 걸 알기 때문..)

천만 다행으로(?) 산타모니카행 버스를 함께탄 일본인 할머니랑 수다를 떨다보니 마침 같은 숙소에 머문다는 것이다.

올레 (/ +_+)/ 덕분에 나는 아주 무사히, 아주 빠르게 , 예약해둔 호스텔로 기어들어올 수 있었다.

 

 

 

End of the Trail.

 

 

 

 

원래 나의 계획은, 호스텔로 오자마자 씻고 바로 이 LA의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러 나가서

UCLA와 게티센터를 보고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유유히 노을을 구경하는 것이었으나...

전날 밤의 밤샘 + 장기간의 비행 + 애기 울음 소리 + 2시간의 US국경과 세관통과 + 시차.....때문에 거의 반녹초가 되어서

노을만 보자...고 나와 타협하며...호스텔 침대에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그래, 사람이 멀쩡해야 관광도 하지..

다행히 1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는 씻고 산뜻한 옷으로 갈아입고 휘적휘적 호스텔을 걸어나갔다.

 

 

혼자 하는 여행은 다 괜찮은데, (물론 다 괜찮을리 없다..-_-) 혼자 식사하는게 조금 뻘쭘하다.

처음엔 좀 쑥쓰쑥쓰....하다가 불끈! 용기를 내서 한 카페테리아에 들어갔다.

뭘 시켜먹었는지 기억도 안난다. =_=...오랜만에 팁문화의 나라에 와서 팁을 몇 퍼센트 줘야되는지만 한참 고민했다.

어쨌든! 뭘로 채웠는지 모르겠지만 뭔가로 배를 채우고! 드디어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고고!!

 

 

 

 

 

 

저기 놀이기구가 있는 곳이 Santa Monica Pier. 주차장 위주로 찍어서 조금 삭막해보인다..

놀이기구가 있는 Santa Monica Pier. 타보지는 않았다.

 

 

....겨울이라 그런건가.....아니면 내가 그동안 온갖 세계를 다 들쑤시고 다니면서 너무 이쁜 해변을 많이 보아서 그런건가.....

산타모니카!! 뭔가 이름만 들어도 낭만적일 것 같은데......촘....실망했다.

우리나라 동해도 아니고 서해에 놀러온 느낌. 관광객과 잡상인으로 정신없기까지 하고....-_ㅜ

바닷가가 거기서 거기라며 나를 위로....

 

 

노을지기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서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자전거를 빌려주는 아저씨가 베니스 해변쪽으로 가면 더 번화한 거리를 볼거라고 해서 베니스 해변 쪽으로 출발했다. :)

 

 

자전거를 타고 베니스비치를 향해 가는 길. 조금씩 노을이 지려나보다.

 

한시간 정도 달리고 돌아오는 길. 자전거 대여료는 한시간에 7달러 정도? 노을진다아.

 

나름, 기대를 하고 자전거를 탔는데 해변가를 달린다는 것 말고는 크게 인상적인 것은 없었다.

오히려, 뭐랄까 - 5년 전에 왔을때만 해도 거대하고 건강한 것 같았던 미국이, 뭔가 자꾸 초라해지는 느낌, 힘이 빠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

마음 깊은 곳에서 스믈스믈 밀려 올라왔다.

홈리스들이 잔디밭에 누워 자고 있었고, 거리는 조금 지저분했다.

번화한 거리를 볼거라돈 베니스 비치 근처의 가게들은 싸구려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 뿐이었다.

 

기억조차 나지 않는, 아주 갓난 아기였던 87년에서 89년.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미국의 모습은 항상 밝은 햇살이 가득하고, 활기차고, 힘이 있었다.

한국에서 자라는 동안 나는, 나의 어릴 적 사진, 어릴적 보았던 영화에서의 미국에 대한 밝고 힘찬 꿈같은 것들이 있었다.

 

 

여름에 왔어야 할 해변가를 비성수기인 겨울에 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제일 처음 세계여행을 시작할 때와 다르게 그 동안 온 세계를 돌며 너무 많은 것들을 봐버려서인지,

그러니까 이제는 내가 어른이 되어버려서 미국에 대한 환상들이 깨져버린 것이지,

아니면 미국이 정말 조금씩 조금씩 쓰러져 가고 있는 것인지...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뭔가 , 어린 날 동경했던 것들이 막상 커보니 별거 아니게 되는 느낌이 싫어서

나는 자꾸만, 겨울에 와서 그런걸꺼라고 나를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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