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7.

Machu Picchu (Perú)

 

 

# 14 de Agosto, 2015

 

 

 

창 밖은 아직 캄캄한 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새벽 4시, 게다가 이 곳은 깊은 안데스 산맥.

 

 

오늘은, 바로 마추픽추에 가는 날이다.

이 남미 여행을 하게 만든 이유.

 

 

잠을 많이 잔 건 아니지만, 그 곳에 간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그리 피곤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아침을 먹으러 1층 식당에 내려가니,

이 곳에 묵는 모든 손님들이 이미 한 테이블씩 차지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있었다.

여기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의 조식시간은 새벽 4시부터다.

다들 첫 버스를 타고 올라가려고 하다보니 조식시간이 이렇게나 이르다.

우리도 짐을 창고에 넣고 버스를 타러 나왔다.

 

 

 

아직 캄캄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5시 43분. 그런데도 앞에 줄이 어마어마하다.

 

 

 

 

아직 캄캄한 밤 같은데, 이미 버스 타는 곳에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줄 행렬을 이루고 있다.

조금씩 동이 터오자, 어딘가에서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 날씨가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뒤에 서있던 외국인이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 너네 되게 운이 좋구나, 3일 동안 날이 흐렸는데 오늘은 날씨가 아주 화창할 것 같아! LUCKY!

 

 

드디어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우리도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힘차게 오르기 시작했다 .

 

 

 

구름보다 높이 솟은 안데스 산맥

 

 

 

저 높은 산 너머로 해가 뜨기 시작한다.

 

 

버스는 20여분간을 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달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안데스 산맥의 모습이 장관이어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있다 생각하면서

도대체 이 높은 곳에 어떻게 돌을 가져다 마추픽추를 만들었단 말인가. 약간 섬뜩하기도 했다.

 

 

버스는 마추픽추 입구에서 우리를 내려주었고, 어느새 따뜻한 햇살이 마추피추 입구를 밝히기 시작했다.

 

 

 

식량 저장소 꼴까를 지나 조금 더 위로 올라가본다.

 

 

 

 

입구에서 망지기의 집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망지기의 집에 닿기 전에

마추픽추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평지가 등장한다.

굳이 여기가 어디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있기에.

 

 

 

 

아침 햇살이 비치는 마추픽추. 여기다.

 

 

마추픽추를 내려다 보는 나.

 

 

 

 

그랬다.

청명한 하늘 아래 안데스 산맥을 넘은 햇살이 저 마추픽추로 쏟아져 들어왔다.

여기였다.

마추픽추.

나는 인터넷에서 본 그 어떤 멋진 마추픽추보다도

가장 깨끗하고 선명하고 찬란한 마추픽추를 두 눈으로 보았다.

 

마추픽추가 내 남미여행의 제1의 동기는 아니었지만, 

얼마나 힘들게 준비했는지, 얼마나 고생해가며 나 스스로 잘 알기에

제발, 내가 마추픽추에 가는 날만큼은 맑게 개인 하늘 아래 햇살에 눈부신 마추픽추를 보기를.

구름과 안개 낀 그런 슬픈 장면은 마주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랐었다. 

 

그리고, 안개의 산같은 이 안데스 산맥 골짜기에서

나는 내가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마추픽추를 만났다. 

 

 

 

"나는 평생 올 줄 몰랐던 곳, 마추픽추에 와있다.

온다면 평생 한 번 올 수 있는 곳이겠지.

여기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고산병도 있었고,

계속 날씨가 흐려서 맑은 하늘의 마추픽추를 못 볼까봐 마음 졸였는데.

 

새벽 4시, 마추픽추에 가기 위해 일어났을 때

캄캄한 하늘 가운데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들으면서

오늘은 날씨가 맑겠구나.

왠지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렇게 새벽에 줄을 서서 입장한 마추픽추.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그 광경을 보았을 때.

난 아무 것도 한 게 없지만, 이상하게도 뭔가를 이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 이거구나. 여기구나.

 

감사하게도 아침 햇살이 마추픽추를 밝게 비췄고,

이렇게 맑은 마추픽추를 보려고

그동안 흐리고 비가 내리고 아팠구나.

새삼 감사했다. "

 

 

 

산 속이라 금세 구름이 몰려오기도 했다. 페루 가이드 북과 함께!

 

 

 

잉카의 다리

 

 

 

합성같은 순간들. 마추픽추와 함께.

 

 

 

날아가자보자!

 

 

 

 

조금 다른 방향에서 보는 마추 픽추. 저 건너편의 산이 잉카인의 얼굴을 닮았다고 한다.

 

 

 

정말 인생 사진.

 

 

사실 마추픽추에 가면서 날씨 다음으로 가장 신경쓴 건, 조금 당황스럽게도 '옷'이었다.

평소에 멋 부리는데 관심이 없는 나인데,

이상하게 마추픽추에서 입을 옷을 서울에서부터 특별히 골랐을 정도다.

꼭 깨끗한 하얀색 티를 받쳐입고 싶었다. 

 

사실 마추픽추는 잉카트레일의 일부이기도 해서 등산복 차림으로도 많이 올라가는데

치마를 입고 올라가면 너무 튀지 않을까 저 옷을 넣었다 뺐다를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게다가 아침에는 너무 추워서 겨울 니트에 패딩까지 껴입었는데, 

낮이 되니 날씨가 한여름이 되어서 소원하고 소원했던 저 하얀티셔츠와 

티셔츠 라인과 잘 어울리는 빨간 치마까지 입고야 말았다. 

이렇게 안 입었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내가 옷 때문에 고민고민할 때, 한 번 하는 여행인데 남들 눈치보지 말고 입고 싶은 옷을 입으라던 찐찡이에게 감사를.    

 

 

여유롭게 풀을 뜯는 라마들.

 

 

 

라마 인형과 마추픽추 :)

 

 

 

참고로, 와이나픽추는 오르지 못했다.

마추픽추는 1일 입장이 2000명, 와이나픽추는 400명으로 정해져있는데

5월에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려던 때. 

날짜를 고르느라 딱 하루 고민하던 밤 다음 날, 

분명 수십장 남아있던 와이나픽추 표가 모두 매진이 되어버렸다.

마추픽추는 7~8월이 가장 성수기라고 하니,

특히나 와이나픽추를 가고 싶은 사람들은 반드시 4~5개월 전에 예매를 해놓는게 좋다.

와이나픽추표는 환불도 되지 않아서 취소표가 풀리지도 않으니 말이다.

 

 

하루밤 사이에 와이나픽추표를 모두 놓쳤을 때는 너무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을 정도였는데,

사실 우리가 처음 와이나픽추 표를 고르던 날짜는

우리가 마추픽추를 왔던 날의 2일 前 표였다.

 

 

아마 그 날 표를 샀으면, 내가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화창한 날씨 아래 마추픽추는 영영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은 이렇게,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대로 흐르지만

또 그렇게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준다.

문득, 그 날 우리가 와이나픽추 표를 사지 못했던 게

얼마나 다행이었나 감사했다.

 

 

 

 

장엄한 안데스 산맥.

 

 

 

아. 정말 산맥만 보아도 너무 멋지다!!!

 

 

 

 

보통 새벽에 오른 사람들은 오전에 둘러보고 와이나픽추를 오르거나,

아니면 오전에 마추픽추만 2~3시간 둘러보고 바로 하산해서 기차를 타고 쿠스코로 향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날 하루를 온전히 마추픽추에서 보내기로 해서 기차도 넉넉히 오후 늦은 시간 표를 예매했다.

 

덕분에 우리는 찍고 싶은 만큼 사진을 찍고,

앉아있고 싶은 만큼 철퍼덕 앉아 여기 내가 마추픽추에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꼈다.

아쉽지 않도록.

 

 

 

 

이제는 꿈같은 장면들. 사진 속의 노란 머리카락이 저 주인공이 나임을 일깨워준다 .

 

 

 

새벽에 같이 줄서서 올라온 관광객들이 점심시간이 지나자 우르르 내려가고

오히려 오후의 마추픽추는 한결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우리는 나가야 하는 시간 1시간전부터 마추픽추의 농작지 계단 어디 한켠에 앉아

아무 말 없이 - 그렇게 한참을 마추픽추를 내려보았다.

아마, 다시는 오지 못하겠지.

 

 

 

쿠스코로 돌아가는 페루레일.

 

 

 

오후 6시 50분.

마추픽추에서 쿠스코 포로이 역으로 돌아가는 페루레일 안에서

일기를 쓴다.

 

어느 새 차창 밖은 어두 컴컴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마도 오늘 모두 마추픽추를 올라갔다가 내려왔을 승객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마추픽추에서의 순간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책도 읽으며 쿠스코까지 가는 이 지루한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마추픽추를 보고 싶었던 적도,

내가 마추픽추를 보러 이 곳 페루에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2015년 8월 14일. 나는 이 곳, 마추픽추에 서 있었다.

 

 

 

돌아가는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아마 이제는 내 의식 속에서- 그리고 내 사진 속에서만 존재할 테지.

 

 

마추픽추에 가겠다는 마음, 결심, 용기.

그리고 27시간의 비행과 이동, 기차, 버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인내.

그리고 쉽게 허락되지 않는 화창할 날씨.

이 모든 것이 쉽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기대하지 않았던 마추픽추에 있다는 사실.

내가 여기 한국의 반대편에서 마추픽추를 내려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것을 충분히 누릴 시간과 날씨가 허락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으로 좋았다.

굳이 무얼하지 않았도,

뭔가 억지로 하지 않으려 해도.

그냥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아주.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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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6.

 Cuzco (Perú)

 

 

 

# 13 de Agosto, 2015

 

오늘은 대망의 마추픽추에 가는 길.

어젯 밤 우리는 1박 2일 마추픽추에 갈 간단한 짐을 꾸렸다.

잠옷도 챙기지 않았다. 그냥 입고 있던 옷 입고 자자.

 

 

아침 8시 반에 어제 그 투어회사에서 모였고,

그렇게 쿠스코에 투어 신청한 사람들은 모두 모인 것 같은 광장으로 갔다.

우리도 오느 투어팀에 배정되어 그 곳에서 45인승 버스를 타고 드디어 모라이/살리네라스로 출발.

 

투어를 하면 스페인어와 영어로 번갈아 설명하는 현지 가이드가 붙는데,

모라이로 가는 내내 열심히 스페인어와 영어로 쿠스코의 역사, 기원 등등을 설명해주었고,

현지 가이드여서 그런지, 페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모라이 가는 길 안데스 고산지대의 그림같은 경작지

 

어제 그 파란 하늘은 어디로 가고, 산으로 올라갈 수록 구름이 가득해지더니

우리가 모라이에 도착했을 때는 투두둑, 투두둑 빗방울이 떨어졌고, 날씨는 스산했다.

 

저 발아래 원모양의 층층이 계단을 이루고 있는 모라이가 드러났다. 

사실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티비에서 봤던 것과 똑같았다.

아니, 사실 날씨도 흐리고 모라이 벽 한쪽이 무너져 공사중이라

티비에서 봤던 것보다도 별로였다.

그리고 가운데 들어가볼 수도 없었다.

 

가이드는 둘러보고 오라며 20분을 주었다. 

뭐지, 이 한국 패키지 여행같은 느낌은.  

 

 

 

모라이

 

 

 

여행 몇달전 내린 폭우로 한쪽 벽이 무너져 내린 모라이.

 

 

 

왔다는 인증샷 한장 남기고.

 

 

 

짧게 모라이를 구경한 후, 버스는 산속의 소금염전인 살리네라스로 향했다.

살리네라스로 가는 길에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깊은 언덕 사이로 하얀 염전이 드러나고, 사람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투어버스에서 내렸는데, 가이드가 어느 가게에서 이 살리네라스에서 만든 소금을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15분 동안 보고 돌아오라고 했는데,

여기가 이렇게 넓은데 15분이라니. 내려가서 염전 앞에서 인증샷 한장 찍으면 다시 돌아올 시간이잖아!

소금 광고만 안했어도 25분은 봤을텐데.

 

 

 

어쨌든 여기는 살리네라스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너무 시간을 촉박하게 줘서 살리네라스를 충분히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패키지 여행 싫은데, 그런데 또 딱히 투어가 아니면 쿠스코 근교에 흩어져 있는 관광지를 스스로 찾아가기도 힘들다.

택시를 한 대 대절하면 제일 좋지만, 그러기엔 비용이 너무 비싸고.

 

 

 

 

살리네라스 투어가 끝나니 언제 비는 완전히 그쳤다 .

잠시 걷힌 구름 사이로 드러난 새파란 하늘 아래 정말 그림 같은 풍경들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나는 모라이, 살리네라스보다도 그 곳에 가는 길목에 펼쳐진 이 높은 고원의 경작지가

훨씬 더 아름답고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림같은 풍경, 구름과 땅이 닿을 것만 같아.

 

 

 

투어버스는 나와 찐찡이, 그리고 브라질출신의 남자 한 명을 약속대로 마라스 마을에서 내려주고,

투어 가이드가 택시기사를 연결시켜주었다.

 

생각건대, 다 그렇게 연결된 서비스일 것 같았다.

어짜피 마추픽추를 가는 손님들은 이 투어 도중에 내려 오얀따이땀보역으로 갈 것이고,

사실 마라스에서 버스타고 가면 2~3 sol이면 되는데, 택시로 연결해주고 50sol씩 받는 것 같았다. 

 

 

어쨌든, 이대로 달려서 폐차장으로 들어가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그런 부서질 것 같은 택시를 타고 안데스 산맥 사이를 달려 우리는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기차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잠시 오얀따이땀보 유적지에도 발만 담가보았다.

 

 

성스러운 계곡의 중심인 오얀따이땀보. 잉까의 신들을 모시기 위한 종교적 구조물이었다고 한다.

 

저 작은 백팩과 보조가방만 메고서!

 

 

 

시간이 아주 여유롭지는 않아서, 오얀따이땀보의 초입에만 들어갔다가

우리는 오얀따이땀보역에서 오후 3시 7분.

드디어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향하는 페루레일을 탔다.

 

페루레일에는 여러가지 등급의 열차가 있는데, 시간대를 고르다보니 갈 때는 약간 고급진 Vistadome 기차를 탔다.

날씨가 좋았으면 창 밖으로 멋진 잉카트레일의 경관을 보았을텐데

고산지대여서 그런건지, 하루 종일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데 기차를 타니 또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잘됐어. 기차에 탈 때 비가 와서 말이야.

 

 

페루, 그리고 창밖의 풍경 비스타돔에 타면 주는 간단한 간식

 

 

우리가 탄 칸에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함께 탔다.

우리 부모님보다 조금 더 연세가 지긋하신 일본인 노부부들이 쌍쌍이 타셔서

우리와 함께 오얀따이땀보까지 함께 이동했다.

 

젊은 우리도 한국에서 미국 거쳐, 페루로 와서 또 쿠스코로 와서 투어버스를 타고 또 기차를 타는게 이렇게 힘든데,

이 분들도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기차는 아구아스 칼레엔테스에서 멈추었고

우리는....숙소를 잡아야만 했다.

정말 아무 준비 없이 이렇게 숙소를 잡기는 또 처음이라

그 조그만 아구아스 칼레엔테스 동네를 골목골목 얼마나 돌았는지 모른다.

 

 

몇 군데 들어가보기도 하고, 방도 둘러보고 했지만 썩 마음에 드는게 없었고

산속이라 해가 금세 산에 가려 날은 어둑어둑해지는데 방은 못 구했고,

조바심이 나려는 찰나, 외관이 깨끗하고 조금 고급져 보이지만 또 아주 비쌀 것 같지는 않은 호텔을 찾았고

(여기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만연하는 수법인 것 같은데)

데스크에서는 원래 이 방이 비싼 방인데, 특별히 50% 디스카운트를 해주겠단다....

방도 (페루 기준) 비지니스 호텔처럼 깨끗하고, 침구류도 뽀송뽀송 했고, 

가격도 아주 무리하는 정도가 아니라서 이 곳으로 결정!

 

 

몇 시간을 헤메고 돌아다닌 끝에 아구아스 칼레엔테스에서 눈을 부칠 장소를 찾았다.

이제 남은건 마추픽추 뿐이다.

 

제발 내일은 날씨가 맑아야할텐데.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는 오늘 입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잠옷이 없으므로) 그렇게 잠이 들었다.

 

 

# 입장권 및 교통편 

 

-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비용 : 70/s (투어버스, 가이드 비용 포함)

 

모라이, 오얀따이 땀보, 친데로, 피삭 통합 통합권 : 70/s

살리네라스 입장권  : 10/s

마라스 → 오얀따이땀보 택시 : 50/s

오얀따이땀보 →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마추픽추) 페루레일 비스타돔 : USD61

 

# 숙소 : Hotel Intipunku Inn

- http://www.intipunkuhotel.com/

- 약 60$/1박 2 bed

- 홈페이지 사진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조식 포함, 침구 깨끗함, 뜨거운 샤워 가능, 조식 포함, 와이파이, 짐 맡기기 가능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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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3.

 Ica & Huacachina (Perú)

 

 

 

리마에서 이카로

 

 

 

 

# 10 de Agosto, 2015. Ica, Peru.

 

페루에서의 2일째 맞는 아침.

리마는 어제만큼이나 날씨가 우중충했다.

괜찮아. 우린 해가 쨍 나는 이카에 갈테니까! (과연?)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어제 표를 환불했던 Cruz del Sur 터미널로 향했다.

 

 

하지만 표정은 기쁘게!

사람들이 이카(Ica)에 가는 이유는

99% 와카치나(Huacachina) 사막을 보러 간다.

이미 TV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도 소개되었지만,

단순히 사막만 감상하는게 아니라

버기차를 타고 롤러코스터 타듯 사막을 가로지르고

또 사막에서 보드도 탈 수 있다.

 

4시 투어를 하면 사막에서의 일몰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우리도 4시 투어를 목표로 아침 10시 리마 → 이카로

가는 버스티켓을 샀다.

터미널에서 물대시 페루에만 있다는 잉카콜라를 사마셔봤으나

맛도 기억이 안날만큼 한입만 마시고 영원히 잉카콜라와 작별을 고했다.

 

 

 

 

 

 

리마의 크루즈델수르(Cruz del Sur) 터미널.

 

 

 

 

 

 인사해주는 친절한 직원 :)

 

  

참고로 페루는 교통수단으로 버스시스템이 아주 잘 갖추어져있고

버스마다 등급이 있으며, 좋은 등급의 버스일수록 좌석이 180% 눕혀지고

식사도 나오는 등 비행기보다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리마↔이카는 페루에서도 단거리 구간이라 크게 상관이 없다.

 

우린 찐찡이가 버스멀미가 있어서

미리 인터넷으로 1층 가장 앞자리를 예약했는데,

 

아뿔싸!

 

 

 

 

 

 

 

버스가 2층 버스인데 1층은 앞이 꽉 막혀있다!!!!!

헐...우리 눈앞에 보이는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뿐.....

여러분. 4시간동안 벽만 보고 가지 않으려면

2층으로 가세요..

 

 

 

 

 

 

버스는 리마를 떠나 이카로 달리기 시작했다.

날씨도 날씨지만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척박하고 황량하고 때로는 지저분하기도 해서,

풍경을 감상하면서 갈만한 그런 경치는 아니었다.

 

리마를 보고나서 아, 조금은 못 사는 나라구나...싶었는데

근교를 나와보고는 아..많이 못 사는 나라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사과가 나온다 앞이 꽉 막혀서 발올리고 갔다.

 

 

 

 

 

 

버스는 4시간 때 달리는데 하늘은 여전히 허어어연 구름으로 이 땅을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제 이카에 거의 다 와가는데...

이번 여행에 날씨 운은 정말 안따라주는 건가.....

 

 

하고 좌절하며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구름이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마법처럼 나타났다!!!

어젯밤부턴 마음에 잔뜩 서려있던 나의 우울한 마음도 조금 걷히는 느낌.

 

 

그리고 이카에 내리니 정말이지 해가 째앵- 했다.  Hace sol :)

 

 

이카의 버스터미널에 내리면 한국말 하는 택시기사들 천지다.

그 중에 한 아저씨와 협상(?)을 해서 와카치나로 갔는데, 아저씨가 버기투어를 할 호스텔을 소개해줬다.

택시 아저씨는 한국인들이 써 준 추천서도 3장씩이나 가지고 있었다.

택시 아저씨가 내려준 호스텔에 가서 4시 버기 투어를 예약하려는데 1인당 45솔에서 조금도 안깎아준다. 샤워도 안된단다. 쳇.

처음에 40솔을 생각하고 왔는데, 이 호스텔 주인장 깎아달라고 더 빌어봤다가는 한 대 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5솔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4시 버기투어를 예약했다.

하지만 우린 여기서 한가지 실수를 했다.

 

 

 

 

 

와카치나 호수 근처에서 쉬는 사람들

 

어제의 비가 흩날리던 리마와 다르게 햇살이 내리 뜨겁다. 눈이 부시다.

 

다들 사막을 달리고 있는지 호숫가는 평화롭다.

 

 

 

 

 

 

드디어 4시가 되었고, 사람들이 하나 둘 호스텔에 집결했다.

우리가 탈 버기차가 결정되었고, 운이 좋게도(!) 나와 찐찡이는 버기카의 제일 앞 자리에 앉았다.

럭키!!!! 럭키!!!!! 뭐든 앞자리가 최고야!!!

 

 

다들 버기카에 앉았는데, 갑자기 우리 뒤에 앉은 사람들에게 세금이라면서 4솔씩을 걷어간다.

우리는 세금이 그 45솔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리 내고 오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앉아있었다.

부릉부릉 버기카가 조금 달리더니, 사막 들어가기 직전에 차를 멈추고 갑자기 나와 찐찡이에게 너네도 세금을 안냈다는 거다.

 

분명 호스텔 주인이랑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소리야!

우리 세금 냈어!! 라고 말해봤지만 운전사가 꿈쩍도 안한다. . ....

그런데 찐찡이도 빡쳐서 입을 앙 다물고 꿈쩍도 안한다...

우리 때문에 버기투어가 출발 못하게 생겼다....ㅜㅠ

일부러 이런 방법을 쓰는 것 같기도 했다..하...이 사기꾼들...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4솔씩 세금을 더 내고서야 버기투어가 시작할 수 있었다.

 

와카치나에서 버기투어 하시는 분들.

꼭 투어비에 세금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확인증을 받아두든지 아니면 나중에 따로 내겠다고 하세요.

이렇게 두번 뜯기는 수가 있음.......................ㅜㅠ

 

 

 

어쨌든 찝찝하고 짜증나는 마음으로 버기차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헐........

 

 

 

엄청 재밌어.............!!!!!!!!!!!!

방금 낸 4솔 따위!!!!!!!!!!

40솔을 더 내라고 해도 그냥 줄 수 있을 것 같아!!!!!!

 

 

 

 

 

 

끝없이 펼쳐진 모래 사막.

 

빨간버기차!

 

여기가 와카치나입니다!!!!

 

나의 여행 버디 찐찡이와 함께 ;)

 

 

 

 

 

버기카가 모래언덕을 타고 내달릴때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

 

 

정말이지 롤러코스터보다 짜릿한 느낌이었다.

꽃청춘의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버기차는 한참 달려서 일단 사진을 찍으라며 한 곳에 내려다준다.

거기서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경쟁적으로 인증샷을 찍고 나면, 이제 운전사 마음대로 뿔뿔이 흩어진다.

 

 

 

 

광활한 사막을 질주하는 버기카들.

 

바람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모래의 물결.

 

 

 

 

 

그렇게 한참 사막을 가로 질러 버기카는 어느 야트막한 모래언덕위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너덜너덜 낡은 보드를 차에서 내리더니, 양초를 하나씩 쥐어준다.

이걸로 보드 밑바닥을 칠한 다음에 한 사람씩 부딪히지 않게 차례로 내려가란다.

 

 

 

 

 

시작은 이렇게 미약하였다.

 

헤헷.헤헤헷.

 

사막에서 함께.

 

 

 

 

 

와우,

원래 보드도 안타지만 모래에서 누워서 보드를 타다니!

이런 경험 정말 처음이야!!!

그렇게 야트막한 언덕에서 두어번 타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엄청 높은 언덕에다가 우릴 데려다 준다 .

 

 

 

 

 

모래속에 발이 푹푹 파묻힌다. 이제는 그 높이가 까마득해졌다.

 

 

 

 

 

점점 난이도가 높아져서, 나중엔 정말 사람이 손톱보다 작아보이는, 얼추 아파트 높이가 넘는 높이에서

보드를 타고 미친듯이 내려왔다.

여기서부터는..사진이 없다. 너무 높은데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서 사진기를 차에 두고 다녔기 때문에....

 

 

여행가기 전에 버기투어 하다가 뇌출혈 당했다는 한국인 후기를 읽은 적 있었는데

이 높이에서 속도를 못이기고 누군가와 충돌하면 훅 갈 수도 있겠구나...싶기도 했다.

보드를 탈 줄 아는 외국인들은 보드용 부츠를 신고 보드를 서서 타기도 했다 .

 

 

 

 

 

 

모래 언덕을 따라 보딩할 지점을 찾는 사람들.

 

 

 

 

 

 

그렇게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한 3번쯤 원없이 타고 나면

4시투어는 마지막으로 선셋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춘다.

커다란 해가 이글거리며 사막따라 펼쳐진 지평선을 넘어 긴 여운을 넘기며 사라졌다.

 

 

 

 

 

 

거칠다. 그러나 그 느낌이 나쁘지 않다.

 

 

 

 

 

버기카의 맨 앞에 앉아, 드넓게 펼쳐진 사막을 달리는 그 느낌은 한 마디로 터프했다.

사막을 달리는 그 터프한 그 느낌은 정말 쉽게 경험할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작은 사막언덕을 봤는데 이렇게 온 세상에 모래로만 가득한 사막다운 사막은 나도 처음이었다.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느낌.

따뜻하면서도 탁트여 시원한 느낌.

그리고 모래와 바람이 쌓아올린 사막의 아름다운 모습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이라 뜻 깊고, 또 그래서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이었다.

그렇게 와카치나로 돌아와서 곧바로 이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고

흥분과 긴장이 뒤섞인 긴 하루 끝에 버스에서 세상 모르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깼을 땐,

왠지 모르게, 그 모든게 꿈인 것 같았다.

신기루처럼...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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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2.

 LIMA

 

 

 

# 9 de Agosto, 2015. Lima, Peru.

 

호텔의 조식을 먹고서 긴 비행에 지친 우리는 잠시 눈을 붙였다가 점심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화창할 것 같던 아침과 달리 날씨가 우중충했다.

 

 

- 뭐, 리마는..큰 기대하지 않았으니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일정을 미리 Fix하는 것이었다.

시간은 2주로 정해져 있고,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이동거리가 대륙을 넘나드는 수준이라 이동편을 모두 확정해야했기에.

그래서 사실 리마는 빼려고 했는데 긴 비행 이후에 바로 또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게 무리일 것 같아서

하루 쉬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리마를 첫 일정으로 잡았다.

 

 

그리고 리마에서의 최대목표는 페루 대표음식인 '세비체' (Cebiche) 먹기!

트립어드바이저 3위 맛집에 오른 세비체리아 <La Mar>로 곧장 이동했다.

호텔에서 걸어갈만한 거리기는 했지만, 잘 모르는 도시니까 택시를 탔는데 택시 아저씨가 길을 잘 몰라...(ㅜㅠ)

나의 짧은 스페인어 실력으로 아저씨에게 길을 가르쳐주며 드디어 <La Mar>에 도착했다.   

 

 

La Mar ; cebicheria

 

정신없이 바쁜 까마레로들.

 

 

와우. 트립어드바이저의 인기 맛집답게 대기줄이 엄청났다.

거의 50분을 기다린 후에야 우리는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었다.

깔끔하고 널찍한 세비체리아는 마치 우리나라 신사동에 있을 법한 분위기였고

내부는 각 국에서 온 외국인들로 북적거렸다.

세련된 외관과 손님들의 수준이, 그리고 페루물가에 비하면 엄청난 가격이

비로 이 곳이 Hot place임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막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물가에 적응되어 있어서 첫날은 가격에 너무 개의치 않고 맛있는걸 먹기로 했다.

 

 

색조합이 맘에 든 깔끔한 메뉴판

 

이것이 real cebiche!

 

 

 

 

우리는 추천을 받아 세비체와 깔라마리(오징어) 볶은 것. 그리고  La mar sour 칵테일을 시켰다.  

세비체는 회 같아서, 제대로 만드는데서 먹는게 아니면 비리다고들 하는데

<La mar>에서 먹은 세비체는 그런 비린 맛 없이 깔끔했다. 추천추천 :)

페루에 오면 피스코 사워를 마시라고 했는데, 내가 마신 칵테일 이름에 sour가 있었지만 이게 피스코 사워 같지는 않아.....

(결국 난 페루에서 피스코 사워를 마셔보지 못했다 ....- -)

 

 

 

레알 세비체 - 여러분도 한입 :D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 새 오후 한 나절.

미라 플로레스와 센트로(Plaza de Armas) 중에 남은 시간동안 센트로(Plaza de Armas)를 구경하기로 했고,

가는 길에 Cruz del Sur (버스터미널)에 가서 인터넷으로 사두었던 버스표 (이카 → 쿠스코 행)를 별 탈 없이 환불했다.

여행 준비하면서 은근히 스트레스인 것이 외국어로 결제했던 것들을 취소해야 할 때.

구글에 검색해봐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글이 없을 때.

돈을 날리게 생겼을 때.....ㅜㅠ

 

 

※ Cruz del sur 버스표 환불하기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Cruz del sur 표를 예매했는데, 환불하고 싶다면?

 

(1)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취소하기 : Cruz del sur 홈페이지에서 Contact us에 표를 환불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면,

      등록된 이 메일 주소로 환불 절차에 대해서 친절한 안내메일이 온다. 단, 버스출발 24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하며 티켓 값의 15%가 공제된다. 

      (The request must be made up to 24 hours before the your scheduled departure bus .

          All annulments are also subject to the retention of 15% of the ticket value.)

 

(2) 페루에서 직접 취소하기 : Cruz del sur 터미널에가서 직접 표를 환불하는 방법.

                                         그 자리에서 바로 취소 수수료를 공제하고 현금으로 환불해주기 때문에 확실하다. 

       (La devolución de la Boleta, Factura o Boleto de Viaje a solicitud del titular, podrá ser efectuada para Servicio Nacional

        hasta 12 horas antes de la salida del servicio para el caso de tarifa regular, y 24 horas antes para tarifas de ocasión y/o

        insuperables, con deducción del gasto administrativo: 10% Efectivo y 15% Tarjeta de débito y/o crédito.

        Para el servicio internacional la devolución podrá ser efectuada con 48 horas antes de la salida del servicio y se aplicarán

       los costos administrativos de acuerdo a las normas internacionales del país donde se realiza la compra del pasaje.)

      - 페루 국내선 버스 : Regular 요금 버스는 출발 12시간 전까지, casion/insuperables 요금 버스는 24시간 전까지 취소 가능

                                          현금(efectivo)은 10%, 카드(Tarjeta de debito/credito)는 15% 공제

      - 인터내셔널 버스 : 버스 출발 48시간 전까지 취소 가능 (뒷문장은 해석 불가..@@)

 

 

 

어쨌든, 다시 Cruz del Sur 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리마의 중심부인 아르마스 광장 (Plaza de Armas) 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뭐랄까...

중심가이자 관광지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렸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나와 찐찡이는 가방을 꽈악 움켜쥐었다.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구나.

아까 <La mar> 근처는 이 센트로에 비교하면 완전히 고급동네, 부자네처럼 느껴졌다.

마치 조금 다를 뿐 마치 한국의 신사동 어디 페루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느낌었는데

아, 여기는 정말 리마구나!

 

낯섦, 긴장, 불안함.

드디어 제대로 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페루의 대통령 궁

 

리마의 대성당

 

대성당 앞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커플

 

 

 

아르마스 광장의 중심인 대통령궁과 대성당은 앤티크한 분위기였는데

날씨도 너무 흐리고 으슬으슬한데다 조금씩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일요일이어서 그런건지 관광객과 주민들이 모두 다 나와있는 것 같았고

행여나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싶어 가방과 카메라를 꼭 쥐었다.

 

나름 멋있는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고 싶었는데,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너무 많고 여이가 남미라는 것 때문에 너무 긴장한 탓일까.

이쁜 사진을 찍자고 할 마음도, 정신도 없었다.

 

 

 

 

 

 

비가 흩뿌리고 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어느 새 해까지 져버려 날은 점점 어둑어둑해졌다.

관광지라서 동양인도 많을 줄 알았는데, 눈 씻고 찾아봐도 동양인이라곤 나와 찐찡이 뿐이었고

스쳐지나가는 페루 주민들이 우릴 뚫어지게 쳐다보고 "치나, 치나(중국여자)"라고 수군거렸다.

 

이럴 땐 스페인어를 알아듣는 게 도움은 안되는 구나..ㅜ

 

 

그래도 언제 리마에 다시 와보겠나 싶어 어둑해지는 가운데 아르마스 광장 주변을 뱅뱅 돌았지만

컨디션은 점점 나빠졌고, 그냥 빨리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다.

내가 여행하다가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들다니!!!

 

 

하지만, 여기는 리마.

안전하게 택시타는 것조차 엄청난 일이라서

우리는 길거리에서 택시를 고르고 고르고 또 골라서 겨우 호텔로 무사히 돌아왔다.

우리가 아무리 골랐다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사실 그냥 로또랑 다를바가 없었네.

 

 

겨우 호텔로 돌아와 히트텍에 기모잡옷에 패딩까지 껴입고 나서야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 비행시간과 갑자기 여름에서 겨울로 변한 기온때문에 감기 기운이 오는 건가..싶으면서도

여행지가 너무 긴장의 연속이라 (소매치기나 택시사기) 정신적으로 더 피곤한 것 같았다.

 

 

 

씻을 힘도 없다. 털썩.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슬쩍 들었다. 

 

 

  쉬라고 있는 휴가인데 너무 무리했나...

  여행내내 안전을 걱정하면서 다녀야 하다니...아 정말 너무 피곤하다.

  그냥 편하고 좋은데 갈껄. 왜 사서 고생이람.

  아직 갈 길이 한참인데. 너무 여행 첫날부터 지쳐버린건가?

  이러면 안되는데....

 

 

그렇게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내일은 좀 더 나은 날이기를 바라며 여행지에서의 첫 잠이 들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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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1.

 ICN → LIM

 

지도로만 봐도 아득히 멀다. 인천에서 달라스로, 달라스에서 리마로.

 

 

 

 

조금만 움직여도 피부 모공 사이사이로 땀이 솟구쳐오르는게 느껴질만큼,

후덥지근하고 끈적이는-

연일 폭염이라고 떠들어대는 그런 날이었다.

 

고작(?) 2주간의 여행인데 전날 새벽부터 오전 내내 짐을 싸느라 끙끙거렸다.

배낭여행을 다닌지도 어느 새 10년째.

이제 제법 여행의 달인이 되었다고 내심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만큼은 마치 10년 전 첫 중국여행을 준비했던것처럼

스스로에게 빡빡하게 굴었다.

그건 아마, 지금 가는 곳이 남미여서가 분명하다.

페루에서 브라질을 거쳐 아르펜티나로

2주간 쉴 틈 없이 움직이는 일정 외에도

상상하기 어려울만큼 드넓은 곳,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

소매치기와 강도가 넘쳐나는 곳.

8월에 겨울이면서 또 여름인 곳

남미는 그런 곳이라 하기에.

 

 

짐은 뭐 많이 챙긴 것 같은데 또 뭔가 두고온 건 없는지

마음 한켠이 찝찝하고 불안한 건 왜일까.

 

 

넉넉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인천공항엘 갔는데도

환전에, 보험에, 로밍에, 수속을 밟고 출국검사하고 면세물품까지 사고나니

어느 새 탑승시간이 임박해있었다.

정신없이 뛰어가서는 미국행과 리마행 비행기 좌석을 헷갈려

제 자리에 멀쩡히 잘 앉아있는 외국인 앞에서 심각하게 갸우뚱거리고서야

나는 댈러스행 AA(아메리칸 에어라인)의 2X5X2의 딱 가운데 좌석에 앉게 되었다.

 

 

오후 5시 27분.

사람과 짐을 한가득 실은 커다란 비행기가 덜덜덜 거리며 가볍게(!) 이륙했다.

인천에서 댈러스까지 12시간 40분 비행.

댈러스에서 약 5시간 대기.

그리고 댈러스에서 다시 리마까지 7시간 비행.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비행이 될 예정이다.

아직은 페루에 간다는 실감조차 나지 않지만.

(설마 여행 내내 실감이 안나는건 아니겠지?)

 

Entonces, Vamos!

 

 

5:24PM 출발 3:58PM 댈러스 도착

 

 

 

DFW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 도착. 탁 트인 지평선과 그 위로 가득 찬 하늘.

 

 

 

인천에서 댈러스로 오는 12시간 40분짜리 비행은

좁은 이코노미석 한 가운데 앉아 이리 저리 몸을 베베 꼬며 인내를 시험하는 시간이었다.

다시는 12시간짜리는 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14일 뒤 귀국하는 비행기는 같은 루트지만 심지어 14시간 짜리 비행이다.

 

 

DFW공항은 신식 건물에 A동, B동, C동, D동을 모두 Sky Link로 연결해서 다닐만큼 아주 거대했다.

다만, 리마로 출발하는 터미널인 A동까지 와보니 건물자체가 낡고 오래되어 초기 DFW의 공항건물임을 짐작케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지평선과 어느 하나 가릴 것 없는 탁 트인 평야.

보기만 해도 시원한 장면이다.

건물들로 꽉꽉 막힌 서울에 있다가 하늘로 가득찬 Texas의 하늘을 보니

새삼 미국땅이 참 부럽다.

 

 

 

스카이링크 타고 D동에서 A동으로 이동하는 중

 

리마행 비행기에서 나온 기내식. 원래 기내식 사진은 잘 안찍는데 남미라고 해서 찍어봤다.

 

인천을 출발한지 꼬박 27시간이 지난 새벽 4시 59분. 드디어 리마에 도착하다. (손이 점점 꼬질꼬질)

 

 

 

# 9 de Agosto, 2015. Lima, Peru.

 

 

현지시각 새벽 5시.

비행기는 캄캄한 리마의 밤하늘을 가로질러 리마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댈러스행 비행기에만 해도 인천출발이다보니 동양인이 꽤 많았는데

리마행 비행기에 타는 순간 또다시 동양인이라고는 우리만 덩그라니 탔음을 알 수 있었다.

TVN의 <꽃보다 청춘>때문에 페루에 많이들 가는 줄 알았는데...아니었나?

 

 

 

27시간을 날아 페루에 도착했다.

 

 

 

비행기에 타고 있을때만 해도 페루에 간다는 실감은 전혀 안났는데,

공항에 내려서 페루라고 쓰여진 인포메이션 센터를 보니 아! 페루구나! 이제사 아주 조금 실감이 났다.

 

 

리마에 도착하기 직전에 승무원이 우리보고 한국인이냐면서,

같은 비행기에 한국인이 한 명 더 있는데 입국심사카드 쓰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알고보니 페루에서 선교하는 오빠를 만나러 온 한국인 언니었는데 입국심사를 걱정하시길래

찐찡이와 그 언니까지 끌고 가서 한 번에 입국심사를 통과했다. 

짐까지 같이 찾아서 카트에 올려드리고 함께 입국장으로 들어섰는데

그분이 고마우셨는지 감자기 지폐를 꺼내 주시는게 아닌가.

우리는 됐다고 손사래를 쳤고, 찐찡이는 "정 그러시면 저희가 무사히 여행할 수 있게 기도 좀 해주세요" 라고 기도 부탁을 했다.

나는 그 순간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찐찡이는 그 선교사 남매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그분들이 그러마라고 해주셨을때서야 비로소 남미여행이 안심되었다고 한다.

(찐찡이는 아무 일 없었지만, 나는 사고를 친걸로봐서 찐찡이 기도만 들어주신 듯....ㅠㅠ)

 

 

 

페루 스타벅스의 기념샷 :) 당신의 페이보릿 커피를 20솔에 만나보세요!

 

 

 

 

정말 이번 남미여행은 6개월전부터 열혈정신으로 준비했는데 (5개월동안 스페인어까지 일부러 배웠다)

공항의 공식환전소는 환율이 나쁘니 스타벅스에서 달러로 아메리카노를 사먹는게 낫다고 해서

$100달러짜리 지폐들고 아메리카노 달라고 했다가 보기좋게 (직원은 친절했다) 거절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공항 환전소에서 약간의 달러를 페루화폐(Sol)로 바꾼 다음

택시가 위험한 이 나라에서 그래도 믿을만하다는 Taxi Green을 타고 예약해둔 숙소 Hotel Mirarmar로 향했다.

택시에 짐을 실으러 트렁크를 끌고 걸어가는데,

사람들은 겨울 옷을 입고 있는 듯 했지만, 나의 반팔 차람에도 그리 춥게 느껴 지지 않는 서늘한 날씨였다.

 

 

 

 

 

Taxi Green. 의자에 드라이버의 신상정보가 빼곡히 적혀있다. 그냥 믿고 타는 거다 .

 

 

아침 해가 뜨기 시작하는지, 날이 서서히 밝아왔고

택시는 미라플로레스 지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차가 달리자마자 엄청난 매연의 도시라는게 실감이 났다.

코로 목으로 매케케한 매연의 냄새가 느껴졌지만

기사 아저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창문을 활짝 열고서 신나게 달렸다.

 

"Pacífico"

 

택시기사가 창밖을 가르키며 말했다.

달리는 택시의 오른편으로 철썩이는 바다가 나타났다. 태평양이었다 .

택시는 그렇게 태평양 해변을 따라 달리다 이른 아침 호텔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1106호실.

생각보다 방이 커서 나름 만족했다.

 

 

 

 

비지니스 호텔 정도였던 Hotel Mirarmar

 

페루에서 먹은 첫 끼니.

 

 

 

시간이 이제 막 아침시간이라 바로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여러 종류의 빵과 스크램블 에그, 과일까지..

따뜻한 우유에 커피를 섞어 카페라떼까지 만들어먹고 나니

시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신기한 건, 우리는 방금 여기 도착했는데

데스트의 직원들도, 식당에 있던 서버들도 우리가 모두 1106호에 묵는 손님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거다.

우호호오....

 

 

 

#비행기

출국 - AA (아메리칸 에어라인)  ICN - DFW , DFW - LIM (환승 5시간 포함 총 27시간)

귀국 - AA (아메리칸 에어라인) EZE - DFW, DFW-ICN (환승 5시간 포함 총 33시간)

: 왕복 총 170만원

 

#리마 숙소

Hotel Mirarmar 약$70/1박 - 미라플로레스지구 근처 위치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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