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음, 자정이 넘었으니 그제)는, 2013년 5월 17일은 석가탄신일이었다.
우리 집은 기독교라 사실 석가탄신일이 그리 의미있는 건 아니지만 -
개인적으로는 불교가 우리나라 전통 종교같아서인지, 연등달린 거리를 참 좋아한다.
빨간, 노란, 초록색 동그란 등이 줄에 달려있는 그런 길.
광화문 나들이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부터 시작했다.
오랜만에 명동에 갔는데, 어린 애들로 정말 명동 골목이 미어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러고보니 나도 어렸을 때 뭔가 명동에 대한 환상 같은게 있었는데 -
명동에서 <위대한 개츠비> 보고 나오니 시간이 6시 즈음.
이제 저녁을 먹으러 청계천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햇살이 뉘엿뉘엿 기우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다.
모든 세상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시간.
아직은 햇살이 비치는 청계천 거리. 얼마만에 오는 청계천인지 :)
햇살 받으며 한 컷. 햇살에 머리카락이 갈색으로 반짝이는게 너무 좋다.
저녁은 미래에셋이 있는 센터원 빌딩의 지하에서 먹기로.
잉파파랑 같이 갔었던 <오가노주방>이랑 <히로고모> 둘다 예약했는데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오히려 휴일이어서 센터원 지하는 텅텅 비었고, 오빠가한식을 먹고 싶어해서 고기를 먹으러 <웰소반>에 !
엄청 넓은 불고기 집이었는데...우리 밖에 없어서 살짝 뻘쭘했지만
오빠가 자기가 다 빌린거라고 농담해서 푸핫.
마침 구이류를 2인분시키면 1인분을 공짜로 준다고 해서 우리는 소고기 구이를! +_+
2인분가격이지만 만만치 않았다...
촤르르륵 익어가는 고기님들 'ㅅ')/
햇살은 사라졌지만 아직 어둠이 내리지 않았다.
해가 길어져서 저녁먹고 나왔는데도 세상이 밝아...청계천엔 연등보러 온건데. ㅠ
그래서 다시 청계천을 한바퀴 걷고 센터원 빌딩의 <아티제>로 고고고 !
<아티제>하면 딸기빙수지! 원래 이름은 네이쥬 스트로베리 소르베 !
아티제에서 파는 빙수는 그냥 얼음을 간게 아니라 소르베라는!
그리고 딸기소르베를 시키면 팥도 따로 준다. :P
이틀연속 강남-강북 아티제에서 딸기소르베 처묵처묵.
포커스는 딸기에...ㅡㅜ
딸기 소르베를 먹으며 한참 떠들고 나오니, 드디어 청계천에 등불이 대롱대롱 :D
이쁘다 이쁘다!! 꺄륵.
나 이런거 정말 좋아.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거.
나 천상 여자인가봐....
아, 이 대롱대롱 떠매달려있는 연등 너무 귀여워!
알록달록한 청계천 :)
선테원에서 가까운 광교쪽에서는 저 동그란 연등밖에 보이지가 않아서 - 광화문쪽으로 올라가보니 커다란 연등이 청계천 물에 둥둥 -
그리고...어마어마한 인파가 드글드글드글....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저렇게 사람 많이 치이는 곳에는 이제 가고 싶지 않더라.
대학생들 처럼 브이(V)하고 -
연등이랑 같이 사진 찍고 싶어서 여러번 이렇게 저렇게 찍어봤는데,
사람을 잘 보이게 찍으면 연등이 하얗게 날아가고,
연등을 잘 보이게 찍으면 사람이 캄캄하게 나오는 ㅜㅠ
악전고투...끝에 포기했다.
언제 청계천에 폭포가 있었나...(?)
청계천을 거꾸로 걸어올라와 나는 오빠를 끌고 광화문 광장으로 !
강북을 잘 모르는 오빠한테 광화문 쪽도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
지난 4월에 - 연등달린 경복궁 돌담길을 보고서 밤에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던게 생각나서였다.
조금 한적한 광화문 거리.
달빛아래 책 읽으시는 세종대왕님 :D
커다란 연등이랑! 플래시를 터트려서 얼굴이 번쩍 번쩍 ;ㅅ;
야간 조명에 아름다운 광화문 단청. 서울에 아주 커다란 빌딩보다 이런 전통건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익숙하게 광화문 광장을 가로질러 광화문을 지나 지난번 그 길 그대로
경복궁 돌담길을 걷기 시작했다.
연등이 이쁘게 켜져 있는 경복궁 돌담길.
사람들도 많지 않고 -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석가탄신일의 봄밤.
이왕 여기까지 걸어온 김에 오빠랑 청와대까지 걸어가보고 싶었는데
저녁 8시가 넘으면 통제를 한다고 해서 아쉽게 돌아와야만 했다.
그래도 연등 달린 경복궁 돌담길-
생각보다 훨씬 고즈넉하고 운치있고 좋았다.
손잡고 걸었으면 훨씬 기억에 남았을 것 같은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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