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1.07.26 『가진 돈은 몽땅 써라』by 호리에 다카후미
  2. 2017.01.11 12월의 독서
  3. 2016.12.07 11월의 독서
  4. 2016.11.09 10월의 독서

 

지난 포스팅 『인플레이션』보다 먼저 읽은 책. 『가진 돈은 몽땅 써라』

아니, 티끌 모아 티끌인 시대에 모아서 먼지를 만들어도 모자랄망정, 몽땅 쓰라고?

제목에서부터 너무 과격하게 낚시를 하는 것 같아서 거뜰떠도 보지 않으려다가

일본의 일론머스크라고? (테슬라 주식 산 서학개미로서) 뭐하는 사람이었길래 싶어 훑어보다가 슥슥 읽히는 맛이 있어

머리 식힐 때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샀다. 그리고 정말 금방 읽었다. 

책을 읽다보면 몇 가지 조금 의아하거나 납득이 되지 않거나 과하다 싶은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인이 일본의 실생활을 비판하며 쓴 부분인데 

현금대신 신용카드를 쓰라든지 (이미 상당수가 신용카드가 아니라 삼성페이를 쓰고 있지 않은가!)

월급날 ATM에 길게 줄 서는 것을 비판한다든지 (경조사비 출금 때 ATM을 쓰는 걸 제외하면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쓰지) 

작가가 이를 통해 말하려는 것은 알겠지만,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은 일본을 안타까워 하며 넘어갔다. 

또, 본인은 호텔에서 살면서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 리스크라고 주장하는데 (논리가 틀렸다기 보다는)

아이가 없는 싱글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 

몇 가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근면성실과 저축을 바람직한 삶의 모토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에게 

뒷통수를 때리는 것 같은 조언과 꽤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었다. 

 

 

작가는 시종일관 저축신앙을 깨고 열심히 돈을 쓰라고 주장한다. 

표현이 다소 급진적이지만, 그의 프롤로그에 분명히 나와 있듯이 무일푼이 되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저축한 돈이 아니라 돈을 쓰면서 쌓은 지혜와 풍부한 경험이기에, 

돈에 얽매이지 말고 가진 돈을 다 쓸 각오로 해야할 일을 하라고 한다. 

이것을 위한 여러가지 실천방법이 곧 본문인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다소 황당한 챕터들을 거르고 나면 나름 작가가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작가는 돈에 맞춰 살지 말고 계획에 맞춰 돈을 쓰라고 한다. 

재미있는 술자리는 무조건 가라하고, 패스트푸드 대신 고급 장어덮밥을 먹으라고 한다.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타고, 청소와 빨래도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흥청망청 살으라는 듯이 보이지만, 작가에게는 다른 의도가 있다.

작가는 돈을 써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네트워크를 만들라고 하는 것이다. 

또,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서, 자기의 본업에 자신의 모든 시간을 쏟아붓고

나머지 외주화가 가능한 것들은 외주화하며 사소한 비용을 아끼는 대신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쓴 돈이 곧 경험과 네트워크가 되어서 자신의 외연을 넓히고 새로운 기회를 맞게 해준다고 한다. 

작가는, 한정된 수입원의 지출과 저축계획에 맞춰 절약하고 인내하면서 자신의 삶을 그 안에 가두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바로 나다. 

물론, 내 나름은 새롭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면서 다채로운 내가 되자는 목표가 있었지만

작가가 말하는 것 처럼 이렇게 극단적이지는 않았을 뿐더러, 

크게는 내 주 수입원인 월급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그게 미덕이고 또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물론 작가는 사업가이고 나는 월급 받는 근로자이기에 삶의 방향이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 나도 돈을 벌어 나에게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투자(?)하면서 발전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나에게 쓰는 돈을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낭비라고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나를 반성하게 됐다. 

 

 

어쨌든 『가진 돈은 몽땅 써라』를 읽으면서, 나는 작가가 제안한 수준만큼 돈을 쓰면서 (나에게 투자하면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작가의 생각이 모두 정답인 것도 아니고, 또 작가와 나의 현실적으로 다른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난 이미 개미와 배짱이의 개미처럼 이미 34년 반을 살아왔기 때문에 

갑자기 지금까지의 나와 180도 다른 내가 될 용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진 돈은 몽땅 써라』를 후루룩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소소한 일상에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작가의 문장은 다소 급진적이고 거칠었지만 나름 내 안의 나를 일깨우는 작은 울림이 있었던 것이다. 

또 비록 나를 180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작가가 내가 일러주려 했던대로

돈을 아끼는데 집중해서 내 경험과 기회의 폭을 한정하며 살기보다는 

조금 더 나에게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선사하면서 나에게 투자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물론, 생각은 그러한데 실천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 거다. 끊임없이 떠올리면서 노력해야 한다.

돈을 쓰는 것에도 노력을 해야 한다니.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 

작가의 표현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그 정도 충격을 줘야 나에게는 금이라도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처음 이 책을 살 때는 빠르게 후루룩 읽어버리고 중고서적으로 팔려고 했는데 

의외로 나에게 기분좋은 충격을 주는 인싸이트를 많이 담고 있는 책이라 

내가 35년 가까이 만들어 온 내 모습에 너무 갇혀버리지 않도록 두고두고 가끔씩 꺼내서 읽을까 싶기도 하다.

 

(저 책은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큰 맘 먹고 산 원피스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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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독서

■ 삶/II. 삶 2017. 1. 11. 00:24

 

1.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2007년에 샀는데 016년에 읽은 책.

책 두께가 500페이지가 넘는데다 고전답게(?) 섬세한 묘사 덕분에 읽는데 한참 걸린 책.

 

인스턴트 시대의 짧은 토막글에 익숙해진건지

장장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읽는게 쉽지 않았지만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쉽게 스토리의 해답을 알려주지 않으면서

독자를 집중시키며 힘있게 소설을 이끌고 가는

긴 호흡의 소설에 점점 빠져든 것도 같다.

 

 

 

2. 《몰타의 매》 - 대실 해밋 

 

 

라쇼몽을 읽는 줄 알았다.

거짓과 거짓과 거짓과 거짓.

 

 

 

 

3. 《나쁜 페미니스트》 - Roxane Gay

 

 

조선일보의 2016년 올해의 책에 선정되어 용기내어 읽은 책.

'페미니즘'과 나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왔던 나였고

페미니즘이 막연히 여성의 인권신장에 관한 단어라고만 생각해왔는데

이 책의 저자인 Roxane Gay는 이 책에서

인종의 문제를, 성별의 문제를, 동성애의 문제를 -

즉, 이 사회에서 다수가 당연히 누리온 권리를 동등하게 누리기 위하여

목청 높여 외치고 싸워야만 하는 모든 계층의 입장을 짚어준다.

 

 

 

 

 

4. 《자존감 수업》 - 윤홍균

 

 

 

과거는 과거로 흘려보내고,

나를 나 스스로 사랑하기 위해.

"나는 사랑스러운 존재야. 그래서 누가 나를 사랑하는 건 자연스러워"

 

 

 

 

 

5. 《몽테뉴의 수상록》 - 몽테뉴

 

 

이렇게 2016년의 독서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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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독서

■ 삶/II. 삶 2016. 12. 7. 13:09


1.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Just Mercy)》 - 브라이언 스티븐슨

 


 

월터가 저자에게 가르쳐준 것은 (책 제목인) Mercy가 아니라,

미국의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무자비하고 냉담한 사법제도의 불공정한 집행의 현실이 아니었을까.

억울하게 수감된 사람들을 구제해가는 그 여정보다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듯한 좌절감과 허무함에 지쳐가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부분에서,

그리고 돌맹이를 막아내는 일은 어렵다는 한 할머니의 위로 부분에서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기가 쉽지 않은 책.

 

 

 

2.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애덤스미스 원저, 러셀 로버츠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의 해설서 딱 그 정도

 

 

 

 

 

 

3.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The course of love)》 - 알랭 드 보통 ★★★★★

 


 

 

 

2016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합니다.

자세한 감상은 다른 편에서.

 

 

 

 

4.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 에쿠니 가오리 

 


 

아사코, 하루코, 이쿠코 세 자매의 연애와 가족 이야기.

일본 작품인 것, 그리고 세 자매의 이야기인 것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가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주인공들과 굉장히 흡사하다.

물론 스토리는 다르지만, 각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유사한 덕분에

소설을 마치 영화처럼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상상하며 읽은 책.

 

어쨌든, 제목처럼 즐겁게 살고, 고민하지 않고 살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5. 《생각하는 인문학》- 이지성

 


 

인문학 서적을 읽으라는 얘기를, 이렇게 허세롭게 하다니.

되려 다른 저작들조차 읽고 싶지 않아졌다.

기억 나는 건, "아니, 아니다"

 

 

 

 

6.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김혜남

 


 

"못된 딸이 되라."

복사해서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다.

서른 살에 차분히 읽으며 칠춘기를 다스리기 좋다.

 

 

 

 

7. 《GRIT》 - 안젤라 더크워스

 


 

주제는 끈기있는 열정과 노력이 재능보다 중요하다는 것이지만,

나는 책 곳곳에서 내게 필요한 문장과 깨달음을 따로 추려내었다.

 

"나침반은 만들고 방향을 맞추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제대로 맞춰지면 길고 구불구불한 길에서 원하는 곳으로 끝까지 길을 안내해준다."

 

"낙관론자들은 으레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일시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를 찾는 반면에

 비관론자는 영구적이고 전반적인 원인을 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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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독서

■ 삶/II. 삶 2016. 11. 9. 16:58




1.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 정현주 ★★★


- 세상에 태어나 지성과 감성을 나누고 소통하며 한 평생 살 수 있는 반려자를 만난다는 것은,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마치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매일 똑같은 일상도- 치이는 하루도- 지루할 것만 같은 삶도
서로에게 즐거운 자극을 주게되고 내 삶에 도전하게 하고 의욕을 갖고 그렇게 살게 될까?

 


2. 《스파이》 -  파울로 코엘료

- 꿋꿋하게 읽었지만 큰 울림이나 깨달음은 없었다.

 


3. 《죽여 마땅한 사람들》 -  피터 스완슨

- 얽히고 물려서 수수께끼 푸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완벽히 매듭짓지 않고 주인공의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결말이 짜릿하다.

 


4. 《숨결이 바람될 때》 - 폴 칼라나티 ★★★★

- 잘나가던 순간 죽음을 선고받은 의사가 죽음을 앞둔 심경글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신경외과 의사로서 성장해나가는 동안 느꼈던
수많는 도덕과 가치관에 대한 생각들, 환자와의 관계에서 의사로서 구축해가는 그의 정체성,
그 일련의 -덤덤하게 기술되었지만 분명 치열하고 또 치열하게 고민했음이 분명한-
솔직한 고백과 고민들로부터 생각지 못한 위로와 공감을 느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
결국 삶의 본질은 그 곳에 있다.

 


5. 《인더풀》- 오쿠다 히데오 ★★★

- 내가 한번 쯤 강하든 약하든 겪어냈던 일들을
이 책을 통해서 가볍지만 진지하게 마주했고 또 공감했다.
이미 지나가 버린 일들이지만 옛날의 상처에 작은 치료를 더한 느낌.

 


6. 《공중그네》 - 오쿠다 히데오

- 인더풀이 낫다.

 



7.  《온전히 나답게》 - 한수희 ★★★

- 지하철 출퇴근 길에서 킥킥 웃다가 울컥울컥 울다가 반복하며 읽은 책.
글은 가볍지만 생각은 얕지 않고, 경험에서 비롯된 솔직한 기록이 마음를 많이 두드렸다.
내 옆에 두고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

 


8.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

- 나라도 시대도 다르지만 이 지구에서 여자로서의 삶과 경험과 느낌은 국적과 시대를 너머 공통된 것인가?
작가가 여자가 아니었을까 잠시 의심할만큼 인간관계에서의 심리,
결혼생활에서 오는 좌절감, 비도덕한 행동 후의 공포감, 인생이 좌절되는 순간의 상실감 등을 예리하게 잘 포착했다.

 


9. 《빅 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 2번째.
  흡입력있는데 연달아 읽으니 신선함이 떨어진다.

 


10. 《스무살을 위한 교양 세계사 강의》

- 아비뇽, 이스탄불, 상트페테르부르그, 마추픽추.
세계사에 등장한 역사적인 장소에 내가 직접 가서 보았던 기억이 합해져
역사적 사실들이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역시 가장 큰 가르침은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이 지구 곳곳을 더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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