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sorry

■ 삶/IV. 삶 2021. 5. 20. 10:50

 

 

석가탄신일의 하루 휴일을 즐기고 다시 시작하는 똑같은 일상의 아침.

토도독 토도독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이 온 몸을 짓누르는 것 같은 피곤함. 

저기압과 피곤함에 더해지는 적막감을 깨보려 플레이리스트를 만지작 거리다

이런 우중충한 날씨에 어울리는 곡을 찾았다. 

오래 전에 즐겨 듣던 노래. 이런 날씨에 듣던 노래. 태평양을 너머 혼자 있던 캄캄한 밤에 듣던 노래. 

새벽에 꾸었던 꿈이 너무 생생했던 탓일까.

익숙한 전주 멜로디에 피곤한 눈을 감았는데 

오히려 이 순간이 모두 꿈 같이 느껴진다. 

그 때로부터 지금까지가 아주아주 긴 - 꿈은 아니었을까. 

이 노래가 끝날 때 눈뜨면 신기루처럼 다 사라져버리고서

그 때로 돌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분명 지나온 시간들이 모두 의미있었고, 행복했었고, 또 지금도 부족함 없이 행복하지만

마치 꿈 속에서 일어난 일처럼, 허공에 그린 그림처럼 가볍고 흐릿하기만 해.

오히려 불안하고 고군분투했지만 마치 땅에 딱 달라붙어있었던 것처럼,

단단한 땅 위에서 이를 앙다물고 다시 힘을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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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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