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읽은 책, 『인플레이션』

 

년에 동학개미, 서학개미가 되어 삼성전자와 테슬라 주식을 충동적으로 구매한 이후로 

주식시장과 경제상황에 대해서 아주 사소한 만큼의 관심을 더 가지게 되었다.

(잘 몰라서 그렇지 원래도 고등학교 선택과목도 경제였고, 대학교 때도 미시/거시경제학을 다 들었다.

나 법보다 경제를 좋아했는데 어째서......)

그러다 보니 계속 접하는 기사들에는 항상 미국 연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고

도대체 인플레이션이 왜? 라는 생각이 들어서 교보에서 집어들게 된, 『인플레이션』.

 

 

추천사에서 3번을 읽기 전 까지는 이 책을 읽었다고 하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처음엔 정말 3번 읽을 생각도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의 탄생과 과거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는 듯 하고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법은 너무 성경과 같은 진리를 전하고 있어서 과연 3번이나 읽을 필요가 있는지....(..)

(아닌가? 3번 읽으면 좀 더 깊은 통찰력을 가질 수 있으려나?)

일단 1번은 읽었으니, 나같은 주린이에게 의미있게 다가왔던 구절들을 남겨놓으려고 한다.

 

 

인플레이션의 역사는 '돈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돈이 나타내는 가치'가 달라지면서 시작됐다.
-p50

 

프랑스의 마지막 왕 루이 필리프의 아내 리제로테 폰 데어 팔츠가 쓴
편지구절에서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지금 프랑스에는 부자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분명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백만 단위가 아니면 얘기도 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재물의 신이 파리를 지배하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p93 

 

 

요즘 부동산 시장 생각하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10억짜리 아파트는 강남부자들이나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아파트라고 생각했는데

4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미쳐서 서울과 경기도에서 10억 돌파는 우스운 일이 되어 버렸다. 

타워팰리스, 트리마제 이런 유명한 건물이 아니라

웬만큼 괜찮은 조건의 34평짜리 아파트들은 20억대에 수렴해가고 있다. 

책에 적힌 문구처럼,

지금 한국에는 벼락부자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제 사람들은 10억단위가 아니면 아파트는 얘기하지도 않는다. 

나는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시민들은 정치가 짊어져야 할 짐의 대부분을 짊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생긴 짐은 적게 가진 자가 더 많이 짊어지게 되어 있다.
-p211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본다는 것이다. 

현금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작년 주식과 부동산이 불장으로 솟구쳐 오를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내가 개미처럼 노동으로 알뜰살뜰 적금, 예금으로 모은 현금의 가치는

자산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동안 계속 뚝뚝 떨어지는 구나. 

그 말은 곧 나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적금과 예금을 부어가며 뿌듯해했던 내가 미련하게 느껴지고 

내 임금이 자산 인플레이션과 동일하게 올라주지 않는 한, 

아무리 돈을 열심히 벌어도 서서히 후퇴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심까지 들 정도였다. 

뒤에 나오겠지만, 이런 이유로 나는 그동안의 예금, 적금식 재테크에서 주식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나치 정권은 인플레이션을 억제시키기 위해 엄격한 가격 통제 및 가격 동결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가격 동결은 미봉책에 불과했다.
가격을 동결하거나 수돗물을 잠그듯 강압적으로 가격을 통제해도
결국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p144


 

하. 여기에 또 할 말 많다.

지금 임대차법으로 인한 전세시장이 그렇지 않은가. 

임차인을 보호한답시고 전세계약에 2년 계약갱신권을 부여하면서 인상률을 5%로 제한해버렸는데

결과는, 전세시장을 완전 들쑤셔버린 악법이 되어버렸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4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되니, 4년치를 선반영하여 전세가격을 새로 체결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전세가격이 2년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해버렸다.

물론 5%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은 남은 2년은 안심이 되겠지만, 

4년이 지나고 완전히 새로운 전세계약을 체결하게 될 때, 전세가격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도, 2020년 1월에 알아보고 계약한 곳인데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 때의 전세가격은 2배가 되어서 그 때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되어버렸고

당연히 아파트 매매 가격은 그만큼 껑충 뛰어올라있는 상태다.

결국, 그 때 아파트를 매매할 가격으로 사람들은 이제 전세를 살게 된 것이다. 

이번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설령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계속 부동산 시장이 이런 추세라면, 그리고 그 전에 매매해지 않는다면 

과연 3년 뒤에 이 전세금 빼서 과연 어느 동네에서 살수 있을지 마음에 돌덩이를 얹어놓은 듯이 무겁다. 

 

 

은행에 저축을 해도 이자는 쥐꼬리만큼 붙는다. 
예금자들은 이런 악조건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적은 수입으로 노후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며 사는 것에 만족하던지,
리스크가 높더라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할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리스크가 높은 쪽을 선택했다면 모아놓은 돈을 잃을 각오도 돼 있어야 한다.
저금리 정책은 모든 저축 세대의 주머니를 마이너스로 만들 수 있다.
-p247

 

 

그래. 사실 내가 처음 일하기 시작하던 2013년에도 이미 저금리 시대였다. 

그 때 당시 '적금 풍차 돌리기' 같은 책을 사서 저축하는 법을 공부하면서 

회사 선배들에게 저금해서 부자될꺼라고 큰소리를 펑펑 쳤던 사람이 나다. 

그래도 그때는 가끔 7%, 5%짜리 특판 적금이나 예금이 있어서

어찌저찌 큰 욕심 안부리고 돈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정말 찾기 어렵고 물가상승률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그러는 와중에 작년 코로나를 기점으로 오히려 주식시장은 불장이었다.

물가상승률보다도 낮은 예금과 적금으로 돈을 모은 것은,

월급을 남겨서 모으는 것이지  모아놓은 돈의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었다. 

더 이상 저축을 통해 돈을 모으는 것은 돈을 불리는 관점에서는 선택지가 아닌 순간이 온 것이다. 

돈을 불리려면 물가인상률을 뛰어 넘을만큼의 연봉을 매년 높이거나,

아니면 예금/적금 외의 재테크를 해야만 했는데

현실적으로 전자가 더 어려운 일이다. 

원금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투자는 오랫동안 내 성향이 아니었지만  

가만히 있으면 점점 휴지가 되어가는 현금거지가 되어갈 것만 같은 두려움과 그 현실에 

싫든 좋든, 미들 리스크 미들 리턴의 투자라도 각오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원하지는 않았지만 진지한 자세로 주식시장에 떠밀려 들어왔다. 

 

 

 투자도 똑같다. 전략이 없는 투자는 빈 깡통이나 다름없다.
투자의 성공 사례를 조사한 결과 90퍼센트 이상이 포트폴리오 구성이 성공의 열쇠였다.
투자의 성공 여부는 개별적인 수치가 아니라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종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좌우된다.
-p 305

 

 

당연한 얘기이지만 매우 어려운 부분. 

재테크에 관심이 없을 때에도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의 포트폴리오를 짜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게 막상 실제로 구성하는게 쉽지가 않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이며, 위험자산 중에서도 종목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며 등등. 

사실 아직은 내 투자에 어떤 전략이 없다.

하노 벡에 따르면 빈 깡통같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아무 것도 모르는데 전략을 짤 수도 없는 것이니

조금씩 공부를 하면서, 투자의 저변을 넓혀가면서, 쓰라리지만 수업료를 내가면서 나아가는 수 밖에 없다. 

(우상향 할 것 같은 주식을 골라서 매일의 가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투하는 것이 당장의 전략이다.)

 

그나마(?) 추상적으로라도 깨달은 바가 있는데

예전에 분산투자를 하라고 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사실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들이 있는데

결국 어떤 영역에서 플러스가 되더라도, 다른 영역에서 마이너스가 되면 의미가 없지 않나.

사람 마음이 어떻게든 마이너스를 피하고 플러스 투자만 하고 싶은 것인데

분산 투자에서 과연 그게 가능한가? 라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에 울며겨자먹기로(?) 여러 섹터/종목의 주식을 사기 시작했는데

게 중에는 높은 수익률도 있고, 마이너스 수익률도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것은,

모든 섹터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내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욕심이고

(그것이 개별 주식이든, 위험/안전 자산의 구분이든)

내가 그 때 그 때 시장상황을 예측해서 무조건 오르기만 하는 종목이나 자산을 예측해서 매수하고,

떨어질 것을 예측해서 매도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어떤 한 섹터, 한 종목에 올인 할 수도 없고, 그럴 배짱도 없다. 

그렇다면 분산투자 할 때는 다양한 투자 중에 어디선가는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개별주식 각각의 수익률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수익률의 합이 내 투자의 수익률이 될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경제가 불안정한 시기인 것 같기는 하다. 삶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으니 뭐.

코로나로 인해서 경제가 침체되는 부분이 있고, 각 국가는 지원금을 뿌리고 있으며,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누군가들은 아직도 여력이 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엄청난 대폭락이 올 거라고 한다. 

주식이나 부동산을 안하자니 왠지 한동안은 계속 오를 것 같고 난 벼락거지가 될까봐 무섭고, 

지금이라도 시작을 하자니 이미 오를대로 올라서 내가 상투잡고 떡락할까봐 무섭다. 

어쩌다보니, 책의 인상깊은 구절을 남기는데서 시작해서

2021년의 나의 부동산 걱정과 주식 걱정까지 다 털어놓게 되었네. 

그만큼 이 책을 보면서 지금의 한국 자산시장과 내 재테크 상황을 많이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

 

 

 

여튼, 결론은 캐나다 가고 싶다(?) 쌩뚱맞지만 매우 적절한 마무리.

그리고 티스토리 새에디터 진짜 너무너무 불편하다. (-_-) 끝. 

 

 

 

 

벌써 4년 전, 여행 못가니까 더 가고 싶은 밴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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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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