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9.

Puerto Iguazú

 

 

 

 

# 16 de Agosto, 2015

 

 

말...말도 안돼...

 

내 카메라....

 

 

온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열린 가방 문 사이로 선블록이며 계속 물건이 떨어지는데

나는 거기 그렇게 얼어버린채로 멍을 때렸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지금 내 얼굴이 새하얗거나 새파랗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에서 온 덩치 좋은 오스틴이 줄을 넘어 내려가더니

카메라를 꺼내 올려주고는 바지에 흙더미를 뭍이고서 기어 올라왔다.

 

 

 

 

"Tha...Thank you!! Thank you so much!!!!"

 

 

 

 

그렇게 영영 이과수의 계곡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줄 알았던 나의 카메라는,

돌바닥에 튕긴 탓에 렌즈 경통이 망가져 더 이상 쓸 수 없었지만

그와중에 천만 다행이도 페루에서 찍은 사진은 고스란히 다 살릴 수 있었다.

 

 

 

그 때 오스틴에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렇게 카메라는 구했지만, 순간적으로 지옥과 천국을 오간 탓에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사실은 아무것에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어디 앉아 잠시 숨이라도 고르고 싶었지만

우리 그룹의 보트투어시간이 다가와서 서둘러 우린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여기서부터는 찐찡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 -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보트투어는 정해진 시간단위로 타게 되는데, 선착장에서 튼튼하고 커다란 방수팩을 나눠준다.

거기에 젖을만한 것들을 다 집어넣고 보트에 타면 되니 별도로 방수팩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보트에 타기 전까지는 맨발로 걷지 못하게 하니 여분의 신발이 없다면

보트에 탈 때까진 신발을 신고 있다가 보트가 출발하면 얼른 벗어서 방수팩에 넣는 것도 방법.

 

 

참고로 보트의 오른쪽 끝자리에 앉으면 폭포물을 정통으로 맞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오른쪽 끝에 앉았다.

 

 

폭포를 향해 달려가는 보트

 

이과수 강을 달리는 느낌!

 

 

아직은 입수 전.

 

 

 

 

 

보트는 산마르틴 섬을 둘러 폭포수 아래로 우리를 밀어넣었다.

이과수 폭포를 온 몸으로 두들겨 맞는 이 느낌!

그런데, 물이 너무너무너무 차갑다!!!

 

산마르틴 섬 왼쪽에서 한 번, 오른쪽에서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시원하게 이과수 폭포수에 적셔주고 다시 선착장에 내려다 주었다.

 

 

 

짧지만 강렬한 느낌!

우리가 언제 이과수의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아 볼 수 있을까?!

이과수 폭포에 간다면 놓치지 말고 꼭 해봐야할 보트 투어!

 

 

 

보트투어에 쫄딱 젖은 우리들은 미리 챙겨온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서

이제 드디어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악마의 목구멍 (Devil's Throat, Garganta del Diablo)로 가야한다.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악마의 목구멍

 

 

 

악마의 목구멍에 가려면 보통 Central Station에서 정글 트레인을 타고 악마의 목구멍 역까지 간다고들 한다.

우리가 보트 투어를 마치고 2시 반이 넘어 Central Station에 갔을 땐, 그야 말로 줄이 어마어마했다.

물어보니 정글 트레인을 타려면 줄을 선 채로 1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1시간 반을 기다리면 마지막 기차도 타지 못할 것 같은데?!

이대로 악마의 목구멍도 못보고 돌아가는 건가?...

 

 

 

하며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악마의 목구멍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왔다.

역에서 악마의 목구멍까지 3km정도라서 충분히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의 나라면 왕복 6km쯤이야 아무렇지 않았을텐데

봄에 회사 워크샵에서 골반을 다친 이후로 오래 걸을 수가 없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시간 반을 기다릴 수도 없고, 악마의 목구멍을 스킵할 수도 없으니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를 비롯한 8명의 친구들은 기찻길을 따라 흙밭을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악마의 목구멍에 가는데 카메라가 없다니! 이걸 위해서 내가 방수팩까지 사왔는데!

착잡한 마음이 몰려왔다. 어쩔 수 없었지만 속상한 것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하루 종일 걸은터라 오른쪽 골반의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다리를 절뚝 절뚝 거리면서 천천히 뒤쳐져 걷고 있는데 어느 덧 웅장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가까이 온 것이다. 악마의 목구멍에!

 

 

 

 

저기 하얗게 부서지는 물결이 악마의 목구멍이다. 집어삼킬것 같은 포포의 힘.

 

 

 

 

 

이과수 폭포의 하이라이트 답게, 악마의 목구멍은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모두가 악마의 목구멍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밀쳐댔고, 소리를 질렀다.

그 북새통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가방을 꽉 쥐어 잡고 드디어 악마의 목구멍에 닿았다.

 

 

 

 

엄청난 물이 쏟아져내린다. 엄청난 물보라가 피어 오른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겨우 한 컷!

 

 

 

 

 

엄청난 물이 쏟아져내렸다. 그리고 엄청난 물보라가 피어 올랐다.

그리고 그 곳엔 폭포가 흘러내리는 이상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무지개가 떠 있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도 보았지만, 그와는 비교되지 않을 압도적인 규모의 폭포였다.

모든 것을 다 집어 삼킬 것 같은 그런 폭포였다.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힘들게 걸어간 악마의 목구멍이었지만,

사람들로 너무 붐빈데다가, 호스텔 투어차량과 약속한 시간이 있어서

아쉽게도 악마의 목구멍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거대한 물소리를 뒤로 하고 돌아와야 했다.

 

 

 

그래도, 오늘 안에 다 못할 줄 알았는데 - 보트투어도 하고, 악마의 목구멍도 보았으니 목표는 다 이루었다.

돌아오는 길은 골반의 통증이 더 심해져서 나의 절뚝거림도 덩달아 심해졌다.

하지만 힘을 내 걸을 수 있었던 건,

악마의 목구멍까지 함께 걸어간 8명의 친구들이 있어서였달까.

고생스럽긴 했지만, 아침부터 투어가 끝나가는 순간까지

서로 살아온 얘기를 나누고 응원하면서

정말 즐겁게 같이 폭포투어를 했기에

같이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며 힘내 걸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 세상에, 한 끼도 먹지 않고서

 Upper circuit과 Lower circuit, 보트투어, 악마의 목구멍까지 걸어걸어

약속한 시간에 처음 이 여정을 시작했던 입구에까지 도착했다.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것 처럼 느껴졌는데, 심지어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다 걸어서 해낸 것이다.

 

우리는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아, 운전기사를 기다렸고

드디어 우리를 데리러 온 운전기사가 나타났을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같이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WE MADE IT!!!!!!!!!"

 

 

영문을 모르는 운전기사만 쑥쓰러워 했고,

이미 우리는 오늘 하루 모든 미션을 완수했다는 동지애로 똘똘 뭉쳐있었다.

 

 

WE MADE IT!!!!!

 

 

 

 

돌아오는 버스에서, 우리 모두는 녹초가 되었다.

보트투어때문에 홀딱 젖고, 흙길을 걷느라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돌아와서는,

일단 씻고 저녁을 먹으러 갈 계획이었다....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씻고 내려갔는데, 어쩌다 보니 1층 Bar에 하나 둘 모이게 되었고,

마침, 호스텔에서 저녁 8시부터 Caipirinha (브라질 칵테일)을 공짜로 나눠주면서  

그곳에서 흥겨운 애프터 파티가 시작되었다.

 

 

 

 

한 잔, 두 잔 술이 돌고,

서로의 얘기를 나누고,

오늘 우리의 여행이 최고였다고 곱씹고,

덕분에 함께여서 즐거웠다고 너희를 만난건 써프라이즈였다고.

모두 국적도, 성별도, 인종도, 나이도 다르지만 다같이 게임을 하고,

그러다 모두 흥에 겨워 엉성한 삼바 춤을 함께 추면서.

비록 카메라는 망가졌지만 이 즐거운 밤에 그게 무슨 대수랴 -

 

 

 

 

여행의 즐거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이과수는, 마추픽추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이의 1박 2일의 아주 스쳐가는 일정일 뿐이었다.

장렬하게 떨어지는 물폭탄 말고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극도의 피곤함과 배고픔과 통증 그리고 카메라를 부숴뜨린 절망 속에서도

나는 여러 사람들에 둘러쌓여 가장 즐겁고 행복한 순간순간들을 누렸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의 기쁨이, 행복이 그렇게 선물처럼 주어진 하루였다.

 

 

오늘 아침, 우리가 그대로 택시를 타고 가버렸다면 이런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을까?

오늘 우리가 브라질 이과수를 선택했다면 이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한 순간의 선택들이 하루를, 그리고 이 여행의 추억을 새로 써주었다.

 

 

브라질에서의 한 여름 밤의 꿈이여!

Cheers!

 

 

 

9 walkers :)

 

 

 

 

# Che Regarto 투어비 (호스텔 <-> 아르헨티나 국립공원 왕복 이동) : USD 20

#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입장료 : 270 ps (아르헨티나 페소)

#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보트투어 : 260 ps (아르헨티나 페소)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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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9.

Puerto Iguazú

 

 

 

 

# 16 de Agosto, 2015

 

 

알람에 눈을 떴지만, 이대로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 뻗어 잠들고 싶을 만큼,

온 몸이 산산이 조각나는 듯 피곤한 아침이었다.

이과수고 뭐고 제발 하루만 늦잠 한 번 자보고 싶은게 소원이었다.  

 

 

오늘 하루를 Full time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오늘은 둘러보는 데 오래걸린다는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Puerto Iguazú)를 가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아르헨티나 이과수 입장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었는데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늘 새벽 2시 반.

이 계획은 처음부터 무리였을까.

겨우겨우 씻고서 나와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찐찡이가 브라질 헤알을 가지고 나왔다는 것이다.

 

 

- 찐찡아....우리 오늘 아르헨티나 이과수에 가잖아..

 

 

 

찐찡이는 당황해하며 다시 돈을 가지러 숙소로 올라갔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 시간은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국립공원의 개장시간에 이르르고 있었다.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마음은 마음대로 지쳤다.

잠은 못자서 멍한데, 개장 시간에 맞춰 가려던 계획마저 다 헝클어져버렸다.

호스텔 로비에서 빵을 뜯으며 찐찡이를 기다리는데 짜증이 말할 수 없을만큼 솟구쳤다.

택시를 잡으려 나왔는데 택시는 보이지도 않는다.

 

 

- 우리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호스텔에서 하는 픽업서비스로 가는게 어때?

 

 

우리가 묵었던 Che Regarto 호스텔에서는 아침 9시에 각각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쪽 이과수로 태워다 주고,

오후 5시에 다시 이과수에서 호스텔로 돌아오는 픽업서비스를 해주고 있었다.

 

 

- 마음대로 해.

 

 

그렇게 우리는, 그 날 계획에도 없던 Che Regarto 투어버스에 탑승하게 되었다.

운명은 정해져 있는 걸까?

그렇게 아침부터 헛발질해대던 것들이,

실은 우리를 그 투어버스에 태우게 하려던 운명이었을까?

 

 

이과수에서의 아침.

 

 

9시에 출발한다던 투어버스는 9시 20분쯤에야 사람을 모으더니,

사람들이 다 타고나서도 한참동안이나 투어 버스 안에서 너희들은 어느 코스에 갈건지 물어보고, 설명하고

심지어 브라질헤알을 아르헨티나 페소로 환전서비스까지 해주느라 한참을 서 있었다.

그렇게 10시가 다 되어서야 투어버스는 전 세계에서 날라온 9명의 숙박객을 태우고서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 (Puerto Iguazú)로 향했고,

10시 40분. 우리를 아르헨티나 이과수 국립공원에 내려주었다.

예상시간 보다 너무 늦어져서 황당해하고 있는데

운전기사는 5시에 우리를 데리러 올테니 늦지말라고까지 했다.

고작 6시간 뿐이라니! 사람미어터지는 일요일에 6시간 동안

보트투어도 하고, 트레일도 다 걷고, 악마의 목구멍도 보고 나오라니!!!

 

 

꾸역꾸역 입장권과 보트투어표까지 사고 나니,

오늘 이 투어버스를 탄 9명 모두가 같은 코스와 같은 보트투어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엉겁결에 9명이 오늘 하루 함께하게 되었다.

 

코아티!

 

 

한국에서 온 나와 찐찡이.

미국에서 온 오스틴과 마이크.

영국에서 온 제스와 에스더.

프랑스에서 온 마야.

그리고 영국국적의 인도 커플까지.

 

과연 오늘 처음 만난 이 9명이 무사히

이과수투어를 같이 잘 마칠수 있을까...

 

 

 

 

 

 

 

 

 

우리 9명의 보트투어 시간이 1시 50분이어서,

그동안 우리는 Superior circuit과 Inferior circuit을 먼저 걷기로 합의하고 함께 트레일을 걷기 시작했다.

서로서로 보폭을 맞춰 걸으면서

인사를 하고, 자기 소개를 하고 그렇게 알아가면서. 

 

 

 

 

드디어 눈 앞에 폭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침의 서먹함은 잊고 다시 베프모드로

 

 

 

저어기 보트가 보인다. 우리도 저 보트 투어를 할 거다!

 

 

 

모자를 썼다 벗었다 했더니 머리가 눌린다. 그래도 꼭 써야 한다 모자!

 

 

 

무지개와 나비로 가득찬 곳이었다.

 

 

 

용기내서 다같이 사진을 찍자 했다. 오늘의 9명의 주인공들.

 

 

 

 

머리를 땋았더니, 염색한 것이 꼭...빗자루 같다.

 

어제 페루에서 패딩을 입고 덜덜 떨던게 거짓말인것처럼

이 곳은 햇볕이 뜨거운 한 여름이었다.

타지 않기 위해서 얇은 긴팔 옷을 입고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준비했다.

 

 

시간은 어느 새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었지만

오늘 하루 일정이 너무나도 촉박한 걸 알기에

아무도 배가 고프다거나, 식사를 하자고 투정을 부리지도 않았다.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모든게 다 다른 난생 처음 보는 9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함께 움직이게 되면 분명 어렵고 힘들고 안맞는 점들이 있었을 텐데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는 다 같이 무지개에 감탄하고, 폭포에 환호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누군가 뒤쳐지면 같이 기다려주고 배려해주면서

함께 트레일을 걸어나갔다. 

 

 

누적된 피곤함과 배고픔, 일정이 엉클어지는데서 오는 짜증, 촉박한 관람시간에 대한 압박감이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 때문에 모두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같이 잘 다닐수 있을까 했던 걱정은 금세 사라지고,

갑자기 이렇게 여러 사람이 다같이 다니게 되어서 행복해졌다.

곁에 있는 사람에 따라 여행은 천차만별이 된다.

여행이 그러한데, 인생도 그러하겠지.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닌가. 

 

 

물보라가 일어나는 거대한 이과수 폭포. 떨어지는 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폭포위 철제다리를 건너며 폭포를 구경한다.

 

 

 

파란 하늘과 야자수, 그리고 폭포.

 

 

 

역시나 무지개가 걸렸다.

 

 

 

이때만 해도 참 즐거웠다. 곧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또렷한 무지개 너머로 쏟아지는 폭포

 

 

 

 

 

왁자지껄 수다를 떨며, 사진을 찍으며 한참 Trail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 새 보트투어를 하러 갈 시간이 되었다.

이번 보트투어에 대비해서, 나는 카메라 방수팩도 사왔다고.

사람들이 보트투어를 할 땐 오른쪽 끝에 앉으면 폭포샤워를 한다고 했지..

 

이런 생각들을 하며,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넣으려고 백팩의 지퍼를 내렸다.

그런데 그 순간에

가방에 넣어놓았던 카메라가 열린 백팩을 따라 미끄러지더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 아니, 사실은 정말 손 쓸 새도 없이 엄청난 속도였다 -

가방에서 빠져나와 내 오른발 옆 돌바닥에 한 번 부딪혀 튕겨오르더니

그대로 트레일 옆 계곡으로 떨어져버렸다.

아직도 그 순간이 너무나도 생생하다.

 

 

 

 

 

 

내 ..

 

내....

 

내 카메라!!!!!!

 

 

 

내 사진!!!!!!!!!!!!!!!!!!!!

 

 

마추픽추에서 찍은 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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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8.

Perú → Foz do Iguaçu

 

 

 

쿠스코→리마→상파울로→이과수

 

 

 

 

# 15 de Agosto, 2015

 

어제 밤, 마추픽추에서 쿠스코로 돌아오던 밤.

포로이 역에서 쿠스코 시내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수없이 쏟아지는 별을 보았다.

택시 기사에게 창문을 열고 보아도 되냐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라 했다. 흔쾌히라기보다, 이 수많은 별 아래서 자란 그는 쏟아질듯한 그 별이 그리 신기하지 않은 듯 했다.

별이 너무 너무 너무 많아서 목이 아픈지도 모르고 그렇게 별구경을 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마추픽추에 갔다온 탓에 너무 지쳐 쓰러져 잠들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바로 내일 새벽 4시에는 일어나 공항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피곤함을 꾹꾹 참으며 여행가방을 챙겼다.

 

다음 날, 몇 시간 채 자지도 못했지만 오늘은 이 남미 대륙을 가로질러 이과수 폭포까지 이동해야 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들렀다가 이과수로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시간낭비를 줄이려 페루에서 바로 이과수로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안타깝게도 직항이 비행기가 없어서 우리는 오늘 하루 종일 비행기를 2번 갈아타야만 한다.

지하철도 아니고, 하루에 비행기를 2번씩이나 갈아타다니.

역시 땅이 넓고 볼 일이다.

 

 

 

 

LAN 항공을 탑니다.

 

 

 

숙소에서는 투어나 비행기 일정 때문에

아침식사를 못하는 손님들에게

Lunch 박스를 챙겨주었다.

바나나와 오렌즈 주스, 물, 간단한 스낵이 들어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엄마가 챙겨주는 소풍 도시락을 받는 느낌이 났다.

 

첫번째 비행은

쿠스코에서 다시 리마로 가는 1시간 30분짜리 비행.

쿠스코 공항이 작다고 금세 수속할 줄 알았는데

아침 7시에 쿠스코 공항에 정말 사람 미어터졌다.

역시 관광도시 답다.

 

 

 

 

 

아침 9시 40분. 우리를 태운 비행기가 다시 리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리마공항에만 3번째. 약 2시간 30분의 환승 시간을 거쳐서 정오에 두번째 비행기를 탔다.

이번에는 리마에서 상파울로다.

 

 

비행기는 시간대를 넘나들었다.

상파울로에 도착했을 땐, 브라질 시각으로 오후 7시 30분.

 

세번째 비행기의 출발시각은 내일 00:05분.

상파울로에서의 4시간 30분의 환승대기가 시작되었다.

 

브라질은 위험한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상파울로 공항은 상상 이상으로 크고 꺠끗하고 상점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깜짝 놀랐다.

확실히 페루와는 다른 느낌.

완전 현대적이고 다이나믹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렇게 내가 사는 곳 반대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고 바삐 움직이고 있는 도시가 있다니.

왠지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기분이다.

세상에는 뉴욕, 파리, 이런 도시만 있는게 아니었다.

나는 얼마나 작은 세상 속에 살고 있었나.

미디어가 보여주는 편협된 세상에 갇혀서 거기가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살았던 것 같다.

 

 

 

드디어 이과수로 가는 비행기에 탄다.

 

 

 

 

상파울로 공항에서의 4시간 30분 대기하는 동안 정말 피곤함이 머리 끝까지 몰려왔다.

생각해보니, 지난 금요일까지 일하고 토요일에 출발해서 단 하루도 느긋하게 쉰 적이 없었다.

물론 쿠스코에서는 침대에 오래 누워있었지만 아팠으니까.

게다가 최근 며칠은 마추픽추때문에 잠도 몇시간 자지 못했으니 말이다.

찐찡이와 나는 급속도로 말이 없어졌다.

피곤했고, 너무 지쳐있었다.

누가 누굴 챙길 그럴 체력이 전혀 없었다.

짧은 일정에 너무 무리했나 싶기까지 했다.

 

문제는 내일이 일요일이라서, 이과수는 사람으로 미어터질 거고,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줄서느라 2~3시간씩 허비한다고 해서

내일도 새벽부터 움직여야 한다.

이 모든게 다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즐거워야 할 여행이, 무리한 일정과 이동과 극한 체력소모로 점점 짜증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자정이 넘어서 상파울로를 출발한 세번째 비행기는

새벽 1시 44분에 브라질 쪽 이과수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거의 좀비같은 상태의 우리는

미리 호스텔에 신청해놓은 픽업 차량에 올랐다.

 

습한 공기가 창문 사이로 밀려 들어왔다.

한 겨울에서 갑자기 여름의 세상에 들어왔다.

더이상 패딩은 필요하지 않았다.

 

정신없이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내일 몇시에 일어나자는 약속도 없이

그렇게 까무룩, 기절해버렸다.

 

 

 

 

 

# 항공권  

- 쿠스코 → (리마) → (상파울로) → 이과수 (Foz do Iguacu) : 약 42만원/1인

# 이과수 숙소

 - Che Lagarto Hostel Foz do Iguaçu  (더블침대 2인실) : 약 USD 25$/1인/1일

# 공항 픽업

 - Foz do Iguaçu 공항에서 숙소까지 : 브라질 헤알R$50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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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7.

Machu Picchu (Perú)

 

 

# 14 de Agosto, 2015

 

 

 

창 밖은 아직 캄캄한 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새벽 4시, 게다가 이 곳은 깊은 안데스 산맥.

 

 

오늘은, 바로 마추픽추에 가는 날이다.

이 남미 여행을 하게 만든 이유.

 

 

잠을 많이 잔 건 아니지만, 그 곳에 간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그리 피곤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아침을 먹으러 1층 식당에 내려가니,

이 곳에 묵는 모든 손님들이 이미 한 테이블씩 차지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있었다.

여기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의 조식시간은 새벽 4시부터다.

다들 첫 버스를 타고 올라가려고 하다보니 조식시간이 이렇게나 이르다.

우리도 짐을 창고에 넣고 버스를 타러 나왔다.

 

 

 

아직 캄캄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5시 43분. 그런데도 앞에 줄이 어마어마하다.

 

 

 

 

아직 캄캄한 밤 같은데, 이미 버스 타는 곳에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줄 행렬을 이루고 있다.

조금씩 동이 터오자, 어딘가에서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 날씨가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뒤에 서있던 외국인이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 너네 되게 운이 좋구나, 3일 동안 날이 흐렸는데 오늘은 날씨가 아주 화창할 것 같아! LUCKY!

 

 

드디어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우리도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힘차게 오르기 시작했다 .

 

 

 

구름보다 높이 솟은 안데스 산맥

 

 

 

저 높은 산 너머로 해가 뜨기 시작한다.

 

 

버스는 20여분간을 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달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안데스 산맥의 모습이 장관이어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있다 생각하면서

도대체 이 높은 곳에 어떻게 돌을 가져다 마추픽추를 만들었단 말인가. 약간 섬뜩하기도 했다.

 

 

버스는 마추픽추 입구에서 우리를 내려주었고, 어느새 따뜻한 햇살이 마추피추 입구를 밝히기 시작했다.

 

 

 

식량 저장소 꼴까를 지나 조금 더 위로 올라가본다.

 

 

 

 

입구에서 망지기의 집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망지기의 집에 닿기 전에

마추픽추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평지가 등장한다.

굳이 여기가 어디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있기에.

 

 

 

 

아침 햇살이 비치는 마추픽추. 여기다.

 

 

마추픽추를 내려다 보는 나.

 

 

 

 

그랬다.

청명한 하늘 아래 안데스 산맥을 넘은 햇살이 저 마추픽추로 쏟아져 들어왔다.

여기였다.

마추픽추.

나는 인터넷에서 본 그 어떤 멋진 마추픽추보다도

가장 깨끗하고 선명하고 찬란한 마추픽추를 두 눈으로 보았다.

 

마추픽추가 내 남미여행의 제1의 동기는 아니었지만, 

얼마나 힘들게 준비했는지, 얼마나 고생해가며 나 스스로 잘 알기에

제발, 내가 마추픽추에 가는 날만큼은 맑게 개인 하늘 아래 햇살에 눈부신 마추픽추를 보기를.

구름과 안개 낀 그런 슬픈 장면은 마주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랐었다. 

 

그리고, 안개의 산같은 이 안데스 산맥 골짜기에서

나는 내가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마추픽추를 만났다. 

 

 

 

"나는 평생 올 줄 몰랐던 곳, 마추픽추에 와있다.

온다면 평생 한 번 올 수 있는 곳이겠지.

여기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고산병도 있었고,

계속 날씨가 흐려서 맑은 하늘의 마추픽추를 못 볼까봐 마음 졸였는데.

 

새벽 4시, 마추픽추에 가기 위해 일어났을 때

캄캄한 하늘 가운데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들으면서

오늘은 날씨가 맑겠구나.

왠지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렇게 새벽에 줄을 서서 입장한 마추픽추.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그 광경을 보았을 때.

난 아무 것도 한 게 없지만, 이상하게도 뭔가를 이룬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 이거구나. 여기구나.

 

감사하게도 아침 햇살이 마추픽추를 밝게 비췄고,

이렇게 맑은 마추픽추를 보려고

그동안 흐리고 비가 내리고 아팠구나.

새삼 감사했다. "

 

 

 

산 속이라 금세 구름이 몰려오기도 했다. 페루 가이드 북과 함께!

 

 

 

잉카의 다리

 

 

 

합성같은 순간들. 마추픽추와 함께.

 

 

 

날아가자보자!

 

 

 

 

조금 다른 방향에서 보는 마추 픽추. 저 건너편의 산이 잉카인의 얼굴을 닮았다고 한다.

 

 

 

정말 인생 사진.

 

 

사실 마추픽추에 가면서 날씨 다음으로 가장 신경쓴 건, 조금 당황스럽게도 '옷'이었다.

평소에 멋 부리는데 관심이 없는 나인데,

이상하게 마추픽추에서 입을 옷을 서울에서부터 특별히 골랐을 정도다.

꼭 깨끗한 하얀색 티를 받쳐입고 싶었다. 

 

사실 마추픽추는 잉카트레일의 일부이기도 해서 등산복 차림으로도 많이 올라가는데

치마를 입고 올라가면 너무 튀지 않을까 저 옷을 넣었다 뺐다를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게다가 아침에는 너무 추워서 겨울 니트에 패딩까지 껴입었는데, 

낮이 되니 날씨가 한여름이 되어서 소원하고 소원했던 저 하얀티셔츠와 

티셔츠 라인과 잘 어울리는 빨간 치마까지 입고야 말았다. 

이렇게 안 입었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내가 옷 때문에 고민고민할 때, 한 번 하는 여행인데 남들 눈치보지 말고 입고 싶은 옷을 입으라던 찐찡이에게 감사를.    

 

 

여유롭게 풀을 뜯는 라마들.

 

 

 

라마 인형과 마추픽추 :)

 

 

 

참고로, 와이나픽추는 오르지 못했다.

마추픽추는 1일 입장이 2000명, 와이나픽추는 400명으로 정해져있는데

5월에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려던 때. 

날짜를 고르느라 딱 하루 고민하던 밤 다음 날, 

분명 수십장 남아있던 와이나픽추 표가 모두 매진이 되어버렸다.

마추픽추는 7~8월이 가장 성수기라고 하니,

특히나 와이나픽추를 가고 싶은 사람들은 반드시 4~5개월 전에 예매를 해놓는게 좋다.

와이나픽추표는 환불도 되지 않아서 취소표가 풀리지도 않으니 말이다.

 

 

하루밤 사이에 와이나픽추표를 모두 놓쳤을 때는 너무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을 정도였는데,

사실 우리가 처음 와이나픽추 표를 고르던 날짜는

우리가 마추픽추를 왔던 날의 2일 前 표였다.

 

 

아마 그 날 표를 샀으면, 내가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화창한 날씨 아래 마추픽추는 영영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은 이렇게,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대로 흐르지만

또 그렇게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준다.

문득, 그 날 우리가 와이나픽추 표를 사지 못했던 게

얼마나 다행이었나 감사했다.

 

 

 

 

장엄한 안데스 산맥.

 

 

 

아. 정말 산맥만 보아도 너무 멋지다!!!

 

 

 

 

보통 새벽에 오른 사람들은 오전에 둘러보고 와이나픽추를 오르거나,

아니면 오전에 마추픽추만 2~3시간 둘러보고 바로 하산해서 기차를 타고 쿠스코로 향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날 하루를 온전히 마추픽추에서 보내기로 해서 기차도 넉넉히 오후 늦은 시간 표를 예매했다.

 

덕분에 우리는 찍고 싶은 만큼 사진을 찍고,

앉아있고 싶은 만큼 철퍼덕 앉아 여기 내가 마추픽추에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꼈다.

아쉽지 않도록.

 

 

 

 

이제는 꿈같은 장면들. 사진 속의 노란 머리카락이 저 주인공이 나임을 일깨워준다 .

 

 

 

새벽에 같이 줄서서 올라온 관광객들이 점심시간이 지나자 우르르 내려가고

오히려 오후의 마추픽추는 한결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우리는 나가야 하는 시간 1시간전부터 마추픽추의 농작지 계단 어디 한켠에 앉아

아무 말 없이 - 그렇게 한참을 마추픽추를 내려보았다.

아마, 다시는 오지 못하겠지.

 

 

 

쿠스코로 돌아가는 페루레일.

 

 

 

오후 6시 50분.

마추픽추에서 쿠스코 포로이 역으로 돌아가는 페루레일 안에서

일기를 쓴다.

 

어느 새 차창 밖은 어두 컴컴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마도 오늘 모두 마추픽추를 올라갔다가 내려왔을 승객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마추픽추에서의 순간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책도 읽으며 쿠스코까지 가는 이 지루한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마추픽추를 보고 싶었던 적도,

내가 마추픽추를 보러 이 곳 페루에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2015년 8월 14일. 나는 이 곳, 마추픽추에 서 있었다.

 

 

 

돌아가는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데,

아마 이제는 내 의식 속에서- 그리고 내 사진 속에서만 존재할 테지.

 

 

마추픽추에 가겠다는 마음, 결심, 용기.

그리고 27시간의 비행과 이동, 기차, 버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인내.

그리고 쉽게 허락되지 않는 화창할 날씨.

이 모든 것이 쉽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기대하지 않았던 마추픽추에 있다는 사실.

내가 여기 한국의 반대편에서 마추픽추를 내려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것을 충분히 누릴 시간과 날씨가 허락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으로 좋았다.

굳이 무얼하지 않았도,

뭔가 억지로 하지 않으려 해도.

그냥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아주.  

Posted by honey,H
,
13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6.

 Cuzco (Perú)

 

 

 

# 13 de Agosto, 2015

 

오늘은 대망의 마추픽추에 가는 길.

어젯 밤 우리는 1박 2일 마추픽추에 갈 간단한 짐을 꾸렸다.

잠옷도 챙기지 않았다. 그냥 입고 있던 옷 입고 자자.

 

 

아침 8시 반에 어제 그 투어회사에서 모였고,

그렇게 쿠스코에 투어 신청한 사람들은 모두 모인 것 같은 광장으로 갔다.

우리도 오느 투어팀에 배정되어 그 곳에서 45인승 버스를 타고 드디어 모라이/살리네라스로 출발.

 

투어를 하면 스페인어와 영어로 번갈아 설명하는 현지 가이드가 붙는데,

모라이로 가는 내내 열심히 스페인어와 영어로 쿠스코의 역사, 기원 등등을 설명해주었고,

현지 가이드여서 그런지, 페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모라이 가는 길 안데스 고산지대의 그림같은 경작지

 

어제 그 파란 하늘은 어디로 가고, 산으로 올라갈 수록 구름이 가득해지더니

우리가 모라이에 도착했을 때는 투두둑, 투두둑 빗방울이 떨어졌고, 날씨는 스산했다.

 

저 발아래 원모양의 층층이 계단을 이루고 있는 모라이가 드러났다. 

사실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티비에서 봤던 것과 똑같았다.

아니, 사실 날씨도 흐리고 모라이 벽 한쪽이 무너져 공사중이라

티비에서 봤던 것보다도 별로였다.

그리고 가운데 들어가볼 수도 없었다.

 

가이드는 둘러보고 오라며 20분을 주었다. 

뭐지, 이 한국 패키지 여행같은 느낌은.  

 

 

 

모라이

 

 

 

여행 몇달전 내린 폭우로 한쪽 벽이 무너져 내린 모라이.

 

 

 

왔다는 인증샷 한장 남기고.

 

 

 

짧게 모라이를 구경한 후, 버스는 산속의 소금염전인 살리네라스로 향했다.

살리네라스로 가는 길에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깊은 언덕 사이로 하얀 염전이 드러나고, 사람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투어버스에서 내렸는데, 가이드가 어느 가게에서 이 살리네라스에서 만든 소금을 장황하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15분 동안 보고 돌아오라고 했는데,

여기가 이렇게 넓은데 15분이라니. 내려가서 염전 앞에서 인증샷 한장 찍으면 다시 돌아올 시간이잖아!

소금 광고만 안했어도 25분은 봤을텐데.

 

 

 

어쨌든 여기는 살리네라스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너무 시간을 촉박하게 줘서 살리네라스를 충분히 돌아볼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패키지 여행 싫은데, 그런데 또 딱히 투어가 아니면 쿠스코 근교에 흩어져 있는 관광지를 스스로 찾아가기도 힘들다.

택시를 한 대 대절하면 제일 좋지만, 그러기엔 비용이 너무 비싸고.

 

 

 

 

살리네라스 투어가 끝나니 언제 비는 완전히 그쳤다 .

잠시 걷힌 구름 사이로 드러난 새파란 하늘 아래 정말 그림 같은 풍경들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나는 모라이, 살리네라스보다도 그 곳에 가는 길목에 펼쳐진 이 높은 고원의 경작지가

훨씬 더 아름답고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림같은 풍경, 구름과 땅이 닿을 것만 같아.

 

 

 

투어버스는 나와 찐찡이, 그리고 브라질출신의 남자 한 명을 약속대로 마라스 마을에서 내려주고,

투어 가이드가 택시기사를 연결시켜주었다.

 

생각건대, 다 그렇게 연결된 서비스일 것 같았다.

어짜피 마추픽추를 가는 손님들은 이 투어 도중에 내려 오얀따이땀보역으로 갈 것이고,

사실 마라스에서 버스타고 가면 2~3 sol이면 되는데, 택시로 연결해주고 50sol씩 받는 것 같았다. 

 

 

어쨌든, 이대로 달려서 폐차장으로 들어가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그런 부서질 것 같은 택시를 타고 안데스 산맥 사이를 달려 우리는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기차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잠시 오얀따이땀보 유적지에도 발만 담가보았다.

 

 

성스러운 계곡의 중심인 오얀따이땀보. 잉까의 신들을 모시기 위한 종교적 구조물이었다고 한다.

 

저 작은 백팩과 보조가방만 메고서!

 

 

 

시간이 아주 여유롭지는 않아서, 오얀따이땀보의 초입에만 들어갔다가

우리는 오얀따이땀보역에서 오후 3시 7분.

드디어 아구아스 깔리엔테스로 향하는 페루레일을 탔다.

 

페루레일에는 여러가지 등급의 열차가 있는데, 시간대를 고르다보니 갈 때는 약간 고급진 Vistadome 기차를 탔다.

날씨가 좋았으면 창 밖으로 멋진 잉카트레일의 경관을 보았을텐데

고산지대여서 그런건지, 하루 종일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데 기차를 타니 또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잘됐어. 기차에 탈 때 비가 와서 말이야.

 

 

페루, 그리고 창밖의 풍경 비스타돔에 타면 주는 간단한 간식

 

 

우리가 탄 칸에는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함께 탔다.

우리 부모님보다 조금 더 연세가 지긋하신 일본인 노부부들이 쌍쌍이 타셔서

우리와 함께 오얀따이땀보까지 함께 이동했다.

 

젊은 우리도 한국에서 미국 거쳐, 페루로 와서 또 쿠스코로 와서 투어버스를 타고 또 기차를 타는게 이렇게 힘든데,

이 분들도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기차는 아구아스 칼레엔테스에서 멈추었고

우리는....숙소를 잡아야만 했다.

정말 아무 준비 없이 이렇게 숙소를 잡기는 또 처음이라

그 조그만 아구아스 칼레엔테스 동네를 골목골목 얼마나 돌았는지 모른다.

 

 

몇 군데 들어가보기도 하고, 방도 둘러보고 했지만 썩 마음에 드는게 없었고

산속이라 해가 금세 산에 가려 날은 어둑어둑해지는데 방은 못 구했고,

조바심이 나려는 찰나, 외관이 깨끗하고 조금 고급져 보이지만 또 아주 비쌀 것 같지는 않은 호텔을 찾았고

(여기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만연하는 수법인 것 같은데)

데스크에서는 원래 이 방이 비싼 방인데, 특별히 50% 디스카운트를 해주겠단다....

방도 (페루 기준) 비지니스 호텔처럼 깨끗하고, 침구류도 뽀송뽀송 했고, 

가격도 아주 무리하는 정도가 아니라서 이 곳으로 결정!

 

 

몇 시간을 헤메고 돌아다닌 끝에 아구아스 칼레엔테스에서 눈을 부칠 장소를 찾았다.

이제 남은건 마추픽추 뿐이다.

 

제발 내일은 날씨가 맑아야할텐데.

 

간절히 바라면서, 우리는 오늘 입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잠옷이 없으므로) 그렇게 잠이 들었다.

 

 

# 입장권 및 교통편 

 

-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비용 : 70/s (투어버스, 가이드 비용 포함)

 

모라이, 오얀따이 땀보, 친데로, 피삭 통합 통합권 : 70/s

살리네라스 입장권  : 10/s

마라스 → 오얀따이땀보 택시 : 50/s

오얀따이땀보 →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마추픽추) 페루레일 비스타돔 : USD61

 

# 숙소 : Hotel Intipunku Inn

- http://www.intipunkuhotel.com/

- 약 60$/1박 2 bed

- 홈페이지 사진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조식 포함, 침구 깨끗함, 뜨거운 샤워 가능, 조식 포함, 와이파이, 짐 맡기기 가능

 

 

 

 

 

 

Posted by honey,H
,
12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5 (2).

 Cuzco (Perú)

 

 

 

 

 

#12 de Agosto, 2015.

 

아르마스 광장에서 따뜻한 햇살을 즐기고서, 오늘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바로 내일 마추픽추의 베이스먼트라고 할 수 있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까지 가는 투어를 예약하는 일!

한국에서 미리 오얀따이땀보 → 아구아스 칼레엔테스까지 가는 페루레일을 예매했기 때문에

시간맞춰서 오얀따이땀보까지 가는 투어만 예약하면 되었다.

보통은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를 하거나 성스러운 계곡 투어를 해서 오얀따이땀보까지 간다고 한다. 

 

처음에 한국인이 하는 투어회사에 갔는데,  살리네라스 투어가 끝나고 마라스(Maras)에 내려주고

거기에서 택시를 타고 오얀따이땀보까지 가야 하는데, 과연 택시가 거기에서 손님들을 태우러 대기하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는 거다.

8월의 페루는 마추픽추를 보러가는 성수기라 오얀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 가는 기차도 거의 매진인 상황이라

우리가 예약한 기차를 놓치면 일정이 다 엉망진창이 된다.

 

어쩌지, 하고 다시 나와서 인터넷에서 알아온 페루사람이 하는 투어회사에 갔는데

똑같은 투어로, 똑같은 마라스(Maras)마을에 내려줄테지만 거기에 반드시 택시가 있다는 거다.

그리고 우리가 오기 전에 브라질 남자애 한명이 똑같은 투어로 오얀따이땀보까지 가니까 셋이서 택시비를 나눠내라고까지 해줘서

우리는 몇번이나 정말 택시가 있냐고 Seguro? (확실해?) 확인하고서 내일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를 예약했다.

처음으로 여행 전에 배워왔던 스페인어를 원없이 써먹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스페인어로 한다니, 너무너무 신이 났다!

그리고 투어회사 사람에게 쿠스코 전통 음식 먹어볼 만한 곳을 추천받았다. 그곳은 바로 라 촘바 (La chomba)

 

 

라 촘바(La Chomba)

 

 

 

이미 라 촘바가 있는 곳 분위기가 관광객은 1명도 없을 것 같은 동네였는데,

조심스럽게 식당에 들어가니 음식을 먹던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완벽하게 이 곳 주민들의 맛집이었던거다.

나와 찐찡이도 뻘쭘 반, 쑥쓰러움 반 가장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각자 주문을 했다.

찐찡이는 꽃보다 청춘에도 나왔던 기니피그 구이(꾸이), 그리고 나는 그냥 돼지고기 구이(친차로)

그런데, 찐찡이가 뒷 테이블에 앉아있는 아저씨가 마시고 있던 딸기주스처럼 생긴 걸 가르켰다.

 

우리도 저거 한 잔 줘!

 

 

 

 

 

그렇게 등장한 딸기 주스 같이 생긴 음료수

 

 

 

맛있다며 추천해준 원주민 아저씨와 건배하고 있지만 표정은 울고 있는 찐찡..

 

 

 

일단 시키긴 시켰는데, 도대체 이게 뭐로 만들어진 건가- 너무 궁금해서 말도 안통하는 웨이터를 붙잡고

손짓 발짓을 다 동원해서 이게 뭐로 만든거냐...는 시그널 보냈더니, 그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마이스(Mice)!"

 

 

...마...마이스? 너 지금 마우스 복수형 마이스를 말한거니?!!! 지금 이게 쥐로 만들어졌다고 말하는거니?!!!!

 

 

헐...

 

 

당황한 우리는 뒤에서 이 주스를 벌컥벌컥 마시고 있는 할아버지를 쳐다보고

손으로는 책상을 달려가는 쥐흉내를 내고, 입으로는 찍찍찍 거리며 다시 한 번 "마이스?!!!" 냐고 외쳤다.

 

 

 

"씨! (Yes)!, 마이스!"

 

 

 

이게..쥐를 갈아 만든거라고?

제발 아니라고 해줘..............

 

 

 

내가 먹은 돼지고기 구이 친차로, 그리고 사람 치아보다 큰 대왕 옥수수.

 

 

 

나는 눈 앞에 있는 꾸이는 손도 대지 않았다.

여행가서는 최대한 그 곳에서 할 수 있는걸 하자는 주의이지만...기니피그는 못먹겠어...ㅜㅠ

 

그렇게 우리는 쥐를 갈아마셨다는 충격과 함께 숙소로 기어들어왔고,

나는 또 고산병이 도져서 그대로 침대 위에 쓰러져버리고 말았다.

그래도 시내를 걸어다닐 땐 걸어다닐 만 한데, 숙소에만 오면 숨이 차고 머리가 뽀사질것 같은 고통이 몰려왔다.

오늘 한 거라곤 아침에 아르마스 광장과 성당 두어개 둘러보고, 투어 예약하고 밥 먹은거 밖에 없는데

이렇게 숙소에 드러누워 있으니 내가 여행와서 뭐하고 있는 건가..라는 답답함과 속상함이 몰려왔다.

 

 

그렇게, 한참을 잤을까.

어느새 사방에는 어둠이 내렸고, 환전하러 나가겠다던 찐찡이도 옆 침대에 잠들어있었다.

이제 내일이면 마추픽추로 떠날 테고 쿠스코에서의 시간도 끝이 나는데

이렇게 침대에서만 누워있었던게 억울해서,

나는 조용히 옷을 걸치고 천천히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별빛처럼 반짝이는 쿠스코의 밤거리로 나왔다.

 

 

산 블라스 광장과 저 너머 별처럼 촘촘한 쿠스코의 야경

 

 

 

산세에 둘러쌓인 이 도시는 밤이 훨씬 더 아름답다.

 

 

 

그래도 이제 쿠스코에 적응되어서일까, 혼자 걸어내려왔는데도 어제같은 싱숭생숭한 마음이나 긴장감은 없었다.

아르마스 광장은 여전히 이 아름다운 조명 아래 도시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과,

그들에게 기념품을 팔려는 페루인들로 복작복작 거렸다.

그리고 광장 한켠에서는 꼬마 아이들이 축제준비를 하는지 북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고,

또 그 옆에서는 한 무리의 시위대 -그리고 그 중에 몇 명은 옷을 다 벗거나 토플리스 였다- 가,

이 추운 8월의 겨울 밤 공기 속에서 세뇨르!를 외치고 있었다.

성폭력을 규탄하는 시위처럼 보였는데, 이 추위에 당당하게 벌거벗고 외치는 소녀들의 외침은 뜨거웠다.

 

 

 

선생님의 북소리에 맞춰 춤연습하는 아이들

 

 

 

나는 조금 더 용기내어 아르마스 광장 너머까지 내려갔다가 돌아왔다.

 

 

 

밤에 보니 더욱 세심하게 드러나는 빠차꾸떽 기념비.

 

 

 

참 분위기 있던 아르마스 광장.

 

 

손바닥에 살포시 올려본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

 

 

 

 

시간이 늦어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으면서도,

나는 아쉬워서 몇번이고 몇번이고 올라가려던 발걸음을 되돌려 대성당 앞에서 아르마스 광장을 내려다보았다.

아르마스 광장 너머로 산줄기를 타고 촘촘히 박힌 조명들 때문일까,

하얀 구름이 손에 닿을듯한 파란 하늘 아래의 아르마스 광장도 아름다웠지만, 

어제도 그렇고 나는 이렇게 조명이 하나둘 밝혀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아르마스 광장이 더욱 사랑스럽고, 정감이 갔다. 

낮시간보다 관광객도 덜 붐비고, 한적하기도 했고. 

 

 

 

 

Buenas noches, Cuzco. 잘자요 - 쿠스코.

 

 

 

 

아. 참고로 마이스는 옥수수였다고 한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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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5 (1).

 Cuzco (Perú)

 

 

 

하늘에 맞닿은 도시, 쿠스코.

 

 

 

#12 de Agosto. Cuzco, Perú

 

쿠스코에서 맞는 첫 아침.

어젯밤의 갑작스러운 정전은 아침이 되도록 해결되지 않았지만,

비 내린 다음 날, 쿠스코를 덮고 있던 구름들이 다 몰려가고

파아란 하늘이 싱그럽게 빛나고 있었다.

 

 

¡ Buenos días !

 

 

정말이지, 아침인사가 잘 어울리는 상큼한 아침이었다.

쿠스코 숙소의 아침은 리마 숙소에서의 아침보다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쿠스코가 내려다보이는 아주 멋진 전망과 함께 아침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은 (별다른 계획은 없지만) 쿠스코 관광의 날!

꾸이도 먹으러 가야 하고, 모라이/살리네라스 투어도 신청하고, 환전도 해야하고 할일이 많기에

서둘서 숙소를 나섰다.

참고로, 고지대여서 그런건지 아니면 상태가 안좋아서 그런건지 -

아침에 일어났는데 얼굴이 퉁퉁 부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심지어 산소가 조금 부족해서 입술이 약간 보라빛으로 변할 수 있다.

한국에서 즐겨쓰던 빨간 립스틱/틴트 색이 약간 어색할 수 있음!

 

 

 

 

아르마스 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12각형 돌을 찾았다.

 

그 와중에 내 눈에 띈 돌 모양. 다들 무슨 모양인지 아시겠죠?

 

 

 

 

 

비 내린 다음 날이 늘 그렇듯이,

아침 공기는 상큼하기 그지 없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적고 파란 빛의 하늘만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역시 관광은 사람이 없을 때 해야 제 맛!

 

 

 

연두빛 잔디와 어우러진 La Compañía de Jesús

 

 

 

La Compañía de Jesús에서 바라본 쿠스코 대성당

 

 

 

La Compañía de Jesús에서 내려다본 아르마스 광장의 전경

 

 

 

쿠스코 대성당 앞에서 :)

 

 

어제 저녁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보았던 아르마스 광장도 좋았는데,

파란하늘 아래 만나는 아르마스 광장의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연두색 잔디와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붉은 기와 지붕의 건물들,

그리고 분홍빛이 감도는 갈색 별돌로 지어 올려진 쿠스코 대성당과 La Compañía de Jesús 까지.

그 모든 조화가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쿠스코 대성당을 구경하고 나오니 파란 하늘아래 흰 구름이 뭉게뭉게 솟고 있었다.

 

 

 

하늘 바로 아래 La Compañía de Jesús, 하늘과 구름과 성당이 아름답다 :)

 

 

 

햇살이 눈부셔 >.<

 

 

 

쿠스코 대성당 앞에서 어린이들이 잔뜩 모여 행사를 준비중이었다.

 

 

 

 

아르마스 광장은 왠지 모르게 유럽인듯 하면서도,

또 왠지 모르게 유럽같지 않은- 남미같은, 그렇게 mix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럽같지 않은 성당의 벽돌색 때문일까.

그렇지만 또 멕시코시티와는 다른 느낌.

 

 

 

 

 

 

 

하늘과 맞닿아 있는 쿠스코의 하늘은 저 언덕 바로 위에 올라서면 닿을 것 처럼 가까이 느껴졌다.

구름이 이렇게 손에 닿을듯 가까이 있을 수 있는 걸까.

하늘 아래 포근히 둘러쌓인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느껴져서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건가.

 

 

 

아르마스 광장에 잠시 걸터앉았다. :)

 

 

# La Compañía de Jesús 입장료 : s/10

# Cusco Cathedra 입장료 : s/30 (여러 박물관 통합권 - 을 샀지만 대성당 외에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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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4.

 Cuzco (Perú)

 

 

 

 

 

 

 

 

# 11 de Agosto, 2015. Cuzco, Peru.

 

 

 

예정시간보다 2시간 늦어진 12시 36분에서야 출발

Llueve. 비가 내린다.

 

새벽부터 일어나 제일 먼저 아침을 먹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오늘은 드디어 페루의 배꼽 쿠스코 (Cuzco)로 가는 날.

마추픽추를 여행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가야 하는 도시 쿠스코.

 

사실 리마에서 쿠스코까지 야간버스를 타고 가려다가

여러 후기에서 죽어도 이 구간만은 야간버스를 타지 말라

충고를 너무 많이 읽어서, 짧은 여행에서 무리하지 않기 위해

우리도 리마에서 쿠스코까지 직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10시 30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러시아워를 피해

새벽일찍 출발했지만, 2시간의 연착 끝에

12시 30분이 지나 비행기는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안데스 산맥

 

 

 

한참을 솟아올라 하얀 구름 위, 맑은 하늘에 다다랐을 때.

구름을 뚫고 올라온 거대한 안데스 산맥을 마주했다.

이토록 높은 산맥이라니.

민둥산 같은 안데스산 계곡 사이사이로 심하게 구불거리는 도로가 외로이 이어지고 있었다.

저길 버스를 타고 어떻게 오른단 말인가........

 

 

 

 

 

 

 

 

그렇게 비행기는 1시간여를 날아 우리를 촉촉히 젖은 쿠스코 공항에 내려다 주었다.

한참을 기다려 짐을 찾으니 호텔에서 우릴 픽업해주러 온 아저씨가 손을 흔들었다.

비행기가 2시간이나 연착되어 혹시나 우리를 기다릴까 싶어 공항 wifi로 비행기가 연착된다고 메일을 보냈었는데,

아마 호텔측에서 읽지 못했었나보다.

우릴 보고 3시간이나 기다렸다고 하는 아저씨에게, 우리가 일부러 늦은 것은 아니지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쿠스코 공항에서 쿠스코 관광지까지 택시타고 10분 거리였기 때문에.

10분이면 오갈 거리를, 그는 우리와의 약속을 위해 3시간이나 참고 기다린 것이다.

단순한 호의가 아니라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일테지만 왜 내가 속상하고 미안한걸까.

 

 

 

그렇게 젖은 빗길과 좁은 골목 구석구석을 달려, 그리고 조금 언덕을 걸어올라가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가 쿠스코에서 고른 숙소는 <La morada suites>

이번 여행을 보면 초반 페루 숙소는 일반 페루 여행에 비해 아주 고급지다.

긴 남미여행이 아니라 짧은 휴가동안 쉼없이 움직여야 해서 숙소는 좋은데 쓰자고 했다.

역시 비싼 돈을 지불한만큼 퀄리티가 아주 좋았다.

우리 방은 심지어 복층으로 1층엔 화장실과 주방이, 2층엔 내 침대보다 더 좋은 침대가 있는 룸이.

그러나 이 숙소엔 무시무시한 복병이 숨어있었다.....

나는 숙소 평가에 써있던, 언덕 위에 있는게 유일한 단점이란 코멘트를 무시하면 안되었다.

 

 

깔끔한 침구류 :) 고산병을 예방/완화한다는 차

 

 

 

La marada suites 의 공용라운지에서 내다본 쿠스코.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 뷰가 너무 좋다.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쿠스코가 한눈에 내려다보일만큼 경관도 좋고, 모두가 걱정하는 뜨거운 물도 콸콸 나온다. :)

짐도 푸르고 잠시 쉬다가 잠든 찐찡이를 두고 홀로 숙소를 나와 쿠스코의 중심지 Plaza de Armas (아르마스 광장)으로 걸어내려갔다.

리마에도 아르마스 광장이 있는데, 쿠스코에도 아르마스 광장이 있네.

 

 

 

남미라고는 하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여러분, 8월의 페루는 추워요. 오들오들 

싸늘한 밤 공기에 손이 시려웠고, 낯선 도시에 혼자 나가는거라 긴장도 됐지만

찬찬히 걸어내려가다보니 리마와는 다르게 외국 관광객이 골목마다 바글거렸다.

그리고, 드디어 아르마스 광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비로소 마음이 조금 놓였다.  

 

 

 

La Compañía de Jesús

 

 

La Compañía de Jesús 를 배경으로 :)

 

쿠스코 대성당 - The Cathedral Basilica of the Assumption of the Virgin (Cusco Cathedral)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성당, 그리고 그런 성당들로 둘러싸인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과 그들에게 기념품을 팔려는 원주민들로 북적거렸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조금은 쓸쓸한 마음으로 광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하나- 둘- 광장에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아!

 

 

가로등이 켜지는 아르마스 광장

 

두 성당사이에서 :)

 

 

 

 

 

 

 

촉촉하게 젖은 바닥에 가로등 불빛이 번지고,

어슴푸레해지는 하늘 아래

그 실루엣을 드러내는 아르마스 광장은

가슴이 먹먹할만큼 아름다웠다.

 

 

왜 사람들이 쿠스코를 좋아하는지 단숨에 알 수 있었다.

아르마스 광장을 둘러보고 산토 도밍고 교회를 향하는 골목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광경에 웃음이 절로 낫다.

 

 

하지만, 나는 한시간 뒤 내가 얼마나 처참해질지 전혀 몰랐다.

그땐 전혀 몰랐다.

 

 

 

 

 

산토 도밍고 교회에 갔다가 시계를 보니 어느덧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숙소에 혼자 남겨둔 찐찡이가 나때문에 걱정할까 싶어 나는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들떠서였을까,

여기가 쿠스코라는 생각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쿠스코, 바로 고도 3300m의 고산지대.

종종걸음조차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 급한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숙소는 아르마스 광장에서 그리 멀지도 않았다. 3블럭 쯤.

언덕 위에 있는 숙소를 향해 걸어올라가는데,

갑자기 숨이 턱-턱-막혀왔다.

고작 계단 한칸을 올라갈만큼 다리를 들어올릴수가 없었다.

나는 몸을 제대로 세우지도 못하고 벽을 붙잡고서

한걸음 오르고, 헉헉 거리고 한걸음 오르고 헉헉거리며

주저 앉았다가 섰다가를 반복하다 겨우, 겨우 숙소 앞에 기다시피 도착했다.

 

 

 

고작 3블럭이던 그 언덕이 왜이렇게 멀게 느껴지던지,

정말이지 길거리에 드러눕고 싶은 것을 참으며 숙소에 도착했고

나는 출입문 앞에 앉아 고개도 들지 못하고 숨을 쌕쌕 몰아쉬는데

누군가 내게 물었다.

 

 

 

" 두 유 니드 옥시헨 (oxigen)?"

 

 

 

옥..옥시헨?!

 

 

 

얼굴이 시퍼래져서는 고개를 끄덕이니, 갑자기 리셉션에서...

마치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기다란 산소통을 들고나와 차분히 알콜로 마스크를 닦고는 내게 산소호흡기를 대주었다.

헐....산소통이 구비되어 있다니...

 

 

 

와 살다살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네.....

 

 

 

일단 마스크를 썼는데 산소가 나오고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어련히 알아서 조치해주는거겠지 싶어 열심히 숨을 들이쉬었다.

그렇게 몇 분을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서 숨을 몰아쉬는 응급처치를 받고서야

나는 겨우 네 발이 아니라 두 발로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복층 숙소...누가 침대를 2층에다 놓은거야?!!!!!

 

 

 

아까 누가 복층이라 좋다 그랬어.....

와나..

 

 

이게 바로 고산병이구나....

쿠스코에 올 때부터 현지 고산병 약인 소로체를 챙겨먹었는데 나한테는 크게 도움이 안되었나보다.

그러게 왜 그렇게 신나서 뛰어댔을까....ㅜ.ㅠ

 

 

 

파차파파에서 먹은 수프와 깔조네. 맛있었다. 하프를 닮은 악기를 연주해주었다.

 

 

 

침대에 누워서 그렇게 한참을 어지러움과 미식거림 속에서 헤롱거리다가

8시가 넘은 시간에야 조금 기력을 회복하고서 숙소 근처의 <파차파파>에 가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분명 몇시간 전만 해도 이유업싱 사랑스럽게 느껴지던 쿠스코였는데,

갑자기 고산병 증세를 한 번 앓고 나니 조금 무서워졌다.

 

 

 

나, 내일은 괜찮겠지?

 

 

 

 

# 쿠스코 숙소

La morada suites (트윈)  약$70/1박 - Booking.com 예약

- 공항까지 Free shuttle service 운행

- 아침식사 제공 (빵, 과일, 시리얼 등등)

- 아르마스 광장에서 3블록 거리

- 투어 등 아침식사를 못할 경우 간단한 런치박스(Lunch box) 제공 - 바나나, 음료수, 스낵 등 감동 ♥♥

- 침구 및 욕실 용품등이 아주 깔끔, 뜨거운 물 잘 나옴. 

 

 

# 고산병

- 복불복 : 걸릴 놈은 걸린다. 소로체 먹어도 상태가 그닥... 

- 절대 신난다고 뛰어다니거나 종종걸음으로라도 다니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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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3.

 Ica & Huacachina (Perú)

 

 

 

리마에서 이카로

 

 

 

 

# 10 de Agosto, 2015. Ica, Peru.

 

페루에서의 2일째 맞는 아침.

리마는 어제만큼이나 날씨가 우중충했다.

괜찮아. 우린 해가 쨍 나는 이카에 갈테니까! (과연?)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어제 표를 환불했던 Cruz del Sur 터미널로 향했다.

 

 

하지만 표정은 기쁘게!

사람들이 이카(Ica)에 가는 이유는

99% 와카치나(Huacachina) 사막을 보러 간다.

이미 TV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도 소개되었지만,

단순히 사막만 감상하는게 아니라

버기차를 타고 롤러코스터 타듯 사막을 가로지르고

또 사막에서 보드도 탈 수 있다.

 

4시 투어를 하면 사막에서의 일몰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우리도 4시 투어를 목표로 아침 10시 리마 → 이카로

가는 버스티켓을 샀다.

터미널에서 물대시 페루에만 있다는 잉카콜라를 사마셔봤으나

맛도 기억이 안날만큼 한입만 마시고 영원히 잉카콜라와 작별을 고했다.

 

 

 

 

 

 

리마의 크루즈델수르(Cruz del Sur) 터미널.

 

 

 

 

 

 인사해주는 친절한 직원 :)

 

  

참고로 페루는 교통수단으로 버스시스템이 아주 잘 갖추어져있고

버스마다 등급이 있으며, 좋은 등급의 버스일수록 좌석이 180% 눕혀지고

식사도 나오는 등 비행기보다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리마↔이카는 페루에서도 단거리 구간이라 크게 상관이 없다.

 

우린 찐찡이가 버스멀미가 있어서

미리 인터넷으로 1층 가장 앞자리를 예약했는데,

 

아뿔싸!

 

 

 

 

 

 

 

버스가 2층 버스인데 1층은 앞이 꽉 막혀있다!!!!!

헐...우리 눈앞에 보이는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뿐.....

여러분. 4시간동안 벽만 보고 가지 않으려면

2층으로 가세요..

 

 

 

 

 

 

버스는 리마를 떠나 이카로 달리기 시작했다.

날씨도 날씨지만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척박하고 황량하고 때로는 지저분하기도 해서,

풍경을 감상하면서 갈만한 그런 경치는 아니었다.

 

리마를 보고나서 아, 조금은 못 사는 나라구나...싶었는데

근교를 나와보고는 아..많이 못 사는 나라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사과가 나온다 앞이 꽉 막혀서 발올리고 갔다.

 

 

 

 

 

 

버스는 4시간 때 달리는데 하늘은 여전히 허어어연 구름으로 이 땅을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제 이카에 거의 다 와가는데...

이번 여행에 날씨 운은 정말 안따라주는 건가.....

 

 

하고 좌절하며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구름이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마법처럼 나타났다!!!

어젯밤부턴 마음에 잔뜩 서려있던 나의 우울한 마음도 조금 걷히는 느낌.

 

 

그리고 이카에 내리니 정말이지 해가 째앵- 했다.  Hace sol :)

 

 

이카의 버스터미널에 내리면 한국말 하는 택시기사들 천지다.

그 중에 한 아저씨와 협상(?)을 해서 와카치나로 갔는데, 아저씨가 버기투어를 할 호스텔을 소개해줬다.

택시 아저씨는 한국인들이 써 준 추천서도 3장씩이나 가지고 있었다.

택시 아저씨가 내려준 호스텔에 가서 4시 버기 투어를 예약하려는데 1인당 45솔에서 조금도 안깎아준다. 샤워도 안된단다. 쳇.

처음에 40솔을 생각하고 왔는데, 이 호스텔 주인장 깎아달라고 더 빌어봤다가는 한 대 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5솔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4시 버기투어를 예약했다.

하지만 우린 여기서 한가지 실수를 했다.

 

 

 

 

 

와카치나 호수 근처에서 쉬는 사람들

 

어제의 비가 흩날리던 리마와 다르게 햇살이 내리 뜨겁다. 눈이 부시다.

 

다들 사막을 달리고 있는지 호숫가는 평화롭다.

 

 

 

 

 

 

드디어 4시가 되었고, 사람들이 하나 둘 호스텔에 집결했다.

우리가 탈 버기차가 결정되었고, 운이 좋게도(!) 나와 찐찡이는 버기카의 제일 앞 자리에 앉았다.

럭키!!!! 럭키!!!!! 뭐든 앞자리가 최고야!!!

 

 

다들 버기카에 앉았는데, 갑자기 우리 뒤에 앉은 사람들에게 세금이라면서 4솔씩을 걷어간다.

우리는 세금이 그 45솔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리 내고 오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앉아있었다.

부릉부릉 버기카가 조금 달리더니, 사막 들어가기 직전에 차를 멈추고 갑자기 나와 찐찡이에게 너네도 세금을 안냈다는 거다.

 

분명 호스텔 주인이랑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소리야!

우리 세금 냈어!! 라고 말해봤지만 운전사가 꿈쩍도 안한다. . ....

그런데 찐찡이도 빡쳐서 입을 앙 다물고 꿈쩍도 안한다...

우리 때문에 버기투어가 출발 못하게 생겼다....ㅜㅠ

일부러 이런 방법을 쓰는 것 같기도 했다..하...이 사기꾼들...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4솔씩 세금을 더 내고서야 버기투어가 시작할 수 있었다.

 

와카치나에서 버기투어 하시는 분들.

꼭 투어비에 세금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확인증을 받아두든지 아니면 나중에 따로 내겠다고 하세요.

이렇게 두번 뜯기는 수가 있음.......................ㅜㅠ

 

 

 

어쨌든 찝찝하고 짜증나는 마음으로 버기차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헐........

 

 

 

엄청 재밌어.............!!!!!!!!!!!!

방금 낸 4솔 따위!!!!!!!!!!

40솔을 더 내라고 해도 그냥 줄 수 있을 것 같아!!!!!!

 

 

 

 

 

 

끝없이 펼쳐진 모래 사막.

 

빨간버기차!

 

여기가 와카치나입니다!!!!

 

나의 여행 버디 찐찡이와 함께 ;)

 

 

 

 

 

버기카가 모래언덕을 타고 내달릴때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

 

 

정말이지 롤러코스터보다 짜릿한 느낌이었다.

꽃청춘의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버기차는 한참 달려서 일단 사진을 찍으라며 한 곳에 내려다준다.

거기서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경쟁적으로 인증샷을 찍고 나면, 이제 운전사 마음대로 뿔뿔이 흩어진다.

 

 

 

 

광활한 사막을 질주하는 버기카들.

 

바람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모래의 물결.

 

 

 

 

 

그렇게 한참 사막을 가로 질러 버기카는 어느 야트막한 모래언덕위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너덜너덜 낡은 보드를 차에서 내리더니, 양초를 하나씩 쥐어준다.

이걸로 보드 밑바닥을 칠한 다음에 한 사람씩 부딪히지 않게 차례로 내려가란다.

 

 

 

 

 

시작은 이렇게 미약하였다.

 

헤헷.헤헤헷.

 

사막에서 함께.

 

 

 

 

 

와우,

원래 보드도 안타지만 모래에서 누워서 보드를 타다니!

이런 경험 정말 처음이야!!!

그렇게 야트막한 언덕에서 두어번 타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엄청 높은 언덕에다가 우릴 데려다 준다 .

 

 

 

 

 

모래속에 발이 푹푹 파묻힌다. 이제는 그 높이가 까마득해졌다.

 

 

 

 

 

점점 난이도가 높아져서, 나중엔 정말 사람이 손톱보다 작아보이는, 얼추 아파트 높이가 넘는 높이에서

보드를 타고 미친듯이 내려왔다.

여기서부터는..사진이 없다. 너무 높은데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서 사진기를 차에 두고 다녔기 때문에....

 

 

여행가기 전에 버기투어 하다가 뇌출혈 당했다는 한국인 후기를 읽은 적 있었는데

이 높이에서 속도를 못이기고 누군가와 충돌하면 훅 갈 수도 있겠구나...싶기도 했다.

보드를 탈 줄 아는 외국인들은 보드용 부츠를 신고 보드를 서서 타기도 했다 .

 

 

 

 

 

 

모래 언덕을 따라 보딩할 지점을 찾는 사람들.

 

 

 

 

 

 

그렇게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한 3번쯤 원없이 타고 나면

4시투어는 마지막으로 선셋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춘다.

커다란 해가 이글거리며 사막따라 펼쳐진 지평선을 넘어 긴 여운을 넘기며 사라졌다.

 

 

 

 

 

 

거칠다. 그러나 그 느낌이 나쁘지 않다.

 

 

 

 

 

버기카의 맨 앞에 앉아, 드넓게 펼쳐진 사막을 달리는 그 느낌은 한 마디로 터프했다.

사막을 달리는 그 터프한 그 느낌은 정말 쉽게 경험할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작은 사막언덕을 봤는데 이렇게 온 세상에 모래로만 가득한 사막다운 사막은 나도 처음이었다.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느낌.

따뜻하면서도 탁트여 시원한 느낌.

그리고 모래와 바람이 쌓아올린 사막의 아름다운 모습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이라 뜻 깊고, 또 그래서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이었다.

그렇게 와카치나로 돌아와서 곧바로 이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고

흥분과 긴장이 뒤섞인 긴 하루 끝에 버스에서 세상 모르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깼을 땐,

왠지 모르게, 그 모든게 꿈인 것 같았다.

신기루처럼...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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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2.

 LIMA

 

 

 

# 9 de Agosto, 2015. Lima, Peru.

 

호텔의 조식을 먹고서 긴 비행에 지친 우리는 잠시 눈을 붙였다가 점심시간에 맞춰 일어났다.

화창할 것 같던 아침과 달리 날씨가 우중충했다.

 

 

- 뭐, 리마는..큰 기대하지 않았으니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일정을 미리 Fix하는 것이었다.

시간은 2주로 정해져 있고,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이동거리가 대륙을 넘나드는 수준이라 이동편을 모두 확정해야했기에.

그래서 사실 리마는 빼려고 했는데 긴 비행 이후에 바로 또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게 무리일 것 같아서

하루 쉬어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리마를 첫 일정으로 잡았다.

 

 

그리고 리마에서의 최대목표는 페루 대표음식인 '세비체' (Cebiche) 먹기!

트립어드바이저 3위 맛집에 오른 세비체리아 <La Mar>로 곧장 이동했다.

호텔에서 걸어갈만한 거리기는 했지만, 잘 모르는 도시니까 택시를 탔는데 택시 아저씨가 길을 잘 몰라...(ㅜㅠ)

나의 짧은 스페인어 실력으로 아저씨에게 길을 가르쳐주며 드디어 <La Mar>에 도착했다.   

 

 

La Mar ; cebicheria

 

정신없이 바쁜 까마레로들.

 

 

와우. 트립어드바이저의 인기 맛집답게 대기줄이 엄청났다.

거의 50분을 기다린 후에야 우리는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었다.

깔끔하고 널찍한 세비체리아는 마치 우리나라 신사동에 있을 법한 분위기였고

내부는 각 국에서 온 외국인들로 북적거렸다.

세련된 외관과 손님들의 수준이, 그리고 페루물가에 비하면 엄청난 가격이

비로 이 곳이 Hot place임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막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물가에 적응되어 있어서 첫날은 가격에 너무 개의치 않고 맛있는걸 먹기로 했다.

 

 

색조합이 맘에 든 깔끔한 메뉴판

 

이것이 real cebiche!

 

 

 

 

우리는 추천을 받아 세비체와 깔라마리(오징어) 볶은 것. 그리고  La mar sour 칵테일을 시켰다.  

세비체는 회 같아서, 제대로 만드는데서 먹는게 아니면 비리다고들 하는데

<La mar>에서 먹은 세비체는 그런 비린 맛 없이 깔끔했다. 추천추천 :)

페루에 오면 피스코 사워를 마시라고 했는데, 내가 마신 칵테일 이름에 sour가 있었지만 이게 피스코 사워 같지는 않아.....

(결국 난 페루에서 피스코 사워를 마셔보지 못했다 ....- -)

 

 

 

레알 세비체 - 여러분도 한입 :D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 새 오후 한 나절.

미라 플로레스와 센트로(Plaza de Armas) 중에 남은 시간동안 센트로(Plaza de Armas)를 구경하기로 했고,

가는 길에 Cruz del Sur (버스터미널)에 가서 인터넷으로 사두었던 버스표 (이카 → 쿠스코 행)를 별 탈 없이 환불했다.

여행 준비하면서 은근히 스트레스인 것이 외국어로 결제했던 것들을 취소해야 할 때.

구글에 검색해봐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글이 없을 때.

돈을 날리게 생겼을 때.....ㅜㅠ

 

 

※ Cruz del sur 버스표 환불하기

 

한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Cruz del sur 표를 예매했는데, 환불하고 싶다면?

 

(1)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취소하기 : Cruz del sur 홈페이지에서 Contact us에 표를 환불하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면,

      등록된 이 메일 주소로 환불 절차에 대해서 친절한 안내메일이 온다. 단, 버스출발 24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하며 티켓 값의 15%가 공제된다. 

      (The request must be made up to 24 hours before the your scheduled departure bus .

          All annulments are also subject to the retention of 15% of the ticket value.)

 

(2) 페루에서 직접 취소하기 : Cruz del sur 터미널에가서 직접 표를 환불하는 방법.

                                         그 자리에서 바로 취소 수수료를 공제하고 현금으로 환불해주기 때문에 확실하다. 

       (La devolución de la Boleta, Factura o Boleto de Viaje a solicitud del titular, podrá ser efectuada para Servicio Nacional

        hasta 12 horas antes de la salida del servicio para el caso de tarifa regular, y 24 horas antes para tarifas de ocasión y/o

        insuperables, con deducción del gasto administrativo: 10% Efectivo y 15% Tarjeta de débito y/o crédito.

        Para el servicio internacional la devolución podrá ser efectuada con 48 horas antes de la salida del servicio y se aplicarán

       los costos administrativos de acuerdo a las normas internacionales del país donde se realiza la compra del pasaje.)

      - 페루 국내선 버스 : Regular 요금 버스는 출발 12시간 전까지, casion/insuperables 요금 버스는 24시간 전까지 취소 가능

                                          현금(efectivo)은 10%, 카드(Tarjeta de debito/credito)는 15% 공제

      - 인터내셔널 버스 : 버스 출발 48시간 전까지 취소 가능 (뒷문장은 해석 불가..@@)

 

 

 

어쨌든, 다시 Cruz del Sur 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리마의 중심부인 아르마스 광장 (Plaza de Armas) 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뭐랄까...

중심가이자 관광지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거렸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나와 찐찡이는 가방을 꽈악 움켜쥐었다.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구나.

아까 <La mar> 근처는 이 센트로에 비교하면 완전히 고급동네, 부자네처럼 느껴졌다.

마치 조금 다를 뿐 마치 한국의 신사동 어디 페루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느낌었는데

아, 여기는 정말 리마구나!

 

낯섦, 긴장, 불안함.

드디어 제대로 된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페루의 대통령 궁

 

리마의 대성당

 

대성당 앞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커플

 

 

 

아르마스 광장의 중심인 대통령궁과 대성당은 앤티크한 분위기였는데

날씨도 너무 흐리고 으슬으슬한데다 조금씩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일요일이어서 그런건지 관광객과 주민들이 모두 다 나와있는 것 같았고

행여나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싶어 가방과 카메라를 꼭 쥐었다.

 

나름 멋있는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고 싶었는데,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너무 많고 여이가 남미라는 것 때문에 너무 긴장한 탓일까.

이쁜 사진을 찍자고 할 마음도, 정신도 없었다.

 

 

 

 

 

 

비가 흩뿌리고 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어느 새 해까지 져버려 날은 점점 어둑어둑해졌다.

관광지라서 동양인도 많을 줄 알았는데, 눈 씻고 찾아봐도 동양인이라곤 나와 찐찡이 뿐이었고

스쳐지나가는 페루 주민들이 우릴 뚫어지게 쳐다보고 "치나, 치나(중국여자)"라고 수군거렸다.

 

이럴 땐 스페인어를 알아듣는 게 도움은 안되는 구나..ㅜ

 

 

그래도 언제 리마에 다시 와보겠나 싶어 어둑해지는 가운데 아르마스 광장 주변을 뱅뱅 돌았지만

컨디션은 점점 나빠졌고, 그냥 빨리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다.

내가 여행하다가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들다니!!!

 

 

하지만, 여기는 리마.

안전하게 택시타는 것조차 엄청난 일이라서

우리는 길거리에서 택시를 고르고 고르고 또 골라서 겨우 호텔로 무사히 돌아왔다.

우리가 아무리 골랐다지만, 지나고 생각해보니 사실 그냥 로또랑 다를바가 없었네.

 

 

겨우 호텔로 돌아와 히트텍에 기모잡옷에 패딩까지 껴입고 나서야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 비행시간과 갑자기 여름에서 겨울로 변한 기온때문에 감기 기운이 오는 건가..싶으면서도

여행지가 너무 긴장의 연속이라 (소매치기나 택시사기) 정신적으로 더 피곤한 것 같았다.

 

 

 

씻을 힘도 없다. 털썩.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슬쩍 들었다. 

 

 

  쉬라고 있는 휴가인데 너무 무리했나...

  여행내내 안전을 걱정하면서 다녀야 하다니...아 정말 너무 피곤하다.

  그냥 편하고 좋은데 갈껄. 왜 사서 고생이람.

  아직 갈 길이 한참인데. 너무 여행 첫날부터 지쳐버린건가?

  이러면 안되는데....

 

 

그렇게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내일은 좀 더 나은 날이기를 바라며 여행지에서의 첫 잠이 들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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