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de AGOSTO, 2015 

Viaje en Sudamérica 3.

 Ica & Huacachina (Perú)

 

 

 

리마에서 이카로

 

 

 

 

# 10 de Agosto, 2015. Ica, Peru.

 

페루에서의 2일째 맞는 아침.

리마는 어제만큼이나 날씨가 우중충했다.

괜찮아. 우린 해가 쨍 나는 이카에 갈테니까! (과연?)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어제 표를 환불했던 Cruz del Sur 터미널로 향했다.

 

 

하지만 표정은 기쁘게!

사람들이 이카(Ica)에 가는 이유는

99% 와카치나(Huacachina) 사막을 보러 간다.

이미 TV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도 소개되었지만,

단순히 사막만 감상하는게 아니라

버기차를 타고 롤러코스터 타듯 사막을 가로지르고

또 사막에서 보드도 탈 수 있다.

 

4시 투어를 하면 사막에서의 일몰도 볼 수 있다고 해서

우리도 4시 투어를 목표로 아침 10시 리마 → 이카로

가는 버스티켓을 샀다.

터미널에서 물대시 페루에만 있다는 잉카콜라를 사마셔봤으나

맛도 기억이 안날만큼 한입만 마시고 영원히 잉카콜라와 작별을 고했다.

 

 

 

 

 

 

리마의 크루즈델수르(Cruz del Sur) 터미널.

 

 

 

 

 

 인사해주는 친절한 직원 :)

 

  

참고로 페루는 교통수단으로 버스시스템이 아주 잘 갖추어져있고

버스마다 등급이 있으며, 좋은 등급의 버스일수록 좌석이 180% 눕혀지고

식사도 나오는 등 비행기보다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리마↔이카는 페루에서도 단거리 구간이라 크게 상관이 없다.

 

우린 찐찡이가 버스멀미가 있어서

미리 인터넷으로 1층 가장 앞자리를 예약했는데,

 

아뿔싸!

 

 

 

 

 

 

 

버스가 2층 버스인데 1층은 앞이 꽉 막혀있다!!!!!

헐...우리 눈앞에 보이는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뿐.....

여러분. 4시간동안 벽만 보고 가지 않으려면

2층으로 가세요..

 

 

 

 

 

 

버스는 리마를 떠나 이카로 달리기 시작했다.

날씨도 날씨지만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척박하고 황량하고 때로는 지저분하기도 해서,

풍경을 감상하면서 갈만한 그런 경치는 아니었다.

 

리마를 보고나서 아, 조금은 못 사는 나라구나...싶었는데

근교를 나와보고는 아..많이 못 사는 나라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간단한 샌드위치와 사과가 나온다 앞이 꽉 막혀서 발올리고 갔다.

 

 

 

 

 

 

버스는 4시간 때 달리는데 하늘은 여전히 허어어연 구름으로 이 땅을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제 이카에 거의 다 와가는데...

이번 여행에 날씨 운은 정말 안따라주는 건가.....

 

 

하고 좌절하며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구름이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마법처럼 나타났다!!!

어젯밤부턴 마음에 잔뜩 서려있던 나의 우울한 마음도 조금 걷히는 느낌.

 

 

그리고 이카에 내리니 정말이지 해가 째앵- 했다.  Hace sol :)

 

 

이카의 버스터미널에 내리면 한국말 하는 택시기사들 천지다.

그 중에 한 아저씨와 협상(?)을 해서 와카치나로 갔는데, 아저씨가 버기투어를 할 호스텔을 소개해줬다.

택시 아저씨는 한국인들이 써 준 추천서도 3장씩이나 가지고 있었다.

택시 아저씨가 내려준 호스텔에 가서 4시 버기 투어를 예약하려는데 1인당 45솔에서 조금도 안깎아준다. 샤워도 안된단다. 쳇.

처음에 40솔을 생각하고 왔는데, 이 호스텔 주인장 깎아달라고 더 빌어봤다가는 한 대 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5솔은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4시 버기투어를 예약했다.

하지만 우린 여기서 한가지 실수를 했다.

 

 

 

 

 

와카치나 호수 근처에서 쉬는 사람들

 

어제의 비가 흩날리던 리마와 다르게 햇살이 내리 뜨겁다. 눈이 부시다.

 

다들 사막을 달리고 있는지 호숫가는 평화롭다.

 

 

 

 

 

 

드디어 4시가 되었고, 사람들이 하나 둘 호스텔에 집결했다.

우리가 탈 버기차가 결정되었고, 운이 좋게도(!) 나와 찐찡이는 버기카의 제일 앞 자리에 앉았다.

럭키!!!! 럭키!!!!! 뭐든 앞자리가 최고야!!!

 

 

다들 버기카에 앉았는데, 갑자기 우리 뒤에 앉은 사람들에게 세금이라면서 4솔씩을 걷어간다.

우리는 세금이 그 45솔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리 내고 오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앉아있었다.

부릉부릉 버기카가 조금 달리더니, 사막 들어가기 직전에 차를 멈추고 갑자기 나와 찐찡이에게 너네도 세금을 안냈다는 거다.

 

분명 호스텔 주인이랑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소리야!

우리 세금 냈어!! 라고 말해봤지만 운전사가 꿈쩍도 안한다. . ....

그런데 찐찡이도 빡쳐서 입을 앙 다물고 꿈쩍도 안한다...

우리 때문에 버기투어가 출발 못하게 생겼다....ㅜㅠ

일부러 이런 방법을 쓰는 것 같기도 했다..하...이 사기꾼들...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4솔씩 세금을 더 내고서야 버기투어가 시작할 수 있었다.

 

와카치나에서 버기투어 하시는 분들.

꼭 투어비에 세금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고, 확인증을 받아두든지 아니면 나중에 따로 내겠다고 하세요.

이렇게 두번 뜯기는 수가 있음.......................ㅜㅠ

 

 

 

어쨌든 찝찝하고 짜증나는 마음으로 버기차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헐........

 

 

 

엄청 재밌어.............!!!!!!!!!!!!

방금 낸 4솔 따위!!!!!!!!!!

40솔을 더 내라고 해도 그냥 줄 수 있을 것 같아!!!!!!

 

 

 

 

 

 

끝없이 펼쳐진 모래 사막.

 

빨간버기차!

 

여기가 와카치나입니다!!!!

 

나의 여행 버디 찐찡이와 함께 ;)

 

 

 

 

 

버기카가 모래언덕을 타고 내달릴때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

 

 

정말이지 롤러코스터보다 짜릿한 느낌이었다.

꽃청춘의 주인공들이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버기차는 한참 달려서 일단 사진을 찍으라며 한 곳에 내려다준다.

거기서 수십명의 관광객들이 경쟁적으로 인증샷을 찍고 나면, 이제 운전사 마음대로 뿔뿔이 흩어진다.

 

 

 

 

광활한 사막을 질주하는 버기카들.

 

바람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모래의 물결.

 

 

 

 

 

그렇게 한참 사막을 가로 질러 버기카는 어느 야트막한 모래언덕위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너덜너덜 낡은 보드를 차에서 내리더니, 양초를 하나씩 쥐어준다.

이걸로 보드 밑바닥을 칠한 다음에 한 사람씩 부딪히지 않게 차례로 내려가란다.

 

 

 

 

 

시작은 이렇게 미약하였다.

 

헤헷.헤헤헷.

 

사막에서 함께.

 

 

 

 

 

와우,

원래 보드도 안타지만 모래에서 누워서 보드를 타다니!

이런 경험 정말 처음이야!!!

그렇게 야트막한 언덕에서 두어번 타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엄청 높은 언덕에다가 우릴 데려다 준다 .

 

 

 

 

 

모래속에 발이 푹푹 파묻힌다. 이제는 그 높이가 까마득해졌다.

 

 

 

 

 

점점 난이도가 높아져서, 나중엔 정말 사람이 손톱보다 작아보이는, 얼추 아파트 높이가 넘는 높이에서

보드를 타고 미친듯이 내려왔다.

여기서부터는..사진이 없다. 너무 높은데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서 사진기를 차에 두고 다녔기 때문에....

 

 

여행가기 전에 버기투어 하다가 뇌출혈 당했다는 한국인 후기를 읽은 적 있었는데

이 높이에서 속도를 못이기고 누군가와 충돌하면 훅 갈 수도 있겠구나...싶기도 했다.

보드를 탈 줄 아는 외국인들은 보드용 부츠를 신고 보드를 서서 타기도 했다 .

 

 

 

 

 

 

모래 언덕을 따라 보딩할 지점을 찾는 사람들.

 

 

 

 

 

 

그렇게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한 3번쯤 원없이 타고 나면

4시투어는 마지막으로 선셋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춘다.

커다란 해가 이글거리며 사막따라 펼쳐진 지평선을 넘어 긴 여운을 넘기며 사라졌다.

 

 

 

 

 

 

거칠다. 그러나 그 느낌이 나쁘지 않다.

 

 

 

 

 

버기카의 맨 앞에 앉아, 드넓게 펼쳐진 사막을 달리는 그 느낌은 한 마디로 터프했다.

사막을 달리는 그 터프한 그 느낌은 정말 쉽게 경험할수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작은 사막언덕을 봤는데 이렇게 온 세상에 모래로만 가득한 사막다운 사막은 나도 처음이었다.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느낌.

따뜻하면서도 탁트여 시원한 느낌.

그리고 모래와 바람이 쌓아올린 사막의 아름다운 모습도.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이라 뜻 깊고, 또 그래서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이었다.

그렇게 와카치나로 돌아와서 곧바로 이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고

흥분과 긴장이 뒤섞인 긴 하루 끝에 버스에서 세상 모르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깼을 땐,

왠지 모르게, 그 모든게 꿈인 것 같았다.

신기루처럼...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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