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제 43일 째 (2)
Wien, Austria.
참으로 오스트리아에서는 감흥이 없었나보다.
없었나보다..가 아니라 없었다 사실. 지금 아무리 글을 쓰려고 해도 쓸만한 이야기가 없다는게,
아무리 일기장을 뒤적뒤적해보아도 뭔가 써놓은 글이 없다는게 날 참 슬프고 괴롭게 한다.
오스트리아를 스킵할까하다가. 그래도 꾸역꾸역 써본다.
사실 우리가 빈에 도착했던 이 날은 유로 2008이 한창 진행중이던, 그것도 오스트리아와 폴란드가 붙는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마치 우리의 2002년 월드컵때처럼 빈 시내가 유로2008분위기에 흠뻑 젖어있었고
(게다가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모두 빨간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거의 2002년의 한국과 흡사했다;)
시내 중심지에는 각 국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든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뭔가 흥겨워보이기도 했지마 빈의 그 모습자체를 보고 싶었던 나로서는 조금...실망.......많이...실망....
훤칠한 오스트리아 아이들,
요 아이들은 크로아티아, 왼쪽에 폴란드(Polska)인도 합세! 어디든 사진찍는건 다 좋아한다.
신기한건 빈 시내를 걷고 있으면 폴란드 젊은이들이 와서 그렇게 사진좀 같이 찍어달라며 접근하는 거다.
폴란드에는 동양인 여자들이 별로 없는건가? .............그렇담....이 곳이 바로 제 2의 멕시코?!
이미 멕시코에서 단단히 훈련되어있는지라 나는 쏘 쿨~~하게 사진을 찍어줬는데
사진을 찍어주고 나면 요 응큼한 녀석들이 볼에 뽀뽀를 해달라고 한다. ㅋㅋㅋㅋㅋ
나중에 폴란드 한번 원정 가야겠구나.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
또 어디 갈만한 곳이 있을까...싶어 책자를 뒤적뒤적 거리던 나.
어쨌든,
폴스카 청년들의 이쁨을 듬뿍 받고 우리는 오페라가 시작할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그냥 빈의 옛시가지를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어 왠지 이사진은 유럽답다. 좀 모던한 유럽.
그렇게 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유로 2008의 열기로 후끈해진 빈의 도심 한가운데서 아주 수상하게 생긴 녀석을 발견했다.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잔뜩 그려진 바로 이것!!
에...이게 뭐지? 읽을 수가 없다;;
호기심에 돈을 넣고 손잡이를 당겼더니...
에엥....읽을 수 없는 독일어로 된 편지가 나왔다. ㅠㅠㅠㅠㅠ뭐지. 행운의 편지인가?!
저렇게 길거리에서 할 일 없이 돌아다니다가 오페라극장의 표사는 시간이 되서 얼른 국립 오페라 극장으로 고고씽!
웅장한 건물의 오스트리아 국립 오페라 극장!
여기는 오페라 극장 내부. 스탠딩 석에 우리 자리를 표시해놓고 잠시 밖으로 나갔다.
곧 있을 경기 얘기에 (?) 열심히 토론하는 오스트리아 축구팬들.!
잠시 노을이 지는 걸 구경하다가 다시 오페라 극장으로 슝슝!
괜히 오페라 극장안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사실 아파서 표정이 무표정이다....ㅠ
재미없어!!
오페라가...너무 음침하고 별로 신이 안났다.ㅠ
무슨 시칠리아 섬 사람과 프랑스 군 과의 갈등,
사랑하는 연인과 아버지와의 관계..
여자 주인공은 노래를 잘 했는데
남자주인공은 멋도 없고 성령도 작아서 오케스트라에 다 묻혔다 ㅠ
즐겁지 못한 공연은 차라리 안보느니만 못했던 것 같다.
나름 돈아까워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지루하기만 했다.
(이럴때 경제학에서는, 어짜피 비용을 지불했으면 그건 매몰비용이니
그 시간에 차라리 나가서 다른 즐거운 한 일을 하라고 가르쳤으나......)
어쨌든 중간에 .......아마 끝날때쯤 그냥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제는 진짜 너무 오래 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가물치 ㅠㅠ
너무 늦으면 지하철이 끊길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을 걸어가는데 축구경기가 이미 끝났는지 생각보다 시내가 조용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보니 1:1로 비겼다네?
그래도 오스트리아에 있는데 오스트리아가 지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역사적으로 마치 한국과 일본처럼 오스트리아보다 약소국인 폴란드에 동정심도 생겨서 은근히 폴란드가 이기기도 바랐다.
클림트의 키스............
지하철 역 내부벽면에 크게 그려진 클림트의 키스를 다시 만났다.
벨베데레 궁전에서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키스와 다시 마주쳐서 너무 반가웠다.
아무리 그날의 빈이 내게 매력적이지 못했을지라도, 키스가 그곳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빈은 내게 must visit place임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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