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11일
세계여행 제 42일 째 (2) 
Venezia, Italy



드디어, 걷고 걸어서 산 마르코 광장에 다다랐다. 비둘기로 가득한 (;;) 산 마르코 광장.

베네치아의 상징인 산 마르코 대사원

나폴레옹의 날개, 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치비코 코레르 박물관.


한국인을 못찾아 근심걱정인 나.

베네치아에서 박물관 구경은 안해도 되니
꼭 해야 하는게 바로 대운하에서 곤돌라 타기!

근데 이 곤돌라 한 번 타는 돈이
우리 같은 근검절약 학생들이 타기에 너무 비쌌다
1대 빌리는데 120유로~150유로.
당시 환율로 20만원 정도..;
아무리 세명이서 나눠도........
거기다 아침에 시은언니가 33유로를 날려서...-.-

어쨌든, 우리는 혹시 같이 나눠 탈 사람이 있나
한국인들에게 물어볼 생각이었는데
아직 6월 초순. 대학생들은 기말고사를 칠 때라
...베네치아에 한국인이 보이질 않아...ㅠㅠ
여행지마다 바글바글하던 한국인들 다 어디간겨


언니 오빠는 거의 포기한 것 같았지만, 난 이미 보르게세 공원에서도 나의 자비를 털어 배를 기어이 탔던 근성이 있는지라
정말 가끔가다 보이는 한국인들을 일일이 붙잡아 같이 곤돌라를 타지 않겠냐고 물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ㅠ
아 ....베네치아에서 곤돌라에 발도 못 담그고 이대로 떠나야 하다니..!! 억울해 억울해 억울해!!!!!

....


...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왠 외국인커플이 곤돌라 가격에 깜짝놀라며 손사래를 치는 것을 보고
옳다쿠나!!!! 싶어 그들에게 다가가 우리 같이 합석하지 않겠냐고 흥정을 붙였다. 유후
그래서 5명이서 100유로에 곤돌라 한 대를 빌렸다.
아. 근성의 바칸민!! 내가 못할 건 없어.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자, 이제 곤돌라 타고 대운하로 슝슝!

우리의 빡빡머리 뱃사공 아저씨. 꼭 저렇게 다들 세일러 무늬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운하물에 반짝이며 부서지는 햇빛이 이뻐서...:D

기어이 배를 타고는 기분 좋아 싱긍벙글...훗



곤돌라를 타고 가면 뱃사공 아저씨가 노를 저으면서 베네치아의 역사라던가, 유명한 다리들에 대한 얘기를 해준다.
리알토 다리라던가, 탄식의 다리의 유래..카사노바의 이야기. 이런것들.
근데 받아적지 않는 이상 한 시간 가까이 되는 설명을 다 ....이해하고 기억 할 수 없으므로...;

성악가를 배에 태운 갑부관강객. 성악가는 "오솔레미오"를 부르고 우리는 얻어들었다!

....컨셉사진은 아니고....(..)

골목사이로 햇살이 반짝 비추는 순간.


위에선 폼잡지만 실상은 이랬다.



Servizio Gondele, 곤돌라 선착장.


오늘...유난히 이쁜척이 많구나. 이건 다 원피스 탓.




우리 세명의 마지막 사진.

그렇게 한시간 좀 안되게 곤돌라를 타고 대운하를 돌고
다시 산 마르코 광장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벌써 늦은 오후.
이제 이렇게 걸어서 산타루치아 역에 가면 오빠랑도 빠이빠이.

사실 주영오빠는 이제 혼자 다시 이탈리아 남부로 내려가야했는데
(로마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뒀다)
이미 다 구경한 이탈리아를 일주일씩이나 혼자 구경하는게 싫었는지
자꾸 우리따라 빈에 갈까, 뮌헨으로 갈까...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도 이미 오빠가 다 갔던 곳이라...-.,-
우리는 헛돈 쓰지 말고 아직 구경못한 이탈리아를 구경하라고 압박해서
우리의 원래 계획대로,
여기 베네치아 산타 루치아 역에서 안녕 하기로 했다.

생각없이 기차를 기다리는데,
빈으로 가는 기차는 산타루치아 역이 아니라
한 정거장 전인 메스트레 역이었고
거기까지 유레일패스로 커버가 안된다길래 1유로짜리 티켓을 샀다.


열흘간 함께했던 주영오빠와 헤어지는 순간은 정신이 없었다.
7시 30분에 메스트레에 도착하는 오스트리아행 열차시간을 맞추려고
모두 허겁지겁 짐을 들고 뛰어서는, "잘가! 한국에서 보자!" 라고 소리지르다시피하고
지금 막 출발하려는 기차 제일 첫 칸에 뛰어올랐다.
주영오빠도 어디로 갈지 정하지도 않았으면서 우리 바로 옆 레인의 기차 첫 칸에 뛰어올랐고
유리창 너머로 손을 흔들었다.

우리 열차가 먼저 출발할 줄 알았는데, 오빠네 열차가 먼저 문이 닫히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럽에서 우연히 만난 주영오빠와의 열흘간의 짧은 동행은 끝이 났다.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