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8일째
흐바르 (Hvar)
예롤림에서의 즐거웠던 물놀이를 끝내고 비싼돈주고 예약한 빌라니나로 다시 컴백.
깨끗하게 씻고나니 허기 진다 ㅡㅜ.
니나가 건네주고 간 책자 어느 한 페이지에서 흐바르 요새 꼭대기에서 고급 레프토랑을 본 것 같다.
좋아. 오늘 저녁은 간지나게 흐바르 타운을 내려다보며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거다. +_+
그런데 요새 꼭대기에 정말 레스토랑이 있긴 있는건지 확신이 없다.......
일단 출발하기 전에 확인을 하려고 니나를 찾았는데 니나는 없고 니나 아빠랑 엄마만....
할아버지에 가까운 니나 아빠는 날 보자마자
"남자친구는 어디두고 왔어?"
"....(내가 남자랑 여길 왔던가?;;)............나 남자친구랑 온거 아닌데.......내 친구는 여잔데.........(미안해 여자랑 와서 ㅠㅠ)..."
"웁스 쏘리. 너가 꼬레아에서 온 애니?"
옆방에도 동양여자가 묵나보다.
쨌든, 저기저기 꼭대기에 레스토랑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확실하지가 않단다 ㅡㅜ
그래도 니나 아빠가 자기도 나가는 길이니까 타운까지 태워준다며 우리를 데리고 나왔다.
가로수가 이국적인 흐바르. 그리고 니나네 집.
오옷. 태워주신다는 차는 노란색 지프차였다. (블로그에서 봤던!)
친절한 니나 아부지 덕분에 지프차를 타고 흐바르 타운을 가로질러보다니. 신나라 ♬
로비니에 이어 흐바르까지 크로아티아 여행 반을 지나며 느끼는건데 -
크로아티아 사람들, 참 착하다 ♡
상남자 니나 아부지 | 뚜껑없는 지프차 타고 신난 어린이 |
니나 아부지의 노란 지프차는 우리를 요새의 시작점에 내려주었고, 우리는 골목길을 따라 위로위로!
니나네 집에 있던 곳과는 다른분위기. 좁은 골목들이 비탈을 따라 올라간다.
요새를 찾아 올라가는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골목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다보면 점점 전망이 트이고 요새로 향하는 커다란 숲길이 나타난다.
드디어 요새 도착 !
요새는 입장료를 받는다. 1인에 30kn (=약5700원)
단단한 요새의 벽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흐바르의 모습
흐바르 타운의 항구와 저 멀리 낮에 다녀왔던 예롤림 섬도 보인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흐바르 타운. 아담하다 ><
:)
요새 끝에서 펄럭이는 크로아티아의 국기.
저 멀리 늘어선 섬들도 한 눈에 보인다.
찐찡이와 함께 :)
청순청순열매를 먹은 찐찡이 ♡ | 노을에 불타고 있다.. |
정확한 해줍기 >_<)=b
수평선 너머로 연보라빛 어스름이 지는 평온한 광경에 마음이 녹는다.
대낮의 찬란한 햇살은 이 세상을 환하고 생동감있게 만들지만,
해질녘 황금빛으로 기울어지는 햇살은 이 세상을 참 아름답게 만든다.
빛이 조금씩 기울어지고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는 그 때.
세상이 따뜻함으로 덮이는 것만 같아 마음이 누그러지는 시간.
어디를 여행하든 찬찬히 노을에 물들어가는 풍경을 보는 것 만큼 큰 기쁨이 또 어디 있을까.
어느 덧 해는 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시계는 저녁 8시를 가리킨다.
아쉽게도 요새 안에 레스토랑은 없었다. ㅜㅠ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한데 카페가 있었던 것 같다..)
요새 위에서 흐바르를 내려다보며 간지 만찬을 하려던 꿈은 산산조각 나고
올라오는 길에 니나가 맛집이라고 알려줬던 곳들도 이미 FULL이라고!
여름철, 말.그.대.로. 핫.플.레.이.스. 휴.양.지. 흐.바.르.는 젊은이들로 활기 그 자체!
여름밤을 즐기러 나온 젊은이들로 웬만한 레스토랑들은 죄다 만석 ㅠ!
나와 찐찡이는 메인광장에 가득찬 피자가게들 중 빈 자리를 찾아 앉았다.
메인광장을 가득채운 야외 테이블과 사람들. 축제분위기다.
크로아티아는 거의 이탈리아 음식이 메인이라고 보면 되는 것 같다. (+ 해산물 토핑?ㅋ)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중에서 쉽게 고를 수 있고
여행 전에 짜다는 얘기를 엄청 들었던 것 같은데
의외로 짠 음식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다.
(난 그렇게 기억하는데 찐찡이는 짜더라고 기억하네....OTL)
오늘 밤은 Pizza KOGO.
옆좌석 앞좌석 뒷자석,
젊은 유럽인들로 가득한 가운데
젊은 활기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가족위주의 로비니와는 또 다른 매력이다.
시끌벅적한 여름밤분위기가 좋다. :)
가벼운 옷차림, 살랑이는 밤바람.
현실을 떠나온 마음이 자유롭게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다.
흐바르의 밤
나와 찐찡이는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숙소로 돌아가는데
힘껏 차려입은 어린 소녀떼들이 깔깔거리며 흐바르 타운을 향해 걸어간다.
귀엽다라고 생각하며 타박타박 걷는데
어둠이 내려앉은 흐바르의 하늘에 별들이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총총총 박혀있다.
높은 건물도 없는 작은 섬이다 보니, 밤하늘이 지평선까지 내려앉았다.
좌우로만 눈을 돌려도 별이 바로 옆에 있는 것만 같다.
아마 한동안 이렇게 뿌려놓은 듯한 별을 보기 어렵겠지.
아쉬운 마음에 쉽게 숙소로 들어가지 못했다.
몇 번을 숙소를 들락날락하며 마지막으로 기억될 밤하늘을 두고두고 바라보았다.
흐바르의 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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