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발표가 나고 이제 10일.
이런말은 좀 실례일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내게 합격의 기쁨은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
사실 달라진 건 없었다.
만약 합격하지 못했더라면,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했을테니 작년으로 회귀하였겠지만
감사하게도 합격했고, 나는 그냥 암담한 현실을 버티는 취직준비생겸 백수의 지위를 유지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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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취득하기
배에 복근 만들기
..
일련의 장/단기 목표들을 완성해버리고 나면서
무기력과 무의욕상태에 빠져들었다.
무엇을 이루는 것보다 - 이룬 것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있다. 비록 힘들기는 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고군분투하게 된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고 나면- 어떤 동기부여는 사라지고 이것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남는다.
그때부터가 실은 진정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김연아가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이룬 것도 대단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고 또다시 도전하는 그 정신력이 진심으로 대단하다. 존경한다.
어쨌든, 나도 목표달성과 함께 무기력함으로부터 인생의 작은 교훈을 하나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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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나는 영화를 보면 영화를 봤지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요즘엔 영화도 별로 안내킨다...언론학부 전공이 의심스러움..)
그런 내가 요즘 푹 빠져서 4~5편씩 몰아보는 미국드라마가 있다.
바로 <The good wife>
정치인 남편과, 아이 둘을 둔 - 여성변호사의 삶을 다룬 드라마인데
법공부하는 동안은, 내가 왜 하루종일 법을 보고와서 드라마까지 법을 봐야하나..싶어서 보지 않았는데
그랬던 나 스스로가 무색할만큼 완전 재미있게 보고 있다.
그건 내가 공부가 끝나서일수도 있고, 혹은, 법을 공부해서 더 재미있는 걸 수도 있겠다.
변호사로서의 주인공의 실력이 탁월한 것에 감명받기보다
나는 대략 40대 중반 (큰아이가 고등학생이므로)의 워킹맘의 삶을 자꾸 보게 된다.
처음에는, 아 정말 일하면서 애키우는게 보통일이 아니겠구나.....난 못하겠다...엄마의 역할에 포커스가 맞춰지다가
요즘엔 40대의 주인공의 삶, 그냥 그녀 그 자체, 그 삶 자체를 보게 된다.
내가 40대에 - 저렇게 자기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내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내 일을 접고 그냥 가정주부로 살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한국에서의 여성과 미국에서의 여성의 삶은 뭔가 큰 차이가 느껴진다.
한국에서의 여성은 <엄마>의 이미지로 좁혀지는데
미국에서의 여성은 엄마가 아닌 자기 직업을 가지고 사는 한 <사람>의 이미지가 강하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내 삶이, <나>에서 <엄마>로 흘러가지 않고,
30살에도, 40살에도, 50살에도 - 나는 <나>이고 싶다.
내 일을 하면서, 자기계발을 하면서, 목표를 가지고 항상 도전하는 건강하고 튼튼한 <나>이고 싶다.
한국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날 계속 좌절시키고, 지치게 하고, 안주하게끔 유혹하겠지만
그럴때마다, 나는 <The good wife>의 주인공, 알리샤를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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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목표를 세웠다. 까먹지 말자고 적어놓는다.
1. 운동 ; 체중을 0.5키로 더 줄이기. 몸무게 자체에는 불만이 없는데 요즘 좀 풀어진 것 같다.
2. 영어 ;
1) 화목 - 어학원수업 => 수업 후 Article써보기 연습 .
2) 월수금 - tune in radio에서 매일 CNN/NBC 라디오 20분씩 듣기
3) 굿와이프 - 하루에 1편만 보기; => Script /영자막으로 공부하기
3. 법
1) 최신공보 back up
2) 자본시장법 빠르게 리뷰
3) 민법/ 민사실무/ 요건사실론/ 상법/ 민사집행법/...뭐부터하지...=_=?;
4. 이제 일찍자고 (적당히) 일찍일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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