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7일.
여행 3일째
눈을 떴다.
날씨가 어제 만큼 좋지 않았다.
언니와 나 모두 나갈 채비를 하고 어디 갈지 정하기 위해 가이드 북을 펴고 앉았다.
대충 오늘 샌프란시스코 시청과 금문교를 가는 것 까지는 정했는데
선희언니는 골든게이트공원에 가고 싶다고 하고,
나는 공원보다도 모던아트뮤지엄이나
동성연애자의 거리같은 도시의 색채가 강한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거리들을 가고 싶었다.
꼭 가봐야 할 곳이라던가 대충 그 곳을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라스베가스나 로스앤젤레스와는 달리
도시 곳곳 전체가 하나의 관광지인 샌프란시스코는
어딜 가느냐에 따라 관광코스가 수십가지로 나뉠 수 있는 도시였다.
그야말로 어떤 것에 우선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관광의 내용이 아예 달라지는 것이다.
오늘만 넘기면 내일은 요세미티를, 내일 모레는 몬트레이에 갈텐데 쉽지가 않았다.
게다가 아직 여행 초반이라 각자 원하는 여행에 대한 욕심도 앞섰고
서로의 여행스타일이 어떤지 잘 모르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둘 다 각자 원하는 바를 포기할 마음이 별로 없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게다가 어제 체력소모도 심했고 날씨까지 찌뿌둥해서 몸도 기분도 불편했다.
비가 올 것 같이 음침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일단 날씨를 봐서 비가 오면 박물관에 가고 비가 안오면 공원에 간다는 조건으로
시청을 향해 어제와 정 반대방향인 St, John을 따라 내려가는데
어제와 사뭇 다른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에 나와 선희언니는 깜짝 놀랐다.
호스텔을 기점으로 어제 아기자기했던 북쪽 언덕길은 백인들 주거지였고
시청쪽으로 향한 남짝 아래막길은 흑인들과 부랑자들의 주거지였던 것이다.
과연 여기가 어제의 샌프란시스코가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어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흑인들과 거지, 노숙자들이 넘쳐나는 길을 따라
몸을 한껏 웅크린채 빠른걸음으로 도망가듯 걸어내려왔다.
날씨가 어제에 비해 많이 흐렸다. 이쁜 시청건물인데 하늘이 좀더 파랬다면 얼마나 더 이뻤을까...
가이드 북에 써있었듯이, 시청주변에 부랑자와 거지들이 너무 많아서
총총걸음으로 시청으로 걸어갔다.
갑자기 우리나라 시청이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건물이 꽤나 오래되고 낡아서 새로 짓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내부로 들어가니 일단 짐과 몸수색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 시청에 들어가려해도 그런가?
시청도 끽해봤자 공무원들이 일하는 곳인데 짐수색 몸수색을 하다니,
역시 미국다운 발상이라는 생각 먼저 들었다.
어쨌거나, 시청 내부는 겉모습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으리으리했다.
크리스마스라고 금빛학을 잔뜩 단 크리스마스 트리가 위의 사진에 보다시피
번쩍번쩍이며 성탄절 분위기를 물씬 내고 있었다.
결혼식촬영지로도 인기가 있는지
끊임없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중국인 신혼부부'들이 들어와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물론 중국인답게 한 번 명소를 차지하면 자리를 비켜주는 법이 없다.
더 사진을 찍고 말고 자리를 뺏겨서 슬금슬금 시청을 둘러보고 나왔다.
둘다 분위기가 어제만큼 신나거나 발랄하지 않았다.
그래서 동상에 팔짱끼고 즐거운 척이라도 잠깐 해보았다.
근데 ....별로 안웃기는구나.
여행 3일째
눈을 떴다.
날씨가 어제 만큼 좋지 않았다.
언니와 나 모두 나갈 채비를 하고 어디 갈지 정하기 위해 가이드 북을 펴고 앉았다.
대충 오늘 샌프란시스코 시청과 금문교를 가는 것 까지는 정했는데
선희언니는 골든게이트공원에 가고 싶다고 하고,
나는 공원보다도 모던아트뮤지엄이나
동성연애자의 거리같은 도시의 색채가 강한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거리들을 가고 싶었다.
꼭 가봐야 할 곳이라던가 대충 그 곳을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라스베가스나 로스앤젤레스와는 달리
도시 곳곳 전체가 하나의 관광지인 샌프란시스코는
어딜 가느냐에 따라 관광코스가 수십가지로 나뉠 수 있는 도시였다.
그야말로 어떤 것에 우선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관광의 내용이 아예 달라지는 것이다.
오늘만 넘기면 내일은 요세미티를, 내일 모레는 몬트레이에 갈텐데 쉽지가 않았다.
게다가 아직 여행 초반이라 각자 원하는 여행에 대한 욕심도 앞섰고
서로의 여행스타일이 어떤지 잘 모르고 있던 터였다.
그리고, 둘 다 각자 원하는 바를 포기할 마음이 별로 없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게다가 어제 체력소모도 심했고 날씨까지 찌뿌둥해서 몸도 기분도 불편했다.
비가 올 것 같이 음침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일단 날씨를 봐서 비가 오면 박물관에 가고 비가 안오면 공원에 간다는 조건으로
시청을 향해 어제와 정 반대방향인 St, John을 따라 내려가는데
어제와 사뭇 다른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에 나와 선희언니는 깜짝 놀랐다.
호스텔을 기점으로 어제 아기자기했던 북쪽 언덕길은 백인들 주거지였고
시청쪽으로 향한 남짝 아래막길은 흑인들과 부랑자들의 주거지였던 것이다.
과연 여기가 어제의 샌프란시스코가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어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흑인들과 거지, 노숙자들이 넘쳐나는 길을 따라
몸을 한껏 웅크린채 빠른걸음으로 도망가듯 걸어내려왔다.
유명한 아치돔 형태의 샌프란 시스코 시청
날씨가 어제에 비해 많이 흐렸다. 이쁜 시청건물인데 하늘이 좀더 파랬다면 얼마나 더 이뻤을까...
가이드 북에 써있었듯이, 시청주변에 부랑자와 거지들이 너무 많아서
총총걸음으로 시청으로 걸어갔다.
나이에 안맞게 브이질 좀 해봤다 V-_-V
갑자기 우리나라 시청이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건물이 꽤나 오래되고 낡아서 새로 짓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내부로 들어가니 일단 짐과 몸수색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 시청에 들어가려해도 그런가?
시청도 끽해봤자 공무원들이 일하는 곳인데 짐수색 몸수색을 하다니,
역시 미국다운 발상이라는 생각 먼저 들었다.
어쨌거나, 시청 내부는 겉모습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으리으리했다.
내리석으로 조각된 시청 내부. 시청직원들은 어디서 일하는거야?
금빛 종이학이 달려있던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라고 금빛학을 잔뜩 단 크리스마스 트리가 위의 사진에 보다시피
번쩍번쩍이며 성탄절 분위기를 물씬 내고 있었다.
결혼식촬영지로도 인기가 있는지
끊임없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중국인 신혼부부'들이 들어와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물론 중국인답게 한 번 명소를 차지하면 자리를 비켜주는 법이 없다.
더 사진을 찍고 말고 자리를 뺏겨서 슬금슬금 시청을 둘러보고 나왔다.
둘다 분위기가 어제만큼 신나거나 발랄하지 않았다.
그래서 동상에 팔짱끼고 즐거운 척이라도 잠깐 해보았다.
근데 ....별로 안웃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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