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번째 일기장-
하나는 한두줄 쓰는 싸이 다이어리, 하나는 좀 더 쓸말이 있을 때 쓰는 블로그의 '삶'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솔직한 내 마음을 손글씨로 써내려가는 종이 일기장


매일 매일 꾸준히 쓰는건 아니지만
손으로 쓰는 일기들은 냐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읽어보면
글자 한 자,한 자 놓치지 않고 그 날 그 날의 가장 솔직한 내 마음을 읽어내려갈 수 있어서
정말 내 마음은, 그 누구에게도 엿보이고 싶지 않은 내 진심은-
사각사각 펜으로 써내려가게 된다.

요즘은 별 일이 없어서였는지 한 달만에 일기장을 펼쳤다.
마지막 일기는 인턴을 시작하기 전에 방학을 정리해보는 마음으로 쓴 일기네.


오랜만에 올해 쓴 일기들을 차분히 읽어보는데
마치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이상하게도 지난 1학기가 내게는 마치 작년처럼 느껴진다.
작년에 입학했고 1년은 학교를 다닌 느낌
아직 1학년의 반틈밖에 돌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지난 학기 일기들은 온통 아픈 마음 얘기 뿐이네.
솔직한 마음들이라 오랜만에 읽으면 손발이 오글오글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남들이 볼꺼라는 의식없이 솔직하게 써내려가서인지
오글거리기는커녕 그 때의 마음 한 조각마다 진심이 느껴져서 한 글자도 한 문장도 쉽게 넘기지 못했다.

그 사람에 대한 원망-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한 아쉬움-
너무 쉽게 그 사람을 믿어버린 나에 대한 자책감-
그런 것들 .. 그런 감정들 .. 여기엔 - 차마 아무렇지 않은 척 쓸 수 조차 없는 수많은 마음들



그래도 이제는 아무 마음없이 읽어내려갈 수는 있으니
이제 2학기엔 그런 아픈 감정들 -그런거 말고
시간이 흘러서 사브작 -하고 종잇장을 넘길 때, 웃으면서 읽어내려갈 수 있는
그런 일들로, 그런 감정들로 남은 2010년 가을과 겨울의 일기를 채워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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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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