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법 상권 300여페이지를 나가는데 3달이 걸렸다.
그런데 계약법 하권 400페이지를 나가는데 9시간이 걸리네.
통치구조에서 국회만 한 달을 했다.
그런데 정부. 대통령. 법원. 지방자치. 선거제도. 헌법재판소를 3시간만에 다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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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상한게 나 하나뿐인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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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을 시작하면서 배운 가장 인상적인 단어는 "예측가능성"이었는데
얼마나 "예측가능성"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곳이 법대라는 것은 아이러니다.
한학기를 다니면서 느끼고 있는 몇가지 문제점 중에
학업적인 면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고 또 컨트롤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중간고사 끝나고서부터 남들은 소개팅하고 연애하고 술마실때조차도
비법학의 핸디캡과 멋모르고 공부했던 중간고사에서의 실수들을 만회하려고
주중주말 다 반납하고 안간힘을 다해 수업진도를 맞춰왔는데,
시험을 2주앞두고서야 진도욕심을 내시는 교수님들 덕분에
시험범위 폭탄을 맞고나니까
정말이지 공부할 의욕을 싹 다 잃었다.
(법학이라는게 진도 맞추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적어도 내가 다녔던 학부에서는 수강신청을 할 때부터
각 수업일차에 맞춘 강의 진도와 가이드라인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교수님들도 합리적으로 그 일정에 맞추려 노력하시면서 수업을 하셨기 때문에
지금처럼 교수님 기분내키는대로 강약조절없이 특정 주제만 집요하게 설명하다가
시험을 코앞에두고서 한학기치의 강의분량을 제목만 읽어나가면서
그게 진도를 다 나간거고, 중요한 부분은 알아서들 공부하라는 그런 수업은 없었다.
그리고 그걸 다 시험범위에 넣겠다고 하시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그래 진도는 그렇게 나가더라도, 적어도 학기초부터
이번학기 강의 가이드라인만 줬어도 내가 이렇게 지금 화딱지가 나지는 않을꺼야.
법학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학교수업이 주는 불안정성때문에 못해먹겠다.
시험 5일전에 몇백페이지의 범위를 더 던져주고 외워서 쓰라고 하다니
나는 초싸이언이 아니어서 못하겠다
다음학기는 수업 진도고 뭐고 나는 그냥 나 내키는대로 진도 나갈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