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운동을 가려고 야무지게 운동복을 차려입고 나갔는데
바람이 차서였을까, 아파트 헬스클럽까지 가는 그 짧은 길에도 몸이 으슬으슬 추워
여기에 운동하고 땀까지 흘린 뒤에 집에 오면 아무래도 감기가 걸릴 것 같다(는 수백번의 경험으로 얻은 교훈) 생각에
도리만 운동하라고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운동하려던 만큼의 시간은 남았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지 몸이 으슬으슬해서
오랜만에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고 반신욕을 했다.
어지간히도 혈액순환이 안되고 있었던 것인지 따뜻한 물 속에 들어가 있어도 쉽게 몸이 데워지지 않더라.
그렇게 물 속에 잠긴 살갗이 빨갛게 익고
얼굴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 흐를 때까지
뜨거운 물 속에 몸을 담그고 한참을 기다렸다.
요즘, 신경쓰이는 것도 많고 고민할 것도 많고 결정할 것도 많았던 요즘.
다 행복하자고 하는 일들인데, 행복하기 위해서 너무 괴로운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의 모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닌데
요즘 나는 눈 옆으로 가림막을 친 경주마처럼 오직 그 하나의 행복의 모습에 너무 몰입해서
마치 그것 아니면 다른 것은 모두 행복이 아니라는 식으로 지내왔던 것은 아닌지.
물 속에 앉아 그런 생각들을 했다.
정말이지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이렇게 행복해도 되고, 이렇게 안된다면 저렇게 행복하면 되지.
너무 하나의 방향과 목적에 얽매여서 그 남은 시간들을 다 불행하게 보내지는 말자.
그게 말처럼 쉽진 않다고 해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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