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아침, 이틀 전의 봄기운이 무색하게 서늘한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지하철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뛰는 것과 걷는 것 그 중간쯤의 속도로 달리다보니
마주치는 바람이 뺨을 때리는 것처럼 얼굴을 철썩철썩 친다.
- 난 이대로 달려서 날아가버리고 싶어.
이 현실에 만족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현실을 바꿀 용기도 없고,
후회없는 선택을 할 자신도 없고,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일 뿐이고,
날 아프게도, 널 아프게도 하고 싶지 않고
나는 그냥 나를 떠나 훨훨 날아가고 싶어.
이 모든 선택, 결정, 행복과 슬픔, 만족과 후회
모두 여기 남겨두고서.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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